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7년  9월  30()

2) 트레킹 코스: 하모체육공원(올레안내소)모슬포항산이물대정청소년수련관

                    →대정여고모슬봉정상아래(중간스탬프)정난주마리아성지

                    →신평사거리신평곶자왈정개왓광장무릉곶자왈무릉외갓집

3) 트레킹 시간: 1145~ 1810(6시간25),      개념도상 거리: 17.8km

4) 트레킹 인원: 아내와 함께 (난이도: )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이번 2차 올레길 일정도 막바지로 오늘 오후와 내일 두 코스만을 남기고 있다. 이번 코스일정을 알차게 수립하다보니, 매일 새벽에 나와 밤늦게 숙소로 돌아가 피곤하다. 1차 때 보다도 더 어려운 이번 스케줄을 무난히 소화하는 원동력은 평소에 아내와 함께 수도권의 둘레길을 많이 다녔던 경험인 듯하다. 체력뿐만 아니라 올레길을 찾아 가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 수도권의 둘레길에 비해 코스 관리가 잘되어 있어 별무리는 없지만, 간혹 알바 할 때는 쉽게 정 코스의 길을 찾는다.

         < 제주 올레 전체코스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올레 11코스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45, 11코스 출발 표시석과 함께(옆은 올레 안내소) >

  가파도 올레를 마치고 운진항으로 돌아와 시내버스를 타고, 두 번째 정류장인 하모체육공원으로 온다. 어제는 10코스 종착지로, 오늘은 11코스 출발지로 찾기에 낯 익은 거리다. 정오에 시작하여 긴 코스를 어둡기 전에 마칠 수 있을지 걱정하며 출발한다. 어제 운진항부터 메모해 온 맛집 덕승식당을 찾는데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안내소 직원에게 물으니, 가까운 모슬포항에 있다고 한다. 찾아 가기는 시간이 없어, 체육공원 앞 홍마트의 롯데 햄버거 코너에서 햄버거 세트를 구입한다.

                     < 11:59, 모슬포항 입구를 지나쳐 >

                  < 12:00, 모슬포항 입구의 맛집 덕승식당 >

                       < 12:01, 덕승식당의 메뉴 >

  오늘의 점심은 간단히 햄버거로 한다고 봉투를 들고, 코스로 진입하는 초입에 모슬포항이 있다. 입구를 지나치면서 시간이 없어 항구를 돌아보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옆으로 바라보는데, 어제부터 찾았던 덕승식당 간판이 보인다. 아무리 바빠도 맛집을 그냥 지나 칠 수 없어 점심식사는 식당에서 하고, 햄버거는 간식으로 바꾼다. 갈치조림과 객주리조림이 맛있다고 소문이 나서, 처음 먹어보는 객주리(쥐치)조림을 주문한다. 객주리가 안 된다고 하여, 아쉽지만 갈치조림으로 변경한다.

                     < 12:11, 갈치조림과 제주막걸리로 >

                    < 12:31, 항구를 벗어나면 해안도로로 >

                     < 12:34, 산이물(하모3)을 지나 >

  이른 점심시간인데도 자체 운영하는 어선으로 잡은 활어로 요리한 음식을 먹으러 온 관광객들로 혼잡하다. 작은 냄비에 가득 담겨 나오는 갈치는 살결이 부드럽고 매콤해 맛이 있다. 모슬포는 바람이 심하고 토양이 척박해서못살포라고 불리던 시절에 나왔던 지명이라고 한다. 항구를 벗어나서 바닷가를 바라보며 해안도로 따라 간다. 현무암으로 낮은 돌담을 쌓아 조성한 아담한 산이물 공원을 만난다. 산이물은 깊은 땅속에서 솟아나는 용천수 란 뜻으로 바닷가에서 솟아나는 샘물이다.

                  < 12:39, 해안가 도로는 하모마을까지 이어지고 >

             < 12:44, 마을 정자와 사찰 중간으로 가야 될 모슬봉이 >

                     < 12:51, 오거리 로터리를 지나서 >

  한가한 해안도로를 따라 가다 어느새 계절이 바뀌었음을 실감케 한다. 지난여름(8)에 걸을 때는 무더위로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이제는 시원한 가을바람이 상쾌하게 한다. 하모 마을로 진입하니, 정자와 사찰사이로 보이는 모슬봉이 오라고 손짓한다. 대정읍 모슬포 평야지대에 우뚝 솟아 있어, 어디에서도 잘 보이는 모슬봉(181m)은 기생화산으로 분화구가 있는 오름이라고 한다. 차도 따라 가면, 오거리 로터리가 나온다. 화살표를 보고 마을 도로로 진입하여, 직진하다가 알바를 한다.

             < 13:01, 알바하고 원위치하여 오른쪽 골목 안으로 >

                < 13:06, 대정 청소년수련관 앞을 지나서 >

               < 13:09, 모슬봉이 보이는 삼거리에서 좌측 >

  로터리에서 마을길로 접어들면 오른쪽 골목 안으로 진입해야 되는데, 무심코 넓은 마을도로 따라 가서 알바하고는 원위치해서 제 코스를 찾는다. 골목을 나오면 넓은 차도에 이어서 대정청소년수련관이 있다. 모슬봉을 앞에 둔 삼거리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바꿔 서서히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이번 코스는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역사 올레라는 컨셉으로, 근대사와 현대사가 녹아 있다. 모슬봉은 이 지역 최대의 공동묘지라 할 정도로 무덤들이 많아, 걷기에 불편하고 부담스럽다고 한다.

                   < 13:12, 대정여고 교정을 옆으로 지나 >

         < 13:15, 연꽃 우물가에 11코스 화살표와 3.0km통과 플레이트 >

            < 13:27, 모슬봉 아래 밭에는 무와 배추들이 >

  대정여고 교정을 우측에 두고 오르면, 연잎만 무성하게 남은 작은 연못이 있다. 연못 앞에 전체 거리 17.8km 중에서 3.0km를 왔다는 플레이트와 방향표시 화살표가 반갑다. 모슬봉 아래 넓은 밭들은 2모작으로 여름 수확을 끝내고, 심어 놓은 무와 배추들이 푸른 밭 풍경을 그대로 보여 준다. 다소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오르면 모슬봉이 바로 앞에 있고, 뒤돌아보면 대정읍 시가지 건물과 다녀온 가파도의 모습이 한 눈에 들어온다. 송악산에서 보던 가파도의 조망과 다른 모습으로 다가온다.

                < 13:35, 오전에 다녀온 가파도와 우측은 마라도 >

                < 13:38, 우측에 있는 모슬봉을 향해 방향전환 >

                    < 13:39, 많은 무덤들이 보이기 시작 >

  식사한지 1시간정도 지나고, 따사로운 햇빛이 내려쬐니 나른한 것이 피곤하다. 모슬봉을 우측에 두고 그냥 직진해서 넘어 가는 줄 알았고, 그렇게 되기를 바랐는데 방향을 바꾼다. 서서히 공동묘지로 변한 모슬봉의 모습이 들어나기 시작한다. 추석을 며칠 앞두고 뒤늦게 벌초하는 기계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제주올레는 이곳 정상부로 올라가는잊혀진 옛길을 산불감시원의 조언을 얻어 복원했다고 한다. 지나치는 무덤들은 지나간 우리들의 끔찍하고 슬픈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 13:51, 좌측 도로는 군부대(정상)방향, 코스는 우측 >

                 < 13:56, 울창한 숲속을 한동안 거닐어 >

            < 14:05, 코스상의 정상으로 오르는 길은 무덤들이 >

  포장된 도로와 만난 후에 나오는 삼거리에는 좌측 군부대 방향은 군사지역이니 관계자 외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정상 부분은 군부대이오니 일반인은 올라오지 말라는 경고 방송은 계속되고 있다. 울창한 숲속으로 허리를 돌아, 반대편 부분에서 올레에서 정상이라고 하는 곳(중간 스탬프)으로 올라간다. 주위는 온통 묘지뿐이고, 인적까지 보이지 않으니 부담스러운 길이다. 1947년에 시작된 4.3 항쟁과 1950년 한국전쟁으로 희생된 분들의 묘소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 14:14, 모슬봉 중간 스탬프(군부대가 있는 정상 아래) >

              < 14:41, 산방산 일대의 해안 풍경을 배경으로 >

          < 14:48, 하산 길에 보는 남서부 일대의 평야와 오름들 >

  모슬봉 정상은 군사지역으로 오를 수 없고, 그 아래 중간 스탬프를 설치한 곳이 올레길 모슬봉 정상이다. 스탬프를 찍고는 옆에 자리를 깔고 앉아, 휴식하면서 간식으로 들고 온 햄버거를 먹는다. 산방산 일대 걸었던 10코스의 해안가의 풍경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다워 감탄사가 저절로 나온다. 횡으로 숲 속을 가다가 하산을 시작하는데, 이곳에서도 남서부 일대의 평야와 많은 오름 들이 지평선을 이루는 모습이 멋지다. 모슬봉은 낮지만 주위가 평지이다 보니 사방 조망이 뛰어나다.

                    < 15:18, 모슬봉 내려와 밭두렁 사이 평지로 >

                   < 15:36, 천주교 대정성지 정난주 마리아 묘소 >

                    < 15:39, 성지 정난주 마리아 묘소 앞에서 >

  모슬봉에서 내려오니 광활한 평지가 모두 밭인데, 스프링클러 등 최신 설비시설아래 야채들이 잘 자라고 있다. 제주 중산간 지역에 이렇게 넓은 비옥한 밭들이 있는 줄 이번에 처음 알게 된다. 천주교 모슬포 성당 묘소(15:20)를 지나니, 11코스 거리(17.8km)중에 절반(9km)을 지나고 있다는 플레이트(15:35)가 보인다. 정난주의 남편인 황사영은 1801년 천주교 박해 사건인 신유사옥이 일어나자, 이 사실을 비단천에 적어 중국에 알리려다 참수형을 당하고, 아내는 제주 유배 길에 오른다.

                   < 16:19, 신평 사거리(편의점)에서 직진하여 >

                       < 16:26, 신평-무릉 곶자왈 입구 >

                   < 16:41, 제주 생태계의 보고 곶자왈 숲 >

   홀로 제주도에 도착한 정난주는 38년을 살다 66세에 세상을 떠났다. 성지를 나오니 색다른 안내판추사 유배길이정표(15:59)가 보인다. 조선시대 예술가이자 대학자인 추사 김정희의 9년간 제주 유배 생활(대정읍 안성리)을 체험할 수 있게 3개 코스를 조성했다고 한다. 신평 사거리를 지나는데, 오전에 가파도 올레를 걸으면서 보았던 젊은 부부와 중학교 정도 되는 아들이 함께하는 가족 팀을 만나 간단한 인사를 나눈다. 신평-무릉 곶자왈 입구가 나오면서 울창한 숲속으로 들어간다.

                   < 17:03, 울창한 숲속의 오솔길 따라 >

               < 17:17, 각종 나무와 덩쿨이 마구 뒤엉킨 숲 >

           < 17:22,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 수상 안내문 >

  신평-무릉간 곶자왈 올레는 제주올레에 의해 처음 일반인에게 공개된비밀의 숲으로 또 다른 감동을 준다. 곶자왈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이나 지형을 칭한다. 숲에 들어서면 맑은 날인데도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울창하다. 걷다 보면 방향감각을 잃어버리고, 앞으로 나있는 오솔길만 보고 간다. 숲속에서 길을 잃으면 위험함으로 리본을 놓치지 말아야 하고, 코스는 역방향으로 가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 17:23~17:38, 곶자왈이 끝나 가는 곳의 쉼터 정자에서 휴식 >

               < 17:39, 곶자왈이 끝나는 곳에 빛바랜 안내판들 >

               < 17:43, 신평-무릉 곶자왈 출구(역방향 입구) >

  일부 구간은 통신장애가 발생할 수 있어, 여성 혼자 걷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숲속 중간에혼자보다는 여럿이 함께 행동하시기 바랍니다라는 문구의 안내판이 나무에 걸려 있다. 중간에 하늘이 열리면서 넓은 잔디밭이 나타나는데, 이를 정개왓 광장이라고 한다. 광장을 기준으로 이전을 신평 곶자왈이라 하고, 이후는 무릉 곶자왈이라고 부른다. 2008년 제9회 아름다운 숲 경진대회에서 우수상을 받는 안내문도 있다. 곶자왈이 끝나는 곳의 쉼터 정자에서 행동식을 하며 잠깐 쉬어간다.

                < 17:53, 곶자왈을 나와 무릉리 마을 도로 따라 >

               < 18:04, 무릉리 마을 밭에 메밀꽃이 흐드러지게 >

                  < 18:05, 무릉 오거리를 지나 종착지로 >

  하루에 두 코스가 무리인지, 어두워지기 시작하자 마음이 바빠진다. 마을 옆 넓은 밭에 흐드러지게 하얗게 핀 메밀꽃도 그냥 지나치게 된다. 무릉 오거리를 지나니, 도로포장 마무리 작업하는 인부들도 바쁘게 움직인다. 종착지 무릉외갓집을 위치를 물어보니 바로 앞에 있다고 하여 마지막 남은 힘을 낸다. 차도 옆에 있는 11코스 종착지이자 12코스 출발 표시석은 회사로 보이는 무릉외갓집 건물 앞에 있다. 외딴 마을 깊숙이 들어 온 무릉리 마을 같은데, 서귀포로 돌아갈 일이 걱정이다.

< 18:10, 종착지 무릉외갓집 창고형 건물 >

          < 18:10, 11코스 종착지이자 12코스 출발 표시석과 함께 >

              < 18:12, 11코스 완주 스탬프를 패스포드에 찍고 >

  올레1코스부터 10코스까지는 모두 해안에서 끝났는데, 11코스는 무릉리라는 외딴 마을에서 여정을 마무리 한다. 종착지를 지나 100m 정도 가니 음식점이 있어 주인에게 서귀포 가는 방법을 물으니 저기 버스가 기다리고 있으니 타라고 알려준다. 200m 정도를 뛰어가 좌기동 정류장에서 탑승하니, 승객은 우리뿐으로 기사께서 고맙게 기다려 주었다. 761-2번 버스(운진항 또는 모슬포항고산1리 운행)로 다음날 찾아오며 확인하니 배차간격이 2시간 이상 되는 버스였다. 운이 좋은 날이었다.

  기사가 친절히 대정환승정류장에서 102번 급행을 타라고 내려준다. 기다려도 오지 않아, 어제 하모2리에서 탔던 서일주로선 정류장으로 이동해 202번 버스로 서귀포로 오니 기지맥진이다. 옆에 있는 이-마트에서 필요한 물품을 사고, 푸드 코너로 가서 간단히 쌈밥정식으로 뒤풀이 하고 숙소로 돌아온다. 내일은 12코스를 완주하고 숙소로 돌아와, 체크 아웃한 캐리어를 들고 공항에 가서 상경하는 일정만 남았다. 저녁 뉴스에 내일 제주 산간에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내린다고 해서 걱정이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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