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 3일 연휴를 맞이하여 여행을 다녀오려고 찾아보았지만 마땅치가 않다. 멀리 순천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정원 박람회가 괜찮다고 지인으로부터 추천도 받고, 두 번씩이나 다녀 온 갈대밭, 광활한 갯벌, 희귀종의 철새, 그리고 농게, 방게, 짱뚱어 같은 저서생물 등이 인상 깊었던 세계 5대 연안습지 순천만으로 간다. 박람회 장소가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며 행사장에 도착한다. 다녀왔던 순천만은 보이지 않는다.

              < 국제정원 박람회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서문 입구로 입장(성인:16,000, 단체:13,000) >

                          < 입구의 하늘 정원 꽃 >

  박람회의 개최는 자연과 환경을 보전하기 위한 노력으로 인류가 가져야 할 최고의 가치와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라고 한다. 입장시간 9시에 맞추어 서문으로 입장 하는데, 3일 연휴 때문인지 장사진을 이룬다. 420일 개장하여 1020일까지 6개월간 열린다. 장소가 넓고(1,112,000) 많은 인파로 인해, 어디부터 가야 할지 망설인다. 2시간, 3시간, 5시간, 8시간코스가 각각 있는데, 일단 5시간코스로 간다. 예쁜 꽃들이 반기는 하늘 정원이다.

                           < 나 무 도 감 원 >

                            < 한 국 정 원 >

                        < 창덕궁의 어수문(魚水門) >

  책에서만 보던 200여종의 자생 나무와 식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은 나무 도감원 이다. 한국정원 안으로 들어서니, 눈에 익은 풍경이 펼쳐진다. 기억을 더듬어 보니 창덕궁의 어수문과 연못을 그대로 재현해 놓았다. 정원 내에는 왕과 왕비가 거닐던 궁궐정원, 선비들이 글을 읽었던 누각이 있는 군자의 정원, 서민들이 즐겨 찾았다는 폭포가 있는 소망의 정원으로 구분 지어져 있다. 우리의 전통 정원에서 선조들의 정취를 느껴 보는 공간이다.

                    < 수목원 동산에서 서문 방향 조망 >

                    < 수목원 동산에서 동문 방향 조망 >

                     < 내려와 올려다 본 수목원 동산 >

  높지 않은 수목원 동산을 계단으로 올랐더니, 이제야 정원 박람회장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우리가 보아온 습지 순천만에서 5.2km 내륙으로 들어온 동천 주변에 위치하고 있다. 출입구는 동천(꿈의 다리)을 가운데 두고, 왼쪽에는 서문과 남문이 있고, 오른쪽에는 동문이 있다. 입장시간 9시에 맞춰 왔는데도 전국각지서 몰려온 관광객들로 혼잡하고, 시간이 흐를수록 입장객 수는 더 늘어난다. 언덕은 푸른 잔디와 함께 꽃동산을 이루고 있다.

                      < 메리골드와 디기탈리스 꽃 >

 

                         < 순천만 WWT 습지 >

                       < 꽃으로 만든 달팽이 형상 >

  통로 길가에는 우정. 예언이란 꽃말을 가진 노란 메리골드(Marigold)나는 애정을 숨길 수 없습니다.’의 핑크색 디기탈리스(Digitalis) 외에도 수많은 꽃들이 즐거움을 준다. 야생조류 보호활동을 하는 세계적인 시민단체 WWT의 조언이 반영된 습지를 옆으로 하고 걷는다. 아름다운 경관의 습지에는 수생식물과 야생조류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여러 빛깔의 꽃으로 만들어진 달팽이 모양의 형상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 동천을 건너는 꿈의 다리 >

                        < 다리 내부의 모습 >

                  < 다리 내부 벽에 붙여진 작은 그림들 >

  꿈의 다리는 동천을 가운데 두고 나누어진 박람회장을 연결하는 통로이다. 생태도시의 완성을 향한 순천의 꿈과 희망을 살리기 위해 컨테이너를 활용해 디자인 하였다. 내부에는 145천여 점의 세계 어린이들의 꿈을 담은 작은 그림들을 다리 내부 벽에 전시하고 있다. 입구부터 많은 관광객들로 인하여, 뒤 따라 오는 인파에 밀려 앞으로 저절로 간다. WWT 습지 반대편 아직 못 돌아 본 코스는 나갈 때 다시 다리를 건너와 보기로 한다.

                          < 만개한 작약 꽃 >

                          < 중국 정원 대문 >

                           < 중국 정원 내부 >

  주로 양지와 산지에 서식하는 작약의 꽃피는 시기는 5~6월이고, 뿌리는 진통, 해열, 복통 완화에 약효가 있어 한방에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세계 각국의 정원들을 돌아보는 코스이기에 기대를 하고 중국 정원부터 들린다. 중국판 로미오와 줄리엣 이라고 할 수 있는 양산백과 축영대의 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만들었다고 한다. 정원구성은 구릉, , 다리, , 나무 등이 어우러진 중국 전통 조경기법이 활용되었다고 하는데 잘 모르겠다.

                      < 프랑스 정원을 배경으로 >

                        < 한 방 체 험 관 >

                      < 호수정원의 각종 언덕들 >

  루이 14세가 유럽 문화의 중심으로 성장하고자 꿈과 소망을 담은 베르사유 궁전을 모델로 한 정원을 배경으로 인증 샷을 한 장 남긴다. 한방체험관은 사상 체질 진단 체험, 족욕 체험, 발마사지 등 각종 한방체험을 하며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나 시간 관계상 그냥 통과다. 세계적인 정원 다자이너 영국의 찰스 젱스가 디자인한 호수공원은 여러 언덕을 만들어 오르게 한다. 해룡언덕, 바위정원, 나선형으로 오르는 동산이 있다.

                          < 분재 정원(야외 전시) >

                         < 네덜란드 정원(풍차) >

                        < 독일 정원(Sunken정원) >

  분재정원은 정성들여 가꾸어 놓은 분재들을 옥외 파란 잔디 위에 전시하고 있다. 눈에 잘 띄는 커다란 풍차가 있어 가보니 네덜란드 정원이다. 풍차 앞 꽃밭에 당연히 있어야 할 이 나라의 국화인 튤립이 없다. 정원 관리자들이 다른 꽃으로 교체하는 것을 보니, 튤립 만개시기가 지난 듯하다. 옆에 있다고 하는 미국정원은 아무리 찾아도 없어 고생만 하다가 독일 정원으로 간다. 포츠담의 칼 푀르스터 선큰(Sunken)정원을 모델로 디자인 했다고 한다.

                       < 참여 정원(한국조경수협회) >

                    < 참여 정원(광주광역시, 입석대) >

                  < 참여 정원(고흥시, 나로 우주센터) >

  너무나 평범한 연못, 붉은 벽돌, 큰 화분에 꽃만 심어져 있어 관리하는 직원에게 물어 본다. 무엇이 독일 정원의 특징이냐고 했더니, 선큰 정원은 평지보다 아래에 있는 것이라고 한다. 독일 선큰 정원은 못 가보았지만, 작년 캐나다 벤쿠섬의 부차드 가든에서 본 선큰 정원이 떠오른다. 빠른 시일 내 모양새를 갖추느라 고생한 관계자들의 노고만 생각하기로 한다. 국내외 도시, 기업, 작가 등이 다양한 테마와 주제를 가지고 참가한 참여정원을 돌아본다.

                   < 참여 정원(관객이 소원을 적어) >

                     < 참여 정원(중국 서안) >

              < 참여 정원(볼리비아 민속품 판매장 옆에서 연주) >

  참여 정원에 참가한 국내업체는 한국조경수협회, 광주시, 고흥시 외에도 환경부, 현대하이스코, 하나은행, 건국대학교, 서울시립대학 등 다수이다. 마지막에는 관광객들이 함께 참여해서, 소망을 휘장에 적어 걸어 놓는 코너도 있다. 외국이 참여한 나라는 중국의 서안과 남미의 볼리비아, 인도의 뉴델리 등이 있다. 볼리비아 코너에서는 전통악기를 들고 나와 연주를 하며 관중을 모으고, 기념관에서는 각종 특색 있는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다.

                           < 이 탈 리 아 정 원 >

                   < 스페인 정원(알함브라의 여름별궁) >

                      < 일본 정원(죽림사의 정원) >

  독일 정원을 보고나서 다소 실망을 해서 크게 기대는 안하기로 한다. 남은 나라의 정원도 마저 돌아본다. 이탈리아 정원에 이어 스페인 정원도 알함브라의 여름별궁을 나타내는데 부족함이 많다. 터키 정원은 외부 VIP손님이 온다고 14시까지 문을 닫는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들린 일본정원은 고치현 오대산에 있는 사찰 죽림사의 정원을 재현했다고 한다. 일본정원의 특색은 섬세하고 아기자기한 면인데 아쉽다. 넓은 잔디밭에 나무 몇 그루뿐이다.

                           < 잔디마당 여러 모형 >

                         < 나선형 호수공원 언덕 >

                           < 실내정원 하우스 >

  어린이 놀이 정원을 지나 잔디마당에 오니, 조개, 문어, 게 등을 형상화해서 꽃동산을 꾸며 놓았다. 호수 공원 가운데 있는 나선형 동산에 오르려고 갔더니, 입구에 많은 사람들로 혼잡을 이루어 시간관계상 포기한다. 줄지어 빙글빙글 돌아 오르고 내려오는 행렬을 먼발치에서 구경만 한다. 하우스로 지어진 실내정원으로 입장하여 열대우림을 옮겨 놓은듯 한 온실에서 우리가 흔히 접하지 못한 식물들을 보게 된다.

                      < 바오밥 나무(Baobab Tree) >

                          < 실내 정원의 모습 >

                 < 시골 어린이들이 물고기 잡기 풍경 >

  생떽쥐베리의 작품 어린왕자에서 나오는 바오밥 나무를 처음 보게 되니 신기하다. 주로 열대 아프리카에서 자라고 있는 나무를 이 곳 온실로 옮겨 놓다보니, 아직 잎이 무성치 않음이 안타깝다. 이외에도 코타키나발루에서 보았던 식충식물 네펜데스도 있다. 밖에서 보지 못한 각종 정원들이 예쁘고 아담하게 꾸며져 있다. 옛날 어린 시절에 시골 집 앞 도랑에서 물을 퍼내 고기를 잡던 추억을 되살리는 풍경이 눈길을 끈다.

                < 서문으로 나오기 위해 다시 꿈의 다리로 >

                  < 인디언 복장의 외국인들이 노래를 >

                        < 물새 놀이터(홍학) >

  3시간여를 계속하여 돌아다녔더니, 피로가 몰려온다. 동천 갯벌 공연장에서 준비한 간단한 음식을 식사대용으로 하고는 긴 휴식시간을 갖는다. 15시부터 터키인들의 민속공연이 있다고 인파가 몰려와 자리를 뜬다. 꿈의 다리를 다시 건너는데, 아들 이름과 같은 초등학생의 그림이 눈에 띤다. 오전에 보지 못한 국제 습지센터 건물로 오는데, 인디언복장을 한 외국인들이 연주와 함께 노래를 한다. 물새 놀이터에는 홍학들이 무리를 지어 놀고 있다.

                      < 습지센터 공연장에서 공연을 >

                     < 습지센터 옥상 하늘정원에서 본 풍경 >

                        < 관람을 모두 마치고 밖으로 >

  습지센터 건물로 들어가니, 입구에 갈대로 만든 흑두루미 조형물이 천정에서 날고 있다. 순천만과 정원의 모습을 3D로 볼 수 있다는 주제영상관은 1회 입장 인원이 제한되어 있어 길게 앉아서 기다린다. 습지센터 공연장에서는 가곡의 공연이 있어 스탠드에 앉자마자 끝난다. 2층 옥상은 하늘정원으로 꾸며져 전체 정원을 조망할 수 있게 되었다. 관람객도 없고 조용한 가운데 바람마저 시원하게 불어 휴식하며 오늘 여행을 정리한다.

   전 세계의 많은 정원들을 만들어 놓고 박람회를 개최 하였지만, 한국정원 이외는 전혀 특색을 살리지 못해 아쉬웠다. 박람회가 끝나고도 기존의 순천만 습지와 더불어 오래도록 국내 및 외국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곳이 되기 위해서는 보완이 필요할 듯하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주관하는 박람회가 되어 한계는 있겠지만, 캐나다의 부차드 가든과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에서 보았던 보타닉 가든 풍광이 떠오른다.

 

                        2013. 05. 18(). 순천만 국제정원 박람회를 다녀와서 .....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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