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1년 5월 8일 (일요일)
2) 산행코스 : 동대입구역→장충공원→리틀야구장→석호정(궁도장)→남측순환로
→팔각정→ N서울타워→봉수대→남산도서관→안중근의사기념관
→분수대→케이블카타는곳→숭의여자대학→애니메이션센터→명동역
3) 산행시간 : 11시30분-16시10분(4시간40분), 산행거리: 6.0km 추정
4) 참 가 자 : 아내 그리고 손자 랑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산에 다니면서 스스로 세운 작은 목표가 8부 능선을 넘어서니, 이제 가야 될 산들은 산객들이 대부분 즐겨 찾지 않는 곳만 남아서인지, 쉽게 산에 가기가 어렵다. 이번 주도 그동안 다니던 산악회를 찾아 겨우 예약을 했는데, 성원이 되지 않아 처음 들어보는 산악회로 넘겼다고 잘 다녀오라고 전날 밤 통보가 온다. 일방적인 연락이 마음에 들지 않아 다음 기회로 미루고, 아내와 손자와 함께 남산(南山, 265m)으로 간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 >
< 11:30, 3호선 동대입구 역 >
남산은 서울 한 복판에 있는 관광 명소로 한두 번 다녀오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이다. 지금까지 케이블카가 아니면 승용차로 올랐는데, 걸어서는 이번이 처음이다. 젊은 시절부터 걸어보고 싶었던 산책로였는데, 이제 나이가 들어 그때의 소박한 꿈을 이룬다. 산행코스는 인터넷 검색을 통하여 장충단 공원에서 올라 정상을 거쳐 케이블카 타는 곳으로 내려오기로 한다. 다소 늦은 시간에 3호선 동대입구역 에서 내려 6번 출구로 나온다.
< 11:34, 장충공원 내 꽃길 >
< 11:39, 공원 내 이정표 >
< 11:42, 산책로 진입 계단 >
출구로 나와 장충공원으로 들어서니, 흙먼지 나던 옛날 운동장은 나무숲이 우거진 꽃길로 바뀌었다. 6번 출구 옆에 장충파출소가 있었으니, 그곳부터 200m 지점에 이정표가 있고, 여기서부터 125m 앞에 산책로 입구이다. 동국대학교 정문으로 가는 차도 건너편에 데크로 설치된 산책로 진입로가 있다. 젊은 시절 그렇게 가보고 싶었던 데이트 코스였는데, 어느새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어 손자와 함께하니 세월이 무상(無常)하다.
< 11:43, 지나는 왼편 리틀야구장 >
< 11:53, 쉼터 옆 돌계단 오르고 >
< 11:54, 북측, 남측 순환로 분기점 >
계단 왼편에서 응원함성이 들려와 보니, 초등학생들이 야구 경기를 하고 있는 장충 리틀야구장이다. 가고 있는 길이 제일 풍경이 아름다운 코스이나, 계단이 많은 것이 단점이라는 주위의 말을 실감케 한다. 북측 과 남측 순환로가 만나는 분기점 이정표이다. 이 산의 본래 이름은 인경산(仁慶山)이었으나, 조선 초 태조가 1394년 풍수지리에 의해 도읍지를 개성에서 서울로 옮겨온 뒤에 남산으로 바꾸어 불렀다고 한다.
< 11:56, 남측순환로(N서울타워) >
< 11:57, 석호정(궁도장) >
< 12:07, 순환로에서 이정표 따라 계단으로 >
넓게 우레탄으로 포장된 순환로는 폭신폭신하여 발바닥 감촉이 좋다. 앞에 N서울타워가 보이고 길가는 벌써 녹음이 진 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 준다. 이른 봄에는 벚꽃이 화사하게 핀 꽃길이었을 것 같다. 이곳 활터는 조선 인조(1630년)때 창정된 유서 깊은 국궁도장이다. 2006년부터 청소년 활쏘기 체험교실을 운영하고 있으며, 서울시민과 외국인들도 누구나 활쏘기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고 한다. 순환로에서 이정표 따라 계단으로 오른다.
< 12:09, 계속되는 계단 >
< 12:14, 편안한 흙길 >
< 12:19, 가파른 돌계단 >
계속되는 돌계단이 손자와 함께 쉬어가는 시간을 많게 한다. 화창한 날씨에 온도마저 높아 여름처럼 땀이 많이 흐른다. 지난번 봉화산 둘레길에서 많이 미끄러져 사준 등산화가 편안한 흙길이 나오면서 효력을 발휘한다. 그것도 얼마가지 않아 가파른 돌계단이 기다린다. 1940년 3월 남산공원(南山公園)으로 지정되었고, 1991년부터 8년간 남산 제 모습 가꾸기 사업으로 대대적인 복원 정비사업을 해 지금은 훌륭한 시민의 공원이 되었다.
< 12:29, 모양을 낸 데크 계단 >
< 12:39, 다시 만난 남측 순환로 >
< 12:43, 팔각정 입구에서 본 N서울타워 >
모양을 낸 데크 계단을 올라 언덕에 오르니, 다시 남측순환로가 나온다. 아마도 이정표를 따라 지름길 계단으로 오른 것 같다. 산행코스의 남산공원 안내도에는 올랐던 길이 없어, 산행로를 표시하기가 애매하다. 순환도로의 숲 터널이 계단으로 올라오느라 흘린 땀방울을 식혀준다. 팔각정으로 오르는 입구는 기념품 판매장과 주차해 놓은 승용차들로 혼잡하다. N서울타워가 가까이에서 그 위용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 12:49, 목멱산(木覓山) 봉수대 터 >
< 12:51, 팔각정 앞 광장 >
< 12:52, 중앙일보사의 85 타임캡슐 >
도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산 아래의 한 호텔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공항으로 가기 전 잠깐 친구들과 승용차로 올라 걸었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 후 오르지 않다가 오늘이 처음인 듯싶다. 이산에 나라의 평안을 비는 제사를 지낼 신당을 세우고 목멱대왕 산신을 모셨다고 한다. 이때부터 인경산이 목멱산으로 바뀐 것을 봉수대 터가 그 변천를 증명하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넓은 팔각정 앞 광장 한 코너에는 중앙일보사의 85 타임캡슐이 묻혀 있다.
< 13:01, 팔각정 에서 >
< 13:02, N서울타워 입구 >
< 13:08, 전망대 난간의 자물통 >
중앙일보사가 창간 20주년을 맞아 1985년 현재 대한민국 땅위에 사는 사람들의 생각과 생활과 환경을 나타내 보이는 466점의 물건과 기록들을 묻었다. 500년 후인 2485년 후손들이 타임캡슐을 열어 현세대와 만나는 기쁨을 나누게 하려는 것이다. 남산타워라고도 하는 N서울타워(236.7m)는 높이가 해발 480m에 달해 서울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인천 앞바다까지 보인다고 한다. 전망대 난간을 덮어버린 젊은 연인들의 자물통이 이색적이다.
< 13:09, 전망대에서 본 남측 조망 >
< 13:14, 봉수대에서 본 북측 조망 >
< 13:17, 봉수대의 모습 >
유유히 흐르는 한강을 따라 형성된 아파트 숲을 조망하고는 봉수대로 간다. 봉수대에서 바라보니 시내 고층빌딩 뒤로 왼쪽이 인왕산, 가운데 북악산 그리고 오른쪽으로 보이지 않는 낙산(駱山)과 더불어 한양의 내륙분지를 형성하였다. 조선 도읍 초기에는 이들 산군들의 능선을 따라 성곽을 쌓았다고 한다. 가보았던 인왕산과 북악산에 이어 안 가본 낙산까지 손자와 함께 가기로 약속한다. 지난번 올랐던 봉화산 봉수대와 직접 연결되는 봉수대임을 설명해 준다.
< 13:18, N서울타워를 배경으로 >
< 14:25, 돌탑이 있는 성곽을 따라 하산 >
< 14:33, 순환버스가 내려가는 차도 따라 >
마지막으로 N서울타워에 오르려고 하였더니, 휴일로 혼잡하고 시간도 없어 다음으로 미루고 그 아쉬움을 사진으로 대신한다. 광장 옆 데크 쉼터 그늘에서 자리를 펴고, 준비한 점심(13:20~14:10)을 하면서 휴식을 취한다. 광장은 많은 시민들이 나들이 나와 성시를 이루고, 여기저기에서 이벤트 행사를 열어 축제의 한마당이다. 조선시대 쌓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서울성곽을 따라 하산한다. 일방통행 차도로 시내를 조망하며 내려간다.
< 14:46, 소 월 시 비 >
< 14:53, 남산도서관에서 서울타워 >
< 15:01, 안중근 의사 기념관 >
차도 따라 내려오다 보니, 숲속에 대규모 야외 체력단련장도 보인다. 얼마 후에 후암동에서 한남동으로 넘어가는 많이 다녔던 남산 순환도로와 마주하게 된다. 소월 시비와 퇴계 이황선생의 동상에 잠깐 들렸다가 남산도서관으로 간다. 현관 앞에 크게 게시된 훈민정음 공부를 손자는 열심히 한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에 올라서서 건물만 한 바퀴 돌고 다음코스로 간다. 이곳 중앙광장에도 휴일을 맞아 많은 인파로 혼잡하다.
< 15:05, 남산 분수대 >
< 15:16, 삼순이 계단 >
< 15:20, 소파 길에도 타워 오르는 길이 >
광장에는 식물원과 동물원이 있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그 흔적을 찾아 볼 수가 없다. 벌써 분수대의 물줄기가 시원스럽게 느껴지는 남산 분수대이다. 인기리에 방송되었던 드라마의 주인공들이 입맞춤을 했던 마지막 장면이 유명해져 주인공 이름을 딴 삼순이 계단이다. 할머니와 손자가가 가위 바위 보를 하면서 한 계단식 내려오는 모습이 정겹다. 소파 길을 따라 지하철 명동역으로 향하는데, 서울타워로 오르는 계단이 있다.
< 15:22, 한양공원 표시석 >
< 15:24, 케이블카 타는 곳 >
< 15:24, 케이블카는 내려오고 >
탑골공원에 이어 남산도 시민공원으로 개발하여 처음에는 한양공원이라 불렀다고 한다. 이를 입증하는 표시석이 내려오는 길가에 세워져 있다. 남산 케이블카는 국내에 현존하는 케이블카 중 1호로 1962년 5월12일에 처음 개통되었다고 한다. 하루도 쉬지 않고 운행하는 국내 최장수 케이블카로 서울의 명물이다. 중학교 시절에 여름방학을 맞아 처음 서울에 왔을 때, 서울에 계시던 형님들 손에 이끌려 처음 타보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 15:27, 소파 길 돈가스 식당가 >
< 15:33, 돈가스 음식(8,000원) >
< 15:55, 리라초등학교와 숭의여자대학 >
산에 오르기 전 유명한 돈가스 집이 있다하여 뒤풀이로 들리자고 한다. 케이블카 타는 곳 밑으로 돈가스 집이 길게 이어져 있고, 서로 원조집이라고 한다. 어느 집에 들어가야 할지 망설이다가 마지막 집을 택한다. 메뉴가 단일화 되어 있어 앉자마자 나온다. 산에서 식사한지도 얼마 안 되었는데도, 맛이 있고 값도 저렴하다. 손자는 눈물 나도록 맛있다는 표현을 하여 주인과 우리에게 즐거움을 준다. 옛날 유명했던 초등학교와 숭의학교도 많이 변해있다.
< 15:56, 서울 애니메이션센터 >
< 16:08, 결혼식을 올렸던 호텔 >
< 16:10, 지하철 4호선 명동역 >
손자가 좋아하는 애니메이션센터를 들려 돌아보고는 지하철역으로 간다. 지리를 알기에 동네 골목길로 들어섰더니, 결혼식을 올렸던 호텔이 나온다. 어제가 결혼기념일이었는데 우연히 신혼여행 가기 전 들렸던 남산 팔각정과 식장인 호텔까지 오게 되니, 그날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점심시간 50분과 뒤풀이시간 20분을 제외해도 3시간30분이 소요된 사부작 산행이었다. 결혼기념일에 양가의 어버이를 찾아뵙고, 어버이날에 손자와 함께 결혼식의 추억을 찾아 남산에서 행복한 하루를 보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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