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특보까지 내리는, 푹푹 찌는 무더위에 산이나 둘레길을 가려고 하니,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거리도 짧고, 빠른 시간에 끝나는 서울도보 관광코스 16번째인 인사동. 운현궁 코스를 아내와 함께 간다. 어느덧 서울도보관광코스도 종반으로 들어선다. ①역사.문화 중심지역 ②전통문화 중심지역 ③근대문화지역 ④생태복원지역의 15개 코스를 마치었다. 이제는 ⑤전통마켓지역 ⑥테마코스지역 ⑦상설코스지역에 해당하는 9개 코스를 남기고 있다. 오늘은 전통마켓지역의 첫 번째 코스이다.
< 서울 도보관광 전체코스 지도 >
< 16번째, 인사동.운현궁 코스 경로 지도 >
< 10:25, 3호선 안국역 4번 출입구 >
일정을 마치고 귀가해 뉴스를 보니, 서울의 최고 기온이 33.1도까지 올라가 올해 최고 기록이라고 한다. 도보관광코스를 잘 선택하여, 가볍게 다녀오기를 잘 했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중심에 있는 인사동과 옆에 있는 운현궁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다녀 온 곳으로 또 많이 알고도 있다. 아직 미쳐보지 못한 부족한 점을 찾아 지하철을 이용해 안국역 4번 출입구로 나오니, 바로 운현궁의 담이다. 오늘 코스는 운현궁→천도교 중앙대교당→민가다헌→경인미술관→쌈지길→조계사→보신각이다.
< 10:27, 운현궁(雲峴宮) 정문 >
< 운현궁 전체 배치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30, 수직사 앞 포토 존에서 본 운현궁 >
일정의 소요시간은 2시간~3시간 이고, 만남의 장소는 운현궁 정문으로 되어 있다. 입장 요금은 없고, 매주 월요일은 정기휴일인데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는 정상 개장한다고 한다. 조선 26대 임금인 고종이 등극하기 전에 살았던 잠저(潛邸) 로서, 생부 흥선대원군 이하응의 사저이다. 흥선대원군은 이곳을 무대로 10여 년간 집정하면서 어린 아들을 대신하여 정치를 했다. 1864년(고종1)에 노안당(국정을 논의하던 곳)과 노락당(안채)을 짓고, 1869년(고종6)에는 이로당(별당)을 세웠다.
< 10:32, 측면은 수직사, 정면은 노안당 >
< 10:33, 노안당(老安堂)의 전경 >
< 10:34, 난을 그리는 흥선 대원군 모습 >
사대부 집이라기보다는 궁궐 내전에 가깝다. 아들을 거쳐 손자에게 상속되었으나, 한국전쟁이후 상당부분이 팔리면서 집의 규모가 크게 줄었다. 입장하면 우측에 운현궁의 경비와 관리를 담당했던 사람들이 기거했던 수직사(守直舍)가 있다. 수직사 앞의 포토 존에서 궁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고, 정면으로 보이는 노안당으로 들어간다. 노안당은 운현궁의 사랑채로 흥선대원군(1820~1898)의 주된 거처였다. 이름은 논어 가운데「노자(老者)를 안지(安之)하며」라는 구절에서 따왔다는데,
< 10:35, 노안당(老安堂)을 배경으로 >
< 10:37, 노락당(老樂堂)의 전경 >
< 10:38, 명성왕후의 부대부인 생신 축하 방문 때의 모습 >
「노인을 공경하며 편안하게 한다」는 뜻이라 한다. 노락당은 운현궁의 안채로 정면 10칸, 측면 3칸으로 운현궁에서 가장 크고 중심이 되는 건물로 초익공양식의 사대부가 건축미를 느낄 수 있다. 지붕의 용마루를 받치고 있는 종도리에는 용문양이 그려져 있어 건물의 권위와 위상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고종과 명성왕후의 가례(국혼례)와 가족들의 잔치 등 주요 행사 때 사용되었다. 명성왕후가 부대부인(府大夫人)의 생신에 세자를 데리고 운현궁에 와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장면도 있다.
< 10:40, 이로당(二老堂)의 전경 >
< 10:43, 두 번째 포토 존(이로당 처마와 골목) >
< 10:45, 유물전시관 >
이로당은 노락당과 함께 운현궁의 안채로 쓰였다.「이로(二老)」는 흥선대원군과 부대부인 여흥 민씨를 의미하는 말로 해석한다. 정면 7칸, 측면 7칸으로 바깥 남자들이 쉽게 들어오지 못하게「입구(口)자」모양으로 된 건물로 가운데 중정이 있다. 처마와 골목이 아름답다고 두 번째 포토 존을 설치해 두었다. 문화관광해설사와 동행한 관람객을 여러 팀 만나게 되고, 한 팀을 따라 유물전시관에 들려 함께 설명을 듣기도 한다. 정문에서 발만 디디고 갔었는데, 안이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다.
< 10:57, 천도교 중앙 대교당 입구 >
< 11:01, 중앙 대교당 정면 >
< 11:04, 중앙 대교당 측면 >
의암 손병희의 주관 하에 1918년에 시공하여 1921년에 완공된 천도교의 총본산 교당이다. 천도교의 종교의식 외에 각종집회, 예술공연, 강연회 등 일반 행사가 개최된다고 한다. 건축 당시에는 건물이 비교적 높고 웅장하면서 두드러진 외관을 자랑하여 명동성당, 조선총독부 건물과 더불어 서울시내 3대 건물로 꼽히었다. 바로크 양식의 4층 탑신을 가지는「T」자형 건축물이다. 오늘은 일요일 이라 그러한지 실내에는 많은 신자들이 일반 교회처럼 모여서 기도를 드리고 있는 것 같았다.
< 11:05, 경운동 민병옥 가옥 입구(공사중) >
< 11:07, 보수 중인 민병옥 가옥(민가다헌) >
< 11:09, 공사 안내문에 부착된 한옥 사진 >
1900년대 초 명성왕후 후손인 민병옥의 주택을 우리나라 최초의 건축가인 박길용이 설계하였다. 1930년대에 근대적 주거 양식이 전통 한옥에 접목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역사적 자료라고 한다. 지금까지는 ㈜와인나라가 운영하는 와인 레스토랑 민가다헌(民家茶軒)으로 국내는 물론 외국 관광객까지 유명한 명소였다고 한다. 지금은 본채 전체를 해체하여 복원하는 대대적인 공사로, 다시 음식점이 들어설지 여부는 언급이 없다. 안내도 공사기간은 2015.12.28.~2016.12.11.까지로 아쉽다.
< 11:10, 경인미술관(耕仁美術館) 입구는 골목 안쪽에 >
< 11:11, 경인미술관(耕仁美術館), 전통다원(傳統茶院) 정문 >
< 11:13, 입구의 장독대와 전통찻집 >
민병옥 가옥에서 경인미술관 찾아가는 길이 아무런 표시가 없어 동네 주민의 도움이 필요했다. 지금 현재 있는 곳이 인사동 골목으로 여러 음식점들이 많아 찾기가 더 어려운 듯하다. 개성만두 골목 안으로 들어가라 하여 쉽게 찾을 수가 있었다. 1983년 개관한 미술관은 예술인의 문화 공간으로서 뿐만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이 즐겨 찾는 명소라고 한다. 약 1,650㎡의 대지에 제1,2,3,5,6전시실과 아틀리에, 야외 전시장, 각종 행사가 가능한 야외무대와 스크린, 전통 찻집(다원)등이 있다.
< 11:15, 미술관의 제1, 2 전시실 >
< 11:20, 쌈지길 들어가는 후문 입구 >
< 11:21, 쌈지길 4층 건물 전체가 >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 공간으로 작은 전시실마다 작품들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제1전시실부터 몇 개의 전시실을 둘러보고는 나온다. 다음 코스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쌈지길이다. 2004년에 문을 연 새로운 전통 문화 쇼핑 공간이라고 하는데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인사동 주 거리에서 잘 보이지 않는, 안쪽에 4층 높이의 특별한 건물이 있는 줄은 몰랐다. 가운데 마당을 빙 둘러 스프링처럼 상점을 따라 이어지는 길로 되어 있는 것은 인사동의 골목길을 표현한 것이라고 한다.
< 11:27, 작은 공방들과 선물코너 등 >
< 11:28, 사랑의 담장 >
< 11:29, 이야기로만 듣던 똥빵이 >
계단이 없다는 것이 특징인 쌈지길은 처음부터 자리하고 있던 12개의 전통 공방과 새로이 입주한 젊은 공방들이 조화롭게 자리한다. 또한 북 카페와 갤러리, 전통 체험 공간 등은 쌈지길 문화와 향기를 담아내고 있다. 여성들이 좋아할 공방에서 직접 만들어 낸 악세사리와 선물세트 등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게 한다. 사랑의 담장에는 각종 사연들을 적은 연인들의 이야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야기로만 듣던 똥빵을 판매하고 있는데, 모양을 비슷하게 만들었는데 잘 사먹는지 궁금하다.
< 11:32, 쌈지길 정문인 듯 >
< 11:33, 인사동 거리로 나온 화가 >
< 11:38, 안국동 입구에서 본 인사동 거리 >
쌈지길을 나와 도심 속 전통문화예술의 거리, 골동품, 화랑, 고가구, 민속공예품, 전통 음식점 등 한국의 전통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 인사동을 거닐다. 거리로 나와 열심히 그림을 그리고 있는 화가도 보인다. 외국인들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보기 위하여 많이 찾고 있음을 엿볼 수가 있다. 다양한 간판들이 손님을 유혹하지만,「머시 걱정인가」간판이 이색적으로 눈길을 끈다. 식사하기로 한 음식점이 이곳인데, 시간이 이른 것 같아 일정을 다 끝내고 다시 오기로 한다.
< 11:41, 입구의 조형물(대한민국 전통문화예술 중심 인사동) >
< 11:44, 우정총국 기념관 >
< 11:47, 대한불교 총본산 조계사 일주문 >
입구에는 인사동을 상징하는 대형 조각상이 세워 졌는데, 중앙에「대한민국 전통문화예술 중심 인사동」이란 글이 새겨져 있다. 조계사 가는 길에 있는 일정에 없는 우정총국을 들린다. 우리나라 최초의 우체국인 우정총국은 1884년 고종의 왕명으로 개설하여 그해부터 근대 우정업무를 실시하게 되었다. 수차례 없어질 위기를 넘기고 우정문화의 상징적 장소로 새롭게 태어났다. 대한불교 조계종 직할교구의 총본산으로 한국 불교의 중심지인 조계사를 일주문을 통과해 처음 들어가 본다.
< 11:49, 연꽃 축제 중앙에 금불상이 >
< 11:50, 수송동 백송과 대웅전 측면 >
< 11:53, 8각10층 부처님 진신사리 탑 >
1910년 승려들에 의해 각황사(覺皇寺)로 불리다가, 일제강점기에는 태고사(太古寺)라 하였다. 1954년 불교 정화운동을 벌리면서 조계사로 개칭했다. 현재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중심사찰로 수행과 포교를 비롯하여 교육. 문화. 사회봉사 등 행사를 주관한다. 입구의 마당에 연꽃 축제를 열어, 아름다운 연꽃들이 활짝 피어 있다. 중앙의 작은 금불상에 많은 신도들이 기도를 올린다. 대웅전 옆에는 수령 500년으로 추정되는 높이 14m의 천연기념물 제9호인 수송동의 백송(白松)이 있다.
< 11:58, 큰 불상이 모셔진 대웅전 >
< 12:06, 보신각 타종 행사 중 >
< 12:11, 타종이 끝나고 문을 닫는 보신각에서...>
조선시대 중국에 갔던 사신이 가져와 심었다 전해지며, 성장이 느리고 번식력이 약하며 개체수가 적어 보호하는 희귀한 나무라 한다. 8각10층 부처님 진신사리 탑 위쪽에 있는 대웅전은 규모가 웅장할 뿐 아니라 문살 조각이 특이하다. 처음 경내를 돌아보니, 도심에 있어서인지 규모가 작은 편이다. 마지막 코스인 보신각에 도착하기 전, 종소리가 들려온다. 제야에만 타종 하는 줄 알았는데, 정오에도 실시한다. 매일(월요일 휴무) 11시~12시20분까지 시민이 참여하는 타종행사가 열린다.
< 12:43, 뒤풀이는 100년 전통의 이문 설농탕 >
< 12:48, 주문한 설렁탕 >
< 13:25, 5호선 종로3가역 5번 출입구 >
미리 사전 정보를 알았더라면 서둘러 와서 타종행사를 지켜보는 것인데 아쉬웠다. 코스 일정은 1시간 50분(10:25~12:15)만에 끝내고, 뒤풀이로 인사동 맛 집을 가려니 햇볕이 뜨거워 포기한다. 보신각 근처의 맛 집을 딸에게 부탁하니, 무교동 84년의 전통「용금옥(추탕, 12:25)」을 추천해 준다. 둘째, 넷째 일요일은 쉰다고 문을 닫아 100년 전통의 견지동「이문 설농탕」으로 간다. 젊은 시절 한번 찾았던 집인데, 조미료를 쓰지 않는 설렁탕 맛은 예전과 같아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16. 7. 10(日) 인사동 거리와 운현궁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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