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풍랑으로 차질이 난 이틀째 백도 관광은 인근 산행으로 대체한다. 가까운 곳에 100대 명산인 고흥의 팔영산과 순천의 조계산이 거론되었지만, 산행 중 식사와 관광차 온 팀들이 있어 무리라고 한다. 운영진이 자문위원들과 통화하더니, 고흥 10경중 8경인 마복산(馬伏山 : 538.5m)으로 정한다. 말이 엎드려 있는 형상이라고 하는 이 산은 4시간의 짧은 코스로 하산 후 식사가 가능한 곳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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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순천 관광 안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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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0,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주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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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0, 자연생태공원 입구 >

  나로도 숙소 식당에서 8시부터 아침식사를 하고는 8시50분에 동일 군내의 마복산 으로 향한다. 그러나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아 쉽게 들머리를 찾지 못한다. 많은 시간이 흐른 뒤에 산행기점으로 예상되는 마을 회관에서 주민들로부터 조언을 듣는다. 여러 가지 요건이 고흥에서의 산행을 순천 관광(순천만과 송광사)으로 변경한다.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에 10시50분에 도착하여 12시까지 시간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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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0, 천문대(좌)와 자연생태관(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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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3, 안내표시와 연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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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6, 갈대 열차 >

  순천만은 북으로는 5.4㎢의 빽빽한 갈대밭, 남쪽으로는 끝이 보이지 않는 22.6㎢의 광활한 갯벌로 이루어졌다. 2003년 습지구역으로 지정되었고, 겨울이면 국제적으로 희귀종들의 철새가 찾아오고, 농게, 방게, 짱뚱어 등과 같은 저서생물도 살고 있다. 천문대와 자연생태관은 다양한 생물에 관한 정보를 배울 수 있는 학습장이다. 제한된 시간으로 전망대까지 왕복과 둑길로 운행되는 열차의 탑승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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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7, 무 진 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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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8, 갈대숲 고랑에 돛단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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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3, 갈대를 벤 갯벌모습 >

  갈대숲을 보기위해, 데크로 설치한 무진교를 건너 들어간다. 다리 밑 갯고랑에는 돛단배 하나가 운치를 더해 준다. 갈대는 매년 봄(2월~4월)에 베어 주어야 4월말부터 새순이 풍성하게 예쁘게 돋아난다고 한다. 갈대가 없는 갯벌을 보니, 어린 시절 집 앞 갯고랑의 추억이 떠오른다. 농게, 방게를 잡는다고 뛰어 다니고, 새끼줄을 동그랗게 농게 구멍에 맞추어 놓고, 갯둑 넘어서 보고 있다가 나올 때 잡아당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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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6, 추억 만들기 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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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9, 갯벌 과 갯고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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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1, 전망대 가는 길 >

  잡은 농게(당시 호칭:황발이)의 집게다리를 실로 묶고는 아이들과 함께 경주시키는 놀이도 했다. 자라는 식물은 빨간 칠면초와 갈대 등이 있었는데, 갈대 순으로는 방비를 만들었다. 지금은 삽교천 방조제공사로 사라졌다. 춥지 않으면 이곳에서 게의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아쉽다. 한어부가 직접 사용한 배가 기증되어 추억 만들기 배로 변신되었다. 그립던 갯고랑을 보면서 전망대 방향으로 시간되는 곳까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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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3, 갈대숲과 체험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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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6, 전망대로 오르는 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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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산 전망대에서의 조망(안내판) > 

  갈대 숲 건너편 수로로 다가오는 체험선을 보니, 당시 인천으로 다니던 정기 연락선이 갯고랑으로 들어오던 추억이 되살아난다. 전망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얕은 동산에 올라야 한다. 30분만 더 시간을 주었으면 여유 있게 다녀올 수 있는데, 아쉽게 오르는 계단 앞에서 발길을 돌린다. ‘30분만 투자하여 용산에 오르면, 30년의 추억을 안겨드릴 것입니다.’문구가 있는 안내판 사진을 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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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0, 갯벌과 갈매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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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2, 또 다른 추억의 배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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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2, 갈대숲 위로 보이는 무진교 >

  돌아오는 데크 길은 오고 감이 달라, 발길을 때때로 멈추게 한다. 갯벌 수로에 무리를 지어 앉아 있는 하얀 갈매기들은 바다가 가까이 있음을 알려준다. 돌아오는 길에도 또 다른 추억의 배는 열심히 사진을 찍게 한다. 황금의 갈대 숲 너머로 무진교가 조화를 이룬다. 다음 달(4월)까지는 무성한 갈대가 베어져야 한다. 베어진 갈대는 지붕을 잇는 이엉, 빗자루, 건축재료, 공예품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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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6, 생태체험선 타는 곳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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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8, 나가는 통로의 연못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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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2, 짱뚱어와 게 조각품 >

  선상위에서 드넓은 갯벌과 갈대 군락, 다양한 철새를 가까이 볼 수 있는 체험선 (4,000원, 왕복 30~40분소요)도 시간관계상 타보지 못한다. 나가는 통로의 연못 안에는 고래 꼬리부분 조각품이 눈길을 끈다. 짱뚱어와 게가 있는 조각품을 보면서, 그들이 뛰어 놀 수 있는 소중한 갯벌이 그대로 보존되어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본다. 더 이상 간척사업에 의한 갯벌이 없어져서는 안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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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2, 소라 조각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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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5, 짱뚱어 탕 집 (중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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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1, 짱뚱어 탕 >

  정화기능이 뛰어난 갯벌을 되살리기 위해, 선진국에서는 간척지를 다시 복원한다고 한다. 옆에 소라를 소재로 한 조각품도 인상적이다. 어린 시절 보았던 천방지축 힘차게 뛰어놀던 작은 검은 망둥어는 아무 쓸모가 없었다. 이 지역에서 음식으로 인기가 있는 짱뚱어 임을 성인이 되어서 알게 된다. 약간 삶아서 그대로 나온 꼬막과 짱뚱어 탕은 처음 먹어보는 별미이다. 꼬막은 뒤쪽에서 까는데, 쉽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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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0, 송광사 주차장 앞 식당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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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0, 송광사 오르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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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1, 조계산 등산 안내도 >

  순천만에서 중식이 끝나자(12:40), 마지막 일정인 송광사로 간다. 고속도로를 경유해 1시간여 만에 목적지에 도착한다. 입구 도로 양쪽에 즐비한 벚꽃나무들을 보면서, 얼마 후 화사한 터널로 변해있을 모습을 상상해 본다. 한가한 식당가 건물을 지나, 사찰 오르는 길은 인도와 차도로 구분되었다. 인도는 흙길로 부드럽고 고즈넉하다. 조계산 등산안내도를 보니, 직접 이곳으로 왔다면 하는 아쉬움이 또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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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2, 사찰 입장 매표소(2,500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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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4, 승보종찰 조계산 송광사 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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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0, 사찰 오르는 길 옆 계곡 >

  조계산(曹溪山 :884m)을 오르기 위해서는, 동서 능선으로 있는 이곳과 선암사를 다시 찾아야 한다. 부처님, 가르침, 승가는 불교를 받치는 세 기둥이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일찍부터 세 가지 보배를 가리키는 세 곳의 사찰을 삼보사찰(三寶寺刹)이라고 한다. 옛날 16명의 국사(國師)를 배출한 송광사는 불(佛),법(法),승(僧) 삼보 사찰 중 승보종찰(僧寶宗刹)이다. 시원스럽게 흐르는 물소리를 들으며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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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0, 편백나무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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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2, 대나무 숲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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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7, 고목과 연못 >

  명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중턱에 자리한 사찰은 입구부터 많이 올라야 한다. 가는 길은 사찰의 역사를 알려주듯 이끼 낀 고목과 각종 나무의 숲이다. 옆에는 많은 양의 계곡물이 힘차게 흘러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않는다. 환자에게 치유효과가 매우 크다고 알려진 편백나무 숲을 지나면서 심호흡을 크게 해본다. 굵게 높이 올라간 대나무는 처음 보는 것 같다. 고목들이 연못에 비친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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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9, 일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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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1, 회랑 천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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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1, 사자루와 계곡 >  

  송광사(松廣寺)의 유래는 18명의 큰스님들이 나셔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펼친다. 즉 송(松)은 '十八(木)+公'을 가리키는 글자로 18명의 큰스님을 뜻하고, 광(廣)은 불법을 널리 편다는 뜻이다. 일찍부터 산에 소나무가 많아 '솔메'라 불러서 유래되었다는 등 몇 가지가 된다. 일주문에 들어서며, 마음가짐을 경건히 한다. 화려한 천정을 보며 회랑을 지나니, 사자루와 계곡 그리고 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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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3, 대웅보전(大雄寶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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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4, 대웅보전 좌 승보전(僧寶殿)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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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4, 대웅보전 우 지장전(地藏殿) >

  통도사는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불보사찰(佛寶寺刹), 해인사는 부처님의 가르침인 팔만대장경의 경판이 모셔져 법보사찰(法寶寺刹), 이곳은 한국불교의 승맥(僧脈)을 잇고 있어 승보사찰(僧寶寺刹)이다. 대웅보전, 승보전, 지장전이 함께 있는 경내는 엄숙한 분위기이다. 신자들은 각각 부처님이 계신 곳에 가 기도 한다. 지장전은 지장보살을 모시고, 고인의 넋을 극락왕생토록 기도하는 곳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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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5, 대웅보전 앞 부속 건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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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1, 오죽 (烏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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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1, 삼지닥나무 >

  대웅보전 앞, 기억나지 않는 명칭의 부속건물이 아담하고 예쁘다. 경내를 한 바퀴 돌고 나가는 담 밑에 오죽이 발길을 붙잡는다. 강릉 오죽헌에서 보았던 검은 대나무가 이곳에 심어져 있다. 그 옆에는 처음 보는 삼지닥나무가 첫 선을 보인다. 가지가 3갈래로 나누어진다고 해서 붙여졌다는 나무가 하얀 꽃망울을 내민다. 중국이 원산지이며 따뜻한 곳에서 자란다고 한다. 나무껍질은 종이를 만드는 원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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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4, 해우소 옆 빨간 물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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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5, 폭포처럼 보이는 계곡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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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50, 병천 아우내 순대집 뒤풀이 >

  해우소 옆에 있는 작은 연못의 빨간 물풀들이 연못이 아닌 땅위인 듯 착각을 하게 한다. 데크 다리 밑으로 흐르는 계곡물이 폭포 인 듯 떨어진다. 내려오는 길에 식당가에서 동동주로 목을 축이고, 상경 길(15:40)에 오른다. 풍랑으로 인한 대체 여행이었지만 즐거웠다. 특별한 한해를 축하한다고 일행의 회비를 부담해주신 지인께 감사하며, 오래도록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또한 이틀간 수고한 산악회 운영진께도 감사를 드리며, 함께한 모든 산우님들 즐거웠습니다.







                        ‘10. 03. 07. 순천만, 송광사 여행을 정리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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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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