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20년 10월 25일 (日)
2) 트레킹코스: 우이동우이령길입구(20구간,왕실묘역길)→능선마루쉼터→원당샘공원→연산군묘
→정의공주묘(19간방학동길)→포도밭→바가지약수터(쉼터)→쌍둥이전망대→무수골
3) 트레킹시간: 11시41분~14시36분(점심시간 55분포함, 2시간55분), 4.7km
4) 트레킹인원: 작은 손자, 아내와 함께, 난이도: 하(下), 중(中)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북한산둘레길 완주를 눈앞에 두고, 예약제인 21구간을 제외한 마지막 19, 20구간은 지난 10월말에 걸었던 서울둘레길 8코스와 중복된다. 다녀 온지 얼마 되지 않아 별도로 걷지 않고, 당시 후기를 북한산둘레길에 맞도록 재구성한다. 지난번 역방향으로 걸었던 것을, 편의상 그대로 적용하였다. 20구간 보루길(1.6km, 난이도: 하)을 먼저 가고, 이어서 19구간 방학동길(3.1km 난이도: 중)을 이어서 간다. 시점인 우이동 우이령길 입구를 가려고 5호선(청구역환승)→6호선(보문역환승)→경전철 종점인 북한산우이역에 내려 2번 출구로 나온다.
< 북한산 둘레길 전 구간 안내도 >
< 11:41, 20구간 왕실묘역길 시점인 우이령길 입구 >
< 11:42, 경전철 북한산우이역 1번 출입구 >
신설동과 우이동을 연결하는 경전철은 2017년 9월 개통했다는데, 이번 북한산둘레길을 완주하면서 처음 승차하여 다행이다. 도선사를 경유해 북한산 정상(백운대)을 오르는 주등산로 입구 횡단보도를 건너 차도 따라 우이령 방향으로 간다. 이곳은 북한산둘레길 세 개 구간의 시점이자 종점이 되는 분기점이다. 좌측은 북한산둘레길 1구간 소나무 숲길이고, 앞은 21구간 우이령길 시점이고, 뒤편 북한산우이역 방향은 20구간 왕실묘역길이다. 출발지점에서 왔던 길로 뒤돌아서, 도선사입구 횡단보도를 건너 북한산우이역 1번 출입구로 간다.
< 11:44, 도봉동 방면 차도 따라 완만한 오르막 >
< 11:47, 진흥교회(마을입구) 방향으로 >
< 11:49, 20코스 시작대문은 산 아래에 >
우이치안센터(수유2 파출소) 코너를 돌아, 산 아래 차도 따라 도봉동 방향의 완만한 오르막이다. 점차 경사도를 높이면서, 우측 방향 마을입구에 높아 보이는 진흥교회 건물 앞으로 지난다. 생태계보존을 위한 통로로 보이는 굴다리가 보이면서, 옆으로 20구간 왕실묘역길 대문이 손짓을 한다. 대문이 출발지점에 있어야 하는데, 분기점이 차도로 복잡하여 이곳에 설치한듯하다. 고개 능선을 기준으로 강북구와 도봉구가 경계를 이루는 듯하다. 북한산 둘레길은 우이령을 기준으로 북한산 주변을 먼저 개방하고, 도봉산 주변은 후에 조성하였다.
< 11:58, 능선마루 갈림길(좌측 쉼터) >
< 11:59, 숲속 능선 하산 길 >
< 12:01, 연산군 묘를 향해 하산(현 위치: 해발84m) >
한동안 차도 따라 오르느라 소음과 매연으로 어려웠는데, 숲속으로 들어오니 조용하고 숨쉬기가 편해 능선 오르기가 수월하다. 왕실묘역 길에서 제일 높은 해발 150m정도의 능선마루에 오르니, 옆에 우이암을 바라볼 수 있는 쉼터가 있다. 울창한 숲속의 하산 오솔길에는 피톤치드가 온몸을 감싸고, 내리막길이라 힘들지 않아 상쾌한 기분이다. 손자는 신이 나서 혼자 앞서 가더니 시야에서 멀어진다. 갈림길에서 길을 잘 못 갈수가 있어 큰소리로 불러 함께 가도록한다. 중간지점 해발84m를 지나, 계속 내려가니 연산군묘 재실(齋室)이 나온다.
< 12:08, 연산군묘 재실(燕山君墓 齋室) >
< 12:10, 방학동 은행나무(서울시 기념물 제33호) >
< 12:11, 원당샘 공원 풍경 >
조선왕릉의 재실(齋室)은 왕릉을 지키고 관리하는 영(令-종5품)과 참봉(參奉-종9품)이 근무하고, 제향 시에는 제관들이 머물면서 제향을 준비하는 곳으로 안향청, 제기고, 행랑채 등이 있다. 연산군묘 재실은 본채와 행랑채로 구성되어 있으며, 제향일은 매년 4월2일(양력)에 행해진다. 원당샘 공원에 노랗게 단풍든 방학동 은행나무(서울시기념물 제33호)모습이 아름답다. 수령 약 550년 된 나무의 높이는 25m, 둘레 10.7m나 된다. 마을 주민들이 신성시 하는 나무로 매년 정월 대보름에 제사를 지낼 정도로 사랑받는 나무로 여러 일화가 전해진다.
< 12:11, 공원 안에 있는 원당샘 약수터 >
< 12:13, 조선 10대 임금 연산군과 부인 신씨 묘 >
< 12:17, 세종대왕의 딸인 정의공주의 묘 >
경복궁 증축 당시 징목 대상이었으나 주민들이 흥선대원군에게 간청하여 제외되어 대감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공원 위에 있는 연산군(1476~1506)묘는 두 번의 사화를 일으키는 등 폭정을 일삼다 중종반정으로 쫓겨나 교동도에서 31세로 세상을 떠난 조선 10대 임금이다. 7년 뒤 부인 신씨가 요청하여 이곳으로 무덤을 옮겼다. 묘에서 차도를 건너면, 20구간의 포토 존인 정의공주 묘이다. 공주는 세종과 소현왕후 심씨의 둘째 딸로 양효공(良孝公) 안맹당과 혼인하였다. 공주는 세종이 훈민정음 만들 때 큰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온다.
< 12:19, 공주묘 옆 마을입구에 포토 존이 >
< 12:19, 20구간 왕실묘역길 포토 존 안내판 >
< 12:20, 20구간이 끝나고, 19구간 방학동길이 시작되는 대문 >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인데, 거리가 짧아 아쉽다. 공주 묘 앞에서 20구간이 끝나고, 19구간 방학동길이 시작된다. 방학동이란 이름은 학생들이 여름이나 겨울에 실시하는 방학이란 개념인 줄 알았는데, 찾아보니 곡식을 찧는 기구인 방아가 있는 곳이라는 뜻의 순우리말「방아골(굴)」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9구간은 울창한 숲길이 대부분이어,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를 마시면서 도심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심폐기능을 강화시킬 수 좋은 기회이다. 데크 계단을 통해 가파른 능선까지의 오르막을 천천히 오른다.
< 12:24, 능선마루(해발 64m)에서 하산 >
< 12:25, 멧돼지 마을 접근을 막는 울타리와 철문 >
< 12:27, 가파른 내리막 데크 계단 >
능선까지 가볍게 올랐다가 내려가는데, 군부대 시설로 보이는 긴 철책이 처져 있다. 안내 경고문을 읽어 보니, 멧돼지가 마을로 내려오지 못하게 만든 철책으로, 설치된 출입문을 열고 통과한 뒤에 닫는다. 최근 멧돼지들이 먹이 감을 찾아 주택가로 자주 내려온다는 언론 보도를 연상하면서 섬뜩하기도 하다. 가파른 데크 계단을 내려가면, 마을 인근으로 길가에 작은 포도밭이 있다. 시골에서 자란 사람들이라면, 고향에서 느껴 보았던 아늑함을 주는 정겨운 풍경들이다. 마을로 내려가지는 않고, 포도밭 인근 길로 다시 숲속으로 들어간다.
< 12:30, 마을 인근에 포도 밭(이정표) >
< 12:38, 마냥 걷고 싶은 오솔길 >
< 12:43, 계곡에 있는 바가지약수터 >
포도밭을 지나서 무수골로 향하는 아늑한 숲속에 햇살이 비치니 마냥 걷고 싶은 오솔길이다. 산허리를 돌아가니 작은 계곡에 바가지 약수터가 있고, 주민으로 보이는 아낙네들이 물을 마시고 있다가 우리 일행에게 갈증을 해소하고 가라고 권유한다. 최근 등산로에 있는 약수터들이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곳이 가끔 있어 선뜻 마실 용기가 나지 않는다. 약수터 위로 넓은 바가지 약수 쉼터가 있는데, 산객들이 많이 쉬고 있다. 20코스 끝내기도 전에 정오가 지났으니, 배가 고프다는 손자에게 20구간 끝나고 하자면서 장소를 물색하다가 찾는다.
< 12:44, 바가지 약수 쉼터 안내판 >
< 12:44~13:39, 바가지 약수 쉼터에서 점심식사 >
< 13:45, 경사 급한 구간에 조성된 데크 계단을 올라 >
넓은 공터로 이뤄진 숲속의 바가지 약수 쉼터에는 둘레길을 걷다가, 식사나 간식 그리고 휴식을 취하는 많은 산객들로 붐빈다. 한쪽 모퉁이에 자리를 펴고 식사하는데, 일행들끼리 크게 나누는 대화가 조용하던 계곡을 시끄럽게 한다.「코로나19」로 인해 거리두기를 하는 어려운 시기에 상대방을 배려하는 산객들의 마음이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1시간여 동안 준비한 음식으로 맛있게 식사와 휴식을 취하고는 숲속 길을 다시 걷는다. 지난번 왔을 때에 경사 급한 구간에 데크 계단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완공이 되어 편히 오를 수 있다.
< 13:53, 계곡과 능선을 번갈아 오르고 내려가며 >
< 13:56, 방학능선 등산로 능선을 넘어 >
< 14:07, 두 개의 기둥 위에 세워진 쌍둥이 전망대 >
계곡과 능선을 번갈아 오르고 내려가면서, 도봉산 정상으로 가는 방학능선 등산로와도 만난다. 두 개의 기둥 위에 세워진 도봉산 둘레길의 명소인 쌍둥이 전망대에 도착한다.「코로나19」예방을 위해 입구 한쪽을 폐쇄한 기둥 앞에는 19구간의 포토 존 안내판도 함께 세워져 있다. 회전식 계단을 돌아 전망대에 올라 주변을 조망하니, 좌측은 북한산의 주봉인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이, 우측에는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인 우이암, 병풍바위, 주봉, 뜀바위, 일반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인 신선봉과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 14:08, 19구간 방학동길 포토 존 안내판 >
< 14:10, 전망대에 올라 도봉산 주봉을 배경으로 >
< 14:17, 전망대에서 본 파노라마 사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그리고 반대편의 동남쪽 방향에는 수락산, 불암산, 잠실의 롯데 월드타워까지 한눈에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이다. 둘레 길의 단점이기도 한 조망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을 전망대를 세워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게 하였다. 전망대에서 내려와 이정표를 보니, 이번 19구간의 종착지 무수골까지 남은 거리는 800m로 얼마 남지 않았다. 편안해진 능선 따라 내려가니, 능선 안부에 갈림길 사거리가 나오며 이정표가 길을 안내한다. 이곳은 도봉역에서 원통사, 우이암을 경유해 도봉산 정상까지 가는 방학능선과 무수골에서 올라온 산길이 만나는 사거리다.
< 14:23, 전망대 아래 이정표 >
< 14:28, 편안한 내리막 경사길 >
< 14:31, 능선 안부 갈림길(이정표) >
좌측으로 깊이 파여진 골짜기 사이 길로 가는데, 양쪽 가에 버려진 나뭇가지들을 붙여 놓은 모습이 이색적이어 아름답게 다가온다. 골짜기를 내려오면 무수골 계곡이 이어지는데, 계곡 하류에서 8년 전 여름 초등학교 동창들과 알탕으로 잠시 피서를 했던 추억들이 떠오르기도 한다. 알탕한 젖은 옷을 갈아입지도 않고, 시원하게 도봉옛길 일부를 더 걸어 도봉산역까지 갔다. 삼복더위 기간이라 지하철역에 도착할 때에는 옷이 전부 말라 그대로 탑승하여 귀가하기도 했다. 19코스 방학동길이 끝나고 18코스 도봉옛길이 시작된다는 대문이 있다.
< 14:32, 아름다운 골짜기 사이 길 >
< 14:36, 19구간의 종점, 18구간의 도봉옛길이 시작되는 대문 >
< 스탬프투어 패스포트에 19, 20구간 스탬프 날인(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19구간 종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귀가하기 위하여 1호선 도봉역까지 걷는데 15분정도 소요된다. 무수골 계곡을 세일교로 건너, 무수천 따라 5분 정도 내려가면 마을버스 종점이 있지만 걸어간다. 무수천 따라 가면 도봉초등학교 앞도 지나게 되고, 아파트가 밀집되어 있는 뒤쪽으로 1호선 도봉역이 위치한다. 이제는 북한산둘레길 완주까지는 21구간 우이령길만 남았다. 우이령길은 사전 예약제로 미리 신청 완료한 상태로, 가벼운 마음으로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에서 서울특별시 우이동으로 고개를 넘어오는 일정만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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