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일시: 2014년 11월 2일 (日)
2) 산행 코스: 수락산역→천상병공원→노원골(4등산로)→능선길→당고개공원갈림길
→노원골갈림길→학림사갈림길→도솔봉(우회)→치마바위→하강바위
→코끼리바위→철모바위(우회)→정상→수락산장→내원암→청학리
3) 산행 시간 : 11시30분-17시00분(5시간30분), 9.0 km 추정
4) 산행 인원 : 아내, 손자와 함께
5) 날 씨 : 맑 음
6) 산행 후기
4년 전부터 손자와 함께 한 산행이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2년이 넘었다. 서로 바쁘고, 시간이 맞지 않아 함께 산을 찾지 못하는 사이 세월만 저만치 흘러갔다. 손자는 서울에 있는 산을 대부분 올랐는데, 이제 남은 3산 중에서 오늘은 상계동에 있는 수락산(水落山, 638m)을 오른다. 산 자체가 바위산으로 지금까지 올랐던 코스로는 아이가 힘들 것 같아 고민을 많이 한다. 6년 전 홀로 산행할 때, 정상에서 만난 산객의 안내로 하산했던 길을 기억하며 오르기로 한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초록 숲길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30, 7호선 수락산역 3번 출구 >
그러나 너무 오래되었고 따라 내려왔던 길이었기에, 제대로 찾아 오를지 걱정도 된다. 밤에 내린 비가 아침까지 계속되어 산을 올라야 할지 한참 망설이다가, 예정시간보다 1시간 늦게 출발한다. 서울시 노원구와 의정부 그리고 남양주와 경계를 이루고 있는 이 산은「물이 항상 떨어지는 산」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곳곳에서 맑은 물이 흘러내린다고 한다. 3번 출구에서 직진하여 왼편 도로 따라 노원골 디자인 서울거리로 들어선다.
< 11:39, 천상병 공원에서 본 들머리 >
< 11:46, 천상병 산길 들머리 >
< 11:50, 노원골 물소리 쉼터 >
우측으로 시인 천상병(千祥炳)을 기리기 위한 소공원이 형성되어 있다. 그곳에서 바라본 수락산의 단풍은 마지막 가을을 보내기 싫어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수락 쉼터를 지나, 천병산길 들머리에서 안내도를 보니 6년 전 하산했던 코스가 그려지지 않는다. 일단은 안내도에 나와 있는 초록 숲길(제4등산로)따라 오르면서 과거의 기억을 더듬어 보기로 한다. 노원골 물소리 쉼터 옆 포장된 임도가 멋진 가을 풍경을 연출 한다.
< 11:54, 정상가는 능선길과 계곡길이 있는 갈림길 >
< 12:04, 우측 능선길 따라 오르기 >
< 12:13, 갈림길 삼거리에서 배드민턴 길로 >
계곡과 능선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어디로 가야 될지 헷갈린다. 내려오는 산객에게 물으니, 비슷한 코스인데 능선길이 좀 돌아간다고 한다. 많은 산객들이 좌측으로 오르고 있어 그곳으로 가려하니, 능선을 좋아하는 아내가 우측으로 가자한다. 할머니 취향을 닮아 바위와 조망이 좋다는 손자도 한 표를 던진다. 돌로 포장된 임도 따라 오르다가 산객이 가르쳐준 배드민턴장으로 방향을 튼다. 우측도 정상으로 가는 표시이나, 더 돌아간다고 한다.
< 12:34, 지능선길을 만나서 오르고 >
< 12:37, 거대한 모양의 바위가 시선을 끌고 >
< 12:38, 넓고 평지인 주능선 길 >
오르면 오를수록 지난번에 하산했던 길과는 전혀 다르니, 갈림길에서 계곡길로 올랐어야 지난번에 하산했던 길로 추정된다. 처음 가는 길이다보니 동행하는 어린 손자를 위해서 험하고 어렵지나 않을까 자주 물어보게 된다. 지능선에 올라서니 시야가 트이기 시작하며, 이름표가 없는 거대한 바위 하나가 시선을 끌게 한다. 지능선은 길지 않고 곧 바로 주능선이 길게 이어진다. 평지에다 임도같이 넓은 능선을 산책하는 기분으로 이야기를 나누며 간다.
< 12:39, 당고개 공원 갈림길 이정표 >
< 12:46, 능선 포토 존에서 함께 >
< 13:06, 노원골 갈림길 이정표 >
이정표에서 4호선 당고개역이 1.3km인 것을 보면, 우측 방향으로 치우쳐 온듯하다. 가야될 도솔봉과 정상의 능선이 보이는 포토 존에서 함께 사진 한 장 찍으며 쉬어간다. 2년 만에 산에 오면서도 힘들어하지 않는 손자가 대견스럽기만 하다. 삼거리 갈림길(12:58, ←수락산정상:2.3km, →마들역:2.9km, ↓바위샘경유 수락산역:1.7km)을 지나니, 가파른 오르막에 이어 송전 철탑(12:58)을 지나간다. 다시 편안한길이 나오며 노원골 갈림길이다.
< 13:14, 학림사 갈림길 >
< 13:16, 위험한 곳은 데크 계단을 설치 >
< 13:20, 경관 조망점 >
학림사 갈림길 이정표 옆에는 등산로 3코스와 4코스를 연결하는 수락산 초록 숲길 안내판이 나란히 서있다. 처음 가는 코스라 걱정이 되는데, 초록 숲길 안내판이 제대로 찾아가고 있음을 입증하여 안심이다. 위험한 곳은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어린이와 함께 온 산객의 심적 부담을 덜어준다. 기암괴석과 붉게 물든 단풍이 조화를 이룬 멋진 경관을 보고 가라고 조망 포인트를 설치했다. 좌측으로 도봉산의 주봉 능선이 계속하여 따라 온다.
< 13:30~14:04, 건너편 불암산을 조망하며 식사 >
< 14:05, 도솔봉을 향해가는 편안한 능선 >
< 14:10, 용굴암 갈림길 이정표 >
배고프다고 식사하자는 손자와 장소를 물색해 보는데, 고압선 철탑 아래는 피하다 보니 마땅한 장소가 없다. 30여분 지나서, 건너편으로 불암산 정상이 조망되는 넓은 바위를 만난다. 바위 아래는 절벽으로 위험해서 조심스럽게 식사를 마친다. 오후가 되자 강풍이 세차게 불어, 식사하는 동안 벌써 추위를 느낀다. 식사를 마치고 앞에 보이는 도솔봉을 향해 오른다. 용굴암 갈림길에서 도솔봉을 오르지 않고, 정상으로 가는 우회 길이 있다는 확인을 한다.
< 14:18, 바위 계곡으로 올라 >
< 14:20, 계곡에서 수락산 정상가는 길로 >
< 14:30, 도솔봉 기점 이정표(덕릉고개방면) >
이제 도솔봉으로 오르는 바위 계곡이 시작되어 긴장을 하게 된다. 어린이와 동행하다 보니, 안전한 코스가 우선으로 처음 가는 길은 신경이 예민해진다. 계곡에 수락산 정상가는 길 안내판(갈림길인 듯)이 나무 가지에 걸려 있다. 데크 계단을 올라서니, 덕릉고개와 수락산 정상으로 가는 갈림길 도솔봉 기점 이정표다. 불암산으로 이어지는 덕릉고개 표시를 보니, 프로 산악인들이나 하는 약 50km(26시간)거리의 불수사도북 종주코스 같다.
< 14:31, 안부삼거리 이정표 >
< 14:43, 치 마 바 위 >
< 14:43, 치마바위에서 본 도솔봉과 뒤에 불암산 >
젊은 시절에 산을 다니기 시작했더라면, 산에서 밤을 새우며 가는 종주코스(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에 도전했을 것 같다. 안부 삼거리 이정표를 보니, 6년 전에 이곳에서 새광장으로 내려가 노원골로 바꿔 탄 것이 아닌가? 추정되지만 확실치는 않다. 이제 수락산의 명품바위들을 감상하는 코스이다. 바위 봉우리를 우회하였더니, 바위 사이 협소한 깎아 만든 계단으로 오른다. 힘겹게 오르니 넓은 치마바위이고, 건너편은 도솔봉이다.
< 14:47, 암반 위 난간을 잡고 안전하게 >
< 14:56, 코끼리 바위와 종바위 >
< 14:56, 하 강 바 위 >
암반 위로 완만한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게 오를 수 있다. 많은 산객들이 이용하는 수락골(제3등산로)은 깔딱고개를 올라, 안부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암릉이 경사 급하고 길어 애를 먹는다. 어린이에게는 위험한 코스라 생각하여 등산로를 변경하였는데, 오르는 4코스가 무난해서 다행이다. 데크로 내려가기 전, 조망 포인트로 올라가서 최상단에 있는 아기 코끼리와 하단의 종바위도 본다. 우측에는 로프를 타고 내려오는 하강바위를 보니 아찔하다.
< 14:57, 봉우리 우측, 국기가 보이는 곳이 정상 >
< 15:17, 하산할 청학리 갈림길 이정표 >
< 15:21, 수락산 정상 표시석 >
데크로 내려가기 전에 정상을 확인하였더니, 지금까지 정상으로 알고 왔던 봉우리 우측 뒤에 국기가 펄럭이는 정상이 있다. 멀리서 보였던 철모바위를 가까이서 보려고 하였더니, 바위 봉우리를 우회하다보니 볼 수가 없다. 3개의 산을 올랐다고 하는 손자는 하산 할 때는 다른 길로 가자고 한다. 2년만의 산행이다 보니 봉우리를 넘을 때마다 다소 힘들었던 모양이다. 하산할 청학리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길게 이어지는 데크를 올라 정상을 밟는다.
< 15:23,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5:30, 별내면 청학리 하산 갈림길 >
< 15:43, 수 락 산 장 >
정상 표시석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생각하니, 시내에 있는 높은 산들을 하나하나 정상에 오르는 손자가 기특하다. 이제 시내의 남은 산은 도봉산과 북한산인데, 정상인 신선봉과 백운대는 암릉으로 어려울 것 같다. 정상 아래까지만 갈지, 시 외곽의 산을 다녀야할지 선택만 남기고 있다. 늦게 산을 오른 데다 일몰시간이 빨라져, 인증 샷만 찍고는 하산을 서두른다. 심한 경사의 내리막 하산 길은 벌써 어둠이 찾아 온 듯 정상이 해를 가리고 있어 어둡다.
< 15:53, 너덜 길에서 휴식을 >
< 16:15, 내원암(內院庵) 대웅전 >
< 16:32, 급경사의 내리막 길 >
옛날 보다는 보수를 한 것 같은데, 여전히 허름해서 들리고 싶지 않은 수락산장이다. 발이 아프다고 하면서 비에 젖은 낙엽에 자주 미끄러지는 것을 보니, 다리에 힘이 풀린 듯하다. 쉬면서 다리를 주물러 주고는 천천히 상태를 보면서 하산한다. 이씨조선 정조 때 300일 기도를 올려 순조의 탄생을 보게 했다는 작은 사찰 내원암(內院庵)이다. 사찰아래 내리막은 가파른 계단과 우회하는 길로 나누어져 있다. 급경사 내리막 암반에는 난간이 설치되어 있다.
< 16:41, 수락산 둘레길(자동차 오르는 포장임도) >
< 16:50, 날머리 음식점 상가 입구 >
< 17:00, 마당바위 앞 버스 정류장 >
생각보다 하산코스가 길어 지루하기도 했지만, 오늘 바꾼 코스 어렵지 않아 탁월한 선택이었다. 차가 올라오는 수락산 둘레길 구간에서도 내려가는 거리가 만만하지 않다. 유원지내 계곡의 음식점들은 비수기여서가 아니라 이전을 위한 철거를 하는 듯 어수선하다. 날머리 입구에 있는 음식점들은 정상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마당바위 앞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당고개역까지 와서 귀가 길에 오른다. 명품바위와 함께 전망이 좋아, 친구들과 함께 이 코스를 다시 오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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