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북상하지 못하고 남쪽에 머물러 있다가, 어제 밤에 호우주의보까지 내리면서 퍼붓는 시원한 빗줄기를 오랜만에 본다. 오전까지 비가 계속된다고 하여 집에서 쉬기로 했는데, 오전 일찍 그치면서 장마전선은 소강상태라 한다. 날씨가 좋은데 집에 있을 수 없어 서울도보관광 15번째인 한강, 절두산성지 코스를 간다. 한때 소나기가 예상된다고 하여 우산을 챙겨가지고 늦게 집을 나선다. 5호선 전철을 타고 왕십리역에서 2호선으로 환승하여 합정역에서 내린다.

< 서울 도보관광 전체코스 지도 >

 

                 < 15번째, 한강. 절두산 성지코스 경로 지도 >

                    < 11:28, 2.6호선 합정역 8번 출입구 >

  경로 지도에는 만남의 장소이자 출발장소가 2.6호선 합정역 7번 출구로 되어 있어, 나왔더니 길을 건너야 한다. 작은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8번 출구로 변경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경로대로 일정을 마쳤을 때는 자연스럽게 7번 출입구에 도착한다. 아무런 이정표가 없기에 경로지도를 보면서 1차 일정지인 망원정(望遠亭)을 찾아 간다. 코스 경로는 합정역망원정한강양화나루터잠두봉 유적절두산 순교성지양화진외국인 선교사묘원(거리: 3km, 소요시간: 2~3시간)이다.

                 < 11:29, 대형 건물로 바뀐 홀트 아동 복지회 >

                      < 11:32, 포은 정몽주 선생의 상 >

                   < 11:34, 합정동 인터체인지에서 우측으로 >

  옛날에 합정동을 대표했던 홀트아동 복지회 건물은 어느새 대형 현대화 건물로 바뀌어 세월의 빠름을 느낀다. 8번 출입구에서 직진하면 합정동 인터체인지를 만나는데, 양화대교 입구 녹지대에 동상이 하나 서있다. 궁금하여 진입로를 건너가 보니, 고려 말 문신이었던 포은 정몽주(1337~1392) 선생의 동상이다. 1360년에 문과에 장원급제, 우문관 대제학을 지내시는 등 많은 공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되었다. 진입로를 지나 리마트(Lee Mart)건물을 끼고 우회전 하면 동네 차도 길이다.

                  < 11:39, 망원동 골목길 차도의 모습 >

                    < 11:41, 망원정 사거리에서 좌측 >

                  < 11:47, 왼편 망원마당(공원) 안으로 >

  시간이 멈춰 있는 망원동 주택가 골목 차도로 직진하면, 망원정 사거리가 나온다. 사거리에서 아무리 찾아도 망원정 가는 이정표는 없고, 한강시민공원 가는 표시는 있다. 주민에게 물어보니, 좌측 한강시민공원으로 가는 길 왼쪽으로 보이는 녹지대 공원 안으로 들어가라 한다. 강변북로(江邊北路) 옆으로 나있는 망원마당은 자투리땅을 이용해서 인지 길게 공원화 되어 있다. 첫 번째 일정인 망원정은 조선시대 왕에 얽힌 일화 및 선조들의 풍류생활을 느끼고 갈 수 있다고 한다.

             < 11:51, 측면에서 본 망원정(望遠亭) 정면과 현판 >

                   < 11:52, 후면에서 본 정자의 전체 모습 >

               < 11:54, 내부에 걸려 있는 희우정(喜雨亭) 현판 >

  망원정은 태종의 둘째 아들인 효령대군이 1424(세종6)에 지은 별장이다. 태종의 셋째 아들인 세종은 1425년 가뭄이 계속되자 농가의 형편을 살피고자 이곳 정자에 올랐을 때, 마침 단비가 내려 기뻐하며 정자 이름을 희우정이라 명하였다. 1484년 월산대군(추존 덕종의 맏아들)의 소유로 바뀌면서 정자를 보수하여먼 경치도 잘 볼 수 있다는 뜻의 망원정이 되었다. 희우정과 망원정의 한자를 보면 틀려있다.에서 아래 한 획이 빠지고,에서는 자가 다른 자로 바뀌었다.

           < 11:54, 망원정에 올라 한강 조망(강변북로와 성산대교) >

                 < 12:02, 강변북로를 위로 건너는 초록길이 >

                  < 12:05, 강변북로 건너는 초록길이 넓게 >

  특정한 글자를 피하거나 혹은 고쳐 쓰는 경우를 피휘(避讳)라 하며,처럼 고쳐 쓰는 것을 개자법(改字法)이라 한다.처럼 글자의 한 획을 쓰지 않는 것을 결핍법(缺筆法)이라 한다. 신발을 벗고 정자에 오르면, 강변북로 건너로 한강이 드넓게 펼쳐진다. 앞을 가로막은 강변북로를 어떻게 넘을까? 고민하며 되돌아오는데, 초록길이 앞에 있다. 앞만 보고 갔기 때문에 뒤에 있는 것을 미쳐 보지 못했다. 넓은 육교에는 쉼터와 전망데크까지 있는 것을 보면, 건너는 다리 같지 않다.

                   < 12:07, 전망대 아래의 한강시민공원 >

                      < 12:08, 수상택시 승강장 >

                     < 12:14, 난지 생명길 산책로 >

  망원정에서 한강을 바라 볼 때는 앞에 강변 북로가 앞을 가로막고 있어 전망이 안 좋은데, 초록길 전망데크에서 바라보니 한강이 아름답다. 한강은 압록강, 두만강, 낙동강에 이어 한반도에서 네 번째로 긴 강(497.5)이며, 유연면적 26,018로 남한 면적의 27%를 차지하는 한강은 수도 서울을 탄생시킨 모태이며, 천만 시민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젖줄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뉴스로만 보았던 수상택시 승강장이 눈앞에 있으나, 택시는 보이지 않아 한참 두리번거리게 한다.

                  < 12:16, 가는 방향의 합정대교와 여의도 풍경 >

                    < 12:19~12:34, 산책로 쉼터에서 휴식 >

                    < 12:39, 잠두봉 선착장에서 치맥 한잔 ? >

  한강에 다리가 놓이기 전에는 많은 나루터가 있었는데, 그 중에서 가장 번성했던 곳은 마포지역으로 마포나루, 서강나루, 양화나루가 있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나루터와 그 곳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찾는 난지 생명길 산책로를 걷는다. 한강의 풍경을 보면서 가다가 쉼터에서 준비한 간식과 차 한 잔을 하고 간다. 잠두봉 선착장 레스토랑에서 현수막에 걸려 있는 치맥 한 잔하며 모처럼 분위기를 잡아보려고 올라갔더니, 저녁부터 영업을 한다고 하여 아쉬웠다.

           < 12:50, 한강시민공원에서 본 잠두봉(절두산) 모습 >

             < 12:50, 강에는 요트가(건너편 국회의사당) >

        < 12:50~13:05, 잠두봉 아래 양화나루터 표시석이 있는데 알바를 >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절두산 성지가 있는 잠두붕 아래를 지나, 양화진 나루터를 찾아 나선다. 잠두봉의 유래는 불쑥 솟은 자세가 누에가 머리를 든 모양 같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잠두봉을 찍은 사진을 보아도 그 아래 양화진 나루터 표시석이 있는데, 산책로에서는 거리가 멀어 그냥 지나쳐 15분간 알바를 하게 된다. 지나가는 여러 사람들에게 물어봐도 몰라 상수나들목까지 갔다가 포기하고 돌아온다. 시민공원 위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절두산 오르는 길을 찾는다.

                      < 13:06, 양화진 나루터 표시석 >

                  < 13:07, 어렵게 찾은 나루터 기념으로 >

                       < 13:08, 영혼의 강 시비 >

  성지로 오르는 출입이 통제된 계단 아래에 양화진 나루터 표시석이 있다. 양화나루는 서울에서 양천을 지나 강화로 가는 조선시대 주요간선도로상에 있던 교통의 요충지였다. 이곳은 병선의 훈련장이었고, 흉년에 관이 곤궁한 백성을 도와주던 진휼의 장소이기도 했다. 양화(버들꽃)나루라는 이름은 인근 강변에 갯버들이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주변 경관이 빼어나 뱃놀이 명소로 널리 알려져 있었다. 간과하고 지나쳐, 어렵게 찾은 나루터 표시석이 반가워 한 장 찍고 간다.

                  < 13:10, 주차장 옆 성지 오르는 계단 >

                     < 13:11, 성지 입구의 교육관 >

                     < 13:12, 절두산 순교 기념비 >

  순교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시비를 읽고, 주차장 옆으로 난 계단을 통해 성지로 오른다. 절두산은 양화진의 동쪽에 있는 봉우리로 예전부터 여러 이름으로 불러져 왔다고 한다. 처음에는 우리말로 머리를 높이 든 형상이라 하여들머리,누에가 머리를 든 모양 같다고 하여잠두봉,용의 머리 모양 같다 하여용두봉이라고 불리어 왔다. 오늘날은 병인박해 때 수많은 천주교인이 참수형으로 목 잘려 죽었다 하여 절두산이라 부르고, 성당과 순교기념관을 세우고 사적지로 조성하였다.

                       < 13:13, 절두산 성지 안내도 >

                 < 13:17, 광장에는 김대건 신부님 동상 >

                < 13:23, 광장에서 절두산 성당 배경으로 >

  1866년에 흥선원군의 천주교 박해에 대한 보복으로 프랑스 극동 함대사령관 로즈 일행이 강화도에 침범하는 사건이 발단이 되면서 양화나루는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지가 된다. 프랑스 함대가 정박했던 이곳이 오랑캐에 의해 더럽혀졌기 때문에 천주교 신자들의 피로서 깨끗이 씻어 내야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천주교 신자이면서도 한 번도 이 성지에 오지 못했는데, 서울 도보관광코스 덕분에 오게 되어 기쁘다. 우연히 찾았는데 이번 주가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대축일이라니 의의가 크다.

                     < 13:23, 절두산(切頭山) 표시석 >

               < 13:26, 절두산 성당 입구(실내 사진촬영 금지) >

              < 13:39, 절두산 순교 박물관(실내 사진촬영 금지) >

  성당 내부는 작은 규모로 소박하고 아담하게 지어져 있다. 의자에 앉아 잠깐 기도를 드린 후에, 옆에 있는 박물관으로 입장한다. 천주교회는 1966년 병인순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잠두봉 정상에 순교자를 기리는 한국천주교 순교자 박물관을 세웠다. 기념관에는 순교 성인 28위 유골을 비롯하여, 조선 후기 학자들의 유물 3,500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관람시간은 09:3017:00이며 휴관일은 매주 월요일이다. 관람요금은 무료이나, 자유로이 헌금 할 수 있도록 봉헌함이 비치되어 있다.

               < 13:43, 정문에서 오르는 계단으로 내려와 >

                 < 13:45, 외국인 선교사 묘원 가는 길 >

               < 13:46,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 정문 >

  오늘 코스 일정 중에서 제일 많은 시간(35)을 할애하여 성지를 둘러보고, 마지막 일정인 양화진 외국인 선교사 묘원으로 간다. 절두산 성지와는 별도로 떨어져 있어, 정문 계단으로 내려와 합정역 가는 방향으로 가다보면 왼쪽에 위치한다. 묘원은 한국 교회의 성지로 18907월 제중원의 의사로 일했던 J.W.헤론이 최초로 묻히면서 조성되었다. 묘원의 면적은 13,224이며, 안장자수는 미국 등 15개국 선교사와 그 가족 417, 관리와 소유는 한국기독교 100주년 기념재단이라고 한다.

           < 13:48, 선교사 묘원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3:51, 외국인 선교사 묘원의 모습(1) >

                 < 13:52, 외국인 선교사 묘원의 모습(2) >

  공개하는 시간은 월요일~토요일 오전10시부터 오후5시까지 이다. 해외여행을 갔을 때에 보았던 묘지의 형태로 우리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조선 후기와 일제 때 들어와 복음을 빛을 전하려 했던 외국인 선교사와 그의 가족들이 안장되어 있는 곳으로 연세대학을 세운 H.G.언더우드의 부인의 묘, 한말 언론활동을 한 베델 및 한국의 독립을 위해 외교활동을 벌인 헐버트의 묘 등 한국을 사랑하고 이 땅에 묻히기를 원한 외국인들의 안식처이다. 15코스 일정을 모두 끝내고 합정역으로 간다.

< 13:55, 2.6호선 합정역 7번 출입구 >

            < 14:51, 뒤풀이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지하의 스시한판 >

                  < 14:57, 주문한 스페셜 스시 한판 >

합정역 7번 출입구에 도착해 시간을 보니, 2시간27(11:28~13:55) 소요되었다. 양화진 나루터를 찾느라 15분 알바하고, 절두산성지를 35분이나 돌아보았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가벼운 산책코스이다. 뒤풀이는 잠실역 롯데월드 어드벤처 지하1스시 한판으로 정하고 전철을 탄다. 오다가다 입구에 있는 진열대의 스시 샘플을 보고, 들리고 싶었는데 정갈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서울도보관광코스 덕분에 가고 싶었던 절두산 성지를 다녀오게 되어 감사하고, 즐거운 하루이었다.

 

                                 ‘16. 7. 2() 한강, 절두산성지 코스를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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