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함께 걷는 서울 도보관광 코스 여덟 번째는 덕수궁과 정동 일대 둘러보기다. 덕수궁은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月山大君)의 집터였던 것을 임진왜란 이후 선조의 임시거처로 사용한 행궁으로 면적도 63,069로 크지 않다. 광해군 때에 경운궁으로 개칭되었다가, 1907년 순종에게 양위한 고종이 머무르면서 고종의 장수를 빈다는 의미에서 덕수궁(德壽宮)으로 다시 바뀌었다. 고종의 재위 말년 약 10년간 정치적 혼란의 주 무대가 되었던 장소로, 궁궐에는 서양식 건물도 여러 채 있다.

< 서울 도보관광 8코스 경로 지도 >

               < 덕수궁 전체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35, 1호선 시청역 2번 출구 >

  8코스 개념도에는 시청역 1번 출입구이나, 역내 출구 안내에는 덕수궁이 2번 출구로 되어있다. 2번 출구로 나왔더니, 정문에서는 서로 가까워 거기서 거기이다. 덕수궁이 시내 중심에 있다 보니, 돌담길과 함께 나이가 있는 세대에게는 인기 있었던 데이트 장소였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다. 코스는 덕수궁서울시립미술관배재학당역사박물관정동제일교회중명전이화학당손탁호텔터구러시아공관(소요시간: 2시간)순으로, 대부분 눈에 익은 명소이다.

                  < 10:38, 덕수궁의 정문 대한문(大漢門) >

                 < 10:39, 궁으로 들어가는 금천교(禁川橋) >

               < 10:41, 중화문 가는 길에는 한복 입은 학생들이 >

  대한문의 원래 이름은 대안문(大安門)이었는데, 1906년에 지금의 이름으로 바뀌었다. 원래 궁궐의 정문도 남쪽의 인화문(仁化門)이었는데, 경운궁의 동쪽이 새로운 도심이 되자 동문이었던 대안문이 정문이 되었다. 금천교는 1986년에 발굴하여 정비한 것이라고 한다. 들어오는 입구에 한복을 대여하는 임시 텐트가 보이더니, 궁내를 화사하게 꽃 피웠다. 작년에 전주 한옥마을에서 한복 입은 젊은이들을 보면서 바람직하다 했는데, 오늘도 한복입고 고궁을 걷고 있는 모습들이 예쁘다.

                        < 10:44, 중화문(中和門) >

                < 10:45, 정전 중화전(中和殿)과 조정(朝庭) >

                   < 10:46, 중화전(中和殿) 앞에서 >

  중화문을 통과하여 덕수궁의 정전인 중화전 안으로 들어간다. 1902년 임시정전으로 쓰던 즉조당(卽祚堂) 남쪽에 행각을 두르고 중화전을 건축해 궁궐의 중심 영역이 되었다. 원래 중층 건물이었는데, 대화재로 소실된 이후 1906년에 단층으로 규모를 줄여 재건했다. 중화문과 행각도 세웠는데, 행각은 현재 동남쪽 모퉁이만 남아 있다. 중화전과 그 앞마당인 조정(朝庭)은 국가 의례를 치르기 위한 상징공간이다. 바닥에 박석을 깔고, 품계석과 삼도를 설치하는 등 전통궁궐 양식을 따랐다.

                      < 10:47, 중화전 실내(용상) >

                      < 10:50, 광명문(光明門) >

             < 10:58, 대한문으로 수문장 교대식을 하려가는 선두 행렬 >

  중화전에서 고종이 앉아 있었던 용상 등을 두루 살펴본다. 왼쪽 코너의 광명문은 원래 함녕전의 정문이었는데, 지금은 멀리 떨어진 석조전 맞은 편 숲속에 있다. 석조전 서관을 미술관으로 개관할 때 흥천사명 동종과 창경궁 자격루를 전시하려고 현재의 자리로 이전했다. 외손자를 돌보는 사이에, 광명문 앞에서 11시에 행하는 수문장 교대식에 가는 행렬이 다가온다. 궁궐의 문을 개폐하고 경비 및 순찰 업무를 담당하던 수문군의 수위의식과 수문장 교대식으로 1996년부터 진행하고 있다.

                 < 10:58, 뒤따라 지나가는 수문장과 수문군 >

                    < 11:01, 멀리서 바라본 석조전 전경 >

                   < 11:02, 국립현대 미술관 덕수궁관 >

  교대식 시간은 오전 11, 오후 2330분이며, 휴관일인 월요일, 눈 또는 비가 오는 날, 혹서기와 혹한기에는 행사를 하지 않는다. 분수대를 앞에 두고 멀리서 바라보는 석조전 건물이 더 한층 아름다워 보인다. 대한제국의 대표적인 서양식 건축으로 1910년에 완공되었다. 3개 층(지층, 1, 2)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층은 주방, 창고 등, 1층은 접견실, 식당 등. 2층은 황제의 침실과 서재 등이 있다.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는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이 옆에 있다.

                   < 11:03, 석조전 앞의 양부일구(해시계) >

                          < 11:03, 석조전 앞에서 >

                      < 11:04, 석조전 코너에 있는 향나무 >

  석조전 앞에 있는 양부일구(해시계)는 세종 16(1434)에 처음 만들어진 천문의기로서 우리나라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던 해시계의 일종이다. 시계 판이 가마솥 같이 오목하고 하늘을 우러러 보고 있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오목판에 일곱 개의 세로줄이 그려져 있어, 그림자가 시각 선에 비쳐지며 시간을 알았다고 한다. 석조전은 홈페이지에 사전 예약 후, 지정된 시간에 해설사와 함께 입장할 수 있다고 한다. 석조전 앞에서 인증 샷만 찍고, 코너에는 멋진 향나무가 있다.

                          < 11:06, 준명당(浚明堂) >

                           < 11:07, 즉조당(卽祚堂) >

                          < 11:08, 석어당(昔御堂) >

  준명당은 내전(內殿)의 하나로 외국사신을 접견하던 곳으로 옆에 있는 즉조당, 석어당과 함께 1904년 불이나 전소되어 뒤에 지금의 건물은 새로 지었다고 한다. 중화전 건립이후 편전으로 쓰인 즉조당과 석어당은 덕수궁에서 가장 유서 깊은 곳이다. 선조가 임진왜란으로 인하여 의주까지 피난 갔다 돌아와 임시로 머물면서 정치를 하던 곳이기도 하다. 석어당은 덕수궁 내에 유일하게 남은 중층 전각이다. 다른 전각과는 달리 두 개의 현판이 걸려 있는데, 아래층은 고종의 어필이라고 한다.

                    < 11:09, 통로따라 옆에 정관헌으로 >

                       < 11:10, 정관헌(靜觀軒) >

                       < 11:11, 덕홍전(德弘殿) >

  중간에 있는 담을 통과하니, 나무들이 우거져 숲을 이룬 후원이다. 언덕위에 세워진 정관헌은 이름처럼 조용히 궁궐을 내려다보며 휴식하던 곳이었다. 한국과 서양의 건축양식이 혼합된 건축물로 1900년경 러시아 건축가가 설계하였다고 한다. 이 건물 안에서 고종은 커피를 마시며 외교사절들과 연회를 즐겼다고 한다. 다른 궁궐과는 달리 덕수궁에는 황후의 침실이 없다. 명성황후가 승하한 뒤 고종은 다시 황후를 맞이하지 않고 현 덕홍전 자리에 신주와 위패를 모시는 경효전을 두었다.

                         < 11:12, 함녕전(咸寧殿) >

               < 11:14, 궁궐 관람을 마치고 대한문으로 나가면서 >

              < 11:15, 대한문에서 수문장 교대식이 끝나 기념사진 >

  경효전은 1904년 대화재 때 소실되고, 그 자리에 외국사신을 접견할 목적으로 덕홍전을 지었다. 외부는 한옥이지만, 내부는 천장에 샹들리에를 설치하는 등 서양풍으로 장식했다. 함녕전은 고종의 편전이자 침전으로 사용하다가 1919년 이곳에서 승하하였다. 입장한지 40여분 만에 대한문을 나가려고 하니 서운하다. 지금은 규모가 작아졌지만, 옛날에는 정동과 시청 앞 광장 일대를 아우르는 현재 궁역의 3배 정도 되었다고 한다. 대한문 앞은 교대식이 끝나고, 관광객과 기념사진을 찍는다.

             < 11:17, 추억의 덕수궁 돌담 길(입구에 유명한 와플 집) >

                    < 11:22, 서울 시립 미술관 입구 >

                < 11:26, 서울시립 미술관(전 대법원 청사) >

  파란만장했던 근대 역사의 산실이었던 덕수궁을 나와, 나이든 세대의 추억과 낭만이 깃든 덕수궁 돌담길을 걷는다. 거리 관광에서 빠질 수 없는 길거리 음식중 하나인 와플을 입구에 있는 유명한 집에서 구입한다. 모 방송국생활의 달인프로그램에서서울 3대 간식 맛 집으로 소개 된림벅 와플(벨기에 정통 수제와플)이다. 돌 지난 아이도 다니는 동안 계속 먹는 것을 보면맛은 남녀노소와 무관한 것같다. 옛날 대법원 청사 건물이었던 서울시립 미술관 언덕을 오른다.

                     < 11:28, 배재학당 역사박물관 >

                     < 11:32, 정동 제일 교회 건물 >

                        < 11:34, 거리의 장독대 조각품 >

  7년 전(2009.3) 가족이 함께 이곳 미술관에 와서프랑스 국립 퐁피두센터 특별전을 관람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지금은 세대와 연령을 초월해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다는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배재학당 역사박물관과 정동제일교회는 작년 이때쯤 서울 성곽길 4코스 인왕산 구간을 가면서 들렸던 곳이기에 반갑다. 1984년 배재중고교가 강동구로 이전하며, 역사적인 현장을 길이 보전하고자 기업체 두 곳이 박물관을 세우고 공원을 조성해 서울시에 기부했다.

                   < 11:36, 정동극장 입구를 지나 >

              < 11:37, 덕수궁 안에 있던 중명전(重明殿)>

            < 11:43, 이화 100주년 기념관(앞은 복원된 옛 정문) >

  한국인에게 가정적인 향수를 가져오는 장독대를 조부모, 부부, 아이들, 3대를 작품화한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정동극장을 지나니, 중명전 가는 이정표가 처음 가는 이를 반갑게 맞아준다. 중명전 일대는 서양 선교사들의 거주지이었다가, 1897년에 경운궁(, 덕수궁)을 확장할 때에 궁궐로 편입되었다. 건물은 왕실 도서관으로 지은 2층 벽돌 건물이며, 1905년 을사늑약을 체결한 비운의 현장이기도 하다. 이화여고 정문으로 가서 100주년 기념관 위치를 물었더니, 오른쪽 건물이라 한다.

                   < 11:44, 이화 박물관(심슨기념관) >

                      < 11:48, 구 러시아 공관 >

                       < 11:53, 손탁 호텔 터 >

  100주년 기념관으로 착각한 이화박물관은 교정에서 오래된 건물이다. 1915년 미국인 심슨이 위탁한 기금으로 세워져 심슨기념관 아라고도 한다. 한국전쟁 때 붕괴되었다가 1960년 복구된 건물이다. 1890년에 준공된 르네상스 풍의 벽돌 조 건물로 러시아 공사관으로 사용되었다.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대부분 파괴되어 3층 전망 탑과 지하통로 등이 남아 있다. 한말에 러시아에서 온 손탁(孫凙, Miss Sontag)이 호텔을 건립, 내외국인의 사교장이었던 터는 이화여고 지하주차장 입구에 있다.

          < 12:00, 매주 수요일 점심시간에 돌담길은 도시락 거리로 >

              < 12:05, 50년 전통의 맛 집이라는 유림면 >

          < 12:21, 메밀국수(7,000)와 비빔메밀(8,000)의 식단 >

  일정을 끝내고 식사를 하기 위해 돌담길로 오는데, 오늘은 수요일이라고 도시락 거리로 바뀌어 직장인과 관광객이 파라솔 아래에서 도시락을 먹는다. 50년 전통의 맛 집이라고 딸이 추천한유림면에서 메밀국수로 뒤풀이를 한다. 11번과 12번 출입구 사이 골목 안에 있다. 예상소요 시간은 2시간인데, 1시간25분만에 끝났으니 좀 서두른 듯하다. 5월의 마지막 주 수요일 문화의 날에 가족과 함께 덕수궁에 관한 잊었던 역사를 다시 공부한 계기가 되어 기쁘다. 얼마 후에는 또 다시 잊어지겠지만,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다.

 

                                ‘16. 5. 25(). 덕수궁과 정동 일대를 돌아보고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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