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회 새해 첫모임을 가까운 가평으로 겨울여행을 떠난다. 산행도 중요하지만, 아직 가보지 못한 명소와 축제장을 찾아 가는 체험여행이다. 거의 고정화 된 친구 5명이 상봉역에서 만나, 춘천 가는 전철(8:58)에 몸을 맡긴다. 차창 밖으로 여행을 축하해주는 눈이 내리자, 마음은 하나같이 동심 속으로 돌아가 초등학교 시절의 겨울 이야기가 쏟아진다. 차창 안 홍보 포스터가 우리 일행들을 자라섬 축제장으로 안내한다.

                   < 9:08, 전철 안 겨울축제 홍보 포스터 >

  < 9:58, 축제장 입구 통로 >

                        < 10:00, 축제장 진입 환영문 >

  가평역에서 자라섬 가는 버스가 없다고 하여 택시를 이용했더니 기본요금 거리이다. 하천에서는 얼음낚시를 하면서 자라섬을 한 바퀴 돌아보는 산책도 생각했었다. 택시는 가평버스터미널 건너편 축제장 입구에 내려주며 여기서 걸어가는 것이 빠르다고 한다. 축제장 입구 통로를 따라 들어갔더니, 섬은 어디에 있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하얗게 눈 덮인 얼음판 위에 낚시하는 모습들만 시야에 들어온다. 처음 가보려 했던 자라섬에 대한 기대가 무산 된다.

                    < 10:11, 가평천의 낚시터와 수송차량 >

                        < 10:12, 여의주 송어 >

                      <10:13, 축제장 먹거리 센터 >

  입장 요금이 13,000원으로 비싸나, 구입하면 가평사랑 5,000원 상품권 1매를 준다. 가평군내 및 축제장에서 현금처럼 사용되니, 사실상 입장요금은 8,000원이다. 우리는 상품권을 가지고 낚시대와 얼음 뜰채를 사는데 소진했다. 하천으로 내려가니, 차량에서 송어를 풀어놓고 있다. 이중에 용왕의 여의주를 삼켜 황금색으로 변했다는 황금송어가 눈길을 끈다. 많은 낚시용 송어 중에 몇 마리를 같이 넣어, 잡은 사람에게는 푸짐한 상품을 준다고 한다.

                 < 10:33, 열심히 낚시중인 강태공들 >

 < 10:42, 얼음낚시 체험을 >

                  < 10:48, 옆에서 낚은 송어 >

  겨울철만 되면 매년 방영되는 강원도 화천의 산천어, 인제의 빙어 낚시 축제를 보면서 꼭 가보고 싶었는데, 최근(3년전부터)에 열리기 시작한 가평 송어 낚시 축제에 참여한다. 짜릿한 손맛을 느끼며 친구들과 그 즐거움을 나누려 했으나, 보기보다 쉽지가 않다. 옆에서는 잘도 건져내는데, 얼음낚시도 낚아채는 기술이 필요한 듯싶다. 5명 모두가 1시간이 지나도록 1마리도 못 잡아 새롭게 오픈한 구간으로 장소를 옮겨 다시 시도해 본다.

                   < 11:08, 얼음 구멍을 내는 작업 >

                   < 11:09, 새로 장소를 옮긴 구간 >

               < 11:58, 눈사람과 여의주송어 모형의 포토 존 >

  얼음구멍은 기계로 일정하게 작게 뚫어 어린이들이 빠질 위험은 없어 보인다. 장소를 옮겨 잘 잡힌다는 모서리 부문으로 가보아도, 지나가는 송어만 보일뿐 낚시 바늘을 물지 않는다. 송어를 많이 잡아 회와 구워서 먹겠다는 욕심을 접고, 에코피아 이벤트 홀 앞에 피워놓는 모닥불에 둘러 앉아 준비한 식사를 하면서 얼음낚시 체험을 종료한다. 한 마리도 잡지 못해 자존심은 상했지만, 얼음낚시를 처음으로 친구들과 함께 했다는 자체가 즐거움이다.

 < 13:37, 쁘띠프랑스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3:38, 쁘띠프랑스 입구 >

                    < 13:40, 입구에서의 첫 풍경 >

  축제장을 나와 가평버스터미널로 가서 군내 주요관광지 순환하는 시티투어버스(5,000)에 오른다. 하루 동안 계속 이용할 수 있어 승차권을 잘 보관해야 한다. 자라섬 축제에 참여하면 50%할인 혜택이 있어, 미리 구입한(8,0004,000)표로 입장한다. 20087월에 조성된 테마공원 쁘띠프랑스는 프랑스 문화에 매료된 개인이 사비를 들여 만들었다고 한다. '작은' '귀여운'이라는 뜻의 '쁘띠'와 프랑스 문화가 만나 이루어진 한국안의 프랑스마을이다.

 < 13:42, 인형의 집 안의 어린왕자와 함께 >

            < 13:53, 부드러운 색상의 건물 색(밖에도 어린왕자가) >

                         < 13:54, 분수광장 뒤 건물 >

  어린이는 물론 어른에게도 꿈과 희망을 일깨워주는 어린왕자가 컨셉이란다. 유럽 인형의집에는 인형들도 많지만, 어린왕자가 살았다는 소행성의 조각상이 눈길을 끈다. 여러 별을 여행하고 지구로 돌아온 왕자가 뱀에 이어 여우를 만난 것을 표현한 것 같다. 어린왕자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어린왕자로 남아 어느 곳에서든지 관광객들을 반갑게 맞아주고 있다. 분수광장을 지나서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 기념관에 들린다.

                   < 13:58, 마을 안내 이정표가 곳곳에 >

                     < 14:00, 누각의 사랑의 종 >

             < 14:06, 강마에 사무실과 카페가 있는 건물 >

  기념관은 '어린왕자'가 완성되기까지의 습작 과정의 친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마을 이정표와 같이 오르골 하우스를 들려, 좁은 계단으로 누각에 오르니 그곳에 사랑의 종이 걸려있다. 줄이 매달려 있지 않아 종의 추를 직접잡고 치니, 맑은 종소리가 온 마을에 울려 퍼진다. 오래전에 방송국에서 방영했던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주인공 강마에가 사용했던 집무실 책상에 앉아 사진 한 장도 남긴다. 강마에 카페에서 잠시 쉬어간다.

                < 14:22, 전망대에서 본 마을 모습 >

             < 14:25, 새를 잡고 날아가는 어린왕자 >

                    < 14:26, 술꾼과 프랑스 전통주택 >

  정문 반대편에 있는 전망대에 올라서니, 작은 프랑스 마을이 한 눈에 들어온다. 전에 내린 눈이 그대로 있어 멋진 설경과 부드러운 색상의 건물 색상이 조화를 이루어 마치 프랑스의 한마을에 온 착각에 빠지게 한다. 새를 잡고 날아가는 어린왕자의 모습에서 자유와 순수를 느낀다. 별나라에서 어린 왕자가 만난 사람 중의 하나인 술꾼(주정뱅이)과의 만남을 표현한 문구가 하단에 있다. 인용한 구절이 가슴에 와 닿는다. “술을 왜 마셔요?”

                 < 14:46, 입구 반대편에서 본 풍경 >

               < 14:49, 프랑스의 국조(國鳥) >

             < 16:24, 쁘띠프랑스에서 아침고요수목원 도착 >

  “내가 부끄러운 놈이란 걸 잊기 위해서야”“뭐가 부끄러운데요?” “술 마신다는 게 부끄러워”. 술꾼 조각상 뒤로 있는 전통주택 실내는 프랑스 가정에서 쓰던 가구, 의자, 침대 등이 있다. 비치된 관객용 모자를 쓰고 귀족과 귀부인이 되어본다. 입구 반대편 방향에서 본 풍경이 제일 멋지다. 프랑스의 나라 새인 닭을 보고 쁘띠프랑스 관람을 마친다. 시티 순환버스를 타고(15:40) 청평을 거쳐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아침고요수목원에 도착(16:30)한다.

                       < 아침고요 수목원의 오색별빛 정원전 >

 

                       < 17:40, 달빛정원의 하얀 교회 >

                       < 17:45, 달빛 정원의 코끼리 상 >

  2007년부터 겨울철에만 볼 수 있다는 특별한 빛의 축제다. 입장료는 동절기에 1,000원이 할인된 7,000원이다. 일찍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하려했으나, 마땅치 않아 상경하기 전 청평에서 하기로 한다. 오색 LED 전구에 점등이 되려면, 1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위부터 보면서 내려오기로 하고, 입장하여 양반집 대가 툇마루와 난방 시설이 된 천막 안에서 어두워지기를 기다린다. 하얀 교회가 있는 달빛정원에 불이 들어오자 여기저기 함성이 터진다.

                    < 17:55, 하늘 길의 큐피트 화살 >

                   < 17:59, 하늘 길의 호박마차와 말 >

 < 18:04, 하늘 길의 하트 모양의 불빛 >

  달빛 정원은 주로 다람쥐, 코끼리, 기린, 사슴 등의 동물을 형상화 했다. 교회에서 내려오면서 양쪽의 하늘 길에는 큐피트 화살과 호박마차와 말, 하트 모양 등 사랑을 테마로 한 구성이다. 화려한 불빛이 마치 내 자신이 동화 속 나라에 온 듯하다. 앙상했던 나뭇가지들이 빛으로 되살아나서 환상적인 야경을 보여준다. 한 친구는 너무 멋져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감탄사를 연발하며 좋아한다. 아름다움 앞에는 모두가 순수해지는 것 같다.

                     < 18:09, 하경정원의 오색불빛 >

                    < 18:10, 하경정원의 아침광장  >

                   < 18:13, 큰 나무에서 하얀 비가 >

  하경정원은 봄부터 가을까지 화려한 꽃들의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수목원의 대표정원답게 겨울에도 수백만 개의 별빛들이 정원을 수놓아 가장 화려한 풍경을 연출한다. 자연그대로가 아닌 인위적으로 전구를 하나하나 달아 이렇게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날씨만 춥지 않다면 그 자리를 맴돌며 오래도록 머물고 싶다. 나무에서는 하얀 빗방울이 떨어지고, 여름철 푸른 아침광장은 오색 별빛들이 합쳐져 오묘한 빛깔을 낸다.

                      < 18:13, 하경정원의 아침고요 >

< 18:17, 하경정원을 떠나 >

                      < 18:25, 분재정원으로 내려와 >

  하경정원에 피었던 꽃들을 대신한 오색 불빛 역시 아름답다. 어둠이 내리기전 올라 갈 때의 분재정원은 새하얀 설경과 어우러진 고목들이 겨울의 정취를 느끼게 하더니, 밤이 되자 보라 빛으로 물든 정원은 다른 세상이다. 어두워지기 까지 한가하던 산책로는 관광객들로 혼잡한 것을 보면 많이 알려져 유명해 진 듯하다. 사진을 찍으면서도 똑딱이가 되어 아름다움이 제대로 표현될지 걱정이다. 멋진 장면을 오래도록 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앞선다.

                    < 18:26, 분재정원내의 오리 한쌍 >

                   < 18:27, 고향집 정원의 나무 >

  < 18:34, 정문 안 아침고요 수목원 포토 존 >

  고향집 정원은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소박함이 묻어나는데, 밤이 되자 오색 빛의 환상적인 풍광으로 바뀐다. 정문 안쪽 입구에 있는 포토 존에서 인증 샷을 한 장씩 남긴다. 사전 정보를 가지고 오기는 하였지만, 지금까지 본 어느 불빛 축제와도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이니 잘 왔다는 생각을 몇 번이고 한다. 여기에 사용된 LED 전구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은 친환경 전구로 점등 시 발생하는 발열량도 적어 월동중인 식물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고 한다.

                       < 18:46, 정문 밖에서 본 야경 >

                    < 19:57, 청평시내 뒤풀이 장소 >

                  < 20:18, 오늘도 단골 메뉴 쌈밥 식단 >

  날씨도 추운데, 점심도 부실했고, 13피의 무리한 일정 등으로 피곤했던지, 누구 하나 서두르지 않았는데 일찍 정문을 나온다. 40여분을 기다려 순환시티투어버스 막차(19:30)를 타고 청평터미널에 도착한다(군내버스 막차는 20:00). 이젠 단골이 된 청평 읍내의 한 음식점에서 하루의 피로를 풀고, 청평역까지 걸어가 상경한다. 송어낚시가 마음에 걸려 남은 2주 동안 주일에 가족과 함께 가서 손맛을 보려 했는데, 인터넷 가족낚시터 예약이 매진되어 내년으로 미룬다. 아침고요 수목원 정문위에 걸려있는 슬로건처럼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모여 하루 종일 사랑에 빠졌다!

 

                                     2013. 1. 16. 가평 겨울여행을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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