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일시: 2014921()

2) 산행 코스: 입구삼거리불갑사주차장덫고개노적봉법성봉투구봉

                     →장군봉노루목연실봉(정상)구수재상사화군락지동백골

                     →불갑사입구삼거리(원점회귀)

3) 산행 시간 : 1050-1550(5시간), 9.0 km 추정

4) 산행 인원 : 산수 산악회, 80여명(버스 2)

5) 날 씨 : 맑 음

6) 산행 후기

  전에는 당일 산행지로 불가능했던 굴비의 고장 영광에서 열리는 꽃무릇 축제와 불갑산(佛甲山, 516m)산행의 두 마리 토끼를 잡으러 간다. 출발지에서 GPS상 거리 305km에 달하는 영광은 서해안 고속도로의 개통으로 당일 산행이 가능해졌다. 가을의 문턱에서만 볼 수 있는 꽃무릇을 만나,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애틋한 사연을 들어보자. 불갑산은 옛날 모악산(母岳山)이라 불리었으나, 불갑사란 사찰이 들어선 이후에 절의 이름을 따서 불갑산이 되었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축제 홍보용 포스터 >

  오늘의 산행코스는 등산안내도에 표시된 5코스(8.1km)를 역으로 돈다. 불갑사를 들머리로 하여 덫고개-정상-구수재-동백골-불갑사로 원점 회귀한다. 만남의 장소 신사역을 7시에 출발해서, 죽전을 경유하여 정안휴게소에서 쉬어(8:20~8:35)간다. 영광I.C(10:18)를 빠져나와 행사장 입구에 도착하니, 많은 차량들로 심한 정체를 이룬다. 다행이 버스는 하차시켜주고 돌아 나오는 조건으로 약간의 진입을 더 허용한다. 환영 아치를 지나 삼거리에서 내린다.

                   < 10:50, 삼거리에서 들머리를 찾아 >

                    < 10:51, 불갑사까지 도로 따라 >

                     < 10:58, 개천 옆에도 꽃무릇이 >

  이후부터는 무료 셔틀버스만 운행이 가능하다. 축제 마지막 날이 되어 전국에서 온 산객과 여행객으로 큰 혼잡을 이룬다. 대형 버스들이 황금빛 벌판의 도로에 줄지어 이동하면서 많은 인파를 내려놓는다. 삼거리부터 불갑사를 향해 걷는데, 가로수 밑에 꽃무릇을 심어 놓아 멀리서 온 이들의 마음을 미리 설레게 한다. 입구부터 차창 밖으로 탄성을 나오게 했던 꽃무릇은 개천 옆에도 피어, 우리나라 가을을 대표하는 상상화 축제장임을 자랑한다.

                  < 10:59, 나팔봉으로 가는 첫 이정표가 >

                  < 11:03, 불갑사 일주문(호랑이 상) >

            < 11:06, 상사화 포토 존(애틋한 사랑의 시 거리) >

  나팔봉으로 가는 첫 이정표가 가리키는 코스는 불갑산을 종주할 수 있는 순환등산로이나, 당일 산행으로는 시간이 없어 무리라고 한다. 양쪽으로 길게 늘어선 음식점 상가(11:00)를 지나면, 호랑이 상과 함께 꽃 장식한 축제 홍보물과 일주문이 이방인들을 반갑게 맞아 준다. 호랑이와 관련된 이 고장의 전설은 산행하면서 보게 되는 자연 호랑이 굴에 있다고 한다. 이루어질 수 없는 애틋한 사랑을 노래한 시들이 있는 거리 입구에 포토 존을 설치해 두었다.

                  < 11:08, 만개한 상상화에 탄성이 >

                 < 11:20, 마치 빨간 융단을 깔아 놓은 듯 >

                 < 11:23, 불갑사 사찰 전에 산행 들머리가 >

  일주문을 지나자 드넓은 평지에는 온통 상상화가 붉은 융단을 깔아 놓은 듯 장관을 이룬다. 몇 해 전 선운사에서 꽃무릇를 본적이 있어, 그 정도이겠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는데, 우리나라 최대의 가을 꽃 상사화 축제장임을 일깨워준다. 9월 초순에 꽃대가 올라와 꽃이 만개한 후, 꽃송이가 시들면 그때서야 파란 잎이 올라오고, 겨우내 버틴 잎은 이듬해 봄이 되면 시들어 버린다. 꽃과 잎이 서로 볼 수 없는 애틋함에 저토록 붉게 물들었나 보다.

                       < 11:37, 등산로에도 꽃무릇이 >

                       < 11:40, 덫고개 갈림길 이정표 >

                         < 11:40, 덫고개 쉼터 정자 >

  탄성과 함께 이곳저곳 다니며 꽃무릇을 사진에 담느라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차라리 여행객들과 함께 꽃구경하면서 각종 행사장을 돌아보고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다. 불갑사 경내가 보이면서 왼쪽에 덫고개로 오르는 들머리가 있다. 사찰은 내려오면서 들리기로 하고 산행을 시작한다. 주능선까지 서서히 고도를 올리면서 올라가는데, 등산로에 심어진 꽃무릇들이 힘을 실어준다. 20여분이 안되어 주능선에 도착하니 많은 산객들이 정자에서 쉬고 있다.

                   < 11:58, 호랑이가 살던 자연동굴 >

                    < 12:02, 노적봉 표시 이정표 >

                     < 12:09, 법성봉 표시 이정표 >

  안내 산악회를 따라 와서도 언제나 홀로 산행이기에, 오늘도 익숙해진 상태로 오른다. 주능선을 열심히 오르는데, 뒤에서 같은 산악회에서 온 두 여산우가 배낭에 달아 놓은 표찰을 보고는 산행하면서 처음 만난다고 반가워한다. 조금 더 오른 후에 입구에서 산 막걸리가 있다고 하며,끝까지 산행 같이 하기건배 제의에 족쇄가 채워졌다. 옆에는 1908년 한 농부가 덫으로 포획한 호랑이가 실제 살았던 동굴이 있다. 덫으로 잡았다 하여 덫고개라 불린다.

                     < 12:17, 가파른 오르막도 오르고 >

              < 12:25, 투구봉은 우회로가 있는데 힘들게 오르고 >

             < 12:34, 많은 산객이 식사하는 안부(상사화 식재구간) >

  전남 영광군 불갑면 모악리와 함평군 해보면에 위치한 산으로, 높지 않고 울창한 숲으로 이루어져 산세가 포근한 정겨운 산이다. 얕은 봉우리 노적봉을 올라가보니, 표시된 이정표가 위에 있다. 다음 봉우리는 높아 보여 우회했더니, 표시 이정표가 밑에 있다. 가파른 오르막 등에는 정체를 이뤄 시간도 많이 걸리는데, 이야기를 나누며 같이 가니 지루하지 않고 좋다. 투구봉은 험해 옆으로 많이 우회하는데, 앞서 올라가서 따라갔더니 표시 이정표는 밑에 있다.

                       < 12:38, 긴 데크 계단을 올라 >

                       < 12:40, 장군봉 표시 이정표 >

                < 12:49, 통신탑과 관리소가 있는 노루목 갈림길 >

  투구봉과 장군봉 사이 안부에는 상사화 식재구간이라는 표시와 함께 들어가지 말라 했는데, 꽃무릇 사이에서 식사를 하면 맛이 있는지 무질서가 안타깝게 한다. 긴 데크 계단을 올라서면 장군봉에 이르고, 불갑사 입구에서 작게 보이던 통신탑이 지척에 있다. 노루목 사거리로 내려오니, 통신탑 관리를 위해서 인지 왼편 밀재(묘량, 2.2km)방향은 임도에 차량까지 올라와 있다. 직진하면 정상인 연실봉(0.53km)이고, 우측은 해불암(0.15km)으로 내려간다.

                 < 12:51, 위험한길과 안전한길의 갈림길 >

                    < 13:06, 108계단을 올라 정상에 >

                 < 13:08, 정상(연실봉) 아래 이정표 >

  개념도에 표시된 바위지대(칼날능선)를 통과하는 위험한길과 우회하는 안전한길이 선택을 요구한다.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초보자도 안전하게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하산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는 정체가 예상되는 위험한 길은 피해 안전한 길을 택한다. 108 번뇌를 소멸시켜 참된 진리를 향해 오르는 계단이다. 계단이 끝나는 부분에 하산할 구수재 방향을 제시하는 이정표가 반갑다. 정상에는 표시석과 함께 인증 샷을 찍으려는 긴 줄은 예상한 바이다.

                      < 13:16, 정상(연실봉) 표시석 >

                      < 13:17,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3:18, 올라온 능선과 저수지 조망 >

  여기에서도 무질서가 이루어지자줄을 서시오!라는 외침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장시간을 소비해 인증 샷부터 한 장 남기고 주위를 조망하며, 정상에서만 느낄수 있는 희열을 만끽한다. 올라온 능선을 돌아보니, 산세가 부드러워 불갑사 사찰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산세가 부드러워 어머니를 닮았다고 해서, 모악산(母岳山)이라 불린 사유를 알만하다. 주능선의 여러 봉우리들이 높지 않고, 봉우리 간격도 짧아 누구나 쉽게 능선을 오르내릴 수 있다.

                         < 13:19, 서해바다 방향 조망 >

                       < 14:04, 하산 길의 데크 계단 >

                         < 14:14, 편안한 숲 속 능선 >

  서쪽 방향이 바다라고 하는데 운무로 보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 보는 낙조가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다고 한다. 정상 아래에서 늦은 점심(13:25~13:55)을 함께 하니, 혼자 외롭게 먹는 것보다 맛이 있다. 하산 데크에서 내려다보이는 우뚝 솟아 있는 바위가 부처바위로 보인다. 내려오면서 보지 못했는데, 우리가 내려온 길이 안전한 길임을 알리는 위험한 길과 갈라지는 이정표(14:09)가 이곳에도 있다. 이후 구수재까지는 편안한 숲 속 능선이 이어진다.

                        < 14:26, 구수재 갈림길(정자) >

                         < 14:27, 동백골 꽃무릇 군락지 >

                       < 14:37, 숲속에서 햇빛을 받은 꽃무릇 >

  구수재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인 동백골 따라 하산을 하다보면, 꽃무릇 군락지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이룰 수 없는 사랑이란 꽃말은 지닌 상사화에 대한 전설이 전해져 온다. 옛날 금슬 좋은 부부에게서 낳은 효성이 지극한 외동딸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극락왕생을 빌며 백일동안 탑돌이를 한다. 이절의 큰스님 수발승이 여인에게 연모의 정을 품었으나 표현하지 못하고, 여인이 집으로 돌아가자 스님은 그리움에 지쳐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고 한다.

                    < 14:47, 해불암 갈림길 이정표 >

                        < 14:55, 불갑 저수지 >

                   < 15:09, 불갑사(佛甲寺) 대웅전 >

  이듬해 봄, 스님의 무덤에는 푸른 잎과 붉은 꽃이 함께 피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세속의 여인을 사랑하여 말 한마디 못한 스님을 닮았다하여 꽃의 이름을 상사화로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군락지 아래부터는 임도 같이 넓은 등산로가 편하게 하산하게 한다. 노루목 아래에 있던 해불암 에서 내려오는 갈림길과 만난다. 사찰위에 있는 큰 불갑저수지 옆을 걷자니, 어느 강가를 거니는 듯 시원스럽다. 자연스럽게 불갑사 경내로 들어와 대웅전부터 둘러본다.

                        < 15:14, 불갑사 입구 >

               < 15:15, 불갑사부터 일주문까지 붉은 물결 >

                  < 15:18, 만개한 꽃무릇 꽃밭에서 >

  불갑사는 최초로 지은 불법도량이라고 하여 부처 불(), 첫째 갑()자를 따서 이름 지었다고 한다. 백제 침류왕 원년(384)에 인도 승 마라난타가 진나라를 거쳐 백제 영광(법성포구)에 상륙하여 세웠다는 설 등 여러 설이 전해진다. 불갑사에서 일주문까지 이어지는 수 만평의 평지는 온통 붉은색 꽃밭이다. 오후에 햇볕을 받은 꽃은 더 화사해져 전국 제일의 꽃무릇 축제장이 된다. 중간 통로 옆에는 각종 행사들이 축제의 분위기를 끌어 올린다.

< 15:23, 꽃무릇을 가까이 >

< 15:57, 축제장 길거리 음식점에서 >

                < 16:01, 오징어순대와 동동주로 간단히 목을 축이고 >

  꽃무릇과 상사화는 서식 형태는 같지만 생김새가 약간 다르다고 한다. 붉노랑상사화, 진노랑상사화, 상사화(핑크색)등이 있고, 지금 보는 상사화는 석산으로 일명 꽃무릇이라 한다. 석산은 옛날에 가난한 백성들이 알뿌리에 함유된 녹말을 잘 걸러내(독소가 있기 때문)죽을 끓여 먹기도 했다고 한다. 지정된 하산시간이 되면 칼 같이 출발하겠다는 인솔대장의 안내에 겁을 먹어서일까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상 일찍 약속장소인 삼거리에 도착한다.

   삼거리에서 간단하게 목을 축일 막걸리를 찾았으나 없다. 왔던 길을 5분여 돌아가, 거리 음식점에서 동동주와 오징어순대로 산행의 피로도 풀고, 이룰 수 없는 가슴 아픈 사랑을 간직한 꽃의 이야기도 되새겨 본다.산수 오빠!라고 불러주던 두 여 산우 덕분에 즐거운 산행과 더불어 한층 젊어진 느낌이다. 1630분에 출발하여 군산과 천안휴게소를 두 곳을 들려, 출발지인 신사역에 21시에 도착한다. 온산을 뒤 덮은 빨간 꽃무릇으로 인해, 마음까지 빨개진 즐거운 산행이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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