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256(일요일)

2) 산행코스 : 정부과천청사역중앙공무원교육원 등산로입구(2코스)문원폭포

                     마당바위일명사지케이블카능선연주암정상기상대

                     →(1코스)산장약수터깔딱고개대피소과천향교과천역

3) 산행시간 : 1103-1603(5시간), 산행거리: 7.0km 추정

4) 참 가 자  : 아들과 손자랑 같이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점점 고도를 높여 가고 있는 손자와의 산행, 오늘은 해발 632m의 관악산에 도전하겠다고 한다. 초등학교 입학식을 하루 앞두고 서초동 청계산(매봉:582.5m)을 무사히 다녀왔기에 큰 무리가 없을 듯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손자와 같이하는 13번째 산행에 아들이 처음으로 함께 하니, 손자는 아빠가 옆에 있다고 신바람이 난다. 오래전 산을 다니고부터 유독 관악산을 빨리 가자고 조르더니, 약속한데로 초등학생이 되어서 오른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주요 등산로 안내도 >

                < 10:45, 4호선 정부과천청사역 7번 출구 >

  최단거리이며 안전한 산행코스를 정하다 보니 과천 향교에서 올라 원점회귀 하기로 했다. 이 코스는 돌계단이 많다는 단점도 있지만, 안전이 최우선이다. 과천향교로 내려오기는 많이 했어도 올라간 적은 산악회를 따라 다닐 무렵(4년 전) 한번 뿐이다. 정부과천청사역에서 내려 오래된 기억을 살려 도로 따라 가는데, 낯선 거리만 계속된다. 등산객에게 물으니 향교는 반대편 방향에 있고, 이곳으로 가도 등산로는 있다고 한다.

                   < 11:03, 중앙공무원 교육원 담 사이로 >

                       < 11:06, 공무원교육원 등산로 입구 >

                     < 11:07, 연주암(2.7km)가는 이정표 >

  아이와 동행하는데 등산로가 험하지 않느냐고 묻자, 6봉 능선은 험하지만 옆에 있는 능선은 무난하다고 한다. 들머리 입구가 가까워 오자, 오래전에 두 번씩이나 하산했던 케이블카 능선의 날머리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 좁은 담사이로 들어가니, 넓은 등산로 입구와 안내도가 있다. 2명의 여자 등산 안내원이 상주하며 친절하게 코스를 설명해 준다. 등산안내도의 2코스로 올라, 당초 왕복하려고 했던 1코스로 내려간다. 2.7km의 연주암을 향해 출발한다.

                        < 11:08, 세심교(洗心橋) >

                      < 11:30, 계곡을 건너는 긴 데크 >

                     < 11:31, 마당바위(0.2km)를 향해서 >

  마음을 씻어주는 짧은 다리 하나가 명칭 따라 인상적이다. 내려오기만 두 번 했지, 올라가기는 처음이다 보니 풍경이 새롭게 다가온다. 나무들이 며칠 전 까지 만해도 신록이었는데 짙은 초록의 녹음으로 바뀌어 있다. 아이만 아빠와 같이 산에 왔다고 기쁜 것이 아니라, 얼마 만인지 기억도 안 나는 오랜만의 아들과 산행이 즐겁다. 일요일인데도 이 코스는 많이 알려지지 않아, 한가하고 여유롭다. 계곡을 건너니 마당바위를 앞에 두고 있다.

                         < 11:40, 문원 폭포 >

                       < 11:41, 폭포 위 마당바위 >

                       < 11:42, 마당바위 위 이정표 >

  들머리 입구에서 안내원이 코스 설명 시 문원폭포로 가라는 말을 들었는지 손자는 폭포가 언제 나오느냐고 성화다. 지난번 하산 할 때는 입구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는데, 안보이자 손자에게 지나친 것 같다고 한다. 그런데 잠시 후 한줄기 물줄기를 흘러내리는 문원폭포를 만난다. 뜨거운 날씨에 35분여간 올라오다 보니 더워서 스스로 세수까지 한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산에 적응해 가는 모습이 귀엽다. 마당바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쉬고 있다.

                   < 11:43, 마당바위 위 능선 오르는 갈림길 >

                     < 12:01, 관악산 일명사지(逸名寺址) >

                       < 12:03, 능선을 향해 급경사를 >

  마당바위 위에 있는 이름이 새겨진 큰 바위 왼편으로 하산했던 것 같은데, 다른 산객들이 오른쪽으로 올라 함께 오른다. 처음 보는 관악산 일명사지(逸名寺址)를 본다. 정서향(正西向)의 사지로 전면에 길이 3m의 석축을 구축하여 약 400평 정도의 대지를 마련하고 있다. 사찰의 이름이나 규모는 알 수 없으나, 석조물이 조각된 수법으로 보아 고려시대 초반에 조성 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한다. 사지를 오른쪽에 두고 왼편의 급경사를 올라 능선에 도착한다.

                 < 12:06, 건너편 삼봉 오르는 급경사 암릉 >

                      < 12:15, 군데군데 바위 능선이 >

                    < 12:17, 이정표 인근에서 점심을 >

  아래부터 올라오는 주능선과 만나서 이 능선으로 연주암까지 간다. 건너편 멀리 급경사 삼봉(?)으로 오르는 사람들이 까마득하게 보인다. 200911일 일출 산행 시 백운정사산불감시탑해돋이삼봉육봉으로 하산했었다. 춥다고 옷은 많이 입었지, 일출 보며 많이 먹었지, 저 경사를 올라가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예상했던 대로 큰 바위들이 서서히 나타나 긴장하게 한다. 정오가 지나자, 손자는 배가 고파서 더 이상 못가겠다고 엄포를 놓는다.

                     < 13:22, K.B.S. 송신탑을 바라보며 >

                        < 13:25, 세 갈래길 이정표 >

                         < 13:26, 다섯 번째 철탑 아래로 >

  산에서의 식사를 유난히 좋아하는 손자는 평소 두 배의 식욕이다. 점심은 여유 있게 1시간(12:18~13:18)을 갖고, 정상을 향해 간다. 높은 바위들이 가끔 길을 막고 서 있다. 옆으로 우회길이 있기는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는 조금 험난하다. 아빠가 앞에서 끌고, 할아버지가 뒤에서 밀며 어려운 구간을 하나씩 통과한다. K.B.S.송신탑을 바라보며 오르다보니, 세 갈래길(들머리:2.0km, 연주암:1.0km, 과천향교:1.7km) 이정표와 케이블카 철탑을 지난다.

                          < 13:31, 과천 시내 조망 >

                          < 13:39, 힘들어 하는 암릉 >

                          < 13:41, 계속되는 암릉 >

  어느 정도 올라오니 과천 시내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어린 아이는 별 반응이 없는 것을 보면 아직은 이른 듯하다. 손자는 계속되는 암릉에 힘들어 하며, 이 산은 왜 이렇게 바위가 많으냐고 물어 온다. 산 이름에 바위가 많다는 악()이 들어갔다고 이야기 해주면서 잠깐씩 쉬어간다. 한편으로는 당초 계획된 들머리를 찾지 못한 것이 내심 속으로 미안하다. 지난번에는 잠깐 사이에 내려갔었는데, 오늘은 왜 이렇게 능선이 길기만 한지 모르겠다.

                           < 13:46, 두꺼비 바위 >

                < 13:51, 여섯 번째 철탑 이정표에서 우측으로 >

                       < 13:59, 연주암 측면으로 입장 >

  두꺼비 바위라고 설명하자, 손자 왈 두꺼바! 두꺼바! 여기서 뭐하니?”하면서 재미있어 한다. 어린 아이의 동심이 귀엽다. 여섯 번째 철탑 이정표를 지나니, 우측으로 연주암 가는 길이다. 앞서 있던 길로 가면 한참을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가야 한다고 지나가는 산객이 귀 뜸 해준다. 측면으로 들어가는 연주암(戀主庵)677년 의상스님이 관악산에 의상대(, 연주대)를 세우고 수행하였으며, 그 아래에 관악사(, 연주암)를 창건했다고 한다.

                    < 14:00, 연주암의 대웅전과 삼층석탑 >

                    < 14:04, 효령각(효령대군 영정) >

                    < 14:17, 과천향교, 사당동 갈림길 >

  연주암에는 두 가지 유래가 전해져 온다. 고려 말 충신들이 나라가 망하자 이곳에 은신하면서 멀리 송도(개성의 옛 이름)를 바라보며 고려왕조를 그리워해서 연주암이 되었다는 설과 태종의 맏아들 양녕대군과 둘째 효령대군이 아버지가 왕위를 셋째 충녕대군(세종)에게 물려주자 이곳에서 수행하며 왕위에 대한 미련을 떨쳐버리려 애썼다. 두 대군의 심정을 기리는 뜻에서 연주대와 연주암으로 고쳐 불렀다는 설이다. 갈림길 이정표를 지나 정상으로 간다.

                      < 14:17, 관악산 정상 표시석 >

                      < 14:19,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4:24, 기상관측소 >

  날씨마저 뜨겁고 코스가 아이들이 타기에는 험난해서 고생을 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600m 고지에 올라온 것을 축하해준다. 다음에는 서울 시내에 있는 북한산, 도봉산, 수락산, 불암산 등과 근교에 있는 어떠한 산도 무난하게 오를 듯하다. 올라가면서 절벽을 보여 주어서인지 연주대는 안가겠다고 하고, 대신 기상관측소에 올라가자고 한다. 지금까지 수없이 왔어도 그 계단은 오르지 않았는데, 손자 덕에 오른다. 1층 작은방에 기상대 홍보실이 있다.

                       < 14:27, 관측소 계단에서 본 정상 >

                   < 14:56, 하산 길에 있는 노후 된 산장 >

< 15:13, 계곡을 건너는 데크 >

  홍보실내에는 시원한 냉방과 함께 찬 물까지 마실 수 있는 공간이다. 옆에는 앞서 온 산객에게 여직원이 설명을 열심히 한다. 연주암으로 내려와 잠깐 휴식을 하고, 하산을 서두른다. 당초 왕복 하려던 코스로 하산하니 험한 곳은 없지만, 대부분 돌계단으로 신경이 쓰인다. 스틱을 꺼내 사용하고 싶지만, 넘어지지 않게 하려고 손자의 손을 잡고 내려오니 무릎에서 신호가 온다. 산장을 지나 계곡에서 발도 씻고 쉬어 가려 했더니, 최근 가물어서 물이 없다.

                   < 15:28, 가장 경관이 좋다는 계곡 >

                   < 16:00, 음식점이 즐비한 날머리 부근 >

  < 16:00, 목 공예품 판매장에 각종 꽃이 >

  올라갔던 케이블카 능선보다는 하산하는 계곡 코스는 등산객들로 혼잡을 이루어 복잡하다. 관악산에서 가장 경관이 좋다는 계곡도 있지만, 다소 지루함을 느낀다. 날머리 부근에서 다소 힘들어 했지만, 무사히 완등한 손자에게 박수를 많이 쳐주었다. 계획에도 없던 암릉 길이 어려웠지만, 앞으로 성장하면서 산을 다닐 때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썰렁하기만 했던 목 공예품 판매장도 화려한 봄꽃들로 새롭게 단장을 하여 보기에 좋다.

                         < 16:03, 과천 향교 입구 >

                         < 16:08, 과천역 가는 갈림길 >

                          < 16:32, 과천역 7번 출구 >

  내려오는 날머리 음식점 상가에는 오늘 산행한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듯 성시를 이루고 있다. 아침부터 찾느라 애썼던 과천향교를 다시 한 번 쳐다보고는 과천역으로 간다. 가는 길에 맥주와 아이스크림으로 갈증을 해소하며, 오늘 산행에 대하여 정리를 해본다. 처음으로 3대가 어우러져 한 산행이 지금까지 있었던 어떠한 산행보다도 의미가 있고 행복함을 느끼었다. 모두가 건강하게 오래도록 같이 산행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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