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7년  10월  1()

2)트레킹 코스: 무릉외갓집평지교회신도 생태연못녹남봉신도리 산경도예

                     →신도포구시 경계지점한장동마을회관수월봉정상엉알길입구

                     →자구내포구당산봉생이기정바당길용수포구 절부암 앞

3) 트레킹 시간: 900~ 1510(6시간10),    개념도상 거리: 17.3km

4) 트레킹 인원: 아내와 함께 (난이도: )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2차 제주올레 일정의 마지막 날인 오늘은 12코스를 마치고 밤 비행기로 돌아가야 하는데,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는 주의보가 예보된다. 항공기의 이착륙도 제한을 받을 수 있으니, 사전 공항에 연락해보고 나가라 한다. 심난하게 밤을 지새우고, 새벽에 일어나 밖으로 나가 보니 많은 비는 내리지 않는다. 중간에 비가 많이 오면 중단하고 다음 3차 때 이어가기로 하고 일찍 아침식사를 호텔에서 마치고 짐부터 정리한다. 출발에 앞서 호텔 체크아웃하고, 캐리어를 카운터에 맡겨 놓는다.

        < 제주 올레 전체코스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올레 12코스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9:00, 12코스 출발 표시석과 함께 인증 샷 찍고 >

  밤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야 하니, 빨리 끝내려고 서둘러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 650분에 도착한다. 올레 찾아가는 길 안내는 인성리 정류장에서 환승하라 하여 물어보니, 같은 202번이라도 인성리는 20분 뒤에 가는 버스라고 한다. 대정고등학교에서도 좌기동 가는 버스가 있다는 기사 말을 듣고 먼저 가는 버스에 올라 출발(7:00)한다. 40여분 후에 대정고등학교 정류장 내리니, 방향이 건너편 정류장(해병부대)이다. 정류장 버스 시간표를 보니, 첫차가 운진항에서 830분 출발이다.

                < 9:02, 무릉도원 올레권역 표시석을 좌로 돌아 >

                    < 9:07, 삼거리에서 우측도로 따라 >

                    < 9:14, 평탄한 마을길을 돌고 돌아 >

  비가 내리는 정류장에서 50여분 기다려야 하기에, 택시를 호출하여 행선지를 말하니 부정적이다. 미리 환승 첫차 시간을 알았다면 서두르지 않았을 것을 오래 기다렸다 761-1번 버스(8:37)를 타고 좌기동 버스정류장에 내린다. 마침 올레를 시작하는 젊은이가 있어 인증 샷 찍고 출발한다. 무릉도원 올레권역 표시석을 좌로 돌았더니, 입구에 무릉동국민학교 라는 옛날 표시석이 있다. 비가 오는 평탄한 마을길을 이리저리 돌아가는데, 비가 많이 오지 않으니 한편으로는 운치도 있어 좋다.

                     < 9:32, 길가 밭고랑에 돌탑들이 >

                < 9:33, 첫 번째 올라야 할 녹남봉이 저 멀리 >

              < 9:59, 출발 3.0km 왔다는 플레이트가 전선주에 >

  굽이굽이 돌아가는 마을길에는 넓은 밭과 돌담 그리고 방풍림만 보인다. 다듬어지지 않은 큰 돌을 쌓아 올린 탑의 의미를 몰라 사진에 담았으나, 아직도 그 답을 찾지 못했다. 높게 시멘트로 만들어진 물탱크로 보이는 구조물은 밭에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를 이용하는 시설로 보인다. 들판에 있는 평지교회(9:53)를 지나자, 올레 플레이트는 1시간을 걸었는데도 3.0km만 왔다고 한다. 10시에 국민안전처에서 폭우로 인한 산사태 위험이 있으니 주의하라는 핸드폰 문자 메시지가 긴장하게 한다.

                   < 10:21, 녹남봉이 가까이(논에는 황금물결이) >

                          < 10:24, 신도 생태연못 >

                      < 10:32, 녹남봉(綠楠峯,  100.4m) 입구 >

  녹남봉을 앞에 두고, 제주도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황금벌판을 이룬 논이 있다. 우리가 지방에 내려가면 흔히 보는 논이 제주도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다. 이는 토양 때문으로 배수성이 너무 좋아 물을 담아두는 논은 거의 없는 까닭이다. 담수된 물이 보이지 않는 신도 생태연못은 습지로 새들과 수생식물의 낙원이라고 한다. 양쪽 둑으로 연결되어 있는 정자에도 가보고 싶지만, 비가 오는 관계로 모든 것이 여의치가 않다. 예전에 녹나무가 많이 서식하여 이름 지어졌다는 녹남봉 입구이다.

                 < 10:42, 녹남봉 정상에는 정자와 체육시설이 >

                    < 10:47, 분화구를 돌아 하산로 입구 >

                    < 10:57, 중간 스탬프가 있는 산경도예 >

  측화산인 오름 정상에는 분화구가 있는데, 마을에서는가메창이라고 부른다. 가마솥 모양으로 생긴 바닥()이란 의미이다. 정상에는 주민들이 올라와 쉴 수 있는 정자와 운동하는 체육시설이 있다. 해발 100.4m의 낮은 봉우리 이지만, 서북쪽으로 당산봉과 차귀도가 지척이고, 제주도의 최서단 오름인 수월봉과 최남단 오름인 송악산이 한 눈에 들어온다는데 비가 와서 시계 제로이다. 오를 때는 계단으로 올라 분화구를 한 바퀴 돌고는 야자매트 길로 편하게 내려오니 산경도예가 있다.

                      < 10:58, 산경도예 중간 스탬프와 함께 >

                      < 11:09, 신도1(도원마을)를 돌아서 >

                     < 11:16, 신도2 교차로 사거리 에서 직진 >

  녹남봉에서 내려오자마자 있는 산경도예는 폐교된 신도초등학교 건물을 생활도자기 굽는 곳으로 활용하고 있다. 도자기 전시도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오늘부터 9일간의 긴 추석 연휴가 시작되어서인지 실내는 모두 불이 꺼져 있다. 잠깐 휴식하고는 도원마을 돌담길을 돌아 나오니, 신도2교차로 사거리이다. 좌측은 지나 온 대정, 무릉 방향이고, 우측은 앞으로 가야될 고산, 한림 방향이다. 1132 도로이니 202번 버스가 다니는 서일주도로 인듯하다. 올레 길은 직진하여 해안가로 향한다.

                < 11:22, 밭 중앙으로 난 도로 따라 해안가로 >

               < 11:45, 해안가 하멜일행 난파 희생자 위령비 >

                    < 11:47, 신도2리 해안가 소공원 >

  중산간 지대의 밭을 지나 온 올레길은 교차로를 지나자 바닷가로 달려간다. 바다가 가까워지면서 강한 바람과 함께 비의 양도 많아져, 얼굴에 비가 뿌리지 않게 가리던 우산마저 쓰기 불편해 진다. 16538월 하멜 등 일행 64명은 네덜란드 무역선 스페르웨르호에 승선하여 일본 나가사끼로 항해 하던 중, 태풍을 만나 표류하다 이곳 해안에서 암초에 난파되어 28명이 희생되었다. 구천을 떠도는 28명의 영혼을 위로하고자 비를 세웠다. 위령비를 지나자, 바닷가에 아담한 소공원을 조성했다.

               < 11:52, 신도2리 바닷가(출발 9.0km통과지점) >

                        < 11:53, 아담한 신도 포구 >

              < 11:54~12:35, 포구 정자에 앉아 준비한 점심을 >

  가는 방향 등 뒤로 강한 비바람이 불어 다행이지, 역으로 가는 올레꾼들의 표정은 많이 일그러져 있다. 신도2리 마을 표시석이 있는 정자에 붙어 있는 올레 플레이트는 출발하여 9.0km를 왔다고 한다. 절반을 넘어서기는 하였지만, 아직도 비바람 속에 8.3km를 가야 한다고 생각하니 아찔하다. 아담한 포구 옆에 있는 정자 쉼터에서 한쪽으로 비를 피해 앉아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 식사하며 보니, 역으로 오는 올레꾼들이 해안도로와 마을 밭길로 각각 와서 헷갈리게 한다.

       < 12:35, 식사 장소에서 바라본 가야될 수월봉(좌측)과 당산봉(우측) >

         < 12:50, 해안도로 따라 가다 알바하고, 다시 찾은 밭 사이길 >

              < 13:01, 서귀포시와 제주시의 경계인 다리 >

  식사를 끝내고서 왔던 해안도로를 이어서 가니, 올레 표시가 없어 알바 했음을 직감한다. 밭 사이로 오던 올레꾼들을 기억하며길을 찾아가 정규코스를 걷는다. 밭길이 지루하게 느껴질 즈음 큰 차도가 나오면서 다리를 기준으로 서귀포시와 제주시로 나누어진다. 1코스(서귀포시 성산읍 시흥초등학교 출발)부터 시작한 올레가 12코스에서 서귀포시 구간을 모두 끝나게 되니, 한편으로는 가슴이 뿌듯하다. 다음에 시작할 코스는 모두 제주시에 속해, 숙박 장소도 제주시로 정해야 되겠다.

         < 13:05, 가까이 다가서자 선명해진 수월봉(水月峰, 77m) >

         < 13:11, 한장동 마을회관에서 트레킹 지속여부 결정 >

               < 13:28, 고산기상대(高山氣象臺) 전경 >

  그동안 희미하게 보이던 수월봉의 모습이 가까워지자 기상대와 함께 선명하게 보인다. 마을 앞 정자(13:08)에 붙어 있는 플레이트는 10.0km를 통과했다고 한다. 한 장동 마을회관에서 잠시 휴식하며, 점차 거세져 가는 폭우에 트레킹을 지속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여 중단하자고 한다. 아내는 괜찮다고 하면서 그냥 가자고 해서 끝까지 완주하기로 한다. 마을회관을 지나 수월봉 입구에서 숲속 언덕을 잠시 오르면 고산 기상대이다. 레이더 시설 갖춘 기상대 옆을 지나, 수월봉 정상에 오른다.

            < 13:32, 수월봉 정상 전망대에서 차귀도를 배경으로 >

           < 13:42, 엉앙길 입구(지질트레일 코스, 자구내포구) >

            < 13:44, 화산폭발로 인한 지질의 해안가 풍경 >

  제주의 서쪽 끝이라는 수월봉 정상 전망대에 올라서니, 해발 77m이라는 높이가 믿기지 않는다. 눈 아래 차귀도를 비롯한 바다 풍광이 펼쳐지는데, 비가 내려 아쉽기만 하다. 차가 정상까지 올라오기에 정상은 관광객들로 혼잡하다. 도로 따라 내려가면 해안가로 연결되는 엉앙길(지질트레일 코스)입구가 나온다.낭떠러지 아랫길이란 뜻을 지닌 엉앙길에 들어서니, 시루떡처럼 켜켜이 쌓여진 절벽이 보인다. 화산 폭발했을 당시의 화산분출물이 어떻게 흘러가며 쌓였는지를 볼 수 있다.

                < 13:47, 누이를 부르는 동생녹고의 눈물>

                < 13:54, 차귀도가 가까이 보이는 해안가 >

            < 14:05, 자구내 포구에서 차귀도(遮歸島) 배경으로 >

  쌓여진 화산쇄설암은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고, 다양한 퇴적구조를 보여 이 지역을 화산학의 교과서라 부른다. 수월봉은 슬픈 전설이 유래가 되어 오고 있다. 누이 수월이가 어머니 병환을 고친다고 약초를 캐다가 절벽 아래로 떨어져 죽는다. 동생 녹고도 슬퍼 한없이 눈물을 흘리다가 죽고 만다. 이후 절벽에서 흘러내리는 물을녹고의 눈물이라 부른다. 차량이 통제된 호젓한 길을 걷다보면 차귀도가 지척인 자구내포구에 도착한다. 수월봉은 역시 12코스의 하이라이트임이 틀림없다.

< 14:10, 당산봉의 유래 안내문(자구내 포구에서 본 당산봉의 모습) >

                    < 14:25, 중간에 도로가 나오며 분화구가 >

          < 14:31, 당산봉(堂山峰, 148m) 정상에서 내려다 본 차귀도 >

  영화 이어도 촬영지 안내판(14:09)에서 올려다 본 당산봉은 마치 9코스에서 보았던 박수기정의 절벽과 흡사한 암봉이다. 차도 따라 고개를 오르는데, 앞바람에 쏟아지는 빗줄기는 우산을 쓸 수 없이 거세고 우비만 입으니 눈을 뜨지 못할 정도다. 빨리 종착지가 나오기를 바라는데, 왼편 펜션 앞 산길로 당산봉에 오르라고 한다. 계단을 오르니 시멘트 도로 옆에 분화구가 있다. 좌측 위가 정상으로 보이는데, 그곳은 군부대가 있어 오르지 못하고, 직진해 왼쪽 산길로 오르니 정상인 듯하다.

                 < 14:38, 생이기정바당길은 절벽 위로 난간이 >

                     < 14:44, 당산봉 하산 오솔길 >

             < 14:59, 김대건 신부님 제주 표착 기념관과 성당 >

  옛날 당오름 기슭에 뱀을 신으로 모시는 사당의 신을 사귀라 했다. 후에 와전되어 차귀오름으로도 불리어졌다. 차귀도와 거센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를 조망하며 걷는데, 산속이라 잠잠했던 바람은 벼랑 위라 더 거세어진다.생이기정 바당길을 걷는데, 더 세차게 불면 절벽 아래로 떨어질 것 같다. 제주말로 생이는 새, 기정은 벼랑, 바당은 바다를 뜻하는 말로, 새가 살고 있는 절벽 바닷길이란 뜻이다. 겨울 철새의 낙원으로 가마우지, 갈매기가 서식한다는데 비 때문인지 볼 수가 없다.

                   < 15:08, 12코스의 종착지인 용수포구 >

            < 15:10, 12코스의 종착지이자 13코스 출발 표시석 앞에서 >

         < 15:12, 비바람을 우산으로 겨우 가리고 패스포트에 스탬프를 찍고 >

  오솔길 따라 당산봉 하산해 큰 도로로 내려오니, 길 건너 이국적인 건물이 있는데 성당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사제이신 김대건 신부님께서 중국 상하이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귀국 길에 표류하다 도착한 곳이다. 이를 기리기 위해 기념관과 성당을 지었다고 한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 무사히 올레를 마친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내려오니, 바로 12코스의 종착지 용수포구이어서 무척 반가웠다. 바람에 뒤집히기를 여러 차례 해서 망가진 우산을 겨우 펴서 스탬프를 찍고 인증 샷도 남긴다. 우산과 우의가 있어도 옷은 다 젖어 있고, 방수등산화에 비닐커버를 했어도 양말은 흠뻑 젖어 있다. 용수어촌계 쉼터에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역으로 온 올레꾼이 스탬프를 찍고 쉼터로 온다.

  택시를 불러 한림으로 간다고 하여, 합승(5,000)해 고산 환승정류장에 내린다버스를 기다리는데 온 몸이 추워 벌벌 떨린다. 202번 버스로 서귀포 숙소로 돌아와, 옷만 갈아입고 공항으로 가서 에어부산 항공기(21:20→21:45지연)에 오른다. 김포공항에 23시가 넘어 착륙 못하고, 인천공항에 내려 귀가한다. 낮에는 아름다운 풍광에 취하고, 밤에는 소주와 맥주에 취했던 56일의 일정을 마친다남은 제주시 권역 11개 코스(완주한 서귀포시 권역:15개 코스)는 내년 따뜻한 봄에 마치려 한다. 후유증으로 발가락에 물집이 생기고, 발톱은 까맣게 멍들고, 입술은 부르텄어도 행복했던 올레길 이었다. 이번에도 항공비와 숙소비용을 부담한 딸과 음식비용을 지원해준 아들에게 감사하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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