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인도에서 제일 고생하는 것이 음식이다. 전 일정의 식사가 호텔식으로 되어있는 것도 이를 입증한다. 더운 나라이기에 물을 많이 마시는데, 꼭 생수를 사먹어야 한다. 한번 설사가 시작되면 준비해 간 약도 잘 듣지 않는다고 한다. 밥은 쌀에 찰기가 없어 바람에 날라 갈 정도이다. 반찬이 따로 없고, 여러 가지 카레(원래 이름은 커리, Curries)만 있다. 맛있고 입에 맞는 것은 밀가루를 반죽해서 화덕에 구운 난(Nann)이다.

              < 6:55, 정문에서 정면으로 안쪽에 있는 사원 >

             < 6:56, 왼편 칸다리야 마하데브 사원을 배경으로 >

              < 6:58, 아래부터 위로 올라가는 3단계 과정 >

- 칸다리야 마하데브 사원(Kandariya Mahadev Mandir) -

  서부 사원군을 대표하는 사원으로 높이가 31m나 되는 가장 큰 규모이다. 카주라호 하면 먼저 떠오르는 미투나 상들이 이곳에 밀집돼 있다고 한다. 사원의 건립 시 기는 1025~50, 사원내부에 226, 외부에 646개의 조각상이 있다. 여행객들이 보고자하는 미투나 상들은 외벽에 새겨져 있다. 첫 번째 시선을 집중시키는 것은 성행위 과정을 3 단계로 나누어 조각했다.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색깔, 몸짓, 동작 등으로 구분하여 섬세하게 표현했다.

                    < 7:00, 상단 부분까지 조각 >

                < 7:02, 남자 누워 있고, 여자 3명과 >

                  < 7:03, 벽면을 가득 채운 조각들 >

  높은 곳까지 빈틈없이 조각되어, 가까이서 올려다보면 목이 아플 정도다. 이 사원의 하이라이트라고 소개하는 장면은 남자는 누워서 여자 3명과 함께 하는 성행위이다. 아무리 이야기해도 끝이 없는 것이 성에 관한 이야기이며, 아무리 들어도 남녀노소 누구나 싫지 않은 것은 인간의 본능이기 때문인 듯하다. 섹스는 종족번식이나, 쾌락의 도구 이전에 완전한 인간으로 나아가는 길 혹은 수행의 방편으로 보았다고 한다.

                    < 7:05, 다른 면의 조각 장면들 >

          < 7:06, 옆에 있는 마하대바 사원(Mahadeva Mandir) >

        < 7:09, 안쪽의 데비 자가담바 사원(Devi Jagadamba Mandir) >

  가장 적나라한 미투나 들은 북쪽과 남쪽 벽에 새겨져있다. 동쪽과 서쪽은 해가 지나가는 곳으로 음란할 수 없기 때문에 낮에는 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한다. 이제 계속되는 조각들은 사원마다 비슷비슷하여 첫 사원에서 보았을때의 놀라움과 신기함이 감소된다. 옆으로 연결되어 있는 마하대바(Mahadeva)사원과 안쪽의 데비 자가담바(Devi Jagadamba)사원은 외관만 바라보며 지나친다. 마지막으로 한 사원만 보기로 하고 들어왔던 정문 쪽으로 이동한다.

            < 7:13, 빠르바티 사원(좌측)을 지나 비쉬와나트 사원으로 >

          < 7:15, 청소 중인 비쉬와나트 사원(Vishwanath Mandir)으로 >

                  < 7:17, 사원 내 길가에 있는 망고나무 >

- 비쉬와나트 사원(Vishwanath Mandir) -

  새하얀 외벽이 인상적인 빠르바티 사원(Parvati Mandir)은 칫트라굽타 사원 앞에 있는 조그마한 사원으로 원래는 비쉬누 신을 모셨던 사원이다. 이 사원들은 모래알이 뭉쳐 굳어진 사암(沙巖)250km 떨어진 곳에서 운반해 만들었다. 사암은 부드럽지만 한번 사용하면 돌처럼 탄탄해 진다. 건물을 파이프로 감싸고는, 검정색 곰팡이가 핀 것을 닦아 내는 작업을 한다. 맛있게 먹기만 했던 망고가 우리나라 감나무처럼 큰 나무에서 열리는 줄 오늘 처음 알았다.

           < 7:18, 비쉬와나트 사원 정면에 있는 난디 사원(Nandi Mandir) >

                    < 7:19, 비쉬와나트 사원의 외벽 조각 >

                    < 7:21, 책에 나온 사진 찾기 성공 >

  난디 사원 안으로 신발을 벗고 올라가니, 쉬바신이 타고 다녔던 황소가 앉아 있다. 이 사원은 칸다리야 마하데브 사원과 똑같이 설계되었는데, 부속신전은 4개중 2개만 온전하다. 책에서 본 사진을 아무리 찾아도 없더니만, 마지막 사원에서 겨우 본다. 밑에서 올려다보고 있는 두 사람을 해학적으로 재미있게 표현했다. 어느 한곳도 훼손이 없는 보존 상태가 양호한 조각을 마지막으로 카주라호 일정을 끝낸다. 인도인들의 조각 예술이 놀랍기만 하다.

                    < 7:30, 서부 사원군 관광을 마치고서 >

                    < 7:33, 현지인이 운영하는 한인식당 >

                     < 7:55, 호텔로 돌아와 아침식사 >

- 서부 사원군 관광을 마치고 -

  서부 사원군 관광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현지인이 운영하는 한인 식당이 눈에 띤다. 인도여행을 이 나라에서 진행하는 현지여행사의 간판도 바라나시에 이어 함께 있다. 호텔로 돌아와 아침식사를 하는데, 어제 저녁부터 탈이 났던 뱃속이 밤새 무탈해져 다행스럽다. 여행을 주관한 산악회에서 처음 여행 왔을 때, 얼음이 든 차를 마셨다가 설사로 매 끼니마다 굶었다는 경험담을 들어 걱정을 많이 했다. 아직도 일행 중 한명이 식사시간에 참여치 못하고 있다.

              < 8:48, 기차역 주차장에 있는 꽃나무(랄풀?) >

                    < 8:50, 카주라호 기차역 건물 >

                 < 8:52, 대기 중인 아고라 행 오래된 열차 >

- 카주라호 기차역에서 -

  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도로가에 빨간 꽃이 핀 나무가 궁금해서 가이드에게 물으니 랄풀 나무라 하는데, 돌아와 인터넷을 찾으니 없다. 아마 현지인 가이드의 발음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주차장에서 기차 타는 곳까지는 거리가 있어 포터를 이용한다. 해외여행에서 쉽게 타지 않는 기차여행이라 기대가 많이 된다. 넓은 땅으로 장거리는 2~3일 가기도 하기에 침대칸은 필수라고 하니 궁금하다. 그런데 대기 중이던 열차는 오래된 옛 열차이다.

           < 9:01, 한쪽 창가-세로 2층 침대 마주보고, 반대편-가로 2>

                     < 9:02, 제일 좋은 침대칸 한쪽 복도 >

            < 9:02, 좋은 침대칸, 넓은 2층 침대 세로만 마주하고 >

- 침대 열차의 내부 -

  열차는 냉방이 되는 침대칸과 안 되는 일반 칸으로 크게 구분된다. 둘 사이의 칸 이동 통로는 막아 놓았다. 침대칸은 세 등급으로 나누어져, 우리가 탄 공간과 배열에 3층인 것과 좀 나은 2층이 있고, 제일 좋은 등급인 복도가 있는 침대이다. 그래도 우리가 탄 침대칸은 제일 좋지는 않지만 두 번째로 좋다. 침대칸에는 씨트, 베개와 담요 등이 제공되고, 전기를 쓸 수 있는 콘센트도 있다. 2층으로 오르는 사다리가 협소해, 여성들은 오르기가 불편할 정도다.

                  < 10:56, 반대편 열차의 일반 칸의 승객들 >

               < 10:56, 반대편 열차에는 기차 지붕에도 승객이 >

                  < 12:42, 2층으로 올라가 잠시 눈을 >

- 아그라를 향해 기차여행 시작 -

  정확하게 910분에 열차는 출발하는데, 인도가 기다리는 문화라고 하더니 기차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 천천히 간다. 중간의 역에서도 한참을 기다리며, 때로는 레일이 외선인 듯 서로 만나고 난 뒤 출발하기도 한다. 반대편 열차의 일반 칸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화물칸에 탄 듯한 착각을 하게 한다. 뉴스에서나 보던 열차 지붕 위의 승객들의 모습은 놀랍기도 하다. 2층으로 올라가, 잠시 생각을 접고 수면을 취한다. 2층은 요람이 더해 잠이 쉽게 든다.

                     < 12:46, 작은 ORCHHA 역 정차 중>

                     < 12:46, 기차를 기다리는 승객들 >

           < 12:48, 일반 칸의 승객에게 점심을 파는 인근 주민들 >

  20여개가 넘는 많은 객량이다 보니 앞에 타면, 작은 역은 역사를 지나쳐 플랫폼이 아닌 곳에 정차한다. 점심시간이 되었기에 인근 주민들이 도시락을 준비해 와 일반 칸 승객들에게 판매한다. 큰 역은 오래 정차하지만, 작은 역은 정차하는 시간이 짧다. 출발하기 전에는 반드시 기적소리를 낸 후에 떠나기 때문에 잠시 내렸던 사람들은 바쁘게 올라탄다. 지나치는 풍경과 기다리는 승객, 기차의 모습 등이 우리가 어렸을 때에서 시간이 멈추어 있다.

                  < 13:04, 호텔에서 준비한 도시락으로 점심을 >

                    < 13:35, 열차 내 양변기와 물통 >

                      < 13:35, 일반 변기와 물통 >

  어제 승합차로 이동할 때 주었던 한식 도시락보다 양식 위주의 오늘 도시락이 맛있고 먹을 만하다. 다만 열차 내에서는 담배와 술은 금하고 있어, 반주 한잔은 멋진 기차여행이 될 텐데 아쉽다. 마주한 화장실을 가보니, 가이드가 갈 때에는 여권, 카메라, 휴대폰 등 중요한 것을 지참하지 말라는 말을 이해하게 된다. 용변 본 것이 그대로 선로에 떨어지게 되었다. 쇠줄로 묶어 놓은 물통과 세면대 수도꼭지는 손으로 감싸고 올려야 나오는 것이 특이하다.

                    < 13:38, 잔시(JARNSI)역 도착 >

                   < 13:40, 냉방 안 된 일반 칸의 창살 >

                 < 13:42, 자신을 찍어 달라 사정하던 장년 >

- 잔시(JARNSI)역 중간 기착지 -

  당초 일정은 잔시역까지 승합차로 와서 1630분경 기차를 타려 했으나, 일정을 바꿔 전 구간을 기차를 이용해 도착(13:38)하니 3시간 정도가 단축된다. 오늘의 운행구간 중에서 제일 큰 역이 되어 오랫동안 머문다. 내려가 일반 칸을 보니, 창살이 끼워져 있는 것이 보기에 좋지 않다. 자신을 찍어 달라고 사정하던 순진한 장년의 바람을 저버릴 수 없어 블로그에 올린다. 미소를 지으며 편의를 제공해 주던 나이 지긋한 남자 승무원의 미소가 잊어지지 않는다.

                < 13:43, 다른 기차를 기다리고 있는 많은 승객들 >

                    < 13:45, 플랫폼을 연결하는 2층 통로 >

                    < 15:03, 차창 옆 침대에 누워 밖을... >

  기차를 기다리면서 이방인들에게 보내는 미소와 떠날 때 손을 흔들어 주는 모습이 순박하고 정이 많아 보인다. 창가의 침대에 누워 커튼을 치니, 나만의 공간이 확보 된다. 누워서 달리는 차창 밖 풍경을 보자니, 여유와 낭만이 있어 좋다. 끝없이 펼쳐지는 농촌 풍경은 마냥 끝까지 가고 싶다. 내릴 때가 되자 휴지통의 쓰레기는 달리는 차창 밖으로 버리고, 기차 바닥은 페트병의 약품을 조금씩 뿌리며 마대로 문지른 뒤 손님에게 청소 확인 싸인을 받는다.

                 < 17:49, 오토 릭샤가 즐비한 아그라 역 >

              < 17:50, 인도를 떠날 때까지 같이할 두 번째 승합차 >

               < 18:11, 네 번째 숙소 UTKARSH VILASH HOTEL >

- 아그라(Agra) 도착 -

  정확하게 도착 예정시간에 맞춰 아그라(Agra)역에 도착(17:35)한다. 각자의 짐을 주차장까지 끌고 가는데, 길이 안 좋아 고생한다. 무굴제국의 옛 수도이자 타지마할 등 볼거리가 많은, 지금까지 다닌 중에 제일 큰 도시라 한다. 기대를 하였건만 새로운 승합차로 가는 동안 매연과 소음 그리고 탁한 공기로 첫인상이 좋지 않다. 고도(古都)가 중화학공업단지로 바뀌어 아그라성과 타즈마할을 잇는 2km의 녹지를 제외하면 도시전체가 공기가 안 좋다고 한다.

                      < 18:13, 숙소 현관에 있는 쉬바신 >

                    < 19:50, 일정 중 괜찮았던 저녁식사 >

                     < 21:10, 호텔 앞 상가의 맥도날드 점 >

  타지마할이 향후 200년 이상은 지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와 함께 관광과 공업을 놓고 고민 중이라고 한다. 숙소에 도착해 현관에 들어서자마자 쉬바(Shiva)신이 일행들을 반긴다. 48천만에 이른다는 힌두교의 신중에서 파괴의 신 쉬바를 많이 보게 된다. 쉬바는 동전의 양면처럼 파괴와 재창조를 동시에 보여줄 뿐 아니라 고행자의 모습부터 정력의 상징까지 아우른다고 한다. 저녁식사 후, 시내 산책을 나섰다가 맥도날드 간판만 보고 들어 올 수밖에 없다.

 

                                        2014. 5. 7. 북인도 여행을 다녀와서 .....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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