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보관광 14번째인 낙산 성곽코스도 작년에 돌았던 서울성곽길 2코스인 낙산구간과 중첩되지만, 비우당, 낙산공원, 이화장 등을 두루 들리도록 했다. 낙산(駱山, 125m) 성곽은 5년 전(2011.6)에 손자, 아내와 함께 젊은 시절의 추억을 찾아 처음 찾았고, 작년(2015.4)에는 서울성곽 길을 간다고 아내와 두 번째 걸었다. 오늘은 서울도보관광 14코스를 가기 위해 아내와 함께 세 번째 산책을 가볍게 하기로 한다. 코스 상에 나와 있는 일정 중에 비우당만 처음 가는데, 기대가 된다.

                          < 서울 도보관광 전체코스 지도 >

                           < 14코스 낙산성곽 코스 경로 >

                      < 11:30, 1. 4호선 동대문역 7번 출입구 >

  내일 남양주 다산길 트레킹을 하기로 계획되어, 오늘은 쉬는 것으로 아침 운동까지 마치고 왔는데 아내가 낙산코스를 가자고 한다. 장마전선이 남쪽에서부터 시작해서 그러한지, 시원한 바람과 함께 청명한 하늘이 가을 날씨와 같다. 10시가 넘어서 의사 결정이 되어, 주섬주섬 준비를 해가지고 집을 나선다. 서울성곽 길은 혜화문에서 시작하지만, 서울 도보관광 코스는 동대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틀리다. 5호선을 타고 동대문 역사문화공원 역에서 환승하여 동대문역 7번 출입구로 나온다.

            < 11:32, 흥인지문(동대문)에서 인증 샷 찍고 출발 >

                  < 11:37, 동대문 성곽공원 위로 올라 >

                   < 11:38, 휴관 보수중인 도성 박물관 >

  출발하는 만남의 장소이기도 한 흥인지문(興仁之門)은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사대문 가운데 동쪽에 있는 문으로 일명 동대문 이라고도 하며, 19631월에 보물 제1호로 지정되어 종로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고 한다. 사진을 찍고 있는 외국 관광객에게 부탁해 인증 샷 한 장 찍고 출발한다. 동대문 성곽공원 위로 올라서 성곽 따라 올라가며 도보 관광을 시작한다. 작년에 성곽 길을 돌때에 들렸던 도성 박물관은 오래 되지 않은 것 같은데, 휴관하며 보수를 하고 있어 입장을 할 수가 없다.

                         < 11:42, 성곽 길 따라서 오르기 >

                 < 11:47, 암문을 통해 밖으로 나오니, 높은 성벽이 >

                    < 11:52, 이화동 벽화마을로 내려가는 입구 >

  햇볕은 강하게 내려 쬐지만, 돌풍 같은 강한 바람이 불어 전혀 덥지 않아 걷기 좋은 날씨이다. 성곽 안으로 오르다 보니, 성곽이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 옛날 비상문이었던 암문이 있어, 성 밖으로 나가서 성곽을 바라보니 그 높이가 상당하다. 도보 코스는 동대문한양도성비우당(자주동샘)낙산공원(전망대)낙산전시관이화장(소요시간: 3시간)으로 되었고, 이화동 벽화마을은 빠져 있다. 시간도 있기에 작년에 보았던 그림들이 어떻게 변했을까 궁금해, 안내표시 따라 내려간다.

                       < 11:55, 새 날개 벽화가 있는 포토 존 >

              < 11:56, 벽화마을 안내도(사진을 크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57, 내려왔던 계단으로 다시 올라 >

  「Art in City 2006타이틀로 추진한 프로젝트에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해, 이화마을 곳곳에 그림을 그리고 조형물을 설치하여 지금의 이화벽화마을이 되었다. 작년에도 관리가 안 되어 그러한지 벽화들이 많이 퇴색하여 보기가 안 좋았는데, 오늘은 그림들이 많이 지워져 있다. 붉은 글씨로 주민들이 써놓은 문구는관광객은 즐겁게 다녀가지만, 주민들에게 생존권을 보존하라고 한다. 주민들이 살고 있으니 조용하라고 곳곳에 써놓았지만, 잘 지켜지지 않아 피해를 많이 보는 듯하다.

                  < 12:00, 상호가 미소 짓게 하는 개뿔 커피 점 >

                < 12:04, 쉼터 사각정에서 도성 당시의 산들을 조망 >

                  < 12:05, 동쪽 낙산에서 바라본 남쪽의 남산 >

  옛날의 벽화모습은 사라져가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이 아직도 많이 찾고 있다. 주민들과의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어 더 좋은 벽화마을로 재탄생하기를 바란다. 내려갔던 계단으로 다시 올라오니, 카페의 상호가개뿔이어, 입가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쉼터 사각정에서 남쪽의 남산, 서쪽의 인왕산, 북쪽의 북악산이 이곳 동쪽의 낙산까지 이어지는 성곽과 산을 조망한다. 조선시대 한양사람들은 도성을 한 바퀴 돌면서 계절의 변화와 도성의 아름다움을 순성(巡城)놀이 하며 즐겼다.

               < 12:06, 왼쪽 봉우리부터 안산, 인왕산, 북악산 >

                < 12:17, 낙산(駱山, 125m) 정상에는 꽃밭이 >

                 < 12:18, 정상에서 내려다 본 놀이마당 >

  남북 분단으로 경비부대가 설치된 북악산과 인왕산은 40여 년 동안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었고, 남산은 미군통신시설과 중앙정보부가, 낙산에는 성벽가까이 주택가가 들어서 순성의 전통이 끊겼었다. 1993년 인왕산이, 2007년에는 북악산이 민간인에 전면 개방되면서 한양도성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 많은 사람들이 도성을 오르면서 아름다운 역사도시 서울을 느끼고 있다. 네 개의 산중에 제일 낮은 낙산은 산이라고 할 수도 없지만, 정상은 노인회 건물 옆으로 오르면 꽃밭으로 되어있다.

   < 12:19, 마을버스정류장 앞 낙산공원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2:20, 성곽을 벗어나 비우당 가는 도로 >

       < 12:26, 쌍용2차 아파트 정문과 버스 정류장 사이 내리막길로 >

  정상에서는 날이 쾌청하여 북한산 능선이 가까이 보이며, 백운대와 인수봉이 우측 끝으로 고개를 내민다. 정상 아래의 3번 마을버스(창신역-종로5가역-동대문역-낙산) 종점에서 성곽을 벗어나 도로 따라 비우당을 찾아간다. 며칠 전 도보관광 12코스 청계천을 걷다가 비우당교(庇雨堂橋)를 보고 알게 된 곳이다. 도로에서 진입로 표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빙빙 돌았는데, 쌍용아파트 정문과 버스 정류장 사이길 내리막으로 내려가면 된다. 건너편에는 한성여중고교와 한성대학이 있다.

                < 12:30, 비우당(庇雨堂) 옛집 복원 >

          < 12:36, 자주동천(紫芝洞泉, 자지동천, 자주동샘) >

          < 12:39, 입구 건너편의 한성여중 목화관 건물 >

  비우당(庇雨堂)비를 가리는 집이란 뜻으로 조선시대 실학자인 지봉(芝峰) 이수광(李晬光, 1563~1628)이 살던 집이다. 원래는 창신동 쌍용2차아파트 자리에 있었는데, 서울시에서 낙산공원을 조성하면서 이곳에 복원하였다. 조선 초기 정승을 지낸 유관(柳寬)이 비를 근근이 피할 정도로 청빈했는데, 외손인 이수광이 상속받아 임진왜란으로 소실되자 새로 짓고 비우당이라 하였다. 집 뒤에는 단종의 비 송씨가 비단을 빨면 자주색 물감이 들었다는 슬픈 전설이 어려 있는 샘도 보인다.

                     < 12:45, 낙산공원 성곽으로 회귀 >

                    < 12:46, 성곽진입로 마을버스 종점 >

                    < 12:49, 낙산정과 흥덕이네 밭 진입로 >

  비우당이 있던 곳은 조선시대에 자지동(紫芝洞)이라 불렀다는데, 요즈음은 이름 부르기가 뭐했는지 자주동천이나 자주동샘이라 하고 있다. 낙성 공원 표시가 되어 있는 성곽으로 원위치하여 다음 코스로 간다. 놀이마당으로 하여 중앙광장으로 가지 않고, 낙산정과 흥덕이네 밭을 가기 위해 올라 왔던 길로 내려간다. 화장실 아래에 진입로 표시 이정표가 있다. 낙산공원을 세 번씩 오다 보니, 어느 정도 위치 파악이 다 되어 편리하다. 전망이 좋은 곳에 낙산정(팔각정)이 자리하고 있다.

                   < 12:50, 낙산정(駱山亭, 팔각정) >

               < 12:51, 흥덕이네 밭에는 토마토와 가지가 >

               < 12:52, 전망광장과 중앙광장 갈림길 이정표 >

  낙산정에서 내려다보니 중앙광장과 낙산전시관이 발아래에 있다. 멀리는 옛 서울 문리대와 서울대학병원 병동 그리고 시야가 좋아 북악산과 북한산도 함께 조망된다. 병자호란 때 인조는 삼전도에서 항복하고, 불모로 효종(당시 봉림대군)이 잡혀간다. 모시던 나인 흥덕이가 따라가 채소를 가꾸어 김치를 담아 들게 하였다. 효종은 돌아와 그 공을 기려 여인에게 이곳 채소밭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왼쪽 계단을 통해 중앙광장으로 바로 내려 갈수도 있지만, 전망광장으로 직진한다.

                   < 12:55, 1전망대는 숲속에 가려져 >

                  < 12:56, 2, 3전망대는 내려가기에 포기 >

                    < 13:00, 중앙광장내의 낙산전시관 >

  지금까지 전망광장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기에 궁금하기도 해서 방향을 틀었다. 1전망대는 주위의 작은 나무들로 앞이 가려 제구실을 하지 못한다. 2, 3 전망대는 우측으로 하여 혜화동 방향으로 내려가는 것 같아 포기하고 중앙광장으로 직접 간다. 낙산공원 중앙에 자리한 중앙광장은 낙산전시관, 매점, 화장실 등의 부속건물과 쉼터가 있다. 전시관은 손자와 처음에 왔을 때 들렸던 곳으로 들어가지는 않고, 인증 샷만 한 장 찍고는 쉼터에서 30분간(13:01~13:31) 쉬어 간다.

                     < 13:01, 중앙광장에서 인증 샷 >

              < 13:33, 주차장으로 나와 이화장으로 직진 도로 >

             < 13:35, 이화장 위 도로 이승만 대통령 휘호(揮毫) >

  중앙광장에서 이화장까지 가면 오늘의 도보코스는 끝이 난다. 뒤풀이 음식점을 놓고, 이 구역을 잘 아는 딸과 계속 문자와 통화를 하느라 쉼터에서 30분간 휴식한다. 목적지 아래에 있다는 모티집으로 정하고, 이화장을 가기 위해 주차장으로 나와 직진한다. 도로 따라 걷다 보니, 이화장이 가까워졌는지 이승만 대통령 휘호인 경천애인(敬天愛人)이 바위에 새겨져 있다. 하늘을 숭배하고 인간을 사랑하라는 뜻으로 옛 선비들은 경천애인의 태도를 정치가의 기본적인 자질로 삼았다고 한다.

             < 13:38, 낙산마트를 끼고 계단을 내려가니 이화장 >

                < 13:41, 오늘도 굳게 닫혀있는 이화장 >

< 13:45, 딸이 소개해 준 맛 집 모티집 >

  5년 전에 이화장을 찾느라 고생하였기에 주민에게 물으니, 낙산마트를 끼고 계단을 내려가라 한다. 내려가니 그 곳으로 쉽게 찾았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문은 굳게 닫혀있다. 1988년 개방하여 많은 사랑을 받았던 이화장은 20117월 폭우로 사적관 뒤편 언덕에 산사태가 일어났다. 사적관 상당부분이 파손되고, 토사가 밀려와 유품 일부가 손상을 당하는 피해를 입는다. 수리 보수를 거쳐 정상적 운영이 될 때까지 휴관을 한다. 앞쪽 도로 따라 계속 내려오니, 맛 집 모티집이 바로 있다.

 < 13:48, 모티 집의 메뉴 음식들 >

< 13:54, 사이드 메뉴가 먼저 나오고 >

                      < 13:59, 주 메뉴인 쟁반 막국수가 나중에 >

  「모티는 경상도 방언으로모퉁이란 뜻이라고 한다. 막국수와 수육으로 20년 이상 되었다고 하니, 장인의 정신이 느껴지는 모티집(종로구 동숭동 199-21, 02-747-4137)이다. 2인 이상이어야 주문이 가능한 세트 메뉴를 시켰더니, 메밀전 1, 왕만두 11, 돼지수육이 나오는 사이드 음식에 장수 막걸리 1병은 그대로 비워진다. 멀리서 왔다고 사장님이 주방에서 직접 조리한 냉모밀 한 그릇을 서비스로 내어준다. 사장님의 후한 인심과 아담한 실내 분위기가 고향에 온 분위기이다.

                          < 14:34, 마로니에 공원 표시석 >

                            < 14:35, 옛 서울 문리대 건물 >

                          < 14:40, 4호선 혜화역 2번 출입구 >

  40분간(13:45~14:25)의 식사 마치고, 종업원에게 가까운 지하철역을 물으니 4호선 혜화역이라고 한다. 언제나 젊은이들로 활력이 넘치는 거리를 지나, 마로니에 공원을 추가하여 4호선 혜화역에서 모든 일정을 끝낸다. 오늘 일정의 소요시간은 3시간 10(11:30~14:40)이 소요되었지만, 중앙광장 쉼터에서 30분 휴식과 뒤풀이 점심식사 40분을 제외하면 순수하게 걸은 시간은 2시간이다. 생각지도 않다가, 가을 날씨처럼 파란 하늘아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걸은 상쾌한 도보여행이었다.

  

                                     ‘16. 6. 25() 낙산 성곽 코스를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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