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09419(일요일)
2) 산행코스 : 둔리(팔각정)큰말정상정혜사만공탑미륵불
                     →사면석불수덕사(대웅전)일주문상가주차장
3) 산행시간 : 940~13(3시간20), 산행거리: 6km추정
4) 참 가 자 : 아내와 함께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2002년 세계 산의 해를 맞이하여 산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기 위하여 산림청에서 공표한 국내 100대 명산을 최근 알았다. 고향에 있는 수덕사의 덕숭산이 포함된 것을 보고 산행하기로 한다. 덕숭산(德崇山: 495m)은 백제 때 창건된 유명한 수덕사가 있어 전에는 수덕산이라 불렸다. 가야산(), 일월산(), 용봉산(), 삼준산(西)이 둘러싸고 있어 낮지만, 낮은 산이라는 느낌이 안 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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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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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덕숭산 종합 안내도(사진 클릭하면 선명) > 

  초등학교 6학년 봄 소풍을 수덕사로 걸어서 다녀왔기에 잊혀 지지 않는다. 특히 지름길을 찾아 논과 밭고랑을 누비고 가서 1박을 했다. 이후 수덕사 경내는 여러 번 찾았지만, 만공 탑과 미륵불은 거의 반세기만에 보게 되어 설레는 마음으로 아내와 함께 간다. 인터넷을 통하여 산의 특징과 산행코스를 검색한다. 새벽부터 서둘러 내려가 산에 오르고, 오후에는 고향에서 일을 보고 상경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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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24, 수덕사 교차로 안내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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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35, 산행들머리인 둔리(수덕사방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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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35, 올라야 할 덕숭산 모습

  등산코스는 둔리를 기점으로 종주하는 코스와 수덕사에서 오르는 두 가지 코스가 있다. 수덕사에 가는 대중교통은 서초동 남부버스터미널에서 시외버스나 열차로 예산 또는 홍성까지 간 다음, 수덕사 가는 지방버스를 탄다. 그러나 편의상 승용차로 서해안 고속도로를 달려 해미IC로 나온다. 예산방향(45번국도)으로 직진(8.1km)해미고개(6.3km)수덕사교차로 우회전(40번국도)하자마자 산행 들머리 둔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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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0, 농로 따라 산행을 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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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2, 길가에 핀 민들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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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3, 파란 제비꽃 > 

  집을 떠나 여유 있게 오다보니 2시간30분 소요된다. 수덕사 가는 도로 옆, 콘크리트로 포장한 터에 팔각정을 세웠다. 산객들을 위한 주차장은 아닌 것 같고, 농사를 위한 용도의 구축물로 보여 진다. 승용차를 홀로 그곳에 두고 오르기 시작한다.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능선을 타고 오를 수도 있지만, 마을로 진입하여 계곡으로 오른다. 마을로 접어드는 양쪽 길가는 민들레꽃, 제비꽃 등이 활짝 펴 반겨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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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5, 이름 모를 봄 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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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6, 마을입구와 덕숭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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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48, 파란 마늘 밭 > 

  한가한 시골 길과 신선한 공기는 고향마을을 찾아 온 듯하다. 이른 봄, 농번기에만 맡을 수 있는 코끝을 자극하는 거름 냄새도 싫지가 않다. 인적이 드문 조용한 마을 풍경은 언제 보아도 정겹기만 하다. 먼데서 일을 하고 있는 농부들의 모습 외는 인기척을 느낄 수 없어 제대로 가는지 확인도 어렵다. 마을 입구에서 덕숭산이 정면으로 보이는데, 세 개의 봉우리 중 왼편이 정상인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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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3, 농장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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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6, 덕산도립공원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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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8, 능선을 앞두고 좌측으로 > 

  15분정도 걸어서 마을에 도착하니, 큰 축사들은 한우들로 가득하다. 봄이 되어 여러 가지 농작물을 파종 하느라 아낙네들의 손길이 바쁘다. 한 농장표시석이 젊은 시절 고향에서 사과묘목을 심고 꿈꾸던 농장을 보는 것 같아, 잠시 옛날의 추억에 빠지게 한다. 마을을 지나서도 포장길은 계속되고 노란표시 기둥은 이산이 도립공원임을 말해주고 있다. 두 봉우리가 이어지는 능선을 앞에 두고 좌측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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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8, 능선 전 숲속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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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2, 만개한 진달래 군락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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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8, 건너편에 가야산이 > 

  숲속으로 들어가니 별장으로 보이는 집부터 본격적인 등산이 시작된다. 인적이 드문 등산로로 이정표는 없고, 빛바랜 리본 몇 개가 대신할 뿐이다. 명쾌한 작은 새들의 뾱뾱 뾱뾱, 찌르륵 찌르륵 울음소리가 친구가 된다. 표현하기 힘들 정도의 짧은 고음과 저음의 뻐꾹 뻐꾹 소리가 화음을 낸다. 능선 길이 시작되면서 경사가 급하다. 벚꽃과 진달래가 만개되어 꽃길을 이룬다. 건너편 가야산이 따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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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1, 편안한 오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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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5, 차를 두고 온 팔각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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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4, 전망 바위 > 

  처음부터 계속되는 급한 경사는 숨을 몰아쉬게 한다. 일요일인데도 앞서 간 사람은 없어 보이고, 뒤 따라오는 사람 또한 안 보인다. 이정표가 없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혼자 온다면 무서움을 느낄 정도의 깊은 산속에 들어 온 것 같은 분위기이다. 차를 두고 온 팔각정 모습을 줌으로 당겨보니, 아직도 넓은 터는 비어있다(1대만 추가 주차). 첫 번째 봉우리 아래, 전망바위에서 주위의 산과 마을을 조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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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5, 들머리 마을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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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6, 첫 번째 봉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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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6, 바위사이 피어난 꽃 > 

  들머리 마을 풍경이 고즈넉하고, 멀리 홍성읍 시가지도 보이는데 운무에 가려있다. 첫 번째 봉우리에 오르니 소나무와 진달래꽃이 핀 오솔길이 아름답다. 행동식으로 떡과 과일을 먹으며 20분간 에너지를 보충한다. 멀리 보이는 아파트 뒤는 가야산이고, 앞은 덕숭산의 끝자락이다. 지나온 첫 번째 봉우리가 완전 신록으로 바뀌었다. 바위사이로 피어난 벚꽃이 애처롭게 보이며, 강한 생명력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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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1, 두 번째 봉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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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1, 가는 곳곳에 진달래꽃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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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8, 용봉저수지와 수암산 > 

  두 번째 봉우리를 지나 마지막 정상으로 가는 길은 진달래가 힘을 내게 한다. 그러나 인간의 눈은 간사하여 5일전 보았던 고려산 진달래의 모습이 남아 있어 이곳의 아름다움을 반감 시킨다. 처음부터 흙길이지만 먼지는 없고, 암릉 길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는 편안한 등산로다. 왼쪽에는 용봉저수지와 수암산이 일자로 길게 뻗어 있어 연계 산행도 한다고 한다. 여유가 되면 한 번 찾아 올라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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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7, 정상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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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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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1, 정상 주변의 모습 > 

  어느 산보다도 편안하고 여유롭게 정상을 밟는다. 천천히 오르고 많이 쉬면서 올랐는데도 2시간이 걸리지 않는 다소 짧은 거리이다. 정상의 넓은 공간에 비해 표시석이 너무 작다. 정상에 올라온 사람들은 주로 관광객들로, 수덕산을 찾았다가 가볍게 뒷동산 오르듯 올라온 듯하다. 등산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수덕사에서 올라오는 여행객의 행렬이 끊이지 않고, 10분간 머물다가 하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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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3, 내려다보이는 수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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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3, 넓은 소나무 숲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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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1, 기암괴석 들 > 

  남쪽으로 수덕사 경내가 내려다보이고, 서쪽에는 안면도와 서해바다가 보인다는데 운무로 볼 수가 없다. 하산 하면서 넓은 소나무 숲길이 거칠어진 호흡을 가다듬게 한다. 10분 뒤 무엇인가 닮은 것 같은 바위가 발길을 멈추게 한다. 등산화를 신지 않은 체, 가족단위 또는 친목모임 등으로 가볍게 올라오는 길이 등산로 같지가 않다. 행락인 들이 오히려 등산복을 입은 우리를 이상하게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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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4, 출입을 금하는 정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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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6, 만 공 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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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3, 미 륵 불 >

  수행 중으로 지금은 출입할 수 없다고 굳게 닫힌 대문을 지난다. 수덕사의 말사인 정혜사(定慧寺)는 백제 법왕1년에 지명법사가 창건한 이후 많은 고승들이 수도를 했다. 1930년 승려 만공(滿空)이 머물면서 크게 확장되었다고 한다. 보고 싶던 만공 탑을 반세기만에 보니 감개무량하다. 생각보다 규모가 커서, 옛날의 탑이 아닌 듯싶어 안내판을 찾았으나 없다. 미륵불은 옛날 모습 그대로 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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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5, 중생의 8가지 고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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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3 무수히 많은 돌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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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0, 사면석불 > 

  미륵불 아래의 안내판에는 중생의 8가지 고통에 대하여 설명하고 있다. 무수히 많은 돌계단을 내려오다 보니, 어느 산악회가 늦게나마 시산제를 지내고 있다. 수덕사 경내에 들어오기 전 사면석불이 있다. 1983년에 발견된 백제시대의 유일한 불상을 현재에 이르러 원형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 한다. 산에서 내려오다 보니 수덕사 진입은 정문이 아닌 후문으로 들어오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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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6, 수덕사 대웅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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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6, 삼층 석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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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8, 종 무 소 > 

  수덕사(修德寺)의 창건 전설은 여러 가지 있으나, 덕숭 낭자와 수덕 도령의 짝사랑 이야기로 많이 전해져 온다. 덕숭 낭자는 관음보살의 화신으로 그들의 이름을 따서 덕숭산 이라하였고, 절의 이름은 도령의 이름으로 수덕이라 하여 덕숭산 수덕사가 되었다고 한다. 국보 제49호인 대웅전과 3층 석탑, 그리고 수덕사 종무소를 보면서 옛날의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많은 세월이 흘러 희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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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0, 느티나무와 소나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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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2, 어느 불상의 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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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3, 사찰 입구의 풍경 > 

   경내를 돌아보는 데도 넓어서 많은 시간이 걸린다. 대웅전에 오르는 계단 옆에 있는 느티나무와 소나무가 멋있는 풍경을 자아낸다. 한 중년의 여인은 불상의 배를 열심히 만지면서 기도를 드리고 있는 듯하다. 밑에서 올라가며 보는 수덕사의 풍경이 내려오면서 보는 것보다 더 아름답다. 산행코스를 수덕사로 올라 원점 회귀하는 것도 검토했었지만, 오늘의 코스가 최상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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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6, 이응로 선생의 사적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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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40, 덕숭산 수덕사 일주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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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7, 현대식 상가들 > 

  수덕사에서 원점 회귀하는 코스는 오르는 시간이 짧은 장점은 있지만, 등산하면서 어려운 돌계단이 많은 것과 능선을 타며 보는 조망이 없는 것이 단점이다. 옛날 수덕사 여관 자리였다는 이응로 선생 사적지에도 잠깐 들려본다. 일주문 옆에는 매표소(성인:2,000)가 있다. 옛날 길가에는 산나물을 팔고, 처음으로 밖에 나와 잠을 잤던 여관은 찾아볼 수가 없고 현대식 상가 건물들이 들어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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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5, 새 모양을 한 조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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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3, 새조개 샤브샤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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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30, 뒤풀이 음식점 > 

  상가 뒤에 있는 주차장에 도착하여 산행을 종료한다. 사부작 걸으면서 수덕사 경내를 두루 돌아보았는데도 산행시간이 짧아 아쉬움이 따른다. 차를 둔 곳 까지는 4.2km정도로 택시를 콜 하여 9,000원에 간다(버스는 오래 기다림). 뒤풀이는 30분정도 거리에 있는 남당리로 가서 새조개 샤브샤브로 한다. 두 명이서 1kg(35,000)이면 충분하다. 고향 길에 들린 명산 산행은 고향에서 느끼는 포근함과 여유로움을 주는 즐거운 산행이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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