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1220(일요일)
2) 산행코스 : 옛길박물관1관문(주흘관)여궁폭포혜국사안정암
                     →대궐터정상(주봉)영봉꽃밭서덜2관문(조곡관)
                     →조곡약수교귀정KBS촬영장1관문(원점회귀)
3) 산행시간 : 945-1555(6시간10), 산행거리: 13.5km 추정
4) 참 가 자  : 뉴자이언트 산악회, 20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젊은 시절 여름휴가 때는 가족과 함께, 회사 야유회 때는 직장 동료들과 찾았던 문경새재의 희미한 추억을 찾아 떠난다. 추억과 함께 이제는 문경의 명산을 오르기 위해 세 번째로 간다. 지난여름 두타산을 다녀왔던 산악회를 따라서는 두 번째 산행이기도 하다. 주인 주()에 우뚝 솟을 흘()자를 쓰는 주흘산(1,106m)은 글자 그대로 주위에 위치한 산중에서 의연하게 우뚝 솟아있는 진산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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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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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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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경 새재 도립공원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요즈음 구제역과 폭설로 인해 산행에 많은 제한을 받아 산방 운영하기도 어려운 듯하다. 산악회에서 공지를 올렸는데도 신청한 회원이 전날 밤까지 15명 정도이다. 산행자체가 취소되지 않을까 걱정하며 간밤에 전화하니, 별도의 연락이 없으면 무조건 출발한다고 한다. 예상치 못한 답변에 늦게 산행준비에 바쁘다. 전날은 손자와 함께 가벼운 산행을 하느라, 준비를 전혀 할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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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23, 잠실역 3번 출구 너구리 동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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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23, 괴산 휴게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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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3, 올라야 할 주흘산 >

  집을 나서기 전 하계역에서 탑승하는 것 아니냐고 전화가 온다. 10분전에 잠실역 4번 출구 너구리동상에 도착한다. 한번 다녀 온 산악회이고, 미리 전화까지 왔으니 여유 있게 기다렸다. 인도 옆은 관광버스가 점령하여 꼼짝하지 않고, 그 뒤쪽에서 모객을 태우고 떠나느라 복잡하다. 10분이 지나도(7:40) 버스가 오지 않아 전화를 했더니, 12명이나 태우고 정시에 출발했으니 양재역으로 택시타고 빨리 오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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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2, 옛길 박물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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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6, 문경새재 과거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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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9, 1관문(주흘관) >

  이런 일을 처음 당하니, 황당하여 어찌 할 줄 모른다. 집으로 돌아갈까 하다가, 결국은 택시를 잡는다. 양재역(8:00)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부내륙고속도로괴산휴게소(9:20)연풍I.C(9:38)문경새재 주차장(9:00)에 도착한다. 버스는 인근의 백화산 산행 팀과 동행하고, 하차와 산행은 별도이다. 기발한 아이디어다. 주차장 옆 등산안내도가 있는 입구에서 간단하게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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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4, 주흘관 통과해 있는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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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5, 편안한 등산 진입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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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5, 험해지는 등산로(바위계곡) >

  입구를 벗어나니, 전에 보지 못한 옛길 박물관(종전: 새재박물관)이 있다. 그 옛날 새들도 날다가 쉬어간다는 높고 험준한 새재 과거길이 열린다. 1관문인 주흘관에 도착하니, 옛날 추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주흘관 옆에 있는 이정표를 무심코 지나쳐, KBS 촬영장까지 갔다가 되돌아온다. 주흘관에서 오른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가 편안한 입구를 벗어나니, 경사도를 더하며 불편한 너덜 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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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7, 계곡을 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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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2, 여 궁 폭 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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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6, 색다른 이정표 >

  아직도 꽁꽁 얼어붙은 계곡은 바위들로 채워져 처음부터 마음을 어수선하게 한다. 어제 가벼운 산행으로 몸을 풀어, 컨디션이 좋을 줄 알았는데 더 엉망이다. 계곡을 이리저리 돌아 올라간 깊은 협곡에 양쪽으로 갈라져 있는 바위로 흐르는 여궁폭포 이다. 밑에서 쳐다보면 그 형상이 마치 여인의 하반신과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20m정도의 폭포는 얼어 있어, 장쾌한 모습을 보지 못함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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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3, 산허리를 돌아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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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3, 눈과 빙판의 계곡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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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7, 혜국사(惠國寺)를 바라만 보고 >

  이정표를 따라 앞을 가로막고 있던 큰 봉우리의 허리를 돌아 혜국사로 향한다. 그늘진 계곡의 눈과 빙판은 아이젠을 꺼낼까? 하는 갈등과 조심으로 시간이 많이 흐른다. 걸음이 빠른 사람만 다녀오라던 혜국사가 눈앞에 있는데, 후미에 있어 포기해야 하니 안타깝다. 신라 창건 당시는 법흥사였는데, 고려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 때 이 절에 피신했다. 왕은 후에 재물을 내려주고, 절은 재물로 중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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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2, 편안한 소나무 숲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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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2, 안정암(640m)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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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4, 눈 속의 산죽 지대 >

  이러한 국왕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에서 사찰 이름을 혜국사로 개명 했다고 한다. 험하면서 깔딱인 오르막을 오르느라 고생 했다고, 평탄한 소나무 숲길에서 호흡조절과 안정을 취하며 천천히 오른다. 봄 햇살을 받아 내 뿜는 은은한 솔 향이 그동안 찌들었던 가슴을 펴게 한다. 혜국사에 속한 암자인 안정암(安靜庵)의 이정표만 보일 뿐이다. 하얀 눈 속의 산죽은 더 푸르게 산길을 안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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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0, 대 궐 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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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1, 대 궐 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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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6, 넓은 평원() >

  공민왕께서 행궁을 설치하고 임시로 머물렀던 곳으로 보이는 대궐 터가 850m의 고지에 있다. 대궐 터 밑에는 샘이 있는데, 아직도 얼어 있어 마실 수가 없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서는 더 이상 가기 힘들다. 우측으로 오르다 보니, 넓은 평원(묘지)에 많은 산객들이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대장에게 식사할 장소를 물으니, 각자 알아서 해야 된다고 한다. 하나둘 식사를 위해 머무르는 동안 앞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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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1, 대궐터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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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1, 눈 쌓인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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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8, 주봉 다녀 와 제2관문 가는 이정표 >

  주위의 이야기를 듣고 뒤돌아보니, 건너편에 조령산이 마주하고 있다. 부담이 되지 않는 오르막을 오르니, 대궐터 능선이다. 지난번에 내린 눈이 그대로 소복하게 쌓여있다. 금년 산행에 마지막이 될 눈 밟은 소리를 즐기면서 정상을 향한다. 100m 앞의 정상을 다녀와 하산(2관문)하는 삼거리다. 영봉에서의 하산은 너무 가파르고 너덜로 험해, 대장께서 힘든 사람은 필히 이곳으로 하산을 하라던 코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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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0, 정상까지 이어진 데크 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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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5, 정상(주봉:1,075m)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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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정상까지는 나무데크 계단을 따라 쉽게 오를 수 있다. 식사도 하지 않고 꾸준히 올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만만하지 않은 코스이다. 다행이 배는 고프지만 선두그룹을 만날 수 있어, 영봉으로 가는 팀에 합류하기로 마음의 갈등을 정리한다. 주봉(1,075m)은 영봉(1,106m)보다 다소 낮은 아우이지만, 사방으로 펼쳐지는 전망이 있어 형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오래 머물러 있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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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6, 정상에서 보는 주위의 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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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6, 건너편에 우뚝 솟은 봉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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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8, 정상에서 내려와 영봉 가는 길 >

  이름처럼 문경의 우두머리 산답게 주위에는 아름다운 산들이 내려다보인다. 백두대간을 이루는 준령에는 같은 버스를 타고 온 일행들이 간 백화산과 조령산, 희양산, 월악산 등이 있다. 누구하나 산의 위치를 말하는 이가 없어 둘러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영봉 반대편 방향에 우뚝 솟은 봉우리가 위용을 자랑한다. 선두대장을 따라 영봉 능선을 타는데, 눈이 많은 내리막에서 위험하니 거리를 두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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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9, 영봉 능선의 단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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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7, 영봉을 눈앞에 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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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 영 봉 에 서 >

  영봉으로 가는 능선은 좁은 길로 내려가고 올라야 한다. 왼쪽은 경사가 급하고 오른쪽은 단애가 아찔하다. 발아래 마을 풍경이 까마득한 것을 보면, 1,000m 이상의 높은 산임을 입증한다. 하산할 삼거리를 통과해 최고봉에 오르니, 소문대로 나무에 가려 전망이 좋지 않다. 바로가면 부봉과 하늘재로 가나, 시간 관계상 갈 수가 없다. 영봉 주위에서 아침에 나눠 준 김밥으로 허기를 채우고 하산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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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2, 하산지점 삼거리 안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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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5, 하산 길 고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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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9, 급경사 내리막 너덜 >

  안내 표시가 있는 삼거리로 내려와 어렵다는 하산 길에 접어든다. 초입에 있는 뻥 뚫린 고목 한그루가 조심해 내려가라는 메시지를 준다. 급한 경사에 돌이 많은 너덜지대이고, 눈과 빙판으로 인해 앞사람과의 거리는 점점 벌어진다. 설화에 의하면 산 밑에 도읍을 정하리라 생각하고 주흘산이 솟아올랐는데, 서울의 삼각산이 먼저 솟아올라 서로 등지고 있다고 한다. 그만큼 산세가 빼어난 명산 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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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5, 완만해진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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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4, 주봉(계곡), 영봉(능선)가는 갈림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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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9, 꽃밭서덜 >

   몇 번이고 넘어질 위기를 스틱과 거북이걸음으로 면하고 완만한 능선에서야 안도의 한숨을 쉰다. 주봉에서 직접하산 하는 길과 만나는 삼거리에서 영봉을 다녀 온 보람을 느낀다. 진달래꽃 군락지에 오고가는 사람들이 소원성취를 기원하며 쌓아 올린 돌탑들이 무수히 많은 꽃밭서덜이다. 서덜이란 뜻은 냇가나 강가에 돌이 많은 곳이다. 돌을 쌓고 소원을 빌면 아들을 낳을 수 있다하여 돌탑이 많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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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5, 봄을 느끼는 아늑한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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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4, 2관문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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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5, 2관문(조곡관) >

  꽃밭서덜부터 함께 하는 계곡은 울창한 수림과 두꺼운 얼음을 건너 지난다. 붉게 물든 단풍의 가을과 수량이 풍부한 여름에 이곳을 관광객이 많이 찾을 듯하다. 2관문이 보이는 쉼터에서 종일 짊어지고 다니면서 먹을 기회와 산우가 없었던 막걸리 한 병으로 목과 허기를 채운다. 이제는 제2관문에서 제1관문에 이르는 옛날 선비가 과거보러 갔던 길을 따라간다. 주막에서 술 한 잔 걸친 기분으로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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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7, 조곡 약수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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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6, 문경새재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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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2, 교귀정(交龜亭) >

  조곡관을 지나 조곡약수터에서 물 한 모금 마시고는 추억에 또 다른 추억을 쌓으러 새재를 간다. 개념도 설명할 때 대장은 지루하니 팀을 이뤄 이야기하며 내려오라 했는데, 볼거리가 많아 짧게 느껴진다. 선비들이 지나며 쌓아 올렸다는 소원 성취탑, 송아지를 잡아먹을 정도의 큰 꾸구리가 살았다는 바위, 맨발로 다닐 정도의 과거 길, .구 경상감사가 인수인계를 했다는 교귀정의 풍경들을 가슴에 담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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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17, 지름 틀 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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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3, 계곡 건너 KBS 촬영 세트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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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5, 뒤풀이 주흘 식당 >

  이후에도 용추약수, 주막, 마당바위, 조령산(1,017m) 입구, 자작나무 숲 등 많은 사진도 찍었지만 지면상 올리지 못함이 아쉽다. 지렛대 모양을 한 지름(기름의 사투리)틀 바위도 인상적이다. 마지막으로 계곡 건너에 있는 KBS 촬영 세트장을 지난다. 산방에서 제공하는 청국장 백반에 소주 한잔으로 뒤풀이를 끝내고 백화산 팀(8)과 합류하여 출발(16:15)한다. 강동역에 일찍 도착(18:40)하여 관광을 겸한 산행을 마친다. 수고하신 산악회 운영진께 감사를, 함께한 산우님! 즐거웠습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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