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431(토요일)

2) 산행코스 : 강씨봉자연휴양림거북바위동자소삼거리(우측)자작나무숲

                     →물푸레나무숲억새밭도성고개백호봉정상한나무봉

                     →오뚜기고개연화소삼거리(회귀)암수바위원점회귀

3) 산행시간 : 1000-1440(4시간40), 13.2km추정

4) 산행인원 : 햇빛 산악회, 36

5) 날 씨 : 흐 림

6) 산 행 후 기

  6일전 일요일 날, 춘천 용봉산을 산행하면서 많은 눈이 그대로 있어 암릉 길에 고생했는데, 가평 53산중 하나인 강씨봉(康氏峰, 830m)이 가고 싶다. 산악회 공지에 왕초보도 쉽게 오를 수 있다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출발(8:00)장소인 신사역으로 간다. 쉬운 코스여서 그러할까? 만 차를 이루지 못하고 빈자리가 많다. 후고구려를 세운 궁예의 부인 강 씨가 이곳에서 터를 잡고 살았다하여 산 이름이 지어졌다는 유래가 전해져 온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00, 강씨봉 자연휴양림 정문 >

  강씨봉은 포천군과 가평군 경계에 위치하고 있어 어느 방향에서 오르나 했는데, 버스는 에덴 휴게소(9:00~9:15)를 들렸다 가평으로 간다. 명지산 입구를 지나 용수목 버스종점 전에 논남기로 들어간다. 산악회 리딩 대장께서 배포해준 개념도를 가지고 오늘 산행코스를 설명한다. 원점회귀 산행인데 산행거리 중 2/3정도가 임도를 걷는 쉬운 산행이다. 정상에서 직접 내려오는 빠른 코스도 있는데, 심한 급경사로 지난주에 사고도 있었으니 피해 달라고 한다.

                      < 10:02, 휴양림 매표소 >

                   < 10:06, 넓은 임도 따라 산행시작 >

                < 10:08, 작은 연못 옆에는 얼음나무가 >

  작년 여름에 석룡산에 가느라 가평터미널에서 탄 시내버스가 이곳을 경유해 이상하다 했는데, 이제는 대중교통을 이용해 휴양림까지 올 수 있다고 한다. 휴양림 안으로 입장하는데, 동절기(510일까지)에는 입장료(1,000)을 받지 않고, 차량 주차료만 받는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경주라도 하듯 뿔뿔이 흩어져 제각기 산에 오르는 모습은 산악회만의 특징인 듯싶다. 연못 옆에는 얼음나무들이 멋진 풍경인데, 넓은 임도는 따뜻해진 날씨로 질퍽거린다.

               < 10:08, 휴양림 내에서 힐링 하라는 문구가 >

                 < 10:09, 얼어 있는 논남기 계곡 옆으로 >

                 < 10:19, 효자가 놀던 바위(거북 바위) >

  자연휴양림 안내판에 있는 문구걷는 것만으로 힐링되는 최고의 숲길, 길 위에 모든 고민 내려놓고 그냥 걸어 보세요가 좋다. 등산화가 진흙으로 범벅이 되는 것은 봄을 맞이하며 겪는 즐거운 불평이다. 옛날 이곳은 강씨봉 마을이 있었던 자리로 계곡을 오르면서 여러 형상의 바위들이 많은데, 바위마다 사연들이 전해져 온다. 어려서부터 홀어머니를 지극정성으로 모셨던 강영천이란 효자가 동무들과 놀았다는 거북이를 닮은 바위이다.

                  < 10:21, 궁예의 아들이 놀던 동자소 >

             < 10:24, 갈림길 삼거리로 회귀해 만나는 지점 >

                  < 10:24, 삼거리 우측 계곡을 넘어 >

  옛날 후 고구려를 세운 궁예가 철원에 도읍을 정하고 포악한 정치를 일삼자, 왕비 강()씨는 폭정을 그만두고 어진 임금이 되라고 간언(諫言)을 했다. 그러자 궁예는 강씨를 아들 둘과 함께 이곳으로 귀양 보내고, 부인은 이곳에서 생을 마감했다고 한다. 궁예의 두 아들이 물장구치며 놀았던 곳이라 하여 동자소라 부른다고 한다. 정상이 있는 능선을 한 바퀴 돌아 회귀할 갈림길 삼거리이다. 오른쪽 계곡을 넘어 완만한 임도 따라 계속 올라간다.

                        < 10:34, 갈림길 이정표 >

                         < 10:43, 자작나무 숲 >

                    < 10:50, 물푸레나무 숲지나 억세 밭 >

  오르다보면 또 하나의 갈림길이 나오는데 우측은 임도이고, 좌측으로 올라야 도성고개를 거쳐 정상을 간다. 자작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자일리톨은 충치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잘 알려져 있지만, 태울 때는 자작자작 소리가 나서 이름 지어진 사실은 처음이다. 고려시대에 만든 팔만대장경의 원판도 산벚나무, 돌배나무 등과 함께 사용한 것으로 세계문화 유산에 등재 되어있다. 자작나무 숲에 이어 물푸레나무 숲이 나오더니, 광범위한 억새밭이 펼쳐진다.

                        < 10:58, 도성고개 에서 >

                    < 10:59, 도성고개 이정표(한북정맥) >

                   < 10:59, 왼편 잣나무 숲 능선으로 >

  포천시 이동면 연곡리 제비울에서 가평군 북면 적목리로 넘어가는 도성고개에는 출발한지 1시간여 만에 도착한다. 궁예의 부인 강씨가 이곳에 터를 잡고 살 때 성을 쌓고 도성(道成)이라 했다고 하여 도성고개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이곳 능선부터는 백두대간에서 뻗은 한북정맥 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오른편은 가보지 못한 민둥산과 견치봉에 이어 다녀온 국망봉, 백운산 등으로 이어진다. 왼편은 강씨봉, 귀목봉, 청계산 등이 연결된다.

                  < 11:17, 넓고 완만한 경사를 오르고 내려 >

                   < 11:25, 백호봉(815m) 봉우리 >

         < 11:26, 백호봉서 본 지나온 봉우리와 멀리 민둥산과 견치봉 >

  왼편 코너에 있는 푸른 잣나무 숲을 옆으로 하여 강씨봉 능선을 탄다. 능선이라고 해도 방화선 길을 설치하느라 나무들을 잘라 넓어서 걷기 편하다. 오르고 내리는 경사도 완만하니, 왕초보도 가능하다는 산악회 공지 글이 이해가 된다. 오늘 산행 중에 강씨봉 다음으로 높은 백호봉에 어렵게 올라서니, 표시목은 훼손돼 의자 밑에 고정시켜 놓았다. 지나온 봉우리 너머로 가평 53산중 아직 못 가본 민둥산과 견치봉이 손짓을 하며 다녀가라 한다.

                  < 11:25, 백호봉에서 본 강씨봉 정상 >

                   < 11:39, 정상서 본 명지산 조망 >

                   < 11:40, 강씨봉 정상목과 이정표 >

  각호봉에서 보는 정상까지 이어지는 능선의 곡선이 아름답다. 정상에는 이미 선발대가 도착하여 움직이는 모습들이 작게 보인다. 앞뒤로 함께 가던 일행들과 오늘 산행 중 처음으로 쉬어간다. 능선 좌우로 멋진 풍경이 펼쳐진다고 하는데, 미세먼지로 인해 뿌옇게 형상만 보일 뿐이다. 어렵지 않게 산행한지 1시간40분만에 정상에 도착한다. 능선에서부터 계속 따라온 경기 제2봉인 명지산(明智山 1,267m)은 희미하고, 청계산과 운악산은 보이지도 않는다.

                     < 11:42, 강씨봉 정상에서 >

               < 11:50~12:20, 정상 다음 봉우리에서 식사 >

                 < 12:33, 능선의 봉우리를 넘고 넘어 >

  정상의 이정표에는 휴양림 관리사무소로 직접 내려가는 표시가 되어 있지만, 버스에서 코스 설명 시 심한 급경사로 사고가 났다고 해서인지 그 곳으로 가는 일행들은 없다. 정상에서 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예상보다 정상은 헬기장을 겸하고 있지만 좁아서 여러 사람이 같이 식사하기에는 적당치 않아 더 간다. 정상에서 얼마가지 않은 넓은 봉우리에서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에도 얕은 봉우리를 넘고 넘는 아기자기한 능선은 계속된다.

              < 12:39, 일동에서 올라오는 갈림길 이정표 >

             < 12:46, 마지막 봉우리(한나무봉, 768m)인 듯 >

                < 13:07, 높은 능선도 고도를 내리고 >

  정상에서 1.2km의 지점에 있는 이정표(오뚜기고개까지:1.5km) 우측에서 5~6명의 산객이 힘들게 올라오며(포천시 일동면), 오늘 산행 중에 처음 등산객을 본다고 반갑다 한다. 우리 일행들도 도성고개에서 민둥산 방향으로 오르는 타 산악회 회원들을 만나고는 두 번째로 보게 된다. 주위에 있는 산들이 너무 유명하기 때문에 이 산을 찾는 등산객은 많지 않은 듯하다. 능선을 마무리하는 한나무봉을 넘으니, 갑자기 고도를 낮추며 오뚜기고개로 내려간다.

                   < 12:39, 내려다보이는 오뚜기고개 >

< 12:46, 오뚜기령 표시석에서 >

                       < 13:07, 오뚜기 고개에 있는 이정표 >

  능선 날머리에서 우측 고개 마루에 오뚜기령 표시석이 있다. 강씨봉 마을에서 포천시 일동면으로 넘던 고개이다. 한국전쟁이후 이곳에 군사도로를 만들 때, 작업했던 군부대 이름을 따서 오뚜기 고개라 하며 강씨봉 고개라고도 부른다. 이정표를 보면 관리사무소까지 5.5km를 군사도로 따라 내려 갈 일이 아득하다. 가평 53산 중에 앞으로 가야될 산이 도성고개에서는 민둥산과 견치봉이더니, 이곳에서는 귀목봉과 청계산으로 언제 두 번이나 와야 될 것 같다.

                   < 13:28, 눈 덮인 군사도로 따라 >

                   < 13:38, 전망대 오르는 갈림길 >

            < 14:09, 두꺼비 바위(지네를 물리친 두꺼비) >

  지금까지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고 능선 산행을 가까스로 했는데, 도로에 눈이 많이 쌓여 한동안 망설이게 한다. 귀목봉을 다녀오는 2코스 등산로에 있는 전망대까지 가는 이정표이다. 그러나 가야될 거리가 3.8km로 상당히 멀기에 포기한다. 계곡이 가까워지며 도로의 눈은 녹아 편하고, 한편으로는 옛날 강씨봉 마을과 관련된 바위와 그와 관련된 사연들이 있어 심심하지 않다. 정상에서 급경사를 타고 내려오는 곳(정상까지 1.0km)에 두꺼비 바위가 있다.

                     < 14:13, 물소리가 들리는 깊은 계곡 >

                    < 14:16, 연화소(궁예 부인의 한) >

                   < 14:18, 우측으로 올랐던 삼거리 회귀 >

  옛날 두꺼비한테 밥을 주던 처녀가 마을신에게 제물로 바쳐지게 되었다. 그 때 두꺼비가 나타나 천장에 독을 쏘자, 마을신 행세를 하던 지네가 떨어져 죽어 처녀의 목숨을 구했다고 한다. 이러한 전설이 내려오면서, 바위가 두꺼비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계곡을 흐르는 맑은 물과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청정계곡임을 말한다. 귀양 온 강씨 부인은 궁예를 원망하지 않고, 이곳 소에 와서 시름을 달랬다고 한다. 도성고개로 올랐던 삼거리로 회귀한다.

             < 14:24, 암수바위(바위가 된 막쇠와 언년이) >

                    < 14:38, 휴양림입구 포토 존 >

                   < 14:40, 자연휴양림 안내 표시 >

  옛날 음흉하고 욕심 많은 부자 집에 언년이란 종이 살았다. 부인이 친정에 간 사이 주인은 언년이 한테 음흉한 마음을 품는다. 언년이와 좋아지내던 머슴 막쇠는 이를 알고 언년이를 데리고 산으로 도망쳤는데, 잡히자 두 사람은 바위가 되었다는 암수바위다. 지루한 도로였지만, 숲이 우거진 계절에 계곡을 즐기면서 오면 좋을 듯하다. 예정시간보다 산행을 일찍 종료하고 출발했으나, 서울 시내 강변도로 정체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늦게 도착한다. 산행이라기보다는 둘레 길을 걷는 듯한 편안한 산행이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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