1) 산행일시 : 2012324(토요일)
2) 산행코스 : 용장리(주차장)용장골고위봉갈림길설잠교용장사지
                     →정상(금오봉)상사바위바둑바위(전망대)마애여래입상
                     →배리삼존불삼불사지마왕릉포석정삼불사주차장
3) 산행시간 : 1140~1600(4시간20), 산행거리:7.7km추정
4) 참 가 자  : 햇빛 산악회,   45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누구나 몇 번 씩 다녀 온 바 있어 추억이 깃든 천년고도의 경주를 산이 좋아서 다시 찾는다. 처음으로 중학교 시절 수학여행을, 성인이 되어서는 아이들이 초등학교 다닐 때 모친을 모시고 34일 가족여행을, 이제는 노년이 되어 세 번째 경주 남산(南山, 468m)을 찾는다. 대부분의 도시가 남산을 가지고 있지만, 경주 남산은 길이 약 8km, 폭 약 4의 산줄기 안에 불상 80여체, 60여기, 절터 110여 개나 되는 유적과 유물이 산재해 있는 국립공원이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11:40, 들머리 용장리 주차장 >

  “남산을 오르지 않고는 경주를 보았다고 말할 수 없다한다. 경주를 마저 다보기 위해,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선다. 출발장소 신사역을 출발(7:10)한 버스는 경부. 당진-상주간 고속도로를 달려 속리산 부근의 화서휴게소(9:10~9:20)에서 쉬어 간다. 구미를 지나 경주I.C(11:17)로 나오니, 산행의 들머리인 용장리 주차장이다. 오늘의 코스 설명에서 리딩 대장은 시간 관계상 고위산은 못가고, 대부분이 날머리로 하는 용장리로 올라 삼릉으로 내려온다.

                     < 11:48, 마을길 따라 남산으로 >

                      < 11:53, 등산로 입구 이정표 >

                     < 11:55, 봄꽃이 반기는 등산로 >

  가는 도중 고속도로에서 강한 바람에 눈발이 휘날려 걱정을 했는데, 목적지에 도착하면서 다행히 바람만 불뿐 쾌청한 날씨이다. 간단히 준비를 끝내고 마을 길 도로 따라 등산로 입구까지 이동한다. 남산의 대표적 정상인 금오봉과 고위봉을 안내하는 갈림길 이정표가 등산로 입구에서 아쉬움을 준다. 이정표는 주요문화재 표시는 황색으로 산행 표시는 백색으로 구분한다고 한다. 꽃 샘 추위를 비웃기라도 하듯 봄꽃이 멀리서 온 산객들을 반긴다.

                      < 11:56, 편안한 등산로 숲길 >

                     < 12:01, 등산로 옆 용장골 계곡 >

                         < 12:08, 계곡 옆 데크 길 >

  등산로에는 남산을 널리 알리는 안내문들이 발길을 종종 멈추게 한다. 우리겨레의 숨결이 살아있는 산으로 꿈이 서린 신화가 전해져 올 뿐 만아니라 그 안에 겨레의 정신과 종교가 숨 쉬고 조상의 예술과 문화가 깃들어 있다고 한다. 등산로는 용장계곡을 옆에 두고 오른다. 신라시대의 사찰인 용자사가 있던 자리라 하여 용장골이라 부른다. 50여개의 골짜기 중에서 가장 크고 긴 계곡으로 약3km에 달한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서 인지 수량이 많고 깨끗하다.

                    < 12:24, 유적인지 살펴본 바위 >

                    < 12:26, 고위봉 가는 갈림길 >

                      < 12:27, 설잠교(雪岑矯) >

  소나무 숲길과 징검다리를 건너 산속 깊이 들어오면, 유적으로 보이는 바위들이 나타난다. 인기 T.V 프로인 12일에서 이곳을 다녀간 바 있어, 그 프로를 몇 번 보면서 정리를 하였기에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고 문화유적 탐방까지 하려 한다. 2번째 고위봉으로 가는 갈림길 옆에 설잠교가 있다. 조선시대 생육신이었던 매월당 김시습께서 이 계곡에 머물면서 최초의 한문소설인 금오신화를 집필했다고 하여, 그의 법호인 설잠을 써 다리 이름도 지었다.

                   < 12:32, 가파른 오르막 시작되고 >

              < 12:43, 넓은 쉼터에서 건너편 고위봉 조망 >

                   < 12:44, 큰 바위들이 있는 암릉 >

  산은 높지 않지만, 경사 급한 오르막에서는 숨이 차기는 마찬가지다. 남산은 옛 서라벌의 남쪽에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금오산과 고위산(494m)을 포함하여 그렇게 부른다. 넓은 쉼터에 올라와 건너편의 고위봉을 바라보니, 단숨에 다녀오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그러나 당일 산행으로 두 봉을 종주하기에는 무리라고 한다. 무박으로 오면 종주는 물론 여유있게 두루 볼 수 있을 것 같다. 큰 바위들이 길을 막는 암릉이 나오면서 짧은 로프도 매달려 있다.

                  < 12:47, 용장사곡 석조여래좌상(보물187) >

                 < 12:49, 용장사지 마애여래좌상(보물913) >

                   < 12:54, 우측 건너편으로 보이는 유적? >

  서서히 숨겨진 보물들이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둥근 형태의 대좌위에 모셔진 머리 부분이 없는 석조여래좌상이다. 목에는 3줄의 뚜렷한 삼도(三道)가 있고 어깨는 넓지 않고 다소 좁은 편이나 당당함을 잃지 않고 있다. 그 옆에는 자연 암벽을 이용하여 조각된 마애여래좌상이다. 얼굴은 풍만하고 귀는 눈에서 목까지 길게 내려와 있다. 거대한 자연석 바위위에 세워진 삼층석탑(보물186)은 찾아도 보이지 않고 건너편에 어떤 유적만 보인다.

                  < 12:55, 남산위의 소나무가 강풍에 >

                  < 13:00, 능선 좌측으로 보이는 전경 >

                   < 13:03, 정겨운 어린 소나무 오솔길 >

  높은 능선 전망 포인트에 서있는 남산위의 소나무 한그루가 강한 바람에 몹시 흔들리는 것이 애처롭다. 능선을 따라 왼편으로는 펼쳐지는 전답과 어깨를 나란히 한주위의 낮은 산들이 천년의 역사를 묵묵히 지켜오고 있다. 발아래의 남산은 주로 바위와 소나무로 형성된 돌산이고, 금오산과 고위산에서 뻗어 내린 많은 능선과 계곡을 본다. 180여 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진 타원형의 산은 한 마리의 금 거북이가 서라벌 깊숙이 들어와 앉아 있는 형상이라 한다.

                  < 13:05, 도로가 시작되는 지점 이정표 >

                      < 13:09, 남산 일주도로 따라 >

                  < 13:11, 도로에서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 >

  정상을 700m 앞두고 임도가 나와 지도를 보니, 들머리였던 용장리의 반대편 통일전 주차장(3.5km)까지 내려가는 남산 일주도로이다. 차량은 통제하고 있어 다니지 않지만 정상인 금오봉 아래까지 연결된다. 도로 따라 내려가다가 이영재에서 고위봉으로 오르기도 한다. 안내도만 보아도 유적들이 산재해 있어 산전체가 하나의 박물관이며, 산행코스도 수없이 많아 무심코 가다가는 엉뚱한 곳이 나올 것 같다. 도로에서 좌측 정상으로 가는 등산로로 오른다.

                      < 13:19, 금오산 정상 표시석 >

                      < 금오봉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3:20, 정상에 위치한 이정표 >

  편안한 능선 길을 걷다보면 중간에 비파골에 관한 전설 이야기를 안내판이 설명하고 있어 잠시 걸음을 멈춘다. 넓게 자리한 송림 사이에 있는 정상은 예상과는 달리 토요일이어서 인지 혼잡하지 않아, 인증 샷을 찍기에 여유가 있어 좋다. 삼릉 주차장까지는 2.6km1시간이면 내려갈 수 있는 여유가 있어 정상 아래에 있는 유적을 보고 올라와 식사를 하기로 한다. 둘러보니 삼삼오오 어울려 오던 일행들은 보이지 않고, 어느새 혼자가 되었다.

                       < 13:22, 유적을 찾아 약수골로 >

                  < 14:12, 정상 안내판을 보면서 관리요원에게 >

               < 14:18, 하산을 삼릉주차장으로(화장실 방향 도로) >

  약수곡 마애석불을 보러 간다는 다른 산객들을 따라 내려간다. 한참을 내려가고 있는데, 앞서간 팀들이 올라오면서 유적이 없다고 한다. 능선에 어떠한 안내 표시만 있어도 더 내려가는데 전혀 없다. 정상까지 다시 올라와 왼쪽으로 내려가 봐도 아니다. 포기하고 양지쪽에 앉아 식사(13:40~14:10)를 한다. 식사가 끝나고도 아쉬움이 남아 머뭇거리는데 공원 관리요원 2명이 올라온다. 안내도를 보며 물어도 모른다고 하니, 한숨 한번 쉬고 하산을 서두른다.

                       < 14:26, 하산 길 데크 계단 >

                     < 14:27, 전망 포인트에서 망산을 >

                < 14:28, 가면서 보이는 바둑바위와 상사바위 >

  하산 길에 처음 만나게 되는 데크 계단이 반갑다. 정상에서는 나뭇가지에 가려 제대로 볼 수 없었던 망산(望山)이 전망 포인트에서 가까이 보인다. 유래를 읽어보니 전설속의 두 남녀 여신에 관한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사연으로 인해 그 자리에서 굳어져 버린 남신은 울퉁불퉁한 기암괴석처럼 강하게 생긴 남산이 되었고, 여신은 남산 서쪽의 부드럽고 포근한 망산이 되어 오로지 남산만을 바라본다고 한다. 가는 코스로 두 개의 암봉이 기다리고 있다.

                   < 14:33, 상사바위에서 본 석가여래좌상 >

                    < 14:37, 바둑바위 위에서 경주시내 조망 >

                    < 14:45, 삼릉계곡 탐방로 출입금지 >

  상사바위에서 카메라로 잡은 마애석가여래좌상 뿐, 직접 가서 볼 수 없음을 사후에 알았다. 상사바위에서 두 번째 데크 계단으로 내려선 안부 좌측은 탐방로 출입금지이다. 그냥 지나쳐 바둑바위로 올라 조망대에서 경주 시내를 바라보면 이 지역 시민에게 유적들이 다 어디에 있느냐가 질문을 한다. 따라오라고 하면서 왔던 길을 되돌아가더니, 조금 전에 보았던 통제된 계단으로 내려가야 한다고 한다. 통제된 계단 밑으로 석가여래좌상이 얼굴이 보인다.

                    < 14:53, 삼불사와 삼릉주차장 갈림길 >

                     < 15:01, 선방곡 마애여래 입상 >

                < 15:23, 배동석조여래 삼존입상(보물63) >

  마음 같아서는 계단을 뛰어 넘어 유적을 보고 삼릉계곡으로 내려가고 싶지만, 다시 일행들을 만나 내려가는데 갈림길이 나온다. 바위 균열로 인해 위험하다고 통제하니, 더 이상 유적 보는 것을 포기하고 버스가 기다리고 있는 삼불사 주차장으로 함께 내려간다. 가는 길에 희미하게 선이 살아있는 마애여래 입상을 마주하게 된다. 대나무 터널을 지나니, 웃음 짓는 얼굴표정과 뺨에서 인간적인 정감이 넘친다는 석조여래 삼존입상이 건축물 속에 있다.

                          < 15:25, 삼불사(三佛寺) >

                < 15:28, 유적지 안내판(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15:32, 이정표 따라 포석정으로 >

  석조여래 삼존입상 아래는 삼불사라는 작은 사찰이 3층 석탑과 함께 있다. 유적지 안내판을 보며 내려온 길을 살펴보니, 바둑바위 밑 갈림길에서 삼릉 주차장 방향으로 내려가야 했는데 잘못되었다. 통제된 상선암 부근의 유적은 못 본다 해도 삼릉계곡 아래는 볼 수 있는데 아쉽다. 무수히 많은 유적들을 모두 표시할 수는 없겠지만, 황색의 이정표가 너무 인색한 듯하다. 유적의 이름까지도 비슷비슷해 더 헷갈린다. 아쉬움을 달래려고 포석정으로 간다.

                             < 15:33, 태 진 지 >

                           < 15:36, 지 마 왕 릉 >

                        < 15:46, 포석정(鮑石亭)에서 >

  작은 연못 태진지를 지나, 23년간 재위하면서 가야. 왜구. 말갈의 침입을 막아 국방을 튼튼히 했다는 신라 6대 지마왕의 왕릉을 본다. 입장료를 500원을 받는 포석정은 오늘까지 세 번 오는데 언제나 같은 모습이다. 오랜만에 찾는 이들만 세월의 무상함을 느낄 뿐이다. 사적 제1호인 포석정은 폭 35cm, 전체길이 약10m가 된다.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워주고 받으며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형상은 전복모양이라고 한다. 굽이에 술잔이 멈추면 그 사람은 술을 마시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 보겠다고 미리부터 준비를 많이 했지만, 마음같이 되지 않는다. 금오봉과 고위봉을 보겠다던 계획도, 12일에 나왔던 유적들은 다 보겠다고 한 것이 욕심이었다. 준비를 하느라 많은 시간을 할애 한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일행 중에는 진달래꽃을 벌써 보았다고 한다. 꽃이 만개 되었을 때가 장관이라고 하니, 때맞춰 한번 다시 오라는 뜻인 모양이다. 1640분 경주를 떠나, 경산과 죽암 휴게소를 들려 2110분에 신사역에 도착한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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