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즐거움은 떠나기 며칠 전부터 여행 준비와 함께 설렘을 느낄 때부터 시작되는 듯하다. 공항으로 나갈 때는 함께 가는 일행들이 누굴까 궁금하지만, 2~3일이 지나면 서로 알게 되어 지내는 즐거움도 크다. 이번 여행팀은 21명인데, 그중 부부가 7커플(14), 모녀(2), 여동창생(3), 남녀각각 홀로(2)로 구성되었다. 여행 가면 가이드가 흔히 하는 말다리 떨리면 늦으니, 가슴 떨릴 때 떠나라가 여기서는가슴 떨릴 때는 해외여행, 다리 떨리면 국내산책으로 바뀐다. 일행들이 큰형님이라고 부르니, 그 말이 남의 일 같지 않다.

                                  < 아르메니아(Armenia)의 지도(인터넷 자료 인용) >

                       < 10:43, 아르메니아 국경 사다클로(Sadakhlo) 슈퍼마켓 및 환전소 >

                        < 10:48, 국경에서 보는 작은 하천(중간) 뒤는 조지아 땅 >

- 아르메니아 국경 사다클로(Sadakhlo)에서 환전 -

  두 번째 국경은 우리가 아는 범위에서 쉽게 통과하여 아르메니아 땅을 밟는다. 아르메니아(Republic of Armenia)의 수도는 예레반(Yerevan), 인구는 약 300만명, 면적은 29,743(우리나라 경상남북도 크기), 언어는 아르메니아어, 종교는 아르메니아 정교(AD301년 세계 최초로 기독교를 국교로 채택)이며, 터키, 이란, 조지아, 아제르바이잔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완전 내륙 국가이다. 국가면적이 작아 인구가 적지만, 외국 거주자가 700만명 정도로 더 많다. 국경을 통과하니, 앞에 슈퍼마켓 안에 있는 환전소에서 소액을드람으로 바꾼다.

                      < 11:26, 아흐파트(Haghpat)수도원 입구 주차장 기념품 가게 >

                                 < 11:27, 주차장에서 수도원 오르는 계단 >

                           < 11:28,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된 수도원 전면 >

- 알라베르디 지역의 아흐파트(Haghpat)수도원 -

  다시 탑승한 조지아 버스는 국경을 넘자 와이파이가 되지 않아 불편하다. 국경을 떠나 차창으로 보는 풍경은 실개천을 경계로 위쪽의 산은 조지아이다. 알라베르디(Alaverdi)는 고대 페르시아어로하느님의 선물이란 뜻이며, 고원의 넓은 초원은 목가적인 분위기이다. 야생화는 6월경에 아름답게 펴 버스가 멈춰 사진도 찍지만, 지금은 계절이 아니어 고지에서만 볼 수 있다. 첫 관광지는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흐파트(Haghpat)수도원으로 비잔틴과 카브카즈의 혼합 양식으로 아르메니아 종교 건축의 절정기를 대표하는 수도원이다.

                                                     < 11:32, 교회의 내부와 제단 >

                                                    < 11:33, 제단 위의 프레스코 화 >

                                    < 11:34, 예배당 내부는 자연 채광을 이용해 조명 >

- 아흐파트(Haghpat)수도원의 교회 내부 -

  966년에 착공하여 991년에 완공되었지만, 많은 외세의 침입으로 파괴와 복구를 거듭하다, 12세기 일부 복원을 한 이후 초기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교회의 내부로 들어가니, 천정 및 벽에 자연채광만 들어오게 하고 조명시설이 전혀 없다. 어둡기도 하고 건물이 오래되어, 옛 고풍스러움을 보여 주기도 하지만 을씨년스럽다. 아르메니아 정교이어서 그러한지 제단 아래에는 의자들이 있고, 제단 주변으로는 성모님과 아기예수 그리고 많은 성화 프레스코화가 부착되어 있다. 정교회, 개신교, 가톨릭은 뿌리는 같다는 것을 알려 주는 듯하다.

                         < 11:36, 예배당 앞마당, 교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묘소인 듯 >

                    < 11:37, 교육관으로 이동 통로에 돌에 새긴 십자가, 하치카르(Khachkar) >

                           < 11:38, 수도원 안에는 성경책을 보관하였던 항아리들 >

- 아흐파트(Haghpat)수도원의 교육관 -

  예배당에서 교육관으로 이동하기 위해 수도원 앞마당으로 나오니, 교회를 위해 헌신한 분들의 묘소로 보이는 무덤과 묘비들이 있다. 교육관 가는 실내 통로에 돌을 깎아 만든 석비이자 추모비인 하치카르(Khachkar)가 많다. 신을 숭배하는 중심 역할을 하는 십자가 안에 예수 상까지 새겨져 있다.돌의 나라답게 돌이 많아서 일까! 수도사들의 수행방법의 하나로 돌에 십자가를 새겼다니 이나라의 독특한 방법으로 문화적 상징이기도 하다. 수도원 안의 바닥에 작은 항아리들이 묻혀 있는데, 성경책을 항아리 속에 보관했다고 한다.

                                             < 11:40, 수도원 교육관의 실내 >

                       < 11:46, 수도원 후면 언덕에서 데비드 협곡과 같이 조망 >

                               < 11:56, 데비드 협곡을 배경으로 벤치에 앉아 >

- 수도원 후면 언덕에 올라 조망을 -

  10~13세기에 번성했던 카우리크 왕조의 중요 교육기관으로 수도자가 많을 때는 500명 이상 될 정도로 규모가 컸다. 출구 쪽에 1063년에 지어진 도서관은 사각형 건물로 둥근 천장의 모습을 하고, 다양한 고서와 책들이 보관되어 있다. 도서관 지붕이 있는 언덕위로 나오니, 수도원이 높은 곳에 위치해 대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광이 아름다워 가슴을 벅차게 한다. 데비드 협곡을 비롯하여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수도원을 감싸고 있다. 협곡 건너편 푸른 초원에 있는 마을 집들이 성냥갑처럼 보인다. 포토 존 의자에 앉아 사진 한 장도 남긴다.

                              < 11:52, 교회 본당과 기념탑(종탑)을 동시에 함께 >

                                     < 11:53, 기념탑 건물인 동시에 종탑 >

                                       < 11:58, 교회 본당 측면을 배경으로 >

- 수도원 측면에서 조망을 즐기고서 -

  언덕 위에 있는 교회 본당과 기념탑(종탑 역할)의 두 건물은 별도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어 함께 사진에 담는다. 종탑은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는 망루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위 상공에서 4개 코너를 연결하여 보면 십자가 모양으로 건축되었다. 두 건축물의 외부와 내부가 검은 것은 부드럽고 고운조직의 응회암이 아르메니아 산에 많기 때문이다. 암석을 잘라 만든 벽돌로 지은 건축물이 세월이 흘러 응회암은 검은색으로 변하였다. 수도원 관광을 마치고 절벽 위로 놓인 길 따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점심 식사하러 간다.

                                  < 12:26, 전망이 좋은 곳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 >

                                  < 12:28, (View) 가 좋은 레스토랑의 실내 >

                      < 12:35, 라바쉬(Lavash) 빵과 송아지 요리, 딜리잔(Dilijan)맥주 >

- (View) 가 좋은 호텔 레스토랑에서 점심 -

  식사시간이 되면 맛있는 현지식 메뉴가 궁금할 정도로 기대하게 된다. 전망이 좋은 곳에 있는 호텔 레스토랑은 실내에서 창문을 통해 보는 뷰(View)도 멋지다. 종이처럼 얇은 아르메니아의 빵 라바쉬(Lavash)는 그냥 먹어도 맛있지만, 여러 채소를 넣고 돌돌 말아 먹어도 별미이다. 같은 테이블의 부부와 함께 가이드가 추천해준 딜리잔(Dilijan) 맥주(U$3)는 더위로 인한 갈증을 해소시켜 준다. 메인 송아지 요리는 우리나라 찜 요리처럼 부드럽다. 후식으로 나온 아이스크림과 체리는 맛있었지만, 찌꺼기가 남는 터키식 커피는 별로이었다.

                             < 13:26, 레스토랑 옆 조망 테라스에서 본 데비드 협곡 >

                               < 13:22, 테라스에서 본 협곡을 파노라마로 담아 >

                                       < 13:25, 아름다운 협곡을 배경으로 >

- 레스토랑 옆 조망 테라스에서 본 데비드 협곡 -

  식사를 마치자 해발 900m 정도의 협곡위로 조성된 테라스에서 조망을 즐긴다. 계곡 위로 솟아 있는 봉우리에 있는 건축물은 사나힌(Sanahin) 수도원이라고 한다. 11세기에 서아시아를 침공하여 메소포타미아, 시리아, 팔레스타인 및 이란의 대부분을 지배한 셀주크 튀르크(Seljuk Turks)제국이 이곳까지 점령하였다. 오랜 기간 주위의 강대국들로부터 침공을 자주 받으면서도 고유한 역사와 문자를 지켜낸 것은 종교의 힘이라 느껴진다. 작은 영토지만 곳곳에 자리한 수도원과 교회를 찾아오는 성지순례도 코로나 이전에 많았다고 한다.

                           < 13:47, 소련시대의 구리광산이 지금은 폐광이 된 마을 >

                                   < 13:48, 폐광촌 마을 옆으로 흐르는 하천 >

                        < 15:02, 세반호수로 가는 창가로 본 아름다운 마을 풍경 >

- 세반호수로 가는 버스 창가로 본 풍경들 -

  협곡을 내려오니 소련시대 때 활성화 되었던 구리광산이 지금은 폐광이 된 마을 앞을 지난다. 공중에는 케이블카가 멈추어 있고, 여러 관련 공장들도 문을 닫아 흉물상태로 남아 있다. 소련으로부터 독립은 했어도 자원은 없고 인구가 적어 공장들은 운영할 수 없었고, 그 실정은 지금까지도 이어오고 있다. 마을 옆의 하천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활기차게 흐른다. 이 나라의 주업은 포도주, 꼬냑, 목축업 농사가 전부라고 한다. 세반호수로 가는 길은 장거리로서, 차창으로 보는 아름다운 전원적인 풍경들이 시선을 계속 머물게 한다.

                               < 15:06, 마을길 가로수가 우리나라의 미루나무처럼 >

                                    < 15:28, 딜리잔(Dilijan) 도심에서 잠깐 휴식을 >

                                < 15:28, 딜리잔(Dilijan) 호수에서 뱃놀이 하는 시민들 >

- 휴양도시 딜리잔(Dilijan)은 덤으로 보고 -

  차창으로 멀리 보이는 푸른 초원 사이로 난 마을 길 가로수가 우리나라에서 흔히 보는 마루나무 같아 향수를 불러 온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낙엽 활엽수로 미국에서 온 버드나무라 하여 양버들 이라고도 한다. 휴양도시인 딜리잔에서 잠깐 휴식을 한다고 하여 버스에서 내리니, 넓은 호수에는 뱃놀이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시원스럽게 보인다. 2년제 국제대학이 있어 세계적으로 알려져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어느 기업이 투자 검토를 위해 다녀갔다고 한다. 아르메니아 관광을 마치고, 조지아로 갈 때, 올드 딜리잔에서 점심 예정이라 한다.

                                              < 15:57, 대규모 고속도로 휴게소 >

                                   < 16:04, 라바쉬(Lavash) 빵을 만드는 기계 제조라인 >

                                 < 16:06, 빵을 만들어 화덕 벽에 붙여 굽는 방법 >

- 대규모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휴식 -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쉬기로 했는데, 용무가 급한 일행 덕에 덤으로 휴양도시를 잠깐 관광하게 되었다. 20여분 후에 도착하는 휴게소는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와 버금갈 정도의 시설과 규모를 갖추었다. 음식점 입구에 있는 많은 종류의 꼬치에 꽂혀진 여러 고기, 생선, 과일 종류의 구이용 판매가 눈길을 끈다. 종이처럼 얇은 라바쉬(Lavash) 빵은 자동으로 기계에서 구워져 벨트를 타고 완제품이 되어 나온다. 밀가루 반죽을 수작업으로 타원형의 모양을 만들어 화덕 붙임용 판위에 놓고는, 허리를 굽혀 화덕 벽에 붙이는 모습 또한 신기하다.

                                       < 16:08, 슈퍼마켓 내의 과일 및 음료수 코너 >

                                   < 16:13, 호텔에서 마실 새 디자인의 Kilikia 맥주 구입 >

                       < 16:44, 세반호수 및 세바나방크(Sevana vank) 수도원 오르는 입구 >

- 휴게소 내 슈퍼마켓에서 호텔에서 마실 맥주 구입 -

   한편에 있는 슈퍼마켓 역시 규모가 커서 돌아보며 구경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것저것 기념품을 구입하고는 호텔에서 밤에 마실 맥주를 구입하는데, 오프너가 필요 없는 새 디자인의 Kilikia 맥주 2병을 구입한다. 거리가 가까워진 세반호수와 세바나방크 수도원을 향해 출발(16:30)한다. 터널을 지나자, 고도로 인한 풍광이 달라져 산에 나무들이 보이지 않는다. 세반호수 주변은 국토의 5%정도 차지하는 광범위한 면적으로 하루에도 여러 번 날씨가 바뀌면서 소낙비가 많다. 도로에서 내려 높은 곳의 수도원까지 걸어 오른다.

                                    < 16:48, 계단을 오르는 길에 각종 그림을 판매 >

                         < 16:50, 성모님이 있는 성모교회()12사도가 있는 사도교회() >

                                            < 16:53, 세반호수를 배경으로 >

- 세바나방크(Sevana vank) 수도원에 올라 -

  바다가 없는 내륙국가인 아르메니아 중동부에 위치한 세반호수는 해발 1,900m로 세계에서 높은 호수중의 하나이다. 국토의 5%를 차지하는 면적 1,243로 호수의 둘레 길이만 78km나 된다고 한다. 수도원의 위치는 소련 시절에는 섬이었으나, 수력발전소를 만들어 수위가 낮아지면서 육지와 연결이 되었다. 세바나방크(Sevana vank)수도원이라 부르는데, Vank 자체가 수도원을 뜻해 수도원이란 단어가 중첩된다. 오르는 계단에는 그림을 그려 판매하고, 돌을 깎아 만든 석비이자 추모비인 아르메니아 십자가 하치카르(Khachkar)가 보인다.

                            < 17:04, 수도원 위쪽으로 올라 세반호수와 함께 파노라마로 >

                                      < 17:05, 수도원 뒤에서 세반 호수와 함께 >

                                       < 17:15, 수도원과 세반호수를 배경으로 >

- 세반 호수(Sevan Lake)의 아름다움과 함께 -

  세반은 터키어로검은 반()이란 뜻으로, 호수가 맑은 날은 푸른색을 띄지만 흐린 날에는 검은색을 보여 검은 호수에서 유래 되었다. 나지막한 언덕을 10분 정도 오르면 지진으로 인해 당초 4개의 수도원이 지금은 두 곳만 남아 있다. 성모님 성화가 있으면 성모교회(Holy Mother of God Church)라 하고, 12사도가 있으면 사도교회(Holy Apostoles Church)라 불리고 있다. 수도원 위쪽으로 올라 수도원과 함께 세반 호수를 바라보면, 탄성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아름답다. 어느 쪽을 보아도 눈이 시원해지며, 그림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

                       < 17:20, 올라왔던 방향으로 내려가며 파노라마로 >

                                 < 17:57, 호수 반대편 레스토랑 입구 >

                               < 18:31, 돼지 갈비와 송어 꼬치구이 >

- 호수 반대편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 -

  바다가 없는 내륙 국가이다 보니, 수도 예레반 시민들은 여름이면 이 호수로 휴가를 온다고 한다. 아르메니아에 공급되는 생선 중의 90%는 이곳에서 잡힌다. 세반 호수 관광을 마치고 반대편 방향에 있는 레스토랑으로 이동을 한다. 송어가 많이 잡힌다고 하여 회가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소련사람들은 회를 먹지 않고 절이거나, 튀기거나, 구워 먹는 문화가 그대로 이어져 온다. 오늘 메뉴도 돼지 갈비에 송어 어묵 꼬치구이이다. 처음 먹어 보는 송어 꼬치구이는 맛을 모를 정도로 밋밋하다. 차라리 송어를 통째 구워 나왔으면 좋았을 것 같다.

                     < 19:02, 식사 후 호수가로 나오니, 백사장과 인어상이 있어 바다로 착각 >

                             < 20:16(사진은 다음날 6:45), ANI CENTRAL INN 호텔 >

                               < 22:34,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구입한 맥주를 >

- 식사 후, 숙소가 있는 수도 예레반(Yerevan)으로 이동 -

  식사 후 레스토랑 앞에 있는 호수가로 나오니, 백사장과 인어상 등이 있는 것이 마치 바다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일정 자체가 장거리이다 보니, 세반호수에서 숙소가 있는 예레반까지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내일까지 연박하는 ANI CENTRAL INN 호텔로 늦게 도착했지만 부담이 적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구입한 맥주를 마시면서, 이번 여행의 중간 평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아직도 3일의 관광을 마쳐야 하지만, 계획했던 3개국의 방문은 하게 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가는 곳마다 대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이 감동을 준다.

 

 

                                                                 2023. 7. 13. 아르메니아 입국 첫날 관광을 마치고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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