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0년 10월 23일 (토요일)
2) 산행코스 : 석남고개→827봉→배내고개갈림길→능동산→쇠점골약수터→임도
              →샘물상회(산장)→사자평원→얼음골갈림길→천황산(사자봉)
              →천황재→재약산(수미봉)→옛고사리분교→임도→억새밭고개
              →S자 급경사내리막→죽전마을→파래소 유스호스텔
3) 산행시간 : 11시55분~19시(7시간05분),  산행거리:21.5km추정
              <합계> 5시25분~19시(13시간35분),    35.0km추정
4) 참 가 자 : 일산하나 산악회, 70명
5) 날    씨 : 흐 림
6) 산 행 기
  영남알프스 태극 종주란 해발 1천m 이상의 운문산, 가지산, 천황산, 재약산, 간월산, 신불산, 영축산의 7산에 억산(944m),능동산(981m)을 합한 9개산의 9봉과 함박등(1,051m)과 배내봉(966m)을 더해 11봉의 산군들을 도상으로 연결하면 태극모양의 등산로가 이어진다하여 그렇게 칭한다고 한다. 석골사에서 시작하여 9산 11봉을 지나 배내고개에서 끝나는 영남알프스 태극종주의 거리는 약 55km에 달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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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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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 안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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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5, 석남고개 사거리 >
  오늘의 마지막 구간을 석남고개에서 시작해 재약산(載藥山, 1,108m)으로 간다. 6시간이 넘는 산행으로 체력은 바닥이지만, 코스가 힘들지 않다니 기대를 한다. 안내도를 미리 보고, B팀이 출발한 석남터널까지 내려가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몇몇 산우는 터널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왔다고 하니, 사전 설명이 부족했던 것 같다. 100대 명산을 하루에 3개산이나 오른다는 뿌듯한 마음에 잠시 피로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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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03, 길게 이어진 오솔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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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5, 앞으로 가야될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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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8, 편안하고 부드러운 흙길 >
  낙엽 쌓인 오솔길을 오래 걸으며, 이번 종주산행에 대하여 생각해본다. 너무 의욕만 앞서 A팀을 신청한 것이 아닌가! 하고 반문한다. 70여명 가운데 절반 정도만 종주를 하고, 다른 산우들은 자신의 체력에 맞는 코스를 택하였기 때문이다. 앞으로 가야할 능선이 완만해 보이는 것에 다소 위안을 삼는다. 가는 길모퉁이 한 곳에서 일행과 함께 과일을 먹으며 잠시 쉬어간다. 한동안 풀들이 무성한 흙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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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42, 첫 번째 봉우리(813.2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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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45, 다녀온 능선과 24번 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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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5, 두 번째 데크 계단 >
  높지 않은 첫 번째에 이어 두 번째 봉우리를 넘어 능동산에 다가선다. 가까워진 백운산 뒤로 가지산 능선이 언제 다녀왔나 할 정도로 까마득하다. 아래는 쇠점골 골짜기에 밀양 가는 24번 도로가 꿈틀거리며 지나간다. 가파른 짧은 데크 계단에 이어 다소 긴 두 번째 계단을 오른다. 계단 중간 중간에는 옆으로 쉼터를 마련해, 조그마한 탁자와 의자까지 있다. 일행 두 명을 그곳에서 만나 8명이 한 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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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4, 배내고개 갈림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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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1, 능동산(981m)정상 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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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4, 정상의 이정표 >
  계단을 올라서면 바로 갈림길 이정표가 나온다. 첫날 종주를 하다가 힘들면 1차 탈출로는 석남고개에서 석남터널로 내려가고, 2차는 가까이 있는 능동산을 보고 이곳 이정표에서 배내고개로 탈출해도 될 듯싶다. 얼마가지 않아 능동산 정상 석이 큰 돌탑과 함께 반겨준다. 정상에 있는 이정표를 보니, 다음 목적지 천황봉까지의 거리가 6.2km이다. 가까이 있는 줄 알았는데, 많이 남은 거리에 기운이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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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2, 쇠점골 약수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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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5, 시작지점의 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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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4, 계속되는 임도 >
  정상서 400m 내려오니, 깨끗하게 잘 만들어 놓은 약수터에서 물 한바가지를 시원하게 마신다. 얼마 전 국립공원인 지리산 종주 때 보았던 파이프 하나뿐인 선비 샘과는 대조를 이룬다. 약수터 아래로 내려오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비포장 임도가 나온다. 얼마간 지속되고 다시 산으로 오르겠지 했더니, 끝이 안보이고 계속된다. 혹시 이렇게 천황산과 재약산까지 가지나 않을까? 하는 기우까지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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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9, 끝이 안보이는 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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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4, 천황산 아래 사자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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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5, 사자평 너머 재약산 >
  임도가 편안할 줄 알았는데, 계속된 임도에 발바닥과 발끝이 아프면서 피로가 몰려온다. 우측에는 능선 산길이 있는데, 케이블카 공사를 한다고 통행을 금지 시켜 놓았다. 차까지 모두 올라오는 길인데, 누구를 위한 케이블카 설치인지 모르겠다. 기진맥진이 되어 있는데, 팀 리더가 행동식을 제의해 길가에 앉아 먹는다. 1시간 10여분 만에 천황산과 재약산이 보이고, 그 아래 넓게 펼쳐진 사자평원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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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8, 샘물상회(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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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4, 천황산 오르는 숲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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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0, 얼음골 갈림길 >
  드넓은 고원위에 우뚝 솟아 있는 두 봉우리와 억새 물결이 출렁이는 대평원이 펼쳐진다. 너나 할 것 없이 모두가 자연과 동화되기 위해 바쁘다. 임도에서부터 발걸음이 무거워져 뒤로 처지자, 민폐를 안 끼치려고 먼저 홀로 천황산에 오른다. 매식이 가능하다고 한 샘물상회를 지나니, 아늑하게 감싸주는 숲길이다. 삼복더위에도 얼음이 언다는 천연기념물 제224호인 밀양의 얼음골 가는 길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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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8, 받침목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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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8, 완만하게 오르는 천황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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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13, 억새밭 사이로 정상에 >
  생태계 보호를 위한 받침목이 등산로를 안내 해준다. 하늘에서 흙을 쏟아 붓기라도 한 듯, 완만하게 올라가는 천황산이 어머니 품 같이 너그럽게 여유가 있다. 정상에 오르는 길은 사자 평원의 억새들이 헹가래라도 쳐주는 듯 몸과 마음이 가볍게 날듯하다. 마냥 혼자 알프스의 매력에 빠져, 천천히 음미하며 오른다. 이 환상적인 길은 산을 찾지 않고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다고 자아도취(自我陶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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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13, 사자 평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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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0, 정상의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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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2, 천황산(1,189m) 정상 석 >
  아래로 보이는 사자평 고원은 국내 최고의 억새평원으로 유명하다고 한다. 지나온 샘물상회 건물이 까마득하다. 이정표 아래로 보이는 산 준령들과 흐려있는 구름들이 하산을 재촉한다. 일행들을 기다려 단체 증명사진도 찍는다. 지도상에는 재약산의 주봉은 수미봉, 천황산의 주봉은 사자봉으로 되어 있다고 한다. 천황산이 일제 때 붙여진 이름이라고, 밀양시에서는 천황산을 재약산의 주봉으로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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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4, 정상 석 옆 돌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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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46, 두 대피소 위 재약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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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3, 사자평원 설명 안내판 >
  정상 옆에는 큰 돌탑이 결코 흙산만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재약산 방향의 하산 길은 올라올 때와는 반대로 바위와 돌들이 많은 너덜길이 당분간 지속된다. 내려오면서 본 천황재에 있는 두 대피소(첫 번째:사자봉쉼터, 두 번째:털보산장)위로 재약산의 암봉이 빨리 다녀가라 한다. 천황산부터 일행이 더 추가되어 14명이 한 팀을 이룬다. 털보산장 앞 쉼터에서 간단히 스트레칭을 하고, 재약산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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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4, 천 황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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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7, 정상아래 죽전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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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20, 재약산 정상 아래 단풍 >
  천황재 사거리에서 사자평원 안내판이 있는 방향은 평지로 샘물산장 가는 길이고, 반대편은 표충사 가는 길이다. 재약산 정상은 천황산 정상과는 달리 넓은 암봉으로 되어, 마지막 힘을 내어 당기고 밀면서 오른다. 정상이 올려다 보이는 곳에, 숙소가 있는 죽전가는 이정표가 반갑다. 정상아래 최고의 짙은 색으로 유혹하는 단풍잎을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재약산 정상이 눈앞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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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26, 재약산(1,108m) 정상 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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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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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51, 하산 계단 길 >
  재약산 정상에 오르니, 3산을 종주했다는 기쁨이 감개무량(感慨無量)하다. 정상에서 오래 머물면서 정상주도 한잔하고, 그 기분을 오래하고 싶지만 하산을 서둘러야만 한다. 아래에서 보았던 죽전가는 이정표까지 다녀오면서 한동안 하산 할 길을 찾는다. 옛고사리분교로 가야한다고, 정상아래 표충사방향으로 간다. 하산 계단이 5분여 이상 길게 이어진다. 저녁노을 따라 내려오는 길은 마음과 몸이 다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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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59, 고사리분교 500m전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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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8, 분교 옆 고사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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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09, 분교가 있던 터 >
  고사리분교만 가면 숙소가 가까이 있는 줄 알고, 500m 남은 이정표를 보고 얼마나 혼자 좋아 했는지 모른다. 부지 옆에 있는 고사목이 슬픈 사연을 간직한 체, 버티고 서 있다. 이곳에 있는 이정표에는 죽전가는 표시가 없다. 날은 어두워지기 시작하는데, 몸은 지치고 가고자 하는 방향은 오리무중이다. 산악자전거를 타는 사람에게 숙소를 물으니 모른다고 하고, 이정표의 배내골까지는 2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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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0, 배내골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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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5, 배내골 가는 길로 >
  갈 길을 놓고 한참 의견이 오고 가다가 언성까지 높아진다. 너무나 피곤하기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배려하는 마음을 잠시 잊은 듯하다. 고생할 각오를 하고, 행동식으로 에너지를 보충한다. 얼마 안가 산악자전거 동호인들 중 한명이 앞에 있는 저 산을 넘으면 숙소라 한다. 리본 따라 등산로로 가니, 질퍽한 억새밭을 지나 얕은 동산에 오른다. 이곳부터 어두어져 헤드렌턴을 착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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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00, 파래소 유스호스텔 >
  새벽에 헤드랜턴을 켜고 올라, 다시 켜고 하산하기도 처음이다. 얕은 봉우리를 올라서, 하산도 얕은 내리막인줄 알았다. 지금에 와서 개념도를 보니, 그 지점이 해발 800m가 된다. 끝도 없이 S자로 내려오는 급경사길 멀리 보이는 불빛 따라 녹초가 다 되었다. 완전 패잔병이 되어 숙소로 가는 길에 아내와 지인이 나와 환영해준다. 갑자기 개선장군이 되어 산행을 종료한다. 이후는 서로가 어울려 깊은 산우애로 밤이 깊어 가는 줄 모른다. 하루 종일 팀을 리딩하느라 고생한 부부 팀과 운영진께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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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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