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3128(일요일)

2) 산행코스 : 가평역골프연습장 앞달전리 등산로입구여우고개간벌지대

                     →송전탑에덴성전갈림길정상발전소고개598(산행중최고봉)

                     →호명호수계곡코스(가평올레 6-1코스)상천역

3) 산행시간 : 915-1515(6시간), 14.2km

4) 산행인원 : 나 홀 로

5) 날 씨 : 흐 림 (미세먼지와 안개)

6) 산 행 후 기

  가평 53산을 다녀 온지도 4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남은 23개산에 대한 미련은 계속된다. 포근한 초겨울 휴일을 맞이하여 나 홀로 주발봉(周鉢峰, 489m)으로 간다. 호명산 산행할 때 호명호수 인근에서 보았던 주발봉 가는 이정표가 늘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가고자하는 등산로가 가평올레 6코스이기도 하다. 제주도에만 있는 줄 알았던 올레 길이 여기에도 있어, 오래전 읽었던(놀멍,쉬멍,걸으멍)제주 걷기 여행이 생각난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등산로 안내도(가평올레 6코스) >

                         < 9:15, 가평역 출발 >

 「아무리 제주 올레길이 아름다워도 매번 제주를 찾을 수 없으니, 당신들도 가까운 곳에 올레 길을 만들어 즐기라라는 문구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가평역에서 출발하여 주발봉 정상을 거쳐 호명호수에서 산행을 끝내고, 버스로 상천역까지 내려와 귀가키로 한다. 호명호수에서는 능선을 타고 여러 차례 하산한 적도 있고, 또 호명호수까지의 산행거리가 길어 무리하지 않기로 한다. 혼자가다 보니 일찍 서두르니, 가평역에서도 일찍 산행을 시작한다.

                   < 9:20, 가평역 진입로 입구 이정표 >

                    < 9:24, 차도에서 마을길로 >

                    < 9:30, 달전리 등산로 입구 >

   역에서 보니 들머리가 건너편인 듯하나, 진입로가 없어 가평역 입구까지 나가니 이정표가 있다. 우측의 골프 연습장을 지나니, 달전리 등산로 입구 이정표가 진입을 유도한다. 작은 마을 길가에 즐비한 우리 안에서 사육당하는 개들이 요란하게 아침고요를 깬다. 금방이라도 뛰쳐나올 듯 하고, 주위는 인기척이 없으니 은근히 겁도 난다. 마을 왼쪽으로 잣나무 숲 등산로 입구가 보인다. 이정표나 안내도는 없고 작은 산불조심 현수막이 이를 대신한다.

                   < 9:33, 주능선에 올라 낙엽 길로 >

                 < 9:49, 간벌지대에 있는 이정표 >

                   < 9:58, 가평의 잣나무 숲길 >

  망설이다 조금 올라가니 바로 주능선의 낙엽 길이다. 지난번 산행에 이어 오늘도 미세 먼지로 인해 조망은 일찍 포기하고, 호흡 때문에 얇은 마스크로 위안하며 오른다. 얼마쯤 갔을 때 송전탑(9:47)이 나오면서 최근에 달아 놓은 노란 큰 리본이 길을 안내한다.송전선로 이상 발견 즉시 아래 연락처로 신고해 달라는 문구가 뜻밖이지만 길잡이가 되어주니 고맙다. 간벌지대에서 처음 보는 등산로 이정표와 지역을 대표하는 잣나무 숲이 반갑다.

                 < 10:09~10:22, 알바 한 갈림길 삼거리 >

                    < 10:23, 연안한 육산의 능선 >

               < 10:39, 무명봉 위의 이정표와 고사목 의자 >

  아무런 표시가 없는 사거리 안부(10:02)를 지나, 갈림길에서 고마웠던 리본 따라 가다가 알바를 10여분이상 한다. 좌측 길이 선명하여 그길로 가야되나, 우측 얕은 봉우리 위로 리본이 달려 있다. 망설이다 리본 따라 가다보니, 갑자기 급경사 내리막이 하산길이라는 생각과 함께 좌측을 보니 희미하게 능선들이 이어져 있다. 돌아와 편안한 육산의 능선을 오르니, 무명봉 위에는 이정표와 함께 고사목이 자연스럽게 의자가 되어 많은 산객이 쉬어간 듯하다.

                  < 10:39, 빛바랜 가평 올레 리본 >

                   < 10:44, 우측 비탈 간벌지역 >

              < 10:56, 무명봉 우회하여 우측방향으로 >

  급하게 오른 만큼 또다시 심한 내리막이 계속되는데, 능선의 장점이자 단점이 되는 듯싶다. 노란 리본은 알바 길 따라 사라지고 가끔 빛바랜 작은 리본들이 있다. 자세히 보니 가평 올레 코스를 개통하며 달아 놓은 것 같은데 교체를 해주었으면 싶다. 두 번째 우측 비탈 간벌지역이 숲속을 벗어난 듯 시원스럽다. 무명봉을 우회해서 우측 방향으로 전환한다. 너무 일찍 산에 올랐나? 가평역 이후로는 등산객을 만날 수 없으니, 주위의 소리에 민감해 진다.

                  < 11:15, 멀리 보이는 송전탑을 향해 >

             < 11:15, 벙커 위에 올라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보니 >

                    < 11:22, 송전탑 아래통과 >

  이렇게 혼자가다 멧돼지라도 만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도 한다. 산이 좋아 열심히 다닐 때는 혼자 많이 다녔지만, 이제는 좀 무리가 되는 듯싶다. 날씨만 좋으면 봉우리에서 주위 산들을 조망하련만 안타깝게 앞만 보고 간다. 희미하게 보이는 두 번째 철탑을 향해 부지런히 걷는다. 군부대 벙커시설 위에 올라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보니, 어느 봉우리에서 시작했는지 까마득하다. 최근에 세워진 것으로 보이는 높은 송전탑 아래를 통과한다.

                 < 11:25, 에덴성전 갈림길 이정표 >

                < 11:45, 정상을 앞둔 오르막 경사 >

                 < 11:49, 정상 아래의 로프 난간 >

  가평 국도를 가다보면 늘 보던 에덴 성전이 숲속 사이로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안부에는 성전으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있는데, 이 부근에서 식사를 하는 7~8명의 산객들이 오늘 산행하며 처음보기에 반가워 인사를 나눈다. 성전까지는 400m로 가깝다. 정상을 앞두고 서서히 경사를 높이더니 두 번의 로프난간을 오른다. 정상 200m를 앞둔 지점의 이정표(11:39)를 지난다. 오르막은 계속되면서 정상을 눈앞에 둔 오르막에도 로프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 11:51, 정상 주발봉 표시석 >

                          < 12:22, 표시석과 함께 >

                         < 12:22, 정상 주변의 모습 >

  산 모양이 밥그릇을 엎어 놓은 것 같은지 표시석도 주발모양으로 만들어 놓았다. 정상은 미세먼지로 조망이 안 좋은데, 안개까지 자욱하게 밀려와 한치 앞도 안 보인다. 정상에 아무도 없을 것 같아 카메라 삼각대까지 준비했지만, 식사(11:55~12:20)를 하며 누가 오기를 기다린다. 지난번 산행부터 추운 날씨에 제격인 컵라면에서 떡국으로 바꾸니 맛과 양이 안성맞춤이다. 떡국을 좋아하는 식성이니, 이제 겨울산행의 메뉴도 바뀌게 되었다.

                    < 12:23, 정상에 위치한 이정표 >

                 < 12:24, 정상에 있는 등산로 안내도 >

                   < 12:38, 하산코스도 편안한 능선 >

  식사를 마쳐 가는데, 아래에서 산객의 이야기 소리가 들려온다. 인근 주민으로 보이는 부부가 산행도 하며 약초를 캐니 일거양득이라고 한다. 안개 속에서의 전망 데크는 식사장소 역할만 한다. 정상에서의 하산코스는 두 곳이고, 안내도의 올레 6코스는 청평역까지 가는 7시간의 장거리이다. 발전소 고개 방향으로 하산을 하는데, 아래에 작은 헬기장(12:28)이 자리하고 있다. 하산 길도 역시 육산의 완만한 코스인데, 달라진 것은 조용하다는 것이다.

                     < 13:04, 발전소고개(큰골고개) >

                      < 13:06, 팔각정 옆 등산로로 >

                      < 13:20, 달라진 산뜻한 이정표 >

  들머리부터 경춘가도가 옆에 따라 와서인지, 차량소음이 옥에 티였다. 에덴성전 갈림길 이후부터는 차도가 멀어졌는지 소음이 줄어들더니, 정상은 아주 조용하다. 차도로 연결된 발전소고개에는 19979월에 개최한 제18회 여자 사이클 선수권대회 기념비가 있다. 옆에 있는 이정표는 너무 많은 곳을 가리키고 있어 헷갈려 망설이는데, 뒤따라오던 산객이 팔각정 옆 등산로 입구 계단으로 오르라고 한다. 호명산으로 구역이 바뀌어서인지 이정표가 산뜻하다.

                    < 13:28, 험하면서 계속되는 오르막 >

                       < 13:35, 갈림길 이정표 >

                    < 13:44, 오늘 산행 중 최고봉(598m) >

  가볍게 봉우리를 넘으면 호명호수가 나오는 줄 알았는데, 갈수록 등산로는 험해지면서 계속되는 오르막에 피로가 몰려온다. 자욱한 안개로 전혀 조망이 되지 않아, 발아래 땅만 보고 가니 더욱 그러하다. 발전소 사택창고가 아닌 호명호수(600m), 호명산(5.4km)방향으로 간다. 왜 그렇게 높을까 하고 무명봉 위에서 준비한 개념도를 꺼내보니 해발 598m로 정상보다 무려 109m나 높다. 호명산 천자연 등산로라고 써 놓은 안내판의 유혹을 뿌리친다.

                      < 13:53, 넓은 헬기장 >

                < 13:58, 기념탑(자원개발의 새 기원) >

                       < 13:59, 홍보관(호명정) >

  넓은 헬기장부터는 포장도로가 이어지는데, 호수는 보이지 않고 아래에서 웅성거리는 목소리만 들릴 뿐이다. 양수 발전시설은 자원개발의 새 기원이라는 기념탑을 아래에서만 보다가 앞에서 보니 거대하다. 내려가는 계단이 있는데, 동절기 계단이 미끄러우니 우회하라는 안내문과 함께 줄로 막아 놓았다. 홍보관인 호명정도 볼 겸 직진하니 내려가는 길이 나오지 않는다. 미끄러워도 조심해 내려가려고 돌아온다. 홍보관은 동절기에는 폐쇄한다고 문을 닫았다.

                   < 14:05, 전혀 미끄럽지 않은 계단 >

                 < 14:15, 관리소 및 버스정류장 앞 현수막 >

             < 14:16, 호명산(虎鳴山, 632.4m)의 상징 호랑이 조각상 >

  통행금지 줄을 넘어 계단을 내려오는데 전혀 미끄럽지가 않다. 이 공원에 상주하는 직원들이 동절기에 모두 철수하면서 그 기간 동안 일어날지도 모를 사고에 대한 면피용 줄이었다. 순직자 위령탑(14:10)을 지나 웅성거리던 관리소 겸 정류장에 오니, 동절기에는 버스가 다니지 않는다는 현수막이다. 이곳까지 힘들게 왔기에 편히 내려가려 했는데, 1시간정도를 더 걸어야 하니 맥이 풀린다. 호명산의 상징인 호랑이 조각상에서 힘을 얻어 하산한다.

                   < 14:20, 물 빠진 호수를 뒤로 하고 >

                    < 14:25, 올레6-1코스로 하산 >

                   < 14:28, 임도 같은 넓은 하산 길 >

  이제는 안개비까지 맞으며 물 빠진 호수를 바라보고 있자니 너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호수공원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다가, 동절기가 되어 몇몇 산객들만이 그 명성을 지켜준다. 상천역으로 하산하는 코스에서 몇 번 북쪽 능선을 탔는데 너무 지루하였기에 이번에는 올레6-1코스로 내려간다. 대부분의 등산객들도 이 코스로 내려가고 있어 뒤따른다. 임도같이 넓은 등산로는 낙엽이 쌓여 푹신하고, 지그재그로 내려가니 편안하고 부담이 없다.

                     < 14:41, 좁아진 계곡에는 다리도 >

                     < 14:51, 잣나무 숲에는 어둠이 >

                   < 15:05, 새 건물을 신축중인 공사현장 >

  넓기만 한 임도로 4륜구동 차까지 올라 올수 있겠다하며 내려가는데, 물이 흐르는 계곡이 나오면서 숲속 좁은 길이 한동안 이어진다. 왜 지금까지 이러한 좋은 코스를 두고 능선만을 고집했을까 하는 아쉬움도 가져본다. 여름철에는 족욕을 하며 쉬었다 갈수도 있는 계곡이라 마음에 든다. 곧 어둠이 찾아 올 것 같은 잣나무 숲에서부터는 다시 등산로가 넓어진다. 사찰을 신축하는 것으로 보이는 공사현장을 지나자, 날머리가 가까워져졌음을 느낀다.

                    < 15:09, 넓어진 도로에 마을이 >

                  < 15:14, 역 굴다리 앞 갈림길 이정표 >

                  < 15:15, 상천역에서 귀가를 서두르고 >

  마을을 지나, 굴다리 전에 갈림길 이정표가 있다. 능선으로 오면 이곳에서 만났던 것으로 기억된다. 상천역에 도착하자마자 상봉역으로 가는 전철이 접근하고 있어 뛰어 올라 탑승한다. 안개비까지 내려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 가운데, 예상치도 않았던 버스운행중단으로 산행거리가 길어 힘든 산행을 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고 혼자 가평53산 중 31번째 산행을 완료했다는 뿌듯함에 집에 돌아오는 발길이 가볍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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