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자주 찾고 있는 일산산악회에서 주관하는 섬 여행에 아내와 함께 참여한다. 얼마 전 봄소식을 전하고자, 남녘땅 명산인 광양의 백운산과 통영의 미륵산을 무박으로 다녀온바 있다. 이어서 오늘은 거문도, 백도를 1무1박3일로 다녀오는 트레킹이 있는 여행이다. 다녀온 산행과 여행은 그리운 추억이 되고, 떠나기 전은 항상 가슴 설레며 기다린다. 가까운 지인들과 같이 하니, 그 기쁨과 설렘도 두 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6:45, 나로도 해수욕장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7:11, 해수욕장 송림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7:12, 나로도 해수욕장 표시석 >

  1월말에 만차를 이루어 다녀와서 인지, 참여인원이 26명으로 절반 정도이다. 서초구민회관에서 23시30분에 최종 탑승한다. 5개 그룹(8명+6명+6명+4명+2명)으로 나누어짐이 여행을 떠나는 팀 구성이다. 기흥(0:05)-여산(02:00)-주암(4:15)휴게소를 거쳐 송광사,주암I.C(4:26)로 나와 일반도로로 간다. 나로도 해수욕장에 도착(6:20)하니 어두워 버스에 머문다. 일출을 보려했으나 비가 가끔 내리어 포기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나로도 위치도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7:22, 나로도 항 주변 서울식당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7:55, 여객선 터미널 주변 >

  육지와 섬(내나로도)을 연결해주는 연륙교(나로1대교)와 섬과 섬(외나로도)을 연결하는 연도교(나로2대교)를 지나왔다. 백사장 위 산중턱에 나로도 학생 수련장을 보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나로 우주센터가 이 섬 남쪽에 있음을 기억해 본다. 버스로 이동해 서울식당에서 쑥국 백반으로 밤새 온 피로를 풀어본다. 식사를 끝내고는 배가 사람을 안기다리고 바로 출항한다는 공지에, 미리부터 터미널에서 기다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8:35, 여수에서 오는 오가고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9:40, 오가고호 선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0:10, 거문도 도착  >

  여수항을 출발하여 하루 2회(8:30, 14:30)운행되는 오가고호가 다소 늦게 도착한다. 이곳 나로도가 경유지가 되어 승선만하면 기다림 없이 출발한다는 이유를 알만하다. 10분 늦게 출발하는 오가고 호는 정원이 246명으로 제주도나 울릉도 연락선에 비하면 작다.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서는 파도가 심하여, 선실 내 움직이다가 넘어지기도 한다. 선죽도-초도-거문도 서도리항을 경유하여 1시간30분만에 도착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0:11, 거문도항 백도유람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0:31, 패밀리 모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0:31, 모텔 앞 삼호교  > 

  여객터미널에 내리자, 백도 관광은 풍랑으로 출항할 수 없다는 방송이 나온다. 내일은 파도가 잔잔해지길 모두가 바라며, 운영진은 일정조정에 바쁘다. 거문도는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서도(西島)와 동도(東島)가 있고 그 사이에 작은 고도(古島)가 있다. 여객선 터미널은 고도에 있어, 숙소인 패밀리 모텔까지 도보로 가서 여장을 푼다. 모텔 앞에는 고도와 서도를 연결하는 삼호교가 일행들을 맞아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0:55, 영국군 묘 이정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0:58, 주위에 핀 유채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0:59, 거문초등학교 > 

  내일 일정을 앞당겨 오전에 영국군묘지를 다녀오기로 한다. 거리의 이정표를 따라 일행들은 팀을 이루어 첫 관광에 나선다. 섬 특유의 풍경을  보여주는 오솔길 옆에는 활짝 핀 유채화가 봄이 이미 와 있음을 알린다. 또한 밭농사가 한창으로 각종채소가 많이 자라고 있다. 그물망을 씌워 재배하고 있는 쑥밭이 많이 눈에 띈다. 거문 초등학교의 교정은 다녔던 시골 초등학교의 현재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00, 수월산과 선바위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07, 영국군 묘지 이정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13, 영국군 묘지 >

  5분정도 올라 왔는데도 시원하게 펼쳐진 푸른 남해 바다가 겨우내 움츠렸던 가슴을 활짝 열어준다. 건너편으로 거문도 등대가 있는 수월산과 선바위가 한눈에 들어온다. 영국군 묘지를 100m 앞둔 바다가 보이는 조망 역시 빼어나다. 1885년(고종22년) 영국 해군(군함 6척, 수송선 2척)이 거문도를 점령, 항구를 구축하면서 23개월간 머물렀다. 당시 익사, 병사, 총기사고 등으로 사망한 9명 수병들의 무덤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15, 묘지에서 본 서도의 능선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22, 동도의 끝자락과 남해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29, 수선화 모습 > 

   묘지 위(고도)에서 건너편 서도를 보니, 산행을 하게 될 불탄봉(195m)에서 보로봉까지 능선이 보인다. 서도의 주봉은 음달산(237m)이나, 등산로가 개발이 안 되어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동도의 끝자락과 끝없이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동백꽃 숲속 길로 진입한다. 만개를 예상했던 동백꽃은 풍랑의 영향인지 거의 떨어져 있고, 청순하게 핀 수선화가 대신 반겨준다. 고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해변으로 내려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32, 절벽과 기암이 있는 해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33, 가까이 있는 섬 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37, 바위에 부딪히는 파도 >

  해안가를 타고 회귀하려 하는데, 크고 작은 바위를 넘어야 하는 쉬운 코스가 아니다. 거문도(巨文島)의 유래는 일찍부터 문장과 학문이 탁월한 인물이 많이 배출된 곳이라 해서 붙여졌다는 설과 중국 청나라 제독이 이 섬에 들어와 김유라는 대학자와 필담을 나누다가 그의 문장력에 탄복해 거문도라 했다는 일화가 전해온다. 가까이 보이는 섬들과 눈앞에서 부딪히는 파도가 멋진 풍경으로 가슴에 다가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44, 바위길 트레킹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51, 여러 모습을 한 바위 1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1:51, 여러 모습을 한 바위 2 >

  일행 중 앞에서 리딩하는 선두를 따라 가지만, 간만의 조수시간을 모르니 걱정도 된다. 해변은 고기떼가  훤히 보일 정도로 물이 맑으며, 성어기에는 각지에서 고기잡이배들이 불야성을 이룬다고 한다. 바다의 풍화작용은 바위의 모양새를 각양각색으로 바뀌게 하였다. 무엇인가 이름을 붙일 만도 한데, 생각이 잘나지 않는다. 운영진으로부터 긴급사항이 있으니, 일찍 숙소로 돌아오라고 핸드폰 연락이 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2:02, 영국군 묘지 밑 길로 회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2:07, 면사무소 내 오렌지나무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3:38, 유람선으로 수월산 입구 도착 >

  더 이상의 해변 가 트레킹은 무리였는지, 산위로 올라오니 영국군묘지 아래 길이다. 면사무소 안에 탐스럽게 열린 오렌지 나무를 보고 숙소에 도착(12:14)한다. 풍랑주의보가 내려 오후에 거문도를 떠나야 한다는 회의 소집이다. 그렇지 않으면, 내일은 배편이 없고 모레(월요일)도 확률은 50% 정도라 한다. 무조건 나가야 하는 상황이기에 갈치조림 점심을 하고, 떠나기 전 등대가 있는 수월산 트레킹을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3:40, 수월산의 동백 숲 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3:44, 거문도 등대 이정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3:55, 멀리서 본 거문도 등대 >

  거문도 관광을 영국군 묘지와 거문도 등대만 보고 가야하니 서운하다. 하늘이 뱃길을 열어주지 않으니, 오랫동안 기다려온 섬 여행이지만 어쩔 수 없다. 수백 년 묵은 동백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찬 숲 터널은 장관이다. 단지 꽃이 모두 떨어져 있음이 아쉽다. 내린 선착장에서 등대까지는 약1.4km의 거리이다. 멀리서 부터 거문도 등대가 시야에 들어오자, 거문도에서의 마지막 증명사진을 찍느라 바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01, 거문도 등대가에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03, 거문도 등대(좌 : 옛 등대)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06, 관 백 정 >

  거문도 등대가 비석을 지나면, 새로운 시설(2006년)인 높이 33m의 웅장한 등대가 모습을 드러낸다. 15초 간격으로 불빛을 밝혀 약 42km 거리에서도 볼 수 있고, 기상 악화 시에는 사이렌을 50초마다 한 번씩 울려 등대의 위치를 알려 준다. 100년 이상(1905년)된 옛 등대는 옆에서 해양유물이 되어 외롭게 지켜보고만 있다. 등대 옆 절벽 위에는, 날씨 좋은 날엔 백도까지 볼 수 있다는 관백정(觀白亭)이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06, 백도 관광을 안내판으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13, 등대에서 본 관백정 앞 바위절벽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14, 등대에서 본 옛 등대와 관백정 >     

  거문도에서 동쪽으로 28km쯤 떨어진 백도는 39개의 크고 작은 무인도로 이루어진 백도 관광의 아쉬움을 안내판을 보면서 달래본다. 현재 백도 일원은 명승지 제7호로 지정되어 있고, 생태계보존을 위해 일반인들의 상륙은 금지돼 있다고 한다. 등대위에서 보는 푸른 바다와 해안 절벽에 부딪히는 하얀 포말은 멋진 경관이다. 자신의 책임을 다한 옛 등대와 전망대의 모습도 위에서 내려다보니 아름답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14, 등대에서 본 선 바위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36, 목 넘어 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48, 길 위에 떨어진 동백꽃 >

  바위가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았다 해서 ‘선바위’라 하며, 위에서 보면 검푸른 천위에 노인이 앉아있는 모양과 같다 해서 ‘노인암’이라고도 한다. 정수월산과 수월산을 이어주는 길목의 ‘목넘어’는 태풍이나 해일이 있을 경우 바닷물이 넘나든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길가에 떨어진 동백꽃이 싱싱해 나무에 꽂아 보기도 한다. 동백꽃의 꽃잎은 시들어 떨어지지 않고, 만개된 후에는 꼭지부터 떨어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57, 유림 해수욕장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4:57, 불탄봉 오르는 이정표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등산코스 안내도 >

  ‘목넘어’부터 시작한 비가 강해지면서, 폭풍우의 날씨로 변하는 듯하다. 이제는 빨리 이 섬을 빠져 나가야겠다는 마음뿐이다. 섬 여행을 많이는 안 했지만, 이번같이 일정을 변경한 경우는 처음이다. 돌아오는 길의 유림해수욕장은 만조가 되어 백사장은 보이지 않는다. 해수욕장 중간에 불탄봉으로 오르는 이정표가 보인다. 등산코스 중에 종주코스(A코스)는 통제되어, B코스로 오르려 했는데 애석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6:30, 여수행 줄리아아쿠아 호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6:40, 줄리아아쿠아 호 선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17:35, 나로도 항 도착 >

  여수행 줄리아아쿠아 호에 승선하니, 이제는 육지에 도착한다는 안도감이 든다. 아침에 타고 온 배보다는 선실(정원:306명)과 규모면에서 약간 크다. 배가 세찬 파도를 넘을 때, 몸도 같이 따라 해보니 멀미가 덜하다. 중간 경유지가 없으니 1시간여 만에 나로도 항에 도착한다. 계획에 없던 모텔에서의 숙식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저녁식사에 나오는 생선회는 싱싱하고 양도 많다. 노래방에서 밤늦도록 즐거운 여흥을 가진다. 다음날 조식 후 나로도를 떠난다. 떠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우주센터도 들리고 싶었지만, 나 혼자의 생각뿐인 듯싶었다.

 

         





                       ‘10. 03. 06. 거문도, 나로도 여행을 정리하면서.....







Creative Commons License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코리아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센스에 따라 이용하실 수 있습니다.
Posted by 프코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