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 중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1코스의 1부를 마치고 2부를 성산항부터 시작한다. 종달리 해변에서 거센 비바람을 만나 고생했지만, 시작지점의 오름과 성산항 부터는 비가 그쳐 다행이다. 이제는 성산일출봉 부터 수마포해변을 거쳐 광치기해변까지 멋진 바다의 풍광을 보면서 간다. 다음날은 새벽부터 서둘러 종일 상경하는 것으로 시간을 다 보낸다. 선박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아까운 시간들이다. 내려올 때 무박으로 왔듯이, 올라 갈 때에도 무박이었으면 좋겠다.

< 올레길 1코스 요약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3:16, 언덕을 넘어서니 안개 속에 일출봉과 호텔이 >

         < 13:19, 클라우드 호텔(CLOUD HOTEL) 모퉁이를 돌면서 >

  성산여객터미널을 아래로 두고 언덕을 넘으니, 성산 일출봉과 클라우드 호텔 그리고 넓은 바다가 짙은 운무 속에 윤곽을 드러낸다. 종달리 해변도로에서 바다 풍경을 비바람으로 보지 못한 것을 보상이라도 하듯 일출봉과 바다가 어우러진 풍경이 멋진 선물로 다가 온다. 제주 동쪽 끝 바다 절벽에 위치한 더 클라우드 호텔(THE CLOUD HOTEL)이 올레꾼들을 위해 사유지 호텔 안으로 올레 길을 허락해줘 감사하게 들어간다. 호텔 모퉁이를 돌아가는 코너 길에 예쁜 꽃과 바다가 함께 아름답다.

                < 13:23, 바다를 조망하는 호텔 의자에 잠시 머물다 >

                < 13:27, 이생진 시인의 시비에서 본 성산일출봉 >

                  < 13:31, 우측 성산 일출봉 오르는 길로 >

  호텔 투숙객들이 바다를 조망하며 머물다 가라는 의자에, 날씨로 인해 올레 길을 가는 이방인이 대신한다. 호텔 경계를 벗어나니,그리운 바다 성산포라는 시집으로 널리 알려진 이생진(1929~ , 충남 서산시) 시인이 성산포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20여 편의 시가 대리석 위에 새겨진 우뭇개 동산이다. 섬과 바다를 좋아하는 시인은 1975년부터 1978년까지 성산포 일대를 여행하며 시를 썼다고 한다. 갈림길에서 해안가가 아닌 일출봉으로 올라, 정상까지 가지나 않나? 걱정까지 한다.

                   < 13:33, 주차장, 매표소, 정상 오르는 길 >

                 < 13:37, 입구의 성산 일출봉 표시석과 함께 >

                   < 13:42, 주차장을 건너편 수마포 해안 >

  잠시 정상을 향해 오르는가 싶더니, 능선을 넘어 주차장과 매표소가 보이는 입구로 길이 나있다. 금년 초에 가족과 함께 여행 왔던 곳을 5개월 만에 다시 온다. 주차장 중간쯤에 있는 대형 표시석 앞에서 인증 샷을 찍고는 달달한 백다방 커피가 생각났으나, 오후 4시에 절물휴양림에서 일행들을 만나기로 약속하였기에 여유가 없다. 동암사 사찰 표시가 있는 반대편 방향 수마포 해안으로 이동한다. 검은 빛깔의 모래해안이 길게 이어지며,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거친 파도가 넘실거린다.

                   < 13:43, 일출봉과 일제동굴에 관한 안내문 >

                   < 13:44, 수마포 해안에서 광치기 해변으로 >

                   < 13:53, 제주 4.3 유적지(터진목) 안내문 >

  성산 일출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잘 보존해야 되지만, 이곳 해안선이 10코스 송악산처럼 일제동굴이 있는 것은 처음 알았다. 2차 세계대전 말기에 일본군은 연합군과 최후의 혈전을 준비하기 위해 제주 전역에 수많은 동굴진지를 파 놓았다. 성산 일출봉과 마주하는 바닷가에는 일제 강점기의 슬픈 역사 외에도 1948년 제주 4.3사건으로 무고한 양민들이 군인과 경찰에 끌려와 무참히 학살된 비극의 장소이다. 이곳을 지나면서 400여 영령들을 추모하도록 유적지를 조성했다고 한다.

                 < 13:53, 해변에서 차도로 나와 걷다가 >

                < 13:55, 다시 4.3 유적지 해안가로 진입 >

                < 13:56, 해변가 초원에 있는 희생자 위령비 >

  성산일출봉 아래 수마포 해안을 1코스가 끝나는 광치기 해변으로 착각하고 종점 안내표시를 찾았으나 없어 주위 사람들에게 묻기도 한다. 그만큼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차도로 다시 나와 한동안 걷고는 다시 좌측 해안으로 들어가야 유적지라고 안내판이 유도 한다. 넓은 초원에는 위령비를 비롯하여 희생자 명단 비석 등을 세워 추모하는 공원을 조성하였다. 유적지 아래 바닷가부터 1코스 종점이라고 일컫는 광치기 해변이 시작되는 곳이다.

                    < 13:56, 광치기 해변을 알리는 간세 >

                  < 14:00, 해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말 >

                      < 14:03, 아름다운 광치기 해변 >

  광치기 해변을 예전에는 터진목이라고도 부른 유래는 제주 본섬에서 떨어져 있던 성산 일출봉 사이에 모래가 쌓이면서 썰물 때는 연결이 되고, 밀물 때는 떨어지는 지점을 일컫는 말이라고 한다. 해안이 썰물 시에는 드넓은 평야와 같은 암반지대가 펼쳐져 그 모습이 마치 광야 같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슬픈 유래도 전해진다. 옛날 뗏목을 타고 고기잡이 하던 시절, 조난당한 어부들의 시신이 해안으로 밀려오면 관을 가져가 수습했다 하여 관치기가 강한 억양 탓에 광치기 되었다는 설이다.

                   < 14:10, 1코스 종점, 2코스 시점인 해안 >

                 < 14:12, 1코스를 무사히 완주하고서 인증 샷 >

        < 14:13, 1코스 완주 스탬프 날인(9. 28. 패스포드 구입 후 보완) >

  해변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는 모습은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인 듯하다. 아름다운 광치기 해변이 있는 1코스 종점은 많은 관광객들이 해변을 찾아 즐기고 있다. 한 코스를 완주한다는 날이 날씨가 안 좋아 고생을 많이 했다. 쉬지도 못하고 강행군하여 시간은 많이 단축된 듯하다. 몇 개의 코스는 부분적 거리를 선택해 트레킹을 했을 뿐이었는데, 오늘 완주하여 기쁘고 오래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 다음에 올레 길을 다시 걷게 된다면, 꼭 패스포트를 구입해 스탬프를 찍어야겠다.

                  < 14:33, 길 건너 광치기 해변 버스 정류장 >

               < 15:29, 일행들이 관광하고 있는 절물휴양림 정문 >

               < 16:31, 일행들과 함께하는 일정인 농수산물 직판장 쇼핑 >

  1코스 완주를 끝내고, 힘들었지만 뿌듯한 마음으로 일행들이 있는 절물휴양림으로 가기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간다. 길 건너 정류장에서 제주 가는 710번 시외버스가 있는데 좀처럼 오지 않는다. 직접 가지는 않고, 중간인 봉개에서 내려 택시를 이용해야 한다. 시간은 16시로 약속하였으니, 마음이 급해져 택시를 잡으니 거리가 멀다고 30,000원을 요구 한다. 30분전에 휴양림 주차장에 도착하여 일행들과 합류한다. 그룹관광으로 오면 공식적으로 들리는 제주 농수산물 직판장으로 간다.

                        < 17:21, 도두봉 공원 안내도 >

                      < 17:32, 정상으로 오르는 데크 계단 >

                  < 17:36, 정상 전망대에서 제주 공항을 조망 >

- 도두봉 공원(도두봉 산책로) -

  아이들에게 줄 선물을 고르고 나서, 뒤풀이를 겸한 회식 장소인 도두항 횟집으로 간다. 참석이 곤란한 일행들을 먼저 숙소에 내려주고 가는데, 그 인원이 1/3 수준인 15명 정도나 된다. 광치기 해변에서 더 기다렸다가 제주 가는 버스를 승차해도 되었는데, 괜히 비싼 택시비(30,000)를 들인 것 같다. 음식점 예약시간이 남았는지, 현지 기사는 회식에 참여한 산우들을 위해 특별히 도두봉 구경을 시켜준다고 직접 리딩까지 한다. 안내도를 보니, 올레 17코스가 도두봉을 경유해서 간다.

                < 17:35, 정상에서 바라 본 제주공항 풍경() >

            < 17:47, 제주공항에서 이륙하는 대한항공 비행기() >

         < 17:52, 내려가는 길에 풍성하게 자란 돈나무(일명, 똥나무) >

  도두봉은 화산재가 굳어져 형성된 오름이라하며, 높지 않은 정상(67m)에는 분화구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둘레길을 돌아 데크 계단을 올라 정상에 서니, 조선시대 위급상황을 알리던 도원봉수대가 있었던 자리라 한다. 정면에는 많은 비행기들이 대기하고 있는 제주공항 전체가 한 눈에 들어온다. 수시로 굉음을 내며 이착륙하는 비행기들을 보며국제 관광도시가 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제주도에서 잘 자라는 똥낭(제주 사투리)은 일명 똥나무라고 했는데, 순화된 말로 돈나무가 되었다.

                       < 17:53, 도두봉에서 본 도두항 풍경 >

                       < 17:56, 도두항으로 들어오는 요트 >

                      < 18:06, 회식 장소인 만석군 횟집 >

  풍성하게 자란 돈나무 아래를 지나, 반대편 바닷가 방향으로 가니 도두항의 풍경이 멋지게 펼쳐진다. 인근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인기가 많은 것은 물론이고, 20097월 제주시가 기존의 관광 명소를 제외하고 뽑은제주시 숨은 비경 31중 하나라고 한다. 항구에 자리한 만석군 횟집에서 기다리던 뒤풀이를 한다. 내일은 아침서부터 배를 타고 완도까지 가서, 버스를 타고 상경하는 일만 남아 공식적인 일정은 오늘이 마지막이다. 버스 안에서 스치기만 했던 산우들과 자리를 같이 한다.

                    < 18:12, 싱싱한 생선회와 사이드 음식 >

                     < 19:53, 숙소 옆, 바오덴 거리 >

                < 7:17, 다음날 제주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

  항구에 있는 횟집이어서 그러한지, 싱싱한 회와 사이드 음식이 많이 나와 한라산과 올레 소주를 번갈아 마시면서 회비(25,000)이상의 맛과 양 그리고 분위기가 좋은 뒤풀이가 된다. 소주와 맥주 값은 테이블 마다 별도 계산하는데, 앞에 함께 했던 부부가 조금 더 젊다고 일괄 계산해줘 감사하다. 숙소 옆 바오덴거리를 걸어가는데, 내일 떠나서 그러한지 더 한가하고 쓸쓸해 보인다. 이번 제주도 여행은 올레길과 윗세오름 이외는 생각나는 것이 없다. 그만큼 그곳에 올인 한 것 같다.

                      < 7:33, 승선 수속 후 개찰 창구로 >

                 < 7:37, 승선하는 한일 카페리 1(8:20 출항) >

                  < 9:51, 출항한 2등 객실(23,300)의 모습 >

  아침 기상(6:00)과 함께 식사를 하고, 숙소를 출발(6:50)하여 제주항으로 가서 완도 가는 한일카페리 1(출항, 8:20)승선 수속을 밟는다. 주관하는 산악회에서 예약을 제대로 못해서 그러한지 제주로 오며 타고 왔던 블루나래 보다 월등하게 차이가 난다. 선박의 규모는 크지만(승선인원, 572975, 차량, 45120)소요시간도 더 걸리고(1시간402시간50), 일반 객실도 바닥에 앉아 가야 한다. 가격이 저렴하기는 하지만, 좀 더 신경을 쓰지 못해 불편하게 가는 것이 아쉽다.

                      < 11:31, 완도 연안여객터미널 도착 >

                       < 8:38, 임가네 낙지와 김가네 국수 >

                    < 8:50, 늦은 시간 뒤풀이는 낙지 덮밥으로 >

  3시간 운항 끝에 도착한 완도항에서 점심식사 하려던 계획을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하기로 하고 일찍 출발(12:00)한다. 함평천지휴게소(13:40~14:30)에서 식사하고, 2차로 부여백제휴게소(16:40)에 들렸다 신사역에 도착(19:40)한다. 황금 연휴기간이라 정체구간이 많아 예상보다 늦는다. 집근처 맛 집에서 낙지볶음과 함께 술 한 잔하며 10여일에 걸친 내나라 여행과 제주도 여행을 모두 마친다. 기존의 여행보다는 특별하다보니더 즐겁고 새로웠던 여행으로 오래 기억될 것 같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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