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어둠이 내려앉을 때, 돌아보았던 화엄사 관광이 미흡하여 새벽에 다시 오른다. 화엄사 경내에 있는 플라자 호텔에서 머물렀기에 다행스러운 일이다. 봄에 구례에 와서 산수유만 잠깐 보고 올라가면서, 가까이 있는 화엄사(규모로 5대 사찰: 범어사, 송광사, 해인사, 통도사)를 못보고 간 것이 아쉬워 다시 찾는다. 대부분 큰 사찰은 다 다녔는데, 화엄사만 못 가봐 꼭 들리고 싶었던 절이기도 하다. T.V 프로에서 우연히 알게 된 기차마을도 가서 추억의 증기기관차를 타기로 한다.

              < 5:12, 화엄사 입장 매표소(어른:3,500, 경로:무료) >

                     < 5:13, 지리산 화엄사 환영 대문 >

                 < 5:25, 사찰 오르는 길에 있는 시의 동산 >

- 구례 화엄사(華嚴寺) -

  평상시와 같이 새벽에 일찍 일어나, 매표소가 있는 입구까지 내려갔다가 오르기로 한다. 매표소의 문이 닫혀 있는 것을 보니, 이른 새벽이라 출근 전인 것 같다. 저녁 늦게부터 이른 새벽까지는 입장요금을 받지 않는 듯하고, 한화 리조트에 숙소를 둔 여행객은 머무르는 동안 한번 낸 영수증만 보여주면 된다고 한다. 지리산 화엄사 큰 대문을 통과하여 넓은 차도를 오르는데, 경사가 심하지는 않지만 새벽이라 힘들다. 평소에도 조용한 경내는 계곡에 흐르는 물소리와 새소리만 들릴 뿐이다.

                    < 5:26, 시 동산에는 여러 시비들이 >

         < 5:27,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시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화엄사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오르는 길가 우측 다리를 건너면 시 동산이 있어 잠시 들렸다 간다. 지리산의 풍경을 노래한행여 지리산에 오시려거든의 시비가 눈길을 끈다. 화엄사(華嚴寺)는 백제 성왕(544) 때 창건된 사찰로, 신라말기에 도선국사에 의해 크게 확장되었다. 고려시대에 네 차례의 중수를 거쳐 보존되어 오다가 임진왜란으로 인해 전소되었다. 지금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임진왜란 이후에 벽암대사가 중건한 건물들이다. 각황전 앞 석등을 비롯한 국보 4점과 보물 4점 등의 문화재가 소장되어 있다.

                           < 5:37, 화엄사 일주문(一柱門) >

                             < 5:40, 금강문(金剛門) >

                             < 5:41, 천왕문(天王門) >

  화엄사(華嚴寺)란 이름은세상의 아름다운 꽃들은 물론 이름 없는 온갖 꽃들을 포함한 꽃들의 장엄을 뜻한다. 일주문을 들어서면 바로 금강문인데, 건물에는 금강신(金剛神)이 사찰을 지키고 있다. 이곳을 통과하는 죄인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게 되어 죄를 짓지 않게 된다고 한다. 천왕문 안에는 양편으로 무섭게 생긴 목각 사천왕상(四天王像)이 안치되어 있다. 사천왕들은 불교경전에 나오는 인도의 신들로 험악한 모습인데, 우리 전통적인 험한 신으로 바꿨으면 하는 생각도 해 본다.

                           < 5:41, 민월당(滿月堂) >

                 < 5:44, 보제루(普濟樓, 지방유형문화재 제49) >

                      < 5:47, 각황전(覺皇殿, 국보 제67)

  만월당 앞의 백매화는 각황전 앞의 홍매화 보다는 화려하지 않지만 아름답다고 하는데, 꽃피는 짧은 봄이 아쉽다. 보제루는 승려나 신도들의 집회용인 2층 누각 으로 대개는 그 밑을 지나 대웅전으로 들어서게 되는데, 이곳은 1층 기둥의 높이를 낮게 하여 옆으로 돌아가게 하였다. 각황전과 대웅전 등 중심영역 경관을 강조하기 위한 배려로 보고 있다. 국보 제67호인 각황전은 화엄사의 대표 건물로, 우리나라에 전해져 내려오는 불전 중에 가장 규모가 크며, 최대의 목조건물이기도 하다.

       < 5:49, 각황전 앞 석탑(국보 제12)과 원통전 앞 사자탑(보물 제300) >

     < 5:50, 대웅전 앞 西오층석탑(, 보물 133), 오층석탑(, 보물 132) >

               < 5:53, 대웅전(大雄殿, 보물 제299) 앞에서 >

  원래는 장륙전(丈六殿)이었으나, 임진왜란 당시 소실되었다가 다시 지으면서 각황전으로 바뀌었다. 내부 전체가 한 칸의 큰방으로 중앙에 거대한 불상이 모셔져 있다. 석등은 의상대사가 창건한 것으로 높이 6.3m로 우리나라 현존 석등 가운데 가장 크다. 옆에 있는 사자탑은 기단에 네 마리 사자가 넓은 돌을 받치고 있는 탑형으로 일명 노주(露柱)라 부르는데, 사리를 봉안한 불탑인지는 확인 되지 않고 있다고 한다. 대웅전 앞에는 화려한 서오층 석탑과 장식이 없는 동오층 석탑이 있다.

                   < 5:58, 부속 건물들을 보면서 내려가는 길 >

                     < 6:09, 일주문 계곡 건너편 다향 찻집 >

                        < 6:10, 다리 중간에서 본 계곡 >

  매표소 앞에서 시내버스 첫차가 725분에 있어 화엄사 구경을 일찍 마친다. 계단을 내려가며 보니, 어디서 스님들이 조회를 마쳤는지, 많은 스님들이 나와 각각 헤어져 부속 건물로 향한다. 지금까지 절에 왔어도 일시적으로 그 많은 스님을 보기는 처음이다. 일주문 건너편으로 있는 다향 찻집에서 오르면, 가까이 천연기념물 올벚나무가 있고, 3km 정도 더 오르면 560m 고지에 천년고찰 연기암이 있다는데 시간이 없어 안타깝다. 숙소로 돌아와 서둘러 준비하고 버스정류장으로 내려간다.

                   < 7:10, 화엄사 입구 주차장내 버스 정류장 >

           < 7:35, 구례공영 버스터미널에서 광주행(7:50, 곡성경유) 탑승 >

                          < 8:18, 곡성 버스 터미널 >

  숙소에서 주차장(버스 정류장)까지는 15분정도 걸어 내려간다. 어제부터 시작한 하동군 화개면의 쌍계사, 구례 사성암과 화엄사까지 불교 성지 순례를 마치고, 곡성과 남원으로 간다. 소형 시내버스가 와서 손님을 하차 시켜 탑승하려고 했더니, 마을 종점에 다녀 올 테니 기다리라 한다.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아, 시동을 미리 걸어 놓았던 부산(사상)가는 대형버스가 먼저 온다. 구례까지는 6km10분도 안 걸린다. 곡성을 경유하는 광주행(7:50, 3,400)버스는 25분후 곡성에 도착한다.

                     < 8:23, 곡성 기차마을 전통시장 >

                     < 8:28, 다슬기 전문 강산애 식당 >

                        < 8:31, 강산애 식당 메뉴 >

  구례를 벗어나며 차창으로 보니, 구례구역은 버스터미널이 있는 중심지에서 외곽으로 나와 있다. 하천을 건너 역이 있는데, 행정구역상으로는 순천이라고 한다. 곡성으로 가는 길은 섬진강 줄기 따라 가다가, 곡성 입구에서는 기차마을을 옆으로 지난다. 곡성 터미널에서 내려, 오면서 보았던 기차마을을 향해 5분정도 가니, 기차마을 전통시장이 있다. 차도 옆으로 있는 섬진강 다슬기 전문집에서 아침식사를 한다. 섬진강에서 잡았다는 다슬기는 탕에 많이 들어가지는 않았지만 맛은 있다.

                           < 8:37, 다슬기 탕 상차림 >

                          < 9:01, 섬진강 기차마을 입구 >

            < 9:03, 기차마을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곡성 기차마을 -

  아침 식사를 하고는 섬진강 강변에 있는 기차마을을 찾아 걷는다. 곡성을 오기는 하였지만, 오게 된 동기인 기차마을 외에는 아는 곳이 없다. 그 만큼 관광지로 널리 알려 진 명소는 거의 없는 듯하다. 전라선 폐선을 활용하여 섬진강변을 따라 옛 추억이 깃든 증기기관차를 타고 관광하는 코스를 최근에 개발한 듯하다. 터미널에서 기차마을까지는 1.5km이고, 그 중간지점에 전통시장이 있어 걸을만한 거리이다. 입구에는 기차에 관한 조형물들을 많이 설치하여 멀리서도 쉽게 눈에 들어온다.

                < 9:06, 입구에 길게 폐 기차를 활용한 레일 펜션 >

            < 9:07, 레일 펜션 홍보 사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9:09, 섬진강 기차마을 및 장미공원 매표소 >

  증기기관차 930분 첫차를 타려고 서둘러 왔는데도 여전히 바쁘기만 하다. 매표소로 가는 길가에 폐기차들이 길게 이어져 있는데 레일펜션 이라고 한다. 기차를 이용한 카페나 음식점은 보았지만, 숙박시설은 처음 본다. 내부는 숙박 손님이 있어 보지는 못했지만, 홍보용 사진에는 가격도 저렴한 것 같다. 사전 정보를 알았다면 리조트 보다, 이곳을 이용했더라면 낭만도 있고 멋진 추억이 될 번했다. 일시적 장미축제장을 조성 해 놓고서 증기기관차 요금은 별도로 받는 것은 심한 듯하다.

                     < 9:20, (구)곡성역사(증기기관차 탑승) >

           < 9:21, 증기기관차 시간표 및 요금(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9:22, 객차가 3량인 증기기관차 탑승장 >

  곡성역을 출발하여 10km 지점인 종점까지는 왕복 1시간이고, 종점 가정역에서 30분 휴식한다. 하루 5회만 운용하는데, 사전 인터넷 예매가 우선이고 현장에서는 여유분만 판매한다고 한다. 입장요금(어른:3,000, 경로:2,500), 증기기관차 왕복요금(어른:7,000, 경로:6,500)이 추가 된다. 징검다리 연휴이지만 평일이기에 사전예매를 하지 않았는데, 첫차만 좌석이 있고 나머지는 모두 매진되었다. 인기가 많아 전국에서 관광객이 몰리는 듯, 사전 인터넷 예매가 필수인 듯하다.

                       < 9:24, 1호차 내부의 좌석 배치 >

                  < 9:41, 교련복 입은 판매점원이 밀차를 밀고 >

               < 9:50, 섬진강 건너 산등성이에심청곡성문구 >

  숙소에서 서둘러 일찍 나와서 첫차(9:30) 탑승이 가능했지, 아니면 증기기관차를 못타고 구경만하고 돌아 갈 번했다. 좌석 배치는 1,3호차는 무궁화호, 2호차는 비둘기호 모습을 재현 했다고 한다. 옛날 어린 시절 기차를 탔던 열차안 분위기로 추억을 떠 올리게 한다. 교련복을 입은 이동판매상이 밀차를 끌고 심심풀이 먹 거리를 판매하니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남원은 남원 지역의 설화를 기반으로 춘향전과 흥부전이 있다면, 곡성은 홍장설화를 기반으로 한 심청전이 있다고 한다.

                    < 9:53, 섬진강 강변 따라 기차는 달리고 >

                        < 10:03, 종점인 가정역 역사 >

                    < 10:04, 타고 온 증기기관차 앞에서 >

  심청처럼 장님 원량을 아버지로 모신 효녀 홍장은 성공스님의 청에 의해 스님을 따라가게 되고, 소랑포라는 포구에서 중국진나라의 사신을 만나게 된다. 사신들은 홍장이 황후감이라 여기고 싣고 온 온갖 보물을 스님에게 드리고, 홍장을 데리고 가서 황후로 삼는다. 홍장은 고국에 두고 온 장님 아버지가 그리워 관음상을 만들어 고국에 보내고, 그 관음상을 모시게 된 곳이 관음사라고 한다. 섬진강을 바라 보면서 계속 달리던 기차는 30분 후에 가정역에 도착하여 30분간 휴식을 한다.

              < 10:06, 가정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레일바이크 >

                   < 10:10, 가정역에서 본 출렁다리 >

                     < 10:14, 출렁다리를 건너면서 >

  증기기관차라 하여, 옛날 어릴 때 타고 다녔던 석탄을 태워 나오는 증기로 달리는 기차인줄 알았다. 칙칙폭폭 열차로 생각했는데, 기차 머리만 옛날식이지 지금과 같은 디젤기관차 이다. 가정역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레일 바이크는 뜨거운 태양을 가릴 지붕이 없어서인지 타는 손님이 없다. 30분 동안 즐길 체험이나 볼거리가 있을 줄 알았는데, 출렁다리로 섬진강을 건너갔다 오는 것이 전부다. 폭 넓은 섬진강 강바람을 맞으며 시원스럽게 출렁다리를 건너서, 돌아 올 때는 잠수교를 이용한다.

                  < 10:15, 출렁다리에서 내려다 본 섬진강 물줄기 >

                  < 10:18, 돌아 올 때는 두가세월교(잠수교)를 이용하여 >

            < 11:02, 곡성역로 원점 회귀(미니기차가 출발 대기 중) >

  고려 말에 강 하구로 왜구들이 자주 침범하자, 수십만 마리의 두꺼비가 새까맣게 몰려와 울어대자, 소름이 끼친 왜구들이 달아나 버려 두꺼비 섬()자와 나루 진()을 써서 섬진강이 되었다는 유래가 전해져 온다. 30분 후에 출발하는데, 돌아 갈 때의 좌석번호는 올 때와 다르다. 기대를 너무 많이 하고 찾아 온 것이 아닐까 반문도 하면서 곡성역으로 돌아온다. 입장료에 포함되었다는 장미축제장과 이동하여 볼 남원의 광한루는 이번여행의 마지막 후기 글(3)에서, 오늘은 여기까지...

 

                                                              ‘17. 6. 5() 화엄사와 기차마을을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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