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1416(토요일)
2) 산행코스 : 동창교자광사산신각605(안부)송계삼거리신륵사삼거리
                     →보덕암삼거리영봉(정상)송계삼거리회귀960(경관로)
                     →덕주산성덕주사덕주루(동문)수경대덕주골 탐방지원센터
3) 산행시간 : 940-1500(5시간20), 산행거리: 10.3km
4) 참 가 자  : 뚜벅이 산악회, 26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월악산국립공원 내에는 100대 명산이 세 곳이나 포함되어 있다. 이미 도락산(道樂山, 964m)금수산(錦繡山, 1,016m)은 다녀왔는데, 주봉격인 월악산(月岳山, 1,094m)은 늦게 간다. 오래전 가까이 지내던 학창시절 친구가 이곳에서 저 먼 곳으로 갔기에 그의 생전의 발자취도 같이 느끼고자 한다. 3년 전부터 산에 다니면서 먼저 오고 싶었는데, ()자가 들어가는 대표적인 산이어서 인지, 자주 다니는 산악회에서 그동안 공지가 없었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탐방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9:40, 들머리 동창교(송계탐방 지원센터) >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새 산악회에 입문하고 신청했더니, 성원이 안 되어 걱정을 하게 한 후에 출발한다. 복정역을 출발(7:40)한 버스는 중부, 영동고속도로여주휴게소(8:20)중부내륙 고속도로 괴산I.C(9:05)사조리조트(9:14)동창교(9:37)에 도착한다. 산악회 회장께서 산행코스를 설명한다. 보덕암하봉중봉영봉에 이르는 코스(6.2km)가 멋진 풍경인데, 주말로 혼잡하고 초보자가 많아, 단거리(4.3km)인 동창교로 결정했다고 한다.

                      < 9:40, 산행 입구 표정 >

                      < 9:48, 자광사 대웅전 >

                      < 9:49, 멀리 가야 될 영봉 >

  버스에서 내려 각자 몸을 풀라 했는데, 산세가 험준해서인지 각자 마음의 준비만 하는 듯하다. 배낭에 꼬리표를 달고 산행대장이 선두에, 여 총무가 중간에, 회장께서 후미에 서니 든든하다. 입구에서 가까운 거리에 자광사가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포장도로로 오르다 보니, 멀리 가고자 하는 영봉이 절벽과 함께 위세 당당하게 우뚝 솟아있다. 월악산은 삼국시대에 영봉 위로 달이 떠오르는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월형산(月兄山)이라 불리었다고 한다.

                   < 9:51, 철다리로 계곡을 건너 >

                   < 9;54, 봄의 색깔을 내는 숲속 >

                        < 9:56, 첫 이정표 >

  고려 초기에는 왕건이 고려를 건국하고 도읍을 정하려 할 때, 개성의 송악산과 경쟁하다 개성으로 확정되는 바람에 도읍의 꿈이 와락 무너졌다하여 와락산이라 부르다가 월악산으로 바뀌었다고도 한다. 신령스런 산으로 여겨져 영봉이라 부르는 산은 백두산과 월악산 두 곳뿐이다. 철다리로 계곡을 건너는데, 가물어서인지 메말라 있다. 봄이 오는 소식을 움트는 나뭇가지에서 느낀다. 처음 만나는 이정표는 송계삼거리까지 2.3 km 남았다고 한다.

                           < 10:00, 산 신 당 >

                       < 10:02, 터널을 이룬 숲길 >

                        < 10:13, 계곡과 너덜 길 >

  옛날 원나라 원수가 대군을 이끌고 압록강을 건너 이곳 충주성을 공격할 때, 폭풍우와 천둥번개가 일어 더 이상 공격하지 못하게 중요한 역할을 한 충신의 산신제를 지내던 신당이라 한다. 벌써 신록으로 변해가는 오솔길은 아름다운 터널모습을 하고 있다. 서서히 오르막은 경사를 높여 가고, 왼편으로 따라 오던 계곡에는 졸졸 흐르는 물소리까지 들린다. 한편으로는 작은 새들이 겨우내 다듬었던 고운 목소리를 자랑한다.

                        < 10:14, 깔딱인 돌계단 >

                    < 10:34, 안부에서 이어지는 능선 >

                      < 10:36, 능선에서 보는 풍경 >

  입구에서 1.2km 올라 왔다는 이정표부터 급경사의 깔딱 돌계단이 시작된다. 계단이 수없이 많다는 것을 주위에서 들어온 바와 같이 이제 시작됨을 직감한다. 20여분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한 계단 한 계단 힘들게 오른다. 반팔 셔츠만 입고 오르는데도 이마에서는 계속하여 땀방울이 떨어진다. 최단거리로 정상까지 오를 수 있기에 그만큼 더 힘든 것이다. 일단 안부에 오른 뒤 전망이 좋은 능선에서 행동식을 하며 잠시 쉬어간다.

                     < 10:44, 바위너덜 길 능선 >

                 < 10:46, 호흡 조절하는 평탄한 능선 >

                      < 10:54, 가까워진 영봉 >

  능선도 바위너덜 길 다음으로 호흡을 조절하라고 평탄한 오솔길도 이어진다. 영봉이 곁으로 다가와 그 위용을 자랑하기 시작한다. 저 단애의 정상 봉우리를 어떻게 오를지가 궁금해지며 걱정도 된다. 물론 우회하여 오를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앞서가는 산악회 운영진께 확인을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주위에 많았던 단단해 보이는 하얀 화강암 바위가 아니고, 검은색을 띄는 다른 종류의 바위로 보인다.

                   < 10:56, 지그재그 철제난간 오르막 >

                    < 11:05, 봄이 오는 양지바른 길목 >

                      < 11:12, 송계 삼거리 쉼터 >

  지그재그로 철제난간을 잡고 한참을 올라 고도를 높인다.고진감래라 하였나! 힘든 오르막을 지나니 봄의 기운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양지바른 길목을 만난다. 산행코스 설명 시 간단한 식사와 배낭을 두고 정상에 다녀오라고 했던 송계삼거리 갈림길에 도착을 했다. 사진을 찍으며 서서히 오다보니, 후미그룹에 속해 많은 이들이 영봉으로 갔다. 배낭도 식사하는 사람도 없고, 같이 왔던 총무는 식사를 하고 가라 한다.

                         < 11:17, 노란 야생화 >

                     < 11:18, 앞에 우뚝 솟은 영봉 >

                       < 11:26, 영봉을 우회하여 >

  하산하면 곧바로 식사를 주기 때문에 11시가 조금 넘었지만 간단하게 하라고 한다. 한참을 망설이다, 식사를 하면 암봉을 오르기가 더 힘들 것 같아 다녀와 하기로 한다. 일행들은 주위의 모습에 아랑곳하지 않고 빨리도 올라 후미에 있지만 노란 야생화를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앞에 우뚝 솟아 있는 영봉에는 난간과 함께 움직이는 산객들의 모습이 까마득히 작게 보인다. 이제는 암봉 옆으로 우회하는데 낙석방지 그물이 처져있다.

                    < 11:30, 신륵사 삼거리 갈림길 >

                     < 11:37, 난간이 있는 너덜 길 >

                     < 11:45, 한참을 내려가는 등로 >

  보는 것과 같이 거대한 암봉의 겉 표면은 외부의 조그마한 충격에도 부스러져 내릴 것 같은 약한 모습을 하고 있다. 송계계곡과 더불어 명소인 용하계곡 방향으로 가는 신륵사 삼거리갈림길이다. 많은 계단과 너덜 길을 번갈아 가며 암봉을 가운데 두고 크게 돌아서 오른다. 때로는 한참을 내려가기도 하여, 내려올 때 보니 올라오는 사람들이 이 길이 영봉으로 올라가는 길이 맞느냐고 자주 질문을 한다.

                    < 11:46, 눈이 그대로 있는 음지 >

                    < 11:47, 보덕암 삼거리 갈림길 >

                < 11:51, 앞을 보고 인사해야 올라가는 계단 >

  지나는 곳이 북쪽의 음지인지, 겨울 동안의 눈이 그대로 있고 바닥은 얼음이라 상당히 미끄럽다. 아침 개념도 설명 시 이야기 하던 코스는 길지만, 가장 아름답다는 중봉, 하봉 능선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앞을 보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해야만 오를 수 있는 계단이 앞을 막고 있으니, 자연 앞에서는 겸손해지라 뜻을 암시한다. 오르고 있는 영봉은 월악산의 주봉으로 험준하고 가파르며 높이 15m, 둘레 4km나 되는 거대한 암반으로 형성되어 있다.

                   < 11:58, 봉우리는 넓은 암반으로 >

                  < 12:04, 우뚝 솟아있는 영봉 표시석 >

                         < 정 상  영 봉 에 서 >

  신령스러운 봉우리라 하여 영봉(靈峯) 또는 나라의 큰 스님이 나올 것이라 하여 국사봉(國師峯)이라 불렀으며, 옛날 나라의 중요한 제사인 소사(小祀)를 지냈다고 한다. 어렵게 정상 봉우리에 올랐더니, 생각했던 것보다 넓은 암반으로 이루어져 있다. 약간의 오르막이 길게 이어진 뒤, 표시석은 철제계단을 올라 우뚝 서 있다. 사방이 거칠 것 없는 조망으로 주위의 산세가 한눈에 들어온다.

                     < 12:06, 충주호 방향 전망 >

                   < 12:07, 정상 주위의 펜스 >

                  < 12:08, 하산방향의 능선(헬기장) >

  충주호 방향의 전망 포인트에서 남산, 보련산, 계명산 등이 가까이 보이고, 맑은 날씨에는 원주의 치악산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사진이다. 또한 넓게 펼쳐진 충주호의 수려한 경관은 오랫동안 시선을 머물게 한다. 안개로 인해 조망이 좋지 않은 것이 아쉽다. 넓게 자리한 봉우리 가에는 모두 절벽으로 안전을 위한 펜스가 쳐져 있다. 펜스 따라 풍광을 즐기며 휴식과 식사를 하는 팀들이 많다. 하산할 헬기장이 있는 능선이 아름답다.

                < 13:08, 회귀한 송계삼거리에서 덕주사 길 >

                    < 13:28, 960봉에서 바라본 경관 >

                       < 13:28, 빼어난 경관 >

  송계삼거리에 회귀하니, 배낭을 봐주겠다던 운영진과 간단한 식사를 다녀와 하는 사람도 아무도 없다. 정상을 오르면서 혼자가 되어 영봉에서도 사진만 찍고 바로 내려왔는데 황당하다. 넓은 쉼터 한 모퉁이에서 홀로 준비한 식사(12:45~13:05)를 한다. 미리 준비한 막걸리 한잔을 고인이 된 친구에게 먼저 올린다. 헬기장을 지나 한동안 평탄한 능선이 계속되어 이렇게 끝나는 가 실망을 하려할 때, 960봉에 다다른다. 빼어난 풍경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 13:31, 돌아서서 본 영봉 >

                < 13:35, 직진 방향의 능선을 이루는 바위 >

                   < 13:38, 길게 이어지는 철제계단 >

  뒤돌아보니 영봉이 신비스럽게 보이면서 올라갔다 온 것이 자랑스럽다. 하산 등산로는 주능선인 960봉에서 지능선으로 갈아탄다. 개념도상에 점선으로 표시된 주능선은 미공개 등산로로 보이며, 측면의 하얀 바위들은 흔히 보던 것으로 시원스러운 풍광이다. 가도 가도 길게 이어지는 철제계단은 무릎 보호대를 배낭에서 꺼내게 한다. 국립공원답게 안전을 우선 하다 보니 계단이 많아 진듯하다. 암봉을 오르내리는 로프를 본적이 없다.

                   < 13:41, 기이한 모양의 바위들 >

               < 14:06, 마애미륵불(磨崖彌勒佛, 보물406) >

                     < 14:12, 완만해진 산죽 길 >

  부지런히 혼자 하산하며 앞서 이 길을 가다가 심장마비로 하직(下直)한 친구를 그리며 함께한다. 어느새 앞서가던 일행들을 하나 둘 만나더니, 선두그룹에 끼게 된다. 여기저기 기이한 바위들이 발걸음을 잠시 멈추게 한다. 신라 말 나라를 잃자 마의태자는 국권회복을 위해 금강산으로 가던 중 꿈속에서 관세음보살의 말을 듣고, 높이 15m의 거암에 마애불을 조각하였다고 한다. 마애불을 벗어나니 그 많던 계단도 없어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 14:20, 덕주산성(德周山城) >

                      < 14:35, 덕주사 경내 입구 >

                   < 14:41, 덕주사 내 월악산 표시석 >

  덕주산성은 통일신라시대에 축조된 것으로 문경과 충주를 잇는 도로를 차단하는 전략적인 요충지로 차단성의 기능을 가진 성이라고 한다. 현재는 거의 무너져 소실되었지만, 조선시대에 쌓은 남문, 북문, 동문이 남아 있다. 마의태자와 그 여동생 덕주공주가 망국의 한을 달래며 사찰을 짓고 아버지 경순왕을 그리워했다는 전설이 내려오는 덕주사에 도착한다. 사찰입구에는 월악산 영봉 표시석이 산행하느라 고생한 산객들을 반겨주고 있다.

                     < 14:45, 덕주사 대웅보전 >

                      < 14:51, 덕주루(동문) >

                      < 14:55, 수경대(水鏡臺) >

  덕주사는 신라 진평왕 9년에 창건되었다. 창건당시에는 월형산(月兄山) 월악사(月岳寺)였으나,경순왕이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넘겨주고 제일녀였던 덕주공주가 마애불을 조성하고 신라의 재건을 염원하였으나 일생을 마친 후 산 이름은 월악산으로 절이름은 덕주사로 개명되었다. 덕주산성의 동문이었던 덕주루를 나오니, 길가에 수경대가 자리하고 있다. 넓은 암반들에 의해 자연스럽게 소가 만들어진 수경대는 송계 8경중 하나라고 한다.

                         < 14:55, 송계 계곡 >

                      < 14:58, 덕주골 탐방지원센터 >

                      < 15:00, 식사제공 현지식당 >

맑은 물이 힘차게 흐르는 계곡을 보고서, 아이들이 어렸을 당시 여름휴가 때 송계계곡을 찾았던 곳이 이 근처임을 기억하게 된다. 탐방지원센터를 지나, 주관산악회에서 제공하는 식사와 소주로 뒤풀이를 하고 상경(16:00)길에 오른다. 출발장소인 복정역에 일찍 도착(18:25)하여 귀가한다. 사소한 일에까지 신경을 써준 산악회 회장을 비롯하여 함께한 운영진께 감사를 드립니다. 다녀온 산행기와 산행하며 느낀 생각을 친구에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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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친구를 생각하며 -

학창시절부터 산을 좋아하더니, 이곳에서 잠들어 있구려

늦게나마 친구의 생전의 마지막 모습을 보려고 왔네

그 동안 험준하기로 소문난 악산이라고 해, 등산 배우느라

 

산행을 시작한지 3, 이제서야 가까이 올 수 있었네

턱까지 차오른 가쁜 숨, 친구의 심장소리도 같이 들리더니

어느 순간에 그 소리는 들리지 않고, 멀어져 가는 군

 

영봉에서는 친구가 삶에서 보여준 무한한 도전의식을 느꼈고

송계삼거리에서는 평소 좋아하던 막걸리 한잔 권하였지

주고받은 술에 그만 옛날 생각과 함께 눈시울이 붉어졌네

 

같은 날 결혼식, 신혼여행을 같이, 집들이에 서로 오고가고

돌도 되지 않은 아이들을 데리고 송추에서 같이 지냈던 하루 밤

억세게 퍼붓던 소나기를 피해 아이를 안고 뛰던 아스팔트 길

 

960봉을 지나 멋진 풍경들은 숨이 막히도록 아름답기만 하네

많은 생각들의 이야기에 평소와 같이 말없이 미소만 짓는 군

친구와 함께 한 산행이었기에 전혀 지루함 없이 완주를 했네.

 

신혼여행에 이어 회갑 그리고 칠순여행까지 같이 하려 했건만

내가 일찍이 산에 오르기 시작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있네

친구의 모습이 보고파지면, 이 월악산에 또 오겠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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