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10코스- 화순금모래 해변에서 산방산과 송악산을 돌아 하모체육공원까지

1)  일   시    : 2017년  9월  29일(金)

2)트레킹 코스: 화순금모래해변→산방산대체탐방로→사계포구→마라도잠수함대합실

                     →사계해안체육공원→발자국화석→마라도유람선선착장→송악산입구

                     →송악산우회산책로→섯알오름→알뜨르비행장→해안도로→하모해변

                     →운진항→하모체육공원(올레안내소)

3) 트레킹 시간: 1부, 2시간25분(13:35~16:00) + 2부, 3시간50분(11:50~15:40) =

                       총소요시간: 6시간15분,          개념도상 거리: 17.5km

4) 트레킹 인원: 아내와 함께  (난이도: 中)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금년 5월 산악회 따라 올레 1코스 완주와 10코스 절반을 트레킹 했다. 계기가 되어 8월(1차)과 9월(2차)에 5박6일 일정으로 제주도를 찾는다. 10코스의 출발지인 화순금모래해변은 택시와 관련이 많다. 지난 5월에는 점심 식사를 산방산 인근에서 하고, 대부분 일행들은 마라도로 가고 남는 인원은 선착장 옆 송악산을 각자 트레킹 하는 일정이다. 식사하고는 아내와 함께 음식점에서 택시를 타고 출발지로 갔다. 9코스를 끝낸 오늘도 중단된 송악산에 가려고, 택시를 불렀더니 10,000원이다.

          < 제주 올레 전체코스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올레 10코스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부(5월3일)→ 13:35, 9코스 종점이자 10코스 출발 표시석 앞에서 >

  10코스의 시작인 화순금모래해변을 대중교통을 이용해 가려면, 제주시나 서귀포 버스터미널에서 서일주도로로 가는 202번 버스를 타고 안덕농협에서 하차하여 약 800m 정도 걷는다고 한다. 해변에 깔려 있는 검붉은 모래에는 금성분이 있다고 하여 옛날에는 금을 채취하는 사업체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경제성이 떨어져 채취는 안하지만, 금이란 이름이 들어간 해수욕장은 그대로 있다. 1부는 5개월 전에 썼던 후기를 보완하고, 오늘 송악산 이후 트레킹을 2부로 하여 재구성하기로 한다.

                 < 13:38, 화순금모래 해수욕장 백사장 >

                  < 13:44, 썩은 다리 탐방로 입구 >

           < 13:49, 산방산을 바라보며 작은 동산을 넘어 >

  화순금모래 해수욕장의 규모는 작지만, 모래가 부드럽고 수심이 완만해서 아이들과 함께 가족이 해수욕하기는 좋다고 한다. 안내소에서 산방산을 바라보며 해변을 걸으면, 산처럼 쌓아 올린 공사 현장이 더 이상 해안진입을 막는다. 우측의 화살표가 썩은 다리 탐방로를 가리키며 안내한다. 작은 동산을 넘어 내려가면 차도가 나오고, 길을 건너 숲속으로 진입한다. 산방산을 왼쪽에 두고 우회하는 마을길로 접어든다. 전에는 해변으로 갔었는데, 지금은 대체탐방로를 이용하도록 변경되었다.

             < 14:15, 한국불교 태고종 영산암(옆은 보덕사) 입구 >

              < 14:23, 산방산을 우측으로 우회하는 마을길 >

             < 14:43, 산방산(山房山, 395m) 아래는 마늘 밭들이 >

  산방산 북쪽에 있는 사찰은 영산암(靈山庵)과 보덕사(普德寺)가 있는데, 마을길의 입구 표시는 영산암만 보인다. 입구로 들어가면 산방산 아래 산속에 영산암이 있고, 우측에 보덕사가 나란히 위치한다고 한다. 전원적인 마을이 나오면서, 마을 길 따라 한가롭게 여유를 찾으며 한참을 걷는다. 주위의 텃밭에는 제철을 맞이한 청보리와 마늘이 익어가는 푸른 밭들이 이색적인 풍경으로 다가 온다. 가톨릭 쉼터 안내판(14:45) 앞에서 휴식을 하고 걸었더니, 방향을 바꿔 해안가로 내려간다.

                < 15:03, 사계포구(沙溪浦口, 사계항) 입구 >

                    < 15:06, 마라도 잠수함 대합실 >

        < 15:12, 황토색 퇴적암과 흰 포말의 파도가 멋진 해안가 >

  먼 바다에서 불어오는 거친 바람에 하얀 파도가 넘실대는 사계포구에 도착한다. 조선시대에는 인근에서 만든 토기를「태우」에 실어 나르던 항구였다. 인적이 뜸한 항구 코너에는 해녀들이 잡은 해삼과 멍게를 판매하고 있다. 마라도 잠수함을 타기 위해 표를 구입하고 기다리는 대합실도 있다. 해변이 황토색 빛깔인 퇴적암들은 오랫동안 파도와 바람에 의해 자연이 만들어 낸 작품이다. 멀리 형제 섬과 악어 모양을 한 송악산도 보이나, 일행들이 떠난 마라도는 해무로 인해 보이지 않는다.

               < 15:12, 사계해안 체육공원(사계해수욕장) >

                < 15:19, 길게 이어지는 해변을 거닐고 >

              < 15:23, 걸어 온 해변과 산방산을 뒤돌아보니 >

  산방산을 우회하는 중산간 지역을 걸어오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거친 바람을 맞으니 가슴이 확 트이면서 두 팔이 저절로 벌어진다. 가까이 보이는 오늘의 종착지 송악산과의 거리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다. 2.7km의 멋진 해안선 풍경들을 도로와 해변을 번갈아 가며 즐기도록 한다. 안덕면 사계리 형제 해안로 표시석은 형제 섬을 가까이 볼 수 있는 도로이기에 붙여진 이름 같다. 체육공원 해변은 길게 송악산까지 이어지며, 바람을 이용하는 스포츠 동호인들이 파도를 타며 젊음을 만끽한다.

                       < 15:24, 공룡 발자국 화석 해안 >

                    < 15:26, 공룡 발자국 화석 해안에서 >

              < 15:31, 보는 각도에 따라 형제섬 또는 삼형제섬(줌) >

  2003년 사람, 사슴, 새, 코끼리 등의 발자국이 발견되었다는 해안이다. 연대를 측정하면 구석기 말기에서 신석기 초기인 7천~1만5천 년 전의 것으로 밝혀졌다. 황토색 퇴적암 이곳저곳에 움푹 파인 곳은 있지만, 발자국이 직접 보이지는 않는다. 보는 각도에 따라서 형제 섬이 되었다가, 가운데 작은 섬이 보이면 삼형제 섬이 되기도 한다. 9년 전(2008. 4) 아내와 함께 제주도에 와서 렌트카로 구석구석 찾아가며 관광하던, 특히 마라도와 송악산 그리고 엘리시안 골프장 추억이 되살아난다.

                  < 15:50, 마라도 유람선 선착장(산이물) >

             < 15:52, 일본군이 파놓은 동굴이 보이는 송악산 해안 >

              < 16:00, 송악산 입구 표시석. 2부 시작→ 11:50 >

  9년 전에 마라도를 다녀오느라 들렸던 선착장인데, 오늘은 올레길로 다시 찾게 된다. 송악산 아래 해안가에 일본군이 파 놓은 동굴은 우리의 슬픈 역사를 돌이켜 보게 한다. 태평양전쟁 시절 특공대(인간어뢰)를 위해 만든 인공동굴로 동굴을 뚫기 위하여 제주도민을 강제노역 시켰다니 그 잔혹함을 느끼게 한다. 배에 폭탄을 싣고 동굴 속에 숨어 있다 적의 배가 나타나면 나가서 부딪혀 자폭했다고 한다. 지난번 인증 샷을 찍고 중단했던 송악산 표시석 앞까지 택시로 도착(11:50)한다.

                    < 11:52, 송악산(松岳山, 104m) 입구 >

              < 11:59, 해안 산책로 오르며 본 10코스 해안 풍경 >

          < 12:01, 오름 훼손 방지를 위해 입산 통제된 송악산 >

  송악산은 여러 크고 작은 봉우리들로 형성된 낮은(주봉, 104m) 산이다. 소나무가 많아 송악산이라 불리며, 섬 주위 절벽에 부딪히는 파도소리가 예사롭지 않아 절울이 오름이라고도 한다.「물결」의 제주도 방언「절」을 따서,「물결이 운다」는 의미로 부른다. 해안 산책로 따라 오르는데, 걸어왔던 방향의 해안선 풍경을 높은데서 바라보니 최고의 비경으로 가슴에 담는다. 삼도(형제도, 마라도, 가파도)중에 형제도와 오산(한라산, 산방산, 송악산, 단산, 군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 12:07, 산책로 제1전망대에서 인증 샷 >

                    < 12:18, 벼량 위 산책로를 걸어 >

             < 12:26, 삼도 중에 가파도와 마라도가 보이는 제2전망대 >

  송악산은 훼손된 오름 복원을 위해 일정기간(2015.8.1.~2020.7.31) 정상과 탐방로를 출입통제하고 있어 오를 수가 없다. 송악산 아래는 여러 차례 관광차 왔었지만, 산의 모습을 보면 오르고 싶은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오늘 올레코스가 지나고 있어 처음으로 산책로를 걷는데, 곳곳에 감춰진 비경들로 인해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제1전망대에 올라 짓 푸른 바다와 함께 인증 샷 한 장 찍는다. 깍아지른 지른 절벽 위, 걷기 좋은 부드러운 곡선의 길 위로 우뚝 솟은 제2전망대를 오른다.

            < 12:38, 데크길 옆 분화구에는 방목된 말들이 >

         < 12:45, 가파도(10-1코스)와 마라도가 가까이(줌) >

            < 12:45, 해안 반대편에는 한라산 전체 모습이 >

  관광객들은 주로 제1전망대 까지만 오르고, 제2전망대부터는 한가한 편이다. 데크 옆 분화구는 말목장인 듯, 말들이 주위 의식하지 않고 가까이서 풀을 뜯고 있다. 계속해서 따라 오던 마라도와 가파도의 모습을 가깝게 잘 보이는 곳에서 카메라에 담는다. 전혀 높은 곳이 없는 평지에 넓적한 가파도는 올레길 10-1코스로 내일 돌아 볼 예정이다. 바로 위쪽에 있는 마라도는 오래전에 다녀온 추억을 이야기 한다. 반대편 분화구 너머로 장쾌한 한라산의 모습도 거침없이 시야에 들어온다.

            < 12:47~13:48, 제3전망대에서 점심식사 및 휴식을 >

           < 13:56, 10코스 2부를 시작한 송악산 입구로 원점회귀 >

                    < 14:00, 섯알오름 오르는 입구 >

  9코스 중간에 가게나 식당이 없다고 하여, 평상시와 같이 점심과 막걸리를 준비했다. 준비한 보람도 없이 물 몇 모금 마시고는 단시간에 끝내, 무거운 배낭만 메고 다녔다. 한적한 제3전망대 환상의 장소에서 식사하라는 뜻인 듯하다. 소나무 그늘 아래 파도 소리를 들으며 가파도와 마라도를 바라보고, 뒤로는 한라산을 보면서 막걸리와 함께하는 점심은 어디서도 맛 볼 수 없는 장소이다. 1시간여 휴식을 하고 내려오니, 순환하여 입구로 다시 돌아온다. 좌측의 섯알오름 입구로 이동한다.

                     < 14:04, 섯알오름 일제 고사포 진지 >

                   < 14:18, 섯알오름 예비검속 희생자 추모비 >

          < 14:23, 추모공원 주차장 앞 중간스탬프(뒤에는 전투기 격납고) >

  오름으로 오르는 길의 고사포 진지는 당시 일본군들이 전략적으로 중요시 하던 알뜨르 비행장을 보호하기 위한 군사시설 이었다. 능선을 따라 가면 분화구로 보이는 움푹 파인 장소는 제주의 비극적인 역사, 동족상잔의 상처 현장(14:15)으로 가슴을 아프게 한다. 한국전쟁 당시(1950.7.16.)에 치안국의 불법적 예비검속 1천여 명을 당시 계엄군(해병 모슬포부대)이 무참하게 학살한 곳이라 한다. 예비검속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공원에는 비가 세워져 있고, 주차장 앞에는 중간스탬프가 있다.

         < 14:29, 추모공원에는 추모하는 여러 조각가들의 작품이 >

            < 14:35, 알뜨르 비행장 당시 관제탑 건물의 잔해 >

          < 14:42, 광활한 비행장 부지에는 경작하는 밭들이 >

  중간스탬프 뒤로 전투기를 감추었던 격납고는 38개중에 20개소가 남았다고 한다. 공원 내에는 추모하는 여러 조각가의 작품들이 있고, 비행장 당시 사용된 관제탑 건물의 잔해도 그대로 있다. 알뜨르는「아래 있는 넓은 들」이란 뜻의 제주어라 한다. 대륙 침략을 위해 항공기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중국과 중간 거점인 제주도에 비행장을 건설했다. 처음 20만 평 규모의 비행장은 중일전쟁 이후 40만평 규모로 확장되었다. 지금은 일제의 잔혹상을 보여주는 역사의 교육현장으로 활용된다.

            < 14:54, 비행장을 나와 차도를 건너 숲속 해안가로 >

                  < 14:56, 하모 해변 및 해수욕장 >

            < 15:11, 내일 가파도로 갈 운진항에 잠깐 들렸다가 >

  무, 배추, 마늘, 감자 등이 풍요롭게 자라는 들판을 벗어나, 차도를 건너면 숲속으로 진입한다. 현무암들이 많은 해변에 이어 나오는 백사장은 하모 해수욕장이다. 모래가 곱고 수심이 얕은 편이며 예전에는 멸치가 많이 잡혔다. 조선시대 네덜란드인 하멜이 표류하던 곳이기도 하다. 해수욕장을 지나면 가파도. 마라도 정기여객선 터미널인 운진항이다. 내일 가파도를 가기 위해 잠깐 들려 출항시간을 확인한다. 하루 4회(9, 11, 14, 16시)출발하나, 지금 가는 16시 배는 왕복이 불가능하다.

              < 15:30, 해변으로 가는 도로에서 횡단보도를 건너서 >

            < 15:40, 10코스 종착지이자, 11코스 출발 올레안내소에서 >

             < 15:42, 10코스 완주 스탬프를 패스포드에 찍고 >

  내일 아침 9시 배를 타기로 하고, 남은 거리 하모체육공원으로 간다. 종점 주차장에 있는 버스 기사에게 길을 물으니, 남의 속도 모르고 버스가 가니 탑승하라고 한다. 화살표가 인도에서 횡단보도를 건너게 하는데, 그곳에서 우측으로 들어가는데 지나쳤다. 무심코 차도 따라 가다보니, 리본이 안 보여 종착지까지 물어서 찾아가니 약간 돌아 왔다. 올레 안내소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조재익 신경외과 사거리 우측에 있는 하모2리 버스 정류장에서 202번 버스(16:32)를 타고 서귀포로 향한다.

          < 18:41, 매일올레시장 안의 놀이터 식육식당에서 뒤풀이 >

           < 18:45, 놀이터 식육식당의 흑도야지 전문 메뉴판 >

                  < 19:01, 주문한 대패 오겹살 식단 >

  서귀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시내버스로 환승하여 지난번 머물렀던 구서귀포로 간다. 40여일 전에 매일 같이 다녔던 정겨운 거리를 한번 돌아보고는 뒤풀이를 위해 올레시장으로 간다. 4일 동안의 강행군에 체력이 많이 떨어진 듯하여, 앞으로 이틀을 또 버티어야 하기에 흑도야지 전문집을 찾는다. 먹기 좋은 대패 오겹살을 주문했는데, 역시 제주도 하면 돼지고기이다. 오늘 10코스는 휴식년제로 인해 산방산 아래 용머리 해안과 송악산 정상을 가보지 못했지만, 사계해변과 송악산 산책로에서의 풍광은 오래도록 머릿속에서 남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