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기간의 이스라엘과 요르단 성지순례지만, 가는 곳마다 성지이고 역사가 있다 보니 순례기도 길어지고 시간도 많이 걸려 이제 마무리를 짓는다. 기독교 관련 여행사가 주관하다보니, 일정표상 주일에는 예배, 주요성지에서는 작은 예배(천양과 기도)를 한다. 기독교인이 아니어 걱정을 했는데, 아무런 부담을 느끼지 않게 진행하니 기우(杞憂)였던 것 같다. 동행한 인솔자와 가이드는 비기독교인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하고 리드해줘, 즐겁고 유익한 성지순례가 되도록 많은 노력을 한다.

        < 이스라엘 예루살렘 구시가지 지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2:46, 통곡의 벽으로 가는 골목의 빵 노점상 >

             < 12:47, 통곡의 벽으로 가는 골목에 있는 이발소 >

- 예루살렘 성지 순례(2) -

  라틴어로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로 불리는 십자가의 길을 걷고 통곡의 벽으로 가는 골목에서 빵 노점상과 이발소를 본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보았던 옛 추억들을 떠오르게 한다. 오전에 비가 간헐적으로 내리더니, 오후부터는 중동지역의 우기는 이런 것이라는 것을 보여 주는 듯 빗줄기가 굵어진다. 통곡의 벽은 고대 유대인들이 대단히 거룩하게 여긴 곳으로 AD 70년 로마인들에 의해 파괴된 예루살렘 제2성전 가운데 현존하는 유일한 유적지로 규모는 길이 50m, 높이 18m 가량 된다.

                  < 12:53, 보안검사를 하는 통곡의 벽 입구 >

                    < 12:58, 통곡의 벽(일명, 서쪽 벽)

                       < 13:11, 벽 앞에 있는 제대 >

- 통곡의 벽(Wailing Wall, 일명 서쪽 벽) -

  로마에 의해 성전은 파괴되고 나라까지 망하게 되자, 유대인들은 전 세계에 흩어져 살게 된다. 19676일 전쟁으로 옛 예루살렘을 되찾자, 유대인들은 일부만 남아있는 서쪽 벽에 모여 통곡하며 기도를 드린다. 성전이 무너져 제사를 드릴 수 없어 하나님을 만나지 못해서 슬퍼하고, 죄의 용서를 받지 못하게 되어 영원한 죄인으로 살게 됨으로 통곡을 한다고 한다. 통곡의 벽으로 입장하기 위해서는 입구의 보안검사대를 통과하여야 한다. 지금은서쪽 벽이라 불러주길 바란다고 한다.

                   < 13:13, 이스라엘 국민들과 함께 기도를 >

                   < 13:15, 많은 국민들이 벽을 짚고 기도를 >

                       < 13:20, 통곡의 벽을 떠나면서 >

  유대교는 남녀를 구분하기에 남자는 왼쪽, 여자는 오른쪽 벽에 가서 기도를 드리도록 구분해 놓았다. 다른 종교와는 달리 성전에 들어갈 때, 남자들은 모자를 써야 한다. 벽으로 다가가 이스라엘 국민들처럼 양손을 벽에 대고, 그들이 열망하는 성전 회복이 조속히 이뤄지기를 기도한다. 주로 여자들은 가족의 건강을 위해, 남자들은 성전 회복을 위한 기도를 한다고 한다. 준비된 종이에 소원을 적은 쪽지를 벽 틈새에 끼워 넣는다. 쪽지가 꽉 차면, 이스라엘 정부에서 땅에 묻어준다고 한다.

              < 13:24, 반대편 출입구로 예루살렘 옛 성을 벗어나 >

             < 14:01, 성 인근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늦은 점심을 >

             < 14:08, 뷔페식당에서 이스라엘 현지 음식을 >

  많은 유대인들이 기도를 드리는데, 검은 전통복장에 중절모 비슷한 검은 모자를 쓰고 비를 맞으며(모자는 비닐로 감싸고) 기도하는 남자 모습이 인상적이다. 대부분 일반인들은 자유로운 복장에 머리에 작은 키퍼는 쓰고 있다.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교민은 약 750명 정도로 적어, 한식당이 없는 관계로 전 일정에도 한식 식사는 없다. 오늘 점심은 한식 도시락이었는데, 비가 내려 밖에서 먹을 수 없어 현지식으로 바뀌어 아쉽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늦은 점심 이다보니 맛이 있다.

                   < 15:37, 시온산으로 오르는 길옆은 정원 >

                     < 15:40, 축성된 돌담 사이 길로 >

                   < 15:44, 건물 앞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

- 시온 산(Mt. Zion) -

  비가 적게 내리는 오전에 많은 일정을 소화하느라 식사가 늦어졌다. 이제는 시온산과 베들레헴의 예수탄생기념교회만 가는 일정만 남기고 있다. 시온산(해발 765m)은 예루살렘 서쪽 산마루에 있는 산으로 다윗성의 시온문 밖에 위치한다. 시온은 넓은 의미로는 이스라엘 국민들이 잃어버린 조국의 땅 전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훗날 시온주의로 발전하여 그들의 신앙과 조국 땅의 해방을 위한 운동이 결합되어,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에 건국하게 되는 그들 사상의 원천이 되었다고 한다.

                    < 10:47, 건물 2층에 있는 다락방 내부 >

                  < 15:50, 이슬람 문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 >

                     < 15:55, 기둥 윗부분에 펠리칸을 조각 >

- 마가의 다락방(The Upper Room) -

시온산의 좁은 골목을 지나 고색창연한 건물 2층으로 올라가면 우리가 보던 다락방이 아닌 지붕아래 지어진 서양식 다락방인데 120명이 모일 정도로 크다. 내부는 아치형 돔 형태의 구조인데, 아무런 장식품들이 없어 썰렁하다. 예수가 잡히시기 전날 밤 이곳에서 제자들과 함께 만찬을 나누셨고 , 제자들의 발을 몸소 씻겨 주셨다. 한 때 오스만 터키가 점령해 사원으로 사용해서인지, 이슬람 문양의 스테인드글라스 창이 있다. 기둥 윗부분에는 성체성사를 상징하는 펠리칸도 조각되어 있다.

                   < 16:03, 다윗 왕의 묘로 들어가는 출입구 >

                 < 16:04, 다윗 왕의 묘가 앞에 석실 입구 내부 >

                   < 16:05, 석실 안에 있는 다윗 왕의 묘(가묘) >

- 다윗 왕의 무덤(King David's Tomb) -

  마가 다락방과 한 건물에 있는 다윗 왕의 무덤은 다윗성에 있어야 하는데, 찾을 길이 없게 되자 지금의 가묘를 만들어 기념하고 있다. 유대인 특유의 복장인 검은색 옷과 모자를 쓰고 근엄한 표정을 한 유대인들이 관리를 하고 있다. 무덤은 큰 석실 안에 있는데, 높이 2m, 1m 정도의 큰 석관으로 되어 있다. 석관은 천으로 덮어 씌워져 있고, 커버 에는 유대인의 상징인 다윗의 별이 그려져 있다. 방문객은 유대교식으로 모자를 쓰고, 여자는 어깨가 나오지 않는 옷을 입고 입장해야 한다.

                   < 16:06, 성경 서적을 보는 유대인들 >

                   < 16:08, 내부를 보고 나와 떠나면서 >

                 < 16:17, 도보로 이동하여 베드로 통곡교회로 >

  노출이 심한 복장을 한 여성은 출입이 통제되는 곳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남.녀 구별되어 있다. 한 줄로 서서 무덤이 있는 석실로 들어가면, 무덤은 쇠창살로 보호가 되고 있다. 좁은 내부는 유대인들이 기도하는, 성경을 읽는 소리에다 순례객들의 행렬이 더해져 어수선하고 시끄럽다. 밖으로 나와 차도를 건너는 등 걸어서 베드로 통곡교회로 이동한다. 오후 들어 빗줄기 굵어지더니, 이제는 소나기처럼 장대비가 쏟아진다. 우산과 우비 등으로 비를 피하지만, 옷은 젖고 신발은 질퍽거린다.

                      < 16:25, 베드로 통곡교회 전면 >

                < 16:28, 제대 앞 동굴(감옥) 위에서 설명을 >

               < 16:34, 밧줄을 이용해 오르고 내려야 하는 감옥 >

- 베드로 통곡교회(St. Peter in Gallicantu) -

  시온산의 남쪽 중턱에 있는 교회로 성전산과 감람산이 잘 보이는 곳에 있다. 베드로는 예수님 수난 직전까지 주님을 부인하지 않고 따르겠다고 호언장담 했으나, 예수님이 잡히시던 그날 밤 심문을 받는데, 뒤따라 와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다. 예수님이네가 닭이 울기 전에 나를 세 번 부인하리라란 예언대로 세 번 부인하고 나니 닭의 울음소리를 듣고 양심의 가책을 받아 밖으로 나가 통곡하였다. 세 번 부인한 사실을 기억하게 하는 뜻에서 세워진 교회로 베드로 통곡교회라고 한다.

                           < 16:34, 교회 내부의 제대 >

                   < 16:35,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하는 조각상 >

                   < 16:36, 예수님께서 잡히시어 끌려가신 길 >

  교회 영문 명칭에 있는 갈리칸투(Gallicantu)는 닭이 운다는 뜻으로 베드로 닭울음교회 라고도 부른다. 당시 이곳은 대 제사장 가야바의 집이었고, 이후에 교회가 세워졌다고 한다. 교회 제대 앞에 깊은 지하 동굴이 있는데, 이는 개인 감옥으로 예수님께서도 갇히셨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한다. 밧줄에 의해 가두고 음식도 내려주었다고 하니, 보는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다. 밖으로 나가니 베드로가 세 번 부인한 조각상이 있고, 예수님께서 잡히시어 끌려가신 길의 계단도 슬프게 한다.

                      < 16:38, 베드로 통곡교회를 떠나며 >

                   < 17:30, 베들레헴 예수탄생 기념교회 앞거리 >

                   < 17:34, 베들레헴 예수탄생 기념교회 외관 >

- 베들레헴 예수탄생 기념교회(The Church of the Nativity) -

  베드로 통곡교회를 떠나 마지막 남은 일정인 베들레헴 예수탄생 기념교회로 가려고 하니, 교회가 문을 닫을 시간 10분 전이다. 내부는 들어 갈 수 없지만, 외관만이라도 보자고 출발한다. 예수탄생 기념교회는 예루살렘에서 남쪽으로 9km 떨어진 해발 770m 산악지대에 있는 작은 마을 베들레헴에 있다. 예수님이 탄생한 장소로 전해지는 동굴 위에 지은 교회로 2012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지붕이 십자가 모양을 하고 있으며, 들어가는 입구가 매우 작다.

             < 17:35, 기념교회 맞은 편 광장 크리스마스 트리 >

                  < 17:45, 예수탄생 기념교회 앞에서 >

               < 17:46, 겸손의 문을 들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에 >

  원래 4~5세기 비잔틴 시대에는 높은 문이었는데, 십자군 시대에 아치형문으로 줄였다가 오스만 터키 때에 낮은 문으로 바꿨다. 말을 타고 들어가지 못하게, 또 교회의 안전을 위해서 입구를 줄여서 누구나 고개를 숙이고 들어 갈 수밖에 없어 겸손의 문으로도 부른다. 지하층 돌계단을 내려가면 바닥을 대리석으로 깐 작은 동굴이 나오는데, 이곳이 아기 예수께서 탄생하신 곳이다. 바닥은 1717년에 가톨릭교회에서 은으로 만든 별 모양의 장식으로 되어 있어 순례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 18:25, 기념교회 인근 성물가게에서 선물을 >

                    < 6:19, 이스라엘을 떠나는 당일 아침식사 >

                    < 7:00, 호텔 룸에서 바라본 베들레헴 풍경 >

- 순례 일정을 모두 마치고 귀국 준비를 -

  일정표 상 이스라엘내 14개 성지순례를 모두 마치느라, 늦어 입장 못 하는 아쉬움을 광장의 크리스마스트리가 위로 해준다. 크리스마스 즈음에는 많은 인파(평일 : 5만명, 당일: 10만명)가 야경을 보면서, 찬양과 성가 등을 부른다고 한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인근의 성물가게를 찾아 지인들에게 줄 선물을 구입할 기회를 준다. 호텔로 돌아와 저녁과 다음날 아침식사를 뷔페식당에서 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순례를 하다 오후에 떠나도 되련만, 기상하여 준비하고 비행기를 타야 한다.

          < 8:35, 이스라엘 텔아비브 벤구리온(Ben Gurion)공항 수속 >

         < 13:37, 이스라엘 텔아비브폴란드 바르샤바(LO155 비행기 안에서) >

                < 14:31, 폴란드 바르샤바 초핀(Chopin)공항 >

- 긴 시간 비행기를 타고 귀국 길에 -

  귀국 날 이스라엘 날씨는 어제 내린 비가 계속되고, 기온은 영상 9도인데 비해 서울은 영하 12도로 춥다. 우기라 비가 어제에 이어 오늘처럼 많이 내리면, 페트라나 사해 출입은 금지될 것 같다. 우리는 운 좋게 비를 피해 관광했지만, 우기는 일정에 유의해야 할 것 같다. 베들레헴 장벽을 통과(7:58)해 잠들지 않는 도시 텔아비브의 공항에 도착해 수속을 밟는다. 탑승권 줄에 서면 보안 팀이 1차 구두 보안(그룹은 대표 2명 정도)절차가 특이하다. 예정된 비행시간에 바르샤바에 도착한다.

           < 바르샤바 시간 15:54, 바르샤바 출발인천공항 LO97 비행항로) >

                 < 바르샤바 시간 17:34, 두 번의 식사 제공 중 첫 번째 >

                        < 한국시간 9:07, 인천공항 도착 해산 >

  인천공항에서 출발했던 역순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폴란드 비행기는 두 편 동일 기종인데, 같은 항공기는 아니다. 다행이 인천으로 오는 비행기는 갈 때와는 달리 노후화되지 않고 신형으로 불편함이 없고 좌석도 안락하다. 여행의 피로로 인해 비디오 영화 두 편을 틀어만 놓고, 두 번의 식사 제공은 제대로 먹지도 않고, 항공기 후미에서 제공되는 컵라면 냄새도 마다하고 잠자기 바빴다. 텔아비브공항 출발(이스라엘시간, 11:25)해 하루 지나(시차:7시간), 인천공항 도착(9:15)한다.

   처음으로 동행한 처형이 있어 즐거웠고, 많은 배려로 인해 편안한 여행이 되어 감사하다. 말없이 일행들을 편하게 리드해 준 인솔자와 해박한 종교 지식으로 하나라도 더 깊이 설명하고 이해 시켜주는 가이드는 최고의 환상적인 앙상블 이었다. 가이드는 예수님의 걸으셨던 길을 부분적으로 걷고 있다고 한다. 아랍권과의 관계 때문에 아직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 처럼 되지는 못하지만, 언젠가는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이제는 단순한 풍경의 관광보다는 이번 같이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 싶다. 다음 해외여행은 스페인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더 늦기 전에 걸어 보기로 계획을 세워야겠다.

 

                            2018. 12. 8() 이스라엘 예루살렘 성지 순례를 마치고...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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