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3년 5월 12(일요일)

2) 산행코스 : 용천2리마을회관봉재산입구사나사정상(가섭봉)갈림길이정표구름재

                    형제우물갈림길연수리갈림길정상(백운봉)삼태재두리봉갈림길

                    백년약수터와산림욕장용문산자연휴양림약수사백안3(버스종점)

3) 산행시간 : 1105-1725(6시간20), 산행거리 : 10.0km추정

4) 참가인원 : 음악과산사랑 산악회, 9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경춘 고속도로 개통하기 전, 동해안으로 갈 때는 양평을 경유해 갔다. 지나면서 늘 보던 뾰족한 봉우리가 신기할 정도였다. 산을 다니면서 용문산 정상에서 남서로 4km 정도 뻗어 내린 일명 마터호른(Materhorn, 4,478m)이라 불리는 것을 알았다. 스위스와 이탈리아 경계에 있는 마터호른 산은 영화사 파라마운트의 로고로 잘 알려져 있다. 산악회 공지가 있자 1등으로 신청하고는 설레며 기다리다가, 오늘 가고 싶어 하던 백운봉(白雲峰, 941m)을 간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30, 양평역 2번 출구에서 만남 >

  오늘의 등산코스는 사나사(舍那寺)에서 오르는 4코스로 가다 방향을 바꿔 백운봉정상을 밟고, 3코스인 용문산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한다. 이 두 코스가 제일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중앙선을 각각 가까운 곳에서 타고 양평전철역 2번 출구에서 1025분에 만난다. 같이 산행할 9명이 집결하여 사나사 입구까지 가는 신애리행 버스를 타려고 양평버스터미널로 걸어(10여분 소요)간다. 버스는 하루, 신애리 17, 백안33, 연수리 5회를 왕복한다고 한다.

                       < 10:45, 양평 시외버스 터미널 >

                     < 11:05, 용천2리 마을회관(정류장) >

                   < 11:06, 희미하게 보이는 골이 깊은 산세 >

  양평역에는 등산로 안내도와 들머리가 가깝다는 안내 표시가 산객들을 부르고 있다. 그러나 가까운 들머리인 백안3(새수골)까지 걸어서 30여분 이상 걸린다. 터미널로 가며 부족한 물품을 구입했더니, 1050분 버스시간에 겨우 맞춘다. 버스는 전철역 방향으로 한 정류장 오더니 방향을 바꾼다. 양평읍과 옥천면 경계에 있는 백운봉 가는 길은 자동차 전용도로를 건너, 용천2리 정류장에서 내린다. 산을 올려나 보니, 안개 속에 희미한 윤곽만 높이 보인다.

                     < 11:19, 사나계곡에는 힘찬 물소리가 >

                     < 11:24, 신록이 흐르는 물을 물들이고 >

                           < 11:27, 사나사 일주문 >

  가는 길 가의 새로 지은 주택들은 대부분 담장이 없고, 그 경계선을 꽃으로 표시했다. 제철인 철쭉꽃들이 고운 색깔로 만개하여 일행들을 반긴다. 희미하게 보이는 높은 봉우리들 중에서 가까운 두 봉우리가 빨간 깃발이 펄럭인다. 군부대 포사격 연습장 이라고 하니 섬뜩하다. 산세가 깊은 만큼 사나계곡에 흐르는 수량과 소리가 힘차다. 연두 빛 신록이 우거진 아래로 흐르는 계곡이 운치가 있다. 새로 불사한 것으로 보이는 사나사 일주문을 통과한다.

                       < 11:33, 사나사 대웅전(대적광전) >

                           < 11:33, 삼층석탑과 부도 >

                        < 11:39, 사나계곡 따라 등산로가 >

  신라 경명왕 7(923)에 대경대사(大鏡大師)가 제자들과 함께 창건한 사나사는 삼층석탑, 대적광전(大寂光殿), 원증국사탑(圓證國師塔), 부도 등이 있다. 조계종 봉선사의 말사로 이름은 노사나불에서 따왔다고 한다. 같은 산내에 있는 천년고찰이지만 용문사의 명성에 가려 일반인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사찰이다. 도 문화재인 삼층 석탑 주위로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가, 계곡으로 길게 이어진 등산로 따라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 11:45, 갈림길 이정표(용문산:6.1km, 백운봉:4.4km) >

                          < 12:06, 너덜 길 계곡 따라 >

                      < 12:10, 금낭화 등 야생화가 곳곳에 >

  사찰에서 얼마가지 않아 용문산 정상(가섭봉)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온다. 2분 뒤(400m가서)에 비슷한 갈림길 이정표(상원사:6.56km, 장군봉:4.22km, 함왕성지:1.73km)가 또 하나 있다. 상원사와 장군봉은 4년 전 용문산 산행 시 들렸던 코스 이지만 함왕성지는 낯설다. 사나사로 올라오면서 함왕혈이 있고, 경내에는 함씨각이 있다는데 모두 미처 생각지 못하고 지나쳤다. 함씨각은 고려 개국공신 양근 함씨 시조인 함규 장군의 영정이 모셔져 있다.

                        < 12:15, 관중과 이끼 낀 계곡 >

                         < 12:23, 계곡에 작은 폭포가 >

                        < 12:52, 함왕성지 6부 능선 >

  왕건이 궁예, 견훤과 일전을 벌일 때, 양근 일대의 호족인 함규가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귀의해 고려의 개국공신이 되었다. 몽골의 침공 시에는 양근의 백성들이 이곳 성터로 대피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늘님 다른 때 같으면 쉬고, 마시고 가더니만, 오늘은 계속 오르기만 한다고 푸념이다. 작은 폭포 인근에서 행동식과 주유로 에너지를 얻고 계속되는 오르막을 오른다. 계곡이다 보니, 산중턱에는 바위들이 많은 너덜 길이 발걸음을 불편하게 한다.

                   < 12:59, 약간 방향을 틀어 지 능선으로 >

                     < 13:19, 우측으로 백운봉 정상이 >

                       < 13:27, 주 능선상의 구름재 >

  그러나 많은 야생화들과 이끼 낀 계곡의 쾌적한 습도 등이 피로함을 잊게 해준다. 올라오면서 리딩대장께서는 몇 번의 연장산행으로 못 믿겠다는 소리를 들었는지, 오늘은 시간 개념이 없다고 한다. 계속되는 오르막의 영향도 있지만, 거리에 비해서 지능선까지 많은 시간(2시간여)이 소요 된다. 가까운 곳에서 보아서 그러한지 정상이 그렇게 뾰족하지가 않다. 주능선인 구름재에 도착하여, 늦은 점심이기는 하지만 장시간(13:30~14:50)을 갖는다.

                      < 14:51, 식사 후 정상을 향해 >

                        < 14:54, 가파른 오르막 시작 >

                        < 15:03, 연수리 코스 갈림길 >

  식사 하고는 앞에 보이는 정상을 오르는데, 내려오던 산객은 거리는 650m로 짧지만, 경사가 심해 천천히 올라야 한다고 조언을 해준다. 점심마저 많이 먹다보니, 로프가 쳐진 된비알부터 거친 호흡이 연속이다. 옆에 가던 수연님께서는 연수리 갈림길 이정표를 보더니만, 이제야 여기를 확실히 다녀간 기억이 난다고 한다. 너무 오래 되었고 당시는 한치 앞도 안 보이는 운무 때문에 조망을 전혀 볼 수 없었다고 한다. 백운봉으로 오르는 세 코스 중의 하나이다.

                         < 15:05, 첫 번째 철제 계단 >

                    < 15:12, 두 번째 철 계단에서 본 주능선 >

               < 15:17, 산이 높아 늦게 핀 진달래꽃이 정상 앞에 >

  옛날 수연님이 올라올 당시에는 철제 계단이 없고, 비가 내려 흙으로 범벅이 된 로프를 잡고 올랐다고 한다. 지금은 등산이 붐을 이루면서 지자체에서도 위험한 곳은 계단을 만들어 놓아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등산객을 유치하고 있다. 첫째 계단을 넘어 둘째 계단에서 주능선 풍경을 보니, 암릉 구간이 험난해 보인다. 그 너머에 함왕봉과 장군봉이 있는데 보이지가 않는다. 정상 아래는 고도가 높아 늦게 핀 진달래가 한창이다.

                      < 15:22, 정상 표시석과 이정표 >

< 15:24,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5:26, 백두산 천지에서 가져온 통일암 >

  세 번째 짧은 철제 계단을 올라 정상을 밟는다. 사방으로 펼쳐지는 명산들의 조망을 전혀 볼 수가 없어 안타깝다. 어제 밤에 갑자기 내린 소나기에 한낮의 온도가 한여름 같으니, 눈앞의 공간에 얕은 수막이라도 쳐져 있는 것 같다. 표시석 옆에는 백두산 천지에서 가져온 바위와 흙을 얹어 놓은 통일탑에는 이러한 글귀가 쓰여 있다. ‘위 흙과 암()6천만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축원하는 마음으로 백두산 천지에서 옮겨 이곳 백운봉에 세웠다.’

< 15:29, 전망대 태극기에서 >

                      < 15:40, 하산하는 철 계단 >

                         < 15:45, 하산 길의 이정표 >

  정상에서 인증 샷을 찍고 있는데, 숨을 헐떡이며 혼자 올라오는 중년 남성이 있다. 물어보니 가섭봉(용문산 정상)부터 시작해 이곳까지 종주 한다고 한다. 언제 기회가 되면 종주하고 싶은 마음에, 함왕봉에서 구름재 사이의 암릉 구간이 험하냐고 물어 본다. 산객 왈 "무심코 왔다가 큰 고생 하였다고 한다. 새수골 방향의 하산은 올라왔던 사미사 보다는 완만하고 급경사도 없어 이 코스를 들머리로 권하고 싶다. 철제 계단을 따라 하산을 서두른다.

                  < 15:59, 색다른 이정표에도 양평역을... >

                 < 16:00, 두리봉 가는 길과 헬기장을 우회해서 >

                       < 16:07, 백년 약수터 이정표 >

  기존 이정표는 물론 새로운 이정표까지 산행의 날머리는 양평역(6.5km)으로 표기되어 있어 하산하는 사람에게 부담을 준다. 왼편으로 높은 헬기장과 두리봉 가는 길을 우회하여 내려간다. 주로 하산코스는 육산으로 이루어져 있고, 미끄러운 곳에는 코코넛 껍질을 엮어 만든 깔판을 깔아 놓아 관리 흔적이 보인다. 약수터의 이정표가 실제 등산로까지 남은 거리(1.62km)를 알려준다. 사나사 코스 보다 길도 좋고 거리(2.95km)도 짧은데 교통수단이 불편하다.

                          < 16:08, 백년 약수터 >

                   < 16:40, 사거리 약수터 앞에서 족욕을 >

                       < 17:04, 등산로 입구 이정표 >

  시원한 약수를 많이 마시면서 한동안 쉬어간다. 오를 때 사나계곡은 수량이 풍부하였는데, 내려가는 새수골은 물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한 주민이 이곳에 정착하면서 새로운 주거지로 살 만하다는 뜻의 한자 신숙(新宿)’이 세월이 흐르면서 새숙새수로 변했다고 유래 된다. 졸졸 흐르는 물이 고이는 사거리 약수터 앞에서 수고한 발과 무릎을 씻어 피로를 풀어준다. 등산로 입구 이정표가 있는 곳까지 쉬지 않고 내려오면 1시간이면 충분할 듯싶다.

< 17:08, 용문산 자연휴양림 입구 >

                       < 17:13, 용문산 약수사 >

                     < 17:17, 양평 정일 기숙 학원 정문 >

  도로 따라 내려오니, 용문산 자연 휴양림이 넓게 자리하고 있다. 휴양림 밑으로는 작은 규모의 사찰 약수사도 잠깐 들린다. 버스 정류장을 찾아 내려오면서 오늘의 산행을 정리한다. 다산 정약용 선생께서도 백운봉에 올라 산행기를 썼다고 전해져 온다. 유배를 마치고 고향인 두물머리로 돌아와 여생을 보내었다. 남한강에서 뱃놀이를 하며 솟구친 백운봉을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싶다"고 하며, 이제는 나이가 들어 오르지 못함을 애통해 했다고 한다.

                  < 17:21, 마을을 수호해 주는 느티나무인 듯 >

                          < 17:25, 백안3리 버스 종점 >

                         < 19:47, 상봉역 앞 순대국 집 >

  마을은 새로 지은 펜션과 고급 전원주택들로 깨끗하고 조용하여 이름처럼 살기 좋은 동네이다. 버스가 없으면 택시(7,000원 예상)를 부르려 했는데, 하루에 3(7:40, 12:50, 18:00)뿐인 시간과 운 좋게 맞는다. 전철은 대부분 꼬박 상봉역까지 서서 와 뒤풀이를 한다.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그 뾰족함을 보면 누구나 가고 싶어 하게 되는 산을 반가운 횐님들과 함께해서 더 오래도록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모두 수고 하셨고, 즐거웠습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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