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권 일주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보성 녹차 밭을 셋째 날에 간다. 화보나 영상으로 구불구불한 녹차 밭을 볼 때마다 가겠다고 한 것이 이렇게 늦었다. 함께하는 대부분의 여행객들은 이미 다녀 온 듯,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이다.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과 국제정원 박람회를 다녀오느라 순천은 여러 차례 찾았지만 보성은 처음이다. 이 지역에 가면 잊어서는 안 되는, 즉 여수에 가서는 돈(), 벌교에 가서는 힘(주먹), 순천에 가서는 인물(얼굴)을 자랑하지 말라는 말이 생각난다.

                     < 6:08, 숙소 베란다에서 본 일출 >

               < 6:41, 호텔 내 뷔페식당(토파즈)에서 조식을 >

                < 7:33, 식사를 마치고 호텔 주변 산책로 따라 >

- 목포 현대 호텔 -

  숙소가 높은 동산에 위치하다 보니, 새벽에 생각지도 않았던 일출장면을 보게 된다. 호텔 이름에 목포라는 명칭이 붙어 있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영암군 삼호읍에 해당된다. 우연히 일출을 보았듯이 사방으로 바다와 호수 그리고 산까지 조망할 수 있어 밖으로 나오게 한다. 일찍 호텔 뷔페식 식사를 마치고는 호텔 주변을 산책 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어 거닐어 본다. 어제 밤에 도착하여 멀리 야경만 볼 수 있었는데, 조경이 잘 된 정원에는 철쭉을 비롯한 봄꽃들이 아름답게 피어 있다.

              < 7:36, 호텔 아래로 조망되는 금호(錦湖) 방조제 >

                 < 7:38, 대불공단 내 현대 삼호중공업 조선소 >

               < 대한다원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전남 영암군과 해남군을 이어주는 금호 방조제가 1996년 준공되면서 금호도(錦湖島)는 육지화 되었고 섬 이름을 따와 붙여졌다고 한다. 방조제 한편으로는 영암호가 있고, 옆은 대불공단 내의 현대 삼호중공업 조선소가 내려다보인다. 어제 보다는 30분 앞당긴 830분에 숙소를 떠나 하루 일정을 시작한다. 보성 녹차 밭으로 가는 길에 우리나라 최초의 영암 국제자동차 경주장이 옆으로 보인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유치했는데, 교통문제 등으로 인해 아직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다.

                  < 9:36, 보성 녹차 밭 대한다원 입구(매표소) >

                             < 9:37, 삼나무 숲 길 >

                             < 9:39, 대한다원 정문 >

- 보성 녹차 밭 대한다원(대한다업주식회사) -

  해발 350m의 오선봉 주변에 대단위 차밭을 일구고, 삼나무, 편백나무, 소나무 등과 관상수(100만평)을 심어 민둥산 불모지를 숲으로 바꾸었다. 차 재배를 주로 하지만, 관광객들에게 입장료를 받는 국내 유일의 녹차관광농원이다. 차는 첫째 따뜻한 기온, 둘째 원활한 배수, 셋째 적당한 강수량의 조건을 갖추어야 잘 자란다고 한다. 보성은 강수량이 적합하지 않으나, 해무가 이를 보완해 준다. 주차장 앞의 매표소를 통과하면 울창한 삼나무 숲속을 거닐어 대한다업()정문에 도착한다.

              < 9:43, 중앙전망대로 빠르게 오르는 경사 급한 계단 >

                < 9:48, 우회하여 올라가는 길가 녹차 밭에서 >

          < 9:52, 이정표 따라 차밭전망대(400m)를 거쳐 바다전망대(500m)까지 >

  CF, 영화촬영지로도 유명하고, 매스컴을 통해 보던 장면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장관이다. 녹색의 드넓은 차 밭을 이룬 대한다원을 여행객들이 가장 가고 싶어 하는 여행지로 선정하는 이유를 알만하다. 최단거리로 빠르게 올라 관광할 수 있는 길은 경사 급한 계단으로 중앙전망대까지 올라 보는 것이라고 한다. 우회하여 완만하게 중앙전망대까지 오르는 길은 노약자나 산행경험이 없는 여성에게 적합하다. 주어진 짧은 시간 안에 나 홀로 차밭 전망대를 거쳐 바다전망대까지 오르기로 한다.

      < 9:57, 오른쪽 우회로도 차밭과 바다 전망대 오르는 계단은 가파르다 >

         < 9:59, 높은 곳(차밭 전망대 아래)에서 일하는 현지주민들 >

                 < 10:06, 최고봉 바다 전망대에서 >

  중앙전망대까지는 무난하게 다녀 올 수 있지만, 차밭 전망대를 올라가는 길은 계단이 가파르다. 차밭 전망대에 올랐더니, 주변 높은 곳에서 현지 주민들이 녹차 잎을 따고 있다. 지금도 매월 60~80여명 이상의 현지 주민들이 녹차 작업에 참여하여 연간 녹차를 120~130톤 생산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녹차 생산의 중추역할을 하면서, 주민들에게는 소득을 올리는 생활터전이 된다. 녹차 전망대에서 바다 전망대까지의 올라가는 길은 비포장 임도처럼 보이는데, 돌들이 많아 걷기가 불편하다.

                  < 10:09, 반대편 편백나무 숲 산책로로 하산 >

                      < 10:25, 시음 및 제품 판매 코너 >

                       < 10:29, 우전차 시음(1,000) >

  바다 전망대에 올랐더니, 짙은 해무로 인해 바다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순환코스인 반대편 편백나무 숲으로 내려오니, 녹차 밭 대신에 완만한 숲 등산로가 이어진다. 원점 회귀하여 입구에 있는 시음 및 제품판매코너에 들려 우전차를 마신다. 곡우(420~21일경)전에 새봄에 자란 어린 새순을 처음 딴 차로 향이 짙고 떫은맛이 덜하여 최고의 차라고 한다. 보온 통에 준비한 뜨거운 물을 부어 3~4회 우려 마신다. 시중에서 구입해 마시는 녹차의 티백은 대부분 이곳에서 만든다고 한다.

            < 순천 낙안읍성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27, 낙안읍성 표시석 >

                    < 11:30, 동문 낙풍루(樂豊樓) >

- 순천 낙안읍성(樂安邑城) -

  고려 말과 조선 초기에 왜구들의 잦은 침범을 막아 마을을 지키려고, 작은 성을 남해안과 서해안에서 많이 쌓았다고 한다. 순천 낙안읍성은 조선시대 대표적인 지방계획도시로 대한민국 3대 읍성(고창읍성, 해미읍성)중 하나로 현재 읍성 내에는 80여 가구 주민이 살고 있다. 600여 년의 역사와 전통 민속 문화, 낙안팔경이 조화를 이루며 넓은 평야와 풍요가 넘치는 낙토민안(樂土民安)의 땅이다. 안내도를 보며 관람동선 설명을 듣고, 동문인 낙풍루로 들어가 반 바퀴 돌고 나오기로 한다.

             < 11:31, 동문 앞에는 금전산의 기를 막는 개 두 마리가 >

            < 11:33, 중앙통로로 가면서 읍성 안 민속마을 관광시작 >

               < 11:38, 옛 동헌(東軒) 건물을 복원 >

  동문(東門)에는 앞에 보이는 금전산(金錢山, 668m)의 센 기를 누른다는 개 두 마리의 상을 세워 놓았다. 한자의 뜻을 그대로 번역하면 금으로 된 돈 산으로, 낙안읍성 뒤에 낙안의 큰 바위얼굴로 우뚝 서 있는 바위산이다. 중앙통로 따라 관광을 시작하면서 우측에 있는 동헌을 들린다. 조선시대 지방관아 건물로서 감사(監司), 병사(兵使), 수사(水使), 수령(守令) 등의 지방행정과 송사(訟事)를 처리하던 곳으로 동쪽은 수령, 서쪽은 관리, 중앙 마루는 송사를 다루던 곳으로 사용되었다.

               < 11:43, 아름답게 핀 유채꽃과 초가지붕 >

               < 11:49, 중앙통로 끝 서문에서 성곽위로 >

           < 11:49, 읍성 전망대에서 초가 가옥 마을 배경으로 >

  활짝 핀 유채꽃이 초가지붕과 어우러져 멋진 풍경을 자아낸다. 중앙통로 끝 지점 서문에서 성 위로 오른다. 높지 않은 성곽위로 걷다보면 민속마을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읍성 전망대에 다다른다. 원형이 잘 보존된 성곽, 관아 건물과 소담스러운 초가, 고즈넉한 돌담길에 이르기까지 옛 추억을 되살리는 명소로 주목받는다. 낙안읍성은 최근, 세계문화유산 잠정목록 등재와 함께 CNN 선정 대표 관광지 16, 문화재청 선정 가족 여행지 32선으로 선정되는 등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가 되었다.

                 < 11:56, 쌍청루(雙淸樓, 남문)을 지나서 >

                   < 13:04, 순천의 신화정 한정식 집 >

             < 13:06, 순천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집의 메뉴 >

- 순천의 녹차 말이 굴비정식 점심 -

  남문을 지나 동문으로 원점 회귀하는 1.4km의 성벽 위를 걸으면서 조선시대부터 현재에 이르는 조상들의 삶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아직 못 가본 해미읍성과 고창읍성의 모습도 궁금해진다. 옛날에 선조들이 굴비를 오래 보관하기 위해, 염장 하여 보리 속에 오래 보관했던 보리굴비를 맛보려고 순천시내의 신화정 음식점을 찾는다. 1인당 한 마리가 먹기 좋게 손질되어 나오는데, 어린 시절 추억이 서린 맛을 떠올리며 먹는다. 옛날 보다는 덜 짜고, 덜 딱딱하여 부드러워 더 맛이 있다.

                  < 13:08, 녹차 말이 굴비정식 상차림 >

              < 남해 여행지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4:17, 이순신 장군의 순국지, 남해 관음포 유허지 >

- 이 충무공 유허지(노량해전 격전지) -

  현대인들의 입맛에 맞는 보리굴비 한 점을 얼음을 띄운 녹차 물에 밥을 말아, 얹어 먹는 녹차 말이 굴비정식이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전통적인 식사방법으로 녹차가 맛을 부드럽게 한다. 미국의 금문교를 닮았다는 남해대교를 건너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섬인 남해(제주도 거제도 진도 강화도)에 도착한다. 지도를 보면 두 개의 섬이 서로 닮은 모습을 하고, 엄마가 아기를 안고 있는 형상이라고도 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이 순국했던 노량해전의 격전지인 유허지를 들린다.

       < 15:24,전방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말하지 말라는 유언을 새긴 비 >

          < 15:26, 한문이지만 한글 형식으로 읽는 이락사(李落祠) >

                    < 15:29, 대성운해(大星隕海) >

  159811월 충무공은 도망치는 왜적을 무찌르다 적이 쏜 유탄에 맞고전방이 급하니, 나의 죽음을 말하지 말라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셨다. 관음포가 바라다 보이는, 유해가 처음 뭍으로 올려 진 이곳에 충무공의 순국을 기리는 유허지(遺墟地)를 조성했다. 유언의 비석은 휘하에 있던 유형(柳珩)장군이 자손들에게 충무공 묘소 앞에 비석이 있기 전에, 내 비석을 세우지 말라하여 400년이 지나서 그 후손들이 먼저 세웠다고 한다. 1832년에 이충무공 유허비와 이락사(李落祠)가 세워졌다.

            < 15:32, 첨망대까지 다녀오는 1km의 소나무 숲 산책로 >

           < 15:39, 노량해전이 내려다보이는 첨망대(瞻望臺)에서 >

                 < 15:40, 첨망대에서 바라본 노량해전 >

  1965년 고 박정희 대통령은 이락사(李落祠)와 대성운해(大星隕海, 큰 별이 바다에 떨어지다)라는 글을 직접 썼다. 한려수도를 따라 유유히 남해 노량 앞바다에 이르면 관음포가 바라보이니, 이곳이 삼도수군통제사 충무공 이순신 장군께서 임진왜란 7년 중 노량해전(露梁海戰)에서 순국하신 곳이다. 순국한 지점을 바라볼 수 있게 첨망대를 세워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다. 이 충무공이 목숨을 바쳐 나라를 구한 애국충정이 깃든 유허지를 떠나 일찍 숙소로 돌아가 휴식을 한다고 한다.

             < 16:25, 5성급인 힐튼 Golf & Spa 리조트 입구 >

                 < 16:34, 골프 클럽하우스 전경 >

                < 16:35, 콘도 형식의 넓은 침실 >

- 힐튼 Golf & Spa 리조트  - 

  골프장 클럽하우스 내 사우나 이용권을 주어 여행의 피로를 풀라고 일찍 숙소에 도착한다. 남해에서 알려진 관광지 독일마을이나 다녀왔으면 했는데, 그곳은 남해안 일주코스에 포함되어 갈 수 없단다. 택시라도 불러 잠깐 다녀올까 생각해봤지만, 숙소와 반대편 방향으로 거리가 멀어 포기한다. 클럽하우스로 가니, 샤워장은 일반 골프 손님들과 함께 사용하여 골프 손님들이 많아 혼잡하다. 아래층 사우나는 손님들이 많지 않아 한가하지만, 함께한 여행객 일행들은 5~6명 정도에 불과하다.

                     < 16:36, 콘도 형식의 넓은 거실 >

              < 16:56, 클럽하우스 아래, 골프코스 필드의 풍경 >

              < 18:45, 클럽하우스 내 레스토랑의 갈비찜 정식 >

  숙소는 가족과 함께하는 콘도 형식이라, 두 명이 사용하기에는 넓고 산만하여 5성급다운 호텔로는 만족스럽지 않다. 저녁도 골프 치러 온 손님들이 식사하는 레스토랑에서 갈비찜과 해물뚝배기가 나오는데, 깔끔하고 정갈스럽게 나오지만 푸짐한 저녁식사는 되지 못한다. 차라리 가까운 바닷가 횟집에 가서, 회 한 접시를 먹고도 싶지만 산골짜기에 들어와 있어 여의치가 않다. 클럽하우스 내 미니편의점에서 맥주와 안주를 구입하여, 여행의 마지막 밤에 조촐한 파티를 하며 아쉽게 보낸다.

 

                         2017. 4. 30() 내나라여행 서부권일주 셋째날 관광하고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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