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동창들로 이루어진 솔뫼 산악회가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배낭을 벗어놓고 소풍을 간다. 소나무가 많았던 솔뫼의 초등학교에서 봄, 가을 자주 가던 당살미 소풍이 떠오른다. 고향의 당살미는 아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아침고요 수목원으로 간다. 점심은 사먹기로 했으나, 당시의 추억을 생각하며 간식으로 찐 계란과 사이다(삼각비닐 분말음료 대신), 두부김치, 과자 등을 바리바리 싸가지고 즐겁게 만남의 장소 상봉역(9:30)으로 간다.

                  < 관람코스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됨) >

                      < 11:26, 수목원 입구(매표소) >

                     < 11:28, 입구의 인증 샷 포토 존 >

  소풍 장소를 강력히 추천했던 공주님이 빠진 6명이 반갑게 만난다. 처음에는 교통이 불편할 것으로 예상되어 망설였는데, 전철로 청평역까지 가서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10~15분 정도 걷는다. 터미널에서 수목원 종점까지 운행하는 군내버스가 30분마다 있어, 승용차로 오는 것보다 자유롭고 편하다. 전에 왔을 때는 입구의 도로사정이 안 좋았는데, 지금은 많이 확장되어 20여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 입장료는 일괄 8,000원이다(종전 평일: 1,000원을 할인).

< 11:29, 포토 존에서 >

                        < 11:35, 수목원 역사관 >

                      < 11:45, 관람이 시작되는 입구 >

  포토 존에서 증명사진을 한 장 찍고는 우측에 있는 역사관으로 들어가 공부를 한다. 한국적 정서를 담은 정원을 만들려는 뜻을 가지고, 1996년에 한상경 교수(삼육대학교 원예학과)가 설립했다고 한다. 300여종의 백두산 자생식물을 포함한 총 4,500여종의 식물들이 자라고 있으며, 20여개의 주제공원과 2개의 전시실로 이루어졌다고 한다. 한때는 영화 편지의 촬영장소로 유명해져,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 각광을 받았던 곳이다.

                    < 11:47, 마가렛, 촛불맨드라미 꽃 >

                      < 11:47, 길가는 각종 꽃들이 >

                        < 11:48, 로베리아 꽃 >

  그 이후에도 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촬영되었다고 홍보하고 있다. 오래전에 가족과 함께 늦게나마 이곳을 찾았었는데, 일행 중 4명은 이번이 처음 이라고 하니 그만큼 바쁘게 살아 온 우리네 삶을 엿볼 수 있다. 입구에 비치된 홍보물의 추천 관람코스를 보면서, 산토끼님과 왕자님이 꼼꼼하게 안내를 한다. 자연을 사랑하는 원예 전문가들의 열정이 있었기에, 우리는 편하게 정원을 찾아 그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또 하나의 추억을 쌓는다.

                           < 11:50, 분 재 정 원 >

                          < 11:59, 에덴정원 가는 길 >

                          < 12:03, 온실 속의 포토 존 >

  이곳처럼 개인 소유의 정원은 많이 있다고 한다. 지난 4월에 다녀온 캐나다 벤쿠버 섬의 부차트가든은 부차트 부부가 조성해 손자까지 대를 이어오며 운영하고 있는 100여년 된 정원이다. 이 정원을 모델로 하였다는 외도의 보타니아는 이창호님이 설립하였고, 후에 딸은 아산에 피나클랜드를 조성했다고 전해져 온다. 분재정원을 거쳐 에덴 정원으로 가는데, 방향표시가 없어 헤맨다. 중간에 있는 온실 속의 화분에 핀 꽃들도 화려함을 뽐낸다.

                               < 12:05, 양 귀 비 꽃 >

< 12:08, 천 년 향 >

< 12:11, 천년향과 함께 >

  오래전에 왔을 때는 늦가을로 쓸쓸한 분위기에 정적이었는데, 초여름인 오늘은 생동감이 넘치는 화려한 풍경이다. 사계절 마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고, 계절에 따른 각종 축제를 준비하고 있어 언제 와도 좋다고 한다. 이 수목원의 상징이기도 한 천년향의 수종은 향나무로 수령이 약1,000년이 되었다고 한다. 안동 어느 마을에서 마을을 지켜주는 당산목 이었는데, 마을이 수몰되면서 이곳으로 옮겨져 정성스럽게 관리해 멋진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 12:12, 마로니에 나무 >

                         < 12:13, 하경정원으로 가는 길 >

                          < 12:14, 각종 꽃들이 발길을 >

  초여름인데도 최근 날씨가 이상기온으로 삼복더위 버금가는 불볕더위(최고기온:29)를 보여, 마로니에 나무와 그늘이 시원스럽게 보여 진다. 아름다운 자연 속에서 어린 시절 동창들과 함께 정겨운 이야기를 나누며 구경하다 보니, 더위는 저만치 물러가 있다. 늦게나마 이렇게 만나,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자연 속에서는 모두 순수한 마음이 되어 서로의 아픔을 어루만져 준다.

                             < 12:14, 하 경 정 원 >

                          < 12:15, 약 속 의 정 원 >

                       < 12:19, 하경전망대 오르는 길 >

  하경정원은 고운자태의 나무들과 각종 숙근초, 일년초화가 어우러져 계절마다 색다른 아름다움을 뽐내는 대표적인 전시정원이라고 한다. 하경전망대로 오르는 계곡은 가물어 흐르는 물이 없으니, 자연 운치도 반감된다. 전에는 계곡에 관람객들이 쌓아 올린 것으로 보이는 돌탑들이 많은 탑골이 보였는데, 지금은 모두 허물어져 흔적만 남아있다. 작은 돌탑 하나하나를 정성껏 쌓아올리며 각기 소망을 빌었을 텐데, 언제 없어졌는지 아쉽다.

                           < 12:21, 전망대 오르는 길 >

                 < 12:23, 전망대에서 본 하경정원과 약속의 정원 >

                             < 14:08, 한국 정원 >

  약 70m 거리에 있는 하경전망대는 등산을 하는 것처럼 올라야 한다. 하경정원, 석정원, 약속의 정원, 아침광장 등 주요정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높지 않은 전망대이다. 통일 조국을 염원하는 뜻에서 한반도 모형의 하경정원에 꽃을 심어 남북이 하나가 되게 표현했다는데, 선뜩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계곡 방향으로 오르니, 찻집 도원이다. 찻집 위 계곡에서 준비해온 간식들을 꺼내 놓으니, 밥만 없는 점심식사(12:40~14:00)를 장시간 갖는다.

                       < 14:09, 전형적인 한옥 대문과 툇마루 >

                       < 14:12, 뒤뜰에 있는 굴뚝에 항아리가 >

                            < 14:20, 달빛정원 교회 >

  외국에 나가 동양식 정원을 보면 일본정원과 중국정원 뿐이었는데, 우리나라에서 한국정원을 본다는 것이 얄궂기만 하다. 우리가 어린 시절 시골에서 자랄 때 보던, 부호의 기와집을 연상케 한다. 이 곳 툇마루에서 간식을 먹을까 생각했었는데, 날씨가 더워서인지 만원으로 계곡에서 먹기를 잘했다. 겨우 한쪽 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쉬어간다. 뒤뜰에 있는 굴뚝 항아리가 눈길을 끈다. 2008년도 새로 조성된 달빛정원 중앙에는 작은 교회가 있다.

                        < 14:21, 교회 내부의 모습 >

                       < 14:22, 하늘 길 따라 내려오니 >

                       < 14:28, 아침광장이 아래에 >

  설립자가 종교인 인 듯, 작고 아담한 교회가 새로 세워져 있다. 누구나 쉽게 들어가 기도를 드릴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달빛정원은 마가렛, 백합 등 약 100여종의 화이트 컬러 꽃들이 계절별로 피어나 환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굽은 길을 따라 내려오는 하늘 길 양쪽의 화단에는 갖가지색의 튤립과 화려한 꽃들이 번갈아 가며 핀다고 한다. 푸른 잔디가 곱게 깔린 아침광장으로 내려오면, 탁 트인 전망과 시원함이 그동안의 피로를 씻어준다.

                      < 14:30, 크고 탐스러운 붓꽃인 듯 >

                        < 14:35, 아침광장 평원 >

                     < 14:39, 자랄 때 먹던 샘물 연상 >

  종류가 수없이 많다는 붓꽃으로 보이는데, 지금까지 보던 것 보다는 크다. 아침광장을 돌아 야생화 정원 방향으로 간다. 다양한 축령산 야생화와 희귀한 백두산 식물들이 연못과 계류에서 자란다고 한다. 그러나 날씨가 더워서 인지 야생화들이 대부분 없다. 푸른 잔디가 양탄자처럼 깔린 아침광장 옆에 연못이 있다. 물안개님께서 초등학교시절 들에서 학교 다닐 때에 뱀과 개구리 등이 헤엄쳐 다니는 저런 연못의 샘물을 먹었다고 나보고 놀려댄다.

                          < 14:43, 복잡한 갈림길 이정표 >

                         < 14:57, 고산 암석원 오르는 데크 계단 >

                               < 15:10, 알파인 온실 >

  복잡한 갈림길 이정표를 보니, 이제 남은 코스는 고산 암석원만 남았다. 지난번에는 손자를 데리고 가족이 왔기에 행동 제한으로 일부만 보았는데, 오늘은 구석구석 빠진 것 없이 모두 보게 된다. 고산지대에 서식하는 식물들을 만나보기 위하여 높게 설치된 데크 계단을 올라 고산 암석원으로 간다. 여름철 고온다습과 겨울철 극한 온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천정을 높이고 친환경 온도관리 시스템을 작동하고 있다는 알파인 온실이다.

                       < 15:11, 알파인 온실속의 솜다리 꽃 >

                            < 16:18, 버스 종점 정류장 >

                            < 16:59, 청평시내 뒤풀이 집 >

알파인 온실 속에서 멸종위기의 야생식물 솜다리를 보고 관람을 종료한다. 데크 계단을 내려오다 팔각정 쉼터에서 휴식(30여분)을 취한다. 잠깐 누워 친구들이 이야기 하는 소리를 다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시계를 보니 20여분 단잠을 잤다. 역순으로 버스를 타고 청평시내로 와서 주민에게 물어물어 맛 집을 찾아 뒤풀이(17:00~18:20)를 하고 귀가한다. 친구들과 함께 예쁘고 아름다운 꽃 속에서 감탄을 너무하다 보니, 그만큼 젊어진 나 자신을 돌아보니 행복하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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