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0년 10월 24일 (일요일)
2) 산행코스 : 파래소유스호스텔→파래소2교(청수골산장)→청수우골→능선
             
→죽바우등→함박재→함박등→영축산→신불평원→신불재
              →신불산→간월재→간월산→배내봉→배내고개
3) 산행시간 : 7시40분~16시15분(8시간25분),  산행거리:18km추정
              < 총 종주시간 : 22시간,  총 종주거리 : 51km추정 >
4) 참 가 자 : 일산하나 산악회, 70명
5) 날    씨 :    비
6) 산 행 기
  종주 이틀째인 오늘은 광활한 고지의 평원에서 억새의 진수를 보고 가는 날이다. 신불산과 영축산 사이 60만여 평의 신불평원과 간월산 아래 간월재에도 10만여 평의 억새밭이 있다고 한다. 또한 100대 명산인 신불산(神佛山, 1,209m)과 인기명산인 영축산(靈鷲山, 1,081m)과 간월산(肝月山, 1,083m)을 연계 산행한다. 3개산이 가까이 있어 산행거리는 13.3km(어제의 절반정도)로 아내와 함께 산행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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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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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 안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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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40, 파래소 유스호스텔 출발 >
  어제 밤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트린 모양이다. 일정상 힘든 첫날산행을 무사히 마친 기쁨, 알프스의 멋진 풍경 그리고 가을밤 깊은 계곡의 넉넉한 산우애가 어우러져 늦게까지 마신 과음이 새벽부터 내리는 비와함께 힘든 하루를 예고한다. 영축산 정상에 오르면, 되돌아 나와야 한다는 주의사항과 함께 간단한 준비운동을 하고 출발한다. 우천을 대비한 여분의 등산화가 발의 가벼운 상처에 한 몫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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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47, 형형색색의 우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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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56, 파래소2교 앞 들머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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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37, 경사 급한 숲속 길 >
  형형색색의 우비들이 비가 와 우울해진 마음을 다소 밝게 해준다. 장안사 입구 (7:50)를 지나 파래소2교 앞에서 잠시 멈춘다. 영축산 정상에 가서 알게 되었지만, 일정은 다리건너에 있는 청수골펜션(산장)을 거쳐 청수좌골로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어제 오후에 진입로를 확인하니, 산장이 자신의 사유지라고 등산객 출입을 통제해, 청수우골이 되었다. 계곡 따라 오르다가 건너니, 경사 급한 숲속 길로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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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36, 산죽이 무성한 오르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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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2, 앞에 있는 능선 봉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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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2, 옆으로 죽바우등(1,055m, 일명 투구봉) >
  어제 밤에 재약산에서 랜턴을 켜고 급경사 내리막을 지그재그로 내려 왔던 길을, 이제는 반대로 올라가는 것으로 착각할 정도이다. 끝도 없이 계속 올라가다보니   평평한 곳이 나오면, 이제부터 능선이다 하며 몇 번을 속는다. 한사람은 어제의 산행 피로가 풀리지 않아 발걸음이 무겁고, 한사람은 어제 밤 과음으로 힘들어 차츰 후미로 쳐진다. 2시간여 만에 능선 봉우리와 나무사이로 가야 될 죽바우등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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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59, 죽바우등 포토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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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1, 죽바우등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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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8, 함박재 이정표 >
  고생하며 올라온 보상을 죽바우등에 올라 멋진 풍경으로 보상 받는다. 탄성과 함께 힘들었던 피로도 함께 날려 버린다. 단풍이 물든 계곡에 흰 구름이 살짝 내려 앉아 운치를 더해 준다. 지상에 내려온 구름이 제자리로 올라가, 비가 그치었으면 하는 욕심도 부려본다. 부러지고 떨어진 이정표를 나무에 묶어준 어느 산객이 고맙다. 이정표가 아니면 모르고 통과했을 죽바우등을 지나니, 함박재 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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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8, 함박등(1,051m)에 오르는 바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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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4, 구름아래 마을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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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4, 가야 될 세 봉우리 >
  함박등으로 오르는 바위가 웅장하여, 잠시 그 위용에 발걸음을 멈추어 본다. 바위 위로 오르니, 신선이 되어 구름위에서 마을을 내려다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진다. 함박등 능선은 바위들이 많아 험난한데, 앞으로 보이는 세봉을 더 넘어야 한다. 뒤쪽 오른편에 있는 봉우리가 영축산 정상으로 보이는데 확실하지는 않다. 코스가 바뀐 것도 모르고, 영축산 정상이 나오지 않는 것만 생각하니 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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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5, 함박등 기암절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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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7, 어느 형상을 한 바위(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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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9, 단풍이 물든 암릉 구간 >
  암릉의 기암절벽이 능선의 지루함을 묘미로 바꾸어 준다. 어느 형상을 닮았다고 해서 바위를 줌으로 당겼는데, 아니 당긴 만 못하다. 단풍과 암릉 그리고 구름이 어우러져 하나의 그림이 된다. 이 산의 이름은 신선과 독수리가 함께 살고 있는 모습이라 해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통도사 쪽에서 올려다보면 산정은 마치 신선이 자리 잡은 듯 신비롭고, 산록은 독수리가 둥지를 틀 정도로 울창한 숲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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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0, 구름속에 쌓인 봉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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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2, 로프가 있는 암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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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9, 돌탑 군 >
  제자리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한 구름은 이제 한 봉우리를 모두 삼켜버리고 있다. 이제 영축산에 이어 억새의 대평원이 펼쳐지는데, 운무가 걷히기를 바랄뿐이다. 청수좌골과 백운암으로 가는 사거리(10:35)를 지난다. 로프가 매달려 있을 정도의 험한 바위를 몇 곳 지나간다. 비에 젖은 바위는 잘 미끄러져 조심을 하다 보니 속도가 나지 않는다. 긴 암릉이 끝나가는 지점에 많은 돌탑들이 세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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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4, 짙은 운무의 평원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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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7, 정상을 200m 앞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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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8,  정 상 석 >
  이제 능선 길은 끝났는데, 평원의 억새밭 사이의 운무는 보통이 아니다. 갈수록 짙게 내려와 가시거리를 짧게 한다. 정상아래 이정표를 지나니, 오르막에 바위에서 흘러나오는 샘물이 있다. 과음으로 인해 일찍 바닥을 드러낸 식수를 보충한다. 옆에 동행하던 산우가 이야기 한다. 길을 잘 못 들었으니, 되돌아가지 않고 정상을 통과하면 된다고 한다. 이제야 들머리가 변경된 것을 알고, 정상을 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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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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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5, 신불평원은 시작되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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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7, 억새 사이로 >
  통도사부터 종주를 시작한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이정표를 보니 통도사가 영축산 아래에 있다. 거대한 신불평원이 시작되는데 한 치의 앞도 안보이니, 어찌 자연의 변화를 막을 수 있겠는가! 언제 기회가 되면 영축산 정상에서 간월산 정상까지  다시 오라는 뜻으로 알고, 종주 자체에 의의를 두기로 마음을 정한다. 억새사이로 가다보니 비가 와서 그러한지, 아니면 시기가 지나서인지 흰 억새가 누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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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3, 신불평원과 단조성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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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3, 억새군락지 보호 탐방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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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6, 쉼터로 보이는데 >
  신불평원과 단조성터의 설명 안내판에서 잠시 걸음을 멈춘다. 억새군락지 보호 탐방로를 따라 계속 가보지만, 앞이 안보이니 계속 땅만 쳐다본다. 휴양림과 가천리로 가는 사거리 이정표(12:16)를 지난다. 넓은 쉼터인지, 전망 데크 인지도 앞이 안보여 식별이 안 된다. 정오가 지나자 배꼽시계가 신호를 보내오고, 체력은 자꾸 떨어져 걷기가 불편하다. 아내도 점차 지쳐서, 오르막을 오를 때마다 힘들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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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 정상 바위 오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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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3, 신불산 정상의 빗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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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설상가상으로 젊어서 운동하며 얻은 좌골신경통이 뻐근하게 오른쪽 대퇴부로 찾아온다. 신불재에 대피소와 샘터가 있다는데, 그곳을 지난 기억이 없다. 신불산 정상 아래의 큰 바위 옆, 아늑한 곳에서 일행 9명이 간단하게 식사(12:30~13:00)를 한다. 식후 바위에 오르니, 먼저 신불산 빗돌이 자신을 쓰다듬고 가라고 한다. 조금 더 오르니, 커다란 돌탑(13:06)과 함께 오늘의 주봉답게 많은 산객들이 모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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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8, 신불산 정상 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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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9, 전망 데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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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8, 내리막 등산로 >
  정상 석은 가까운 곳에 세 개씩이나 된다. 옛날에 조그맣게 세워 글씨가 희미해진 것과 바위에 국기를 새겨 붙인 정상석이 별개로 있다. 넓게 설치된 전망 데크가 오늘은 무용지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 정상에서 간월산으로 가는 길은 사정없이 내려간다. 마지막 코스인 간월산을 그만큼 오를 생각을 하니, 내리막길이 야속하다. 갑자기 안개 속에서 많은 군중들이 목소리가 들려 정상인줄 착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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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5, 간월재 주변 데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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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6, 간월재 돌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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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5, 간월산을 오름 >
  일반 관광객들이 가벼운 차림으로 많이 올라와 있다. 간월재 돌탑을 지나 간월산방향으로 가니, 차도가 연결되어 있고 도로에는 승용차 몇 대가 눈에 들어온다.  간월산 정상이 가까운 곳에 있으면, 다시 내려와 탈출해야겠다고 혼자 생각한다. 신불산에서 많이 내려 왔기에 간월산에 오르는데 우리 부부는 뒤처지기 시작한다. 앞서 가던 산우께서 기다려 주고, 힘내라고 응원도 해줘 겨우겨우 따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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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8, 숲속 오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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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0, 간월산 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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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위에만 오르면 정상이라 생각했는데, 능선 숲속 길을 따라 멀리 가기만 한다. 간월재의 탈출은 포기해야 한다. 오른쪽 다리는 서서히 마비 증세를 보여 온통 신경이 그 곳에 간다. 무사히 하산지점까지 도착하기를 기도하면서 발걸음 폭을 줄인다. 간월산 정상에서 9명이 모두 모여 단체사진을 찍는다. 이곳에서도 1시긴30분 이상 걸린다고 하니, 안심할 단계가 아니다. 능선을 따라 급히 하산을 서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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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42, 배 내 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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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43, 넓어진 하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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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4, 나무 계단 길 >
  장시간 가는 능선은 때로는 험하여 우회하기도 하고, 약간의 오르고 내리기를 반복한다. 생각지도 못했던 들머리 변경으로 인해, 죽바우등과 함박등에서 본 조망이  오늘 산행의 백미가 되었다. 이후에는 억새의 장관도, 주변 산들의 능선도, 공룡능선도, 멋진 단풍도 전혀 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모두가 한마디씩 한다. 배내봉에 오니 안심이 되고, 넓어진 하산 로와 나무계단이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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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0, 배내고개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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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3, 배내고개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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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5, 배내 터널 >
  한 팀을 이루었던 산우께서 기다려주고 이끌어준 덕분에 무사히 하산을 해서 흐뭇하다. 우리가 마지막 팀인 줄 알았는데, 몇 명이 안 내려 왔다고 한다. 신고 온 등산화를 벗는데, 오른쪽 발에 힘이 없어 벗지를 못해 주저앉는다. 생애 최고로 힘든 이틀간의 산행이었지만, 미숙한 경험으로 해 냈다는 자긍심에 행복한 상경길이 된다. 17시에 출발해 23시10분에 양재역에 무사히 도착한다. 양재역에서 헤어진 산우께서 100대 명산 1타 4피란 말에 미소와 함께 64산을 마친 뿌듯함도 느껴본다. 멋진 산행을 기획해준 산악회 운영진께 감사를 드리고, 끝까지 완주하게 도와주신 모든 산우님께도 감사드립니다. 함께한 산우님 수고하셨고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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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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