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 일정 중에 특이한 사항은 2007년 7월7일 포르투갈 리스본 경기장에서 발표한「세계 신7대 불가사의」중, 세 곳을 간다. 이미 다녀 온 중국의 만리장성, 인도의 타지마할, 이탈리아의 콜로세움에 이어서, 오늘 가는 멕시코의 치첸이트사, 다음 일정의 페루의 마추픽추, 브라질의 그리스도상을 차례로 보게 되어 기쁘다. 남은 요르단의 페트라는 다음 여행지로 계획을 세워야 하겠다. 논란이 따랐던 선정이기는 하지만, 불가능의 벽을 뛰어 넘는 인간의 의지와 노력을 체험하게 된다.
< 멕시코 국가 지도(우측 하단 유카탄 반도의 칸쿤) >
< 7:00, 동이 트는 카리브해의 칸쿤 해변(숙소에서 우측) >
< 7:00, 동이 트는 카리브해의 칸쿤 해변(숙소에서 좌측) >
제 3일째(11월4일: 수요일), 치첸이트사로 이동하여 관광 후 숙소로 회귀
- 호텔 앞 카리브해의 칸쿤 해변 산책 -
어제 밤도 자정이 넘어 호텔로 돌아왔는데도 깊이 잠을 못 이룬다. 창가의 파도 소리에 뒤척이던 침대에서 일어난다. 일출을 보려고 서둘러 해변으로 나오니, 짙은 먹구름이 심술을 부린다. 대서양에서 불어오는 카리브 해의 바람을 맞으니, 피곤함도 잠시 잊고 상쾌한 아침을 연다. 양쪽은 모두 리조트 해변으로 끝이 안 보일정도이지만, 오늘 일정이 치첸이트사까지 편도 3시간이나 걸리는 장거리로 6-7-8로 시작하니 바쁘다. 돌아 와 1박을 더 하게 되어, 짐을 꾸리지 않으니 다행이다.
< 7:28, 칸쿤 해변을 산책하며 >
< 7:30, 숙소인 호텔 실외 수영장에서 본 바다 >
< 7:32, 2박을 하는 Holiday Inn Hotel >
칸쿤은 남동부 킨타나로오 주에 있는 휴양도시로, 마야문명의 근원지인 유카탄 반도의 북동쪽 해안선에서 떨어진 L 자형 모양의 섬이다. 본토의 시와 섬과는 둑으로 연결되어 있다. 옛날에 남한 면적의 4배정도 되는 바다 면적이 올라와 공짜로 얻은 땅이라 한다. 지질은 석회층으로 경작이 안 되어 잡목만 무성하고, 해안에는 백사장·야자나무숲·산호초 등이 많다. 작은 어촌 마을 이었으나, 1970년 이후 정부가 국제적인 휴양지로 개발하여, 지금은 전 세계의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다.
< 9:30~9:40,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휴식 >
< 10:56, 치첸이트사 유적지 입구 >
< 11:00, 매표소에는 많은 관광객들이 >
- 치첸이트사(Chichen Itza) 유적지 -
스페인들이 이 곳에 처음 상륙하여, 땅을 파도 석회석뿐이어 외면했듯이 차창 밖은 온통 잡목들이다. 오히려 피곤한 여행객들에게는 잠을 잘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다. 8시에 숙소를 출발하여 화장실과 작은 매점이 있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10분간 쉬어간다. 205km를 3시간 달려 세계불가사의 중 하나인 치첸이트사에 도착한다. 어제 보았던 멕시코시티의 고원에 펼쳐진 아즈텍, 오늘 유카탄 반도의 마야, 며칠 후 페루의 잉카까지 3대문명을 조금이 나마 이해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 11:09, 유적지 관광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12, 세계 유네스코 문화유산 인증 표시 >
< 11:13, 대표하는 유적, 엘 카스티오(91개의 피라미드) >
- 엘 카스티오(91개의 피라미드) -
마야문명의 꽃 치첸이트사를 대표하는 24m의 피리미드 엘 카스테오(El Castillo, 성채)는 평원의 중앙에 있다. 6세기경 마야족은 근거지였던 중부 멕시코를 버리고, 유카탄 반도로 이주해 세운 도시 중에서 가장 뛰어난 지역이다. 천문학, 역사학, 기하학, 수학, 공명학 등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 학자들도 놀랄 정도의 지식을 그대로 피라미드에 옮겨 놓았다. 9층으로 된 피라미드의 사면에는 각각 91개의 계단이 있고 정상의 제단까지 합하면 1년의 날수와 같은 365개가 된다.
< 11:42, 뜨거운 햇볕을 피해 그늘에서 설명을 듣는 일행들 >
< 11:56, 피리미드 엘 카스테오 상단에는 신전이(줌) >
< 11:57, 계단 양 옆에는 초록날개 달린 뱀(쿠쿨칸) 조각상이 >
또한 사면에서 52개의 판을 찾아 볼 수 있는데, 이는 1년의 주일수를 나타낸다고 한다. 30도가 넘는 뜨거운 햇볕을 피해 나무 그늘에서 가이드의 설명은 계속된다. 관광지로 개방한 초기에는 신전이 있는 정상까지 오를 수가 있었는데, 가파른 계단에서 관광객이 굴러 사고 난 이후부터는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계단 아래 양 옆에는 마야 인들이 숭배하던 신성한 신, 초록날개 달린 뱀(쿠쿨칸) 조각상이 새겨져 있다. 지금도 이곳에서는 깃털 달린 뱀을 기리는 의식이 1년에 두 번씩 치러진다.
< 11:59, 다른 각도에서 본 피라미드 >
< 12:02, 박수를 치면 메아리가 되어 >
< 12:05, 전사의 신전 >
춘분과 추분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중앙테라스의 그림자가 서서히 몸을 꼬면서 내려오는 모습이 뱀처럼 보인다. 이 그림자는 계단 양 옆의 거대한 두 마리의 뱀의 머릿속으로 사라진다. 이를 보면서 쿠쿨칸에 대한 숭배심은 더 커졌을 것으로 본다. 다른 곳에선 박수 소리가 공명하지 않는데, 계단의 앞에서는 메아리 쳐 돌아온다. 계단을 타고 오른 소리가 제단에 부딪쳐 새소리처럼 들려온다. 위에서 이야기하면 아래에서는 잘 들리는데, 아래서 이야기한 소리는 위에서 잘 들리지 않는다.
< 12:08, 천주(1,000개)의 기둥들 >
< 12:12, 마야 문명의 민속 공예품 가판대 >
< 12:18, 희생의 샘으로 가는 길 >
- 전사의 신전 -
91개의 피라미드 동쪽에는 1,000개의 기둥으로 둘러싸인 전사의 신전이 있다. 기둥 위에 지붕을 덮어 제례에 참여한 사람들의 거처로 사용했다. 30m 높이의 신전은 피라미드형이며, 급경사 계단을 오르면 제단 위에「차크 몰(Chac Mool)」신상이 있다. 그의 배 위에는 접시가 얹혀 있는데, 여기에 사람의 심장을 제물로 바쳤다. 내일을 열기 위해 날마다 밤과 싸우는 지친 태양에게 힘을 주기 위해서 사람의 심장을 받쳤다고 한다. 태양을 향한 절대 숭배가 만들어 낸 마야의 슬픈 운명이었다.
< 12:23, 희생의 샘(황금의 샘) >
< 12:31, 샘 주위에는 이구아나 한 마리가(줌) >
< 12:39, 참수당한 선수들의 해골을 새겨 놓은 부조 >
- 희생의 샘(황금의 샘) -
지하 석회석 층이 무너져 조성된 반경 60m, 수심 30m인 샘에는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마야인들은 가뭄이 계속되면 비의 신「차크」가 내린 벌이라고 생각해서, 선발된 처녀와 엄청난 금들을 함께 연못에 던져졌다고 한다. 그래서 희생의 샘 또는 황금의 샘이라 불렀다. 1904년 유카탄의 총영사를 지낸 외교관 톰슨이 샘을 발굴한 결과 전설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밝혀졌다. 발굴된 유골은 처녀가 아닌 남자, 어린이, 여자들 다수였고, 보물도 순례자나 상인들이 빠트린 장신구들이었다.
< 12:40, 크고 정교한 경기장과 양 벽에는 신전이 >
< 12:50, 벽 8m 높이에 있는 둥근 돌 고리 >
< 12:55, 이긴 팀 주장이 참수당하는 조각 벽화 >
- 구기 경기장과 부조 그리고 벽화 -
마야의 민속 공예품을 파는 노점상들이 즐비한 길을 따라 갔다가 희생의 샘을 보고 나오면, 우측에 있는 구기 경기장으로 향한다. 입구에는 참수당한 선수들의 해골을 새겨 놓은 부조들이 쌓아진 모습을 보니 섬뜩하다. 길이가 91m나 되는 경기장에서 일곱 명씩 두 팀으로 나누어져, 팔꿈치와 무릎 그리고 허벅지만 사용하여 고무공을 8m 높이의 돌 고리에 집어넣는 게임이었다. 이긴 팀 주장은 희생의 제물로 바쳐지었다고 한다. 양쪽 벽면에는 게임과 참수당하는 그림들이 양각화 되어있다.
< 12:58, 치첸이트사를 떠나며 엘 카스테오를 배경으로 >
< 13:12, 출구(입구)에는 원주민 복장의 행위 예술가들이 >
< 13:28, 유적지에서 5분 거리의 식당에서 점심 >
찬란했던 마야 문명이 오래 가지 못하고 갑자기 사라져, 정글 속에 폐허처럼 버려져 있다가 영국 탐험가에 의해 발견 된 점과 태양을 숭배했던 인신공양의 삶을 보고 나오는 발걸음이 무겁다. 많은 희생을 요구했던 지배 계급, 이주한 유카탄 반도의 지형적인 특성 때문 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유적지 인근에 있는 현지 식당을 찾았는데, 실외 수영장까지 갖춘 멋진 현대식 정원을 보자 기분전환이 된다. 대형 뷔페식 식당에는 종업원들이 나와 흥겨운 음악과 함께 볼거리도 제공해 준다.
< 13:30, 공연과 함께 식사를 하는 외국 관광객 >
< 13:42, 서서히 익숙해져 가는 현지식 >
< 14:38, 치첸이트사 고속도로 톨게이트 >
이제는 현지 음식에 익숙해지면서 맛있는 음식 몇 가지만 집중 공략하는 방법으로 바뀌어 간다. 칸쿤으로 다시 돌아오는 3시간의 거리, 고속도로에 진입하자마자 비디오 한편을 틀어 주지만, 깊은 잠에 빠져 어떻게 왔는지도 모를 정도다. 칸쿤 지역에 들어오자 예보되었던 장대비가 쏟아진다. 지구력이 약해 30분을 버티지 못하지만, 내린 비는 지하 석회층으로 스며들어 흔적을 찾을 수 없다. 흐르던 석회층 위 땅이 꺼지면 세노떼(연못)가 되는데, 유카탄 반도에 6,000여개가 있다고 한다.
< 17:07, 차창 밖으로 본 비 내리는 칸쿤 해변 >
< 20:11, 카리브 해에 몸을 담그고 추억을 만드는 여인들 >
< 20:49, 리조트 편의점에서 산 맥주로 >
먼 옛날에 사냥감을 찾아 꽁꽁 언 베링해협을 건넌, 엉덩이에 몽골반점이 있는 인디오의 후예(몽골인) 원주민들의 삶은 넉넉하지 않다. 버려지었던 이 지역에서 다른 문화와 접촉하지 않고 지금도 많이 살고 있다. 그들만이 다닐 수 있는 해변이 따로 있고, 아이들은 학교에서 스페인어를 배우지만, 집에서는 마야어를 쓴다고 한다. 칸쿤의 명칭도 마야어로 뱀(칸)의 둥지(쿤)를 뜻한다고 한다. 저녁은 호텔 뷔페식을 하고 밤 바다로 나왔더니, 쌀쌀한 날씨에 추억 만드는 여인들뿐이다.
< 6:45, 다음날 이른 새벽 일출 보러 나왔으나 >
< 8:16, 오전 자유시간에 다시 해변으로 나와서 >
< 8:20, 갈매기들만 날개 짓으로 반겨 줄뿐 >
제 4일째(11월5일: 목요일), 칸쿤에서 아바나 까지(공항 내에서 소일)
- 칸쿤에서 오전 자유시간은 불청객 비가 -
밤바다에 발만 담가보고는 주위의 리조트를 둘러보다 작은 편의점에서 캔 맥주(U$ 1.5/캔당)를 구입해 숙소로 돌아온다. 준비해온 소주를 말아 골뱅이 통조림과 함께 여행을 자축하며 하루를 마감한다. 밤사이 천둥 번개와 함께 많은 비가 잠을 설치게 한다. 새벽녘에 소강상태를 보여, 어제 못 본 일출을 기대하며 산책 나왔더니, 더 기상상태가 더 좋지 않다. 오전이 자유시간이기에 여유 있는 식사를 마치고 해변으로 나왔으나, 폭풍이 스치고 지나친 듯 세찬 바람 속에 갈매기들만 반긴다.
< 8:21, 리조트 전용 선착장엔 갈매기들만 >
< 8:29, 즐비한 리조트 단지와 해변 >
< 8:30, 다시 내리는 비와 함께 칸쿤의 낭만도 >
휴양지 칸쿤의 낭만도 기대했지만, 얄궂은 비가 남는 시간마저 숙소에 감금시킨다. 공항가기 전에 들리기로 했던 엘또래 전망대 일정도 악천후로 운행불가 취소된다. 세계적인 휴양지인데, 숙소 앞 해변과 차창으로 본 비싸다는 대형 쇼핑 몰이 전부다. 칸쿤 섬 전체의 모습만 보아도 이야기가 될 터인데 아쉽다. 여름철이면 허리케인이 몇 개 정도가 통과하는 코스에 위치한 지역이라 한다. 대형일 경우에는 호텔 3층까지 바다물이 덮친다고 한다. 정오에 호텔을 나와 공항으로 출발한다.
< 13:42,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 앞에서 점심은 도시락으로 >
< 19:36, 항공사가 제공하는 패스트푸드 이용티켓으로 >
< 20:27, 15:35→20:45으로 지연된 탑승 게이트 >
- 4번째 비행기 탑승하여 쿠바 아바나로 -
반입 불가인 물 대신에 준 요구르트와 김밥 도시락을 탑승 대기실 구석에서 먹는 모습이 초라하다. 기상 악화로 탑승 시간을 몇 차례 지연시키더니, 항공사는 저녁 하라고 1인당 200페소의 패스트푸드 이용권을 나눠준다. 햄버거, 감자튀김, 음료수를 선택해 먹느라 지루함도 잠시 잊는다. 기상 상태로 인해, 오늘 일정은 공항에서 보낸 것이 전부다. 3시간 전에 와서 수속을 밟고 5시간이 지연 되었으니, 8시간을 공항에서 보내었다. 21시19분 이륙하여 50분 비행 후 22시09분에 착륙한다.
아직 사회주의 국가로 우리나라와는 수교가 되어 있지 않으니 여권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준다. 까다로운 입국수속에 짐은 1시간정도 지나서 나오는데 상처투성이다. 현지 가이드는 북한 김일성대학에서 유학했다는 쿠바인으로 우리말을 잘한다. 핸드폰은 자동로밍 서비스 제외지역이라 하며, 와이파이도 안 된다. 자정이 지나 공항에서 호텔로 가는데,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시골길 같다. 로비에서 도시락(샌드위치, 과일, 주스)을 먹는 둥, 마는 둥하고, 새벽 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게 된다.
2015. 11. 05. 멕시코 칸쿤 여행을 하고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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