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0년 02월 21일 (일요일)

2) 산행코스 : 사미분교→외나무골→예수원→사거리쉼터→지각산(환선봉)

              →헬기장→자암재→광동댐 이주단지→귀네미골 입구          

3) 산행시간 : 11시40분-17시15분(5시간35분), 산행거리: 10km추정

4) 참 가 자 : 45명, 일산하나 산악회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2주전 100대 명산인 덕항산을 보려고 백두대간의 절반구간(당일)을 무사히 완주했다. 남은 구간 중 황장산과 지각산(地角山:1,080m)은 잘 알려진 산이 아니기에 망설였다. 이중 황장산은 경북 문경 소재의 100대 명산과 이름이 같아 혼돈까지 가져온다. 그러나 한구간이라도 제대로 다녀와야, 백두대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가기로 한다. 대간에 대한 욕심은 없으나, 어떤지는 알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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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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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6, 산골 어느 마을(휴식)>                        

 

  45인승 버스를 가득 채우고 잠실역에서 변함없이 7시10분에 출발한다. 전용버스는 제주도 산행으로 없고, 새로운 관광버스와 기사는 안락함과 이동시간 면에서 차이가 많다. 뒷좌석 배정과 피곤함으로 버스 이동 경로를 파악하지는 못했으나, 지난번 삼수령(피재)가던 노선은 아닌 듯싶다. 여주휴게소에 이어 두 번째 휴식을 위해 정차한 강원도 어느 산골마을 풍경이 정겹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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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0, 사미분교 앞 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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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5, 외나무 골 입구 표시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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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7, 마을 입구 설경 > 

 

  지난번 산행 시 날머리였던 사미분교 앞 다리에 도착하니, 은빛 세상으로 변해 다른 곳에 온 듯하다. 10분간 준비를 끝내고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개별적으로 출발한다. 지난번 하산하였던 사거리 쉼터까지는 다시 올라야 한다. 외나무 골 입구 표시판 아래 벤치 하나가 운치를 더해주고, 마을의 인심까지 느끼게 한다. 강원도의 눈 많이 내린 모습을 매스컴으로 보아왔지만, 실제 보는 풍경이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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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3, 예수원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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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6, 예수원 원내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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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6, 무릎까지 빠지는 등산로 > 

 

  예수원(Jesus Abbey)입구에 세워진 비석에는 미국 성공회 사제인 대천덕신부가 1965년에 설립한 성공회 특수선교 교회라 되어있다. 오전에 보는 설원 속의 예수원 건물과 오후 석양빛을 받았던 모습과는 큰 대조를 이룬다. 일주일 전(14일, 설)쯤, 강원도에 폭설이 내려 마을이 고립되고 입산이 금지되었다는 뉴스가 떠오른다. 그때의 눈이 그대로 있어 무릎까지 빠지고 스틱은 2/3가 잠겨, 발 옮기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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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3, 일렬로 오르는 대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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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49, 쉼터 사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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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1, 대간 능선 길 시작 >

 

  선두는 대장께서 발자국으로 길을 내며 가는데, 이를 등산용어로 러셀(Russell)이라 한다고 한다. 어느 일행은 ‘이렇게 줄을 서서가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 하면서, 산을 잘 타고 못타는 사람 구분이 안 되고 함께 가니 좋다고 한다. 전에 보던 쉼터사거리가 아닌 듯, 그 많던 파란 산죽도 찾아 볼 수가 없다. 늦게나마 대간 길로 진입했는데, 능선에는 괜찮겠지 하는 기대는 빗나가고 그대로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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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5, 환선굴 입구 대이리 협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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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8, 오른쪽 절벽 위 설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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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9, 동해 바다 방향의 설경 >

 

  능선은 강한 바람에 눈이 쌓이지 않고, 또한 많은 사람들이 다녀서 길이 나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눈 오고 우리 일행이 처음 대간 길을 가는 듯, 길이 나있지 않다. 지나는 능선이 환선굴 위를 통과 하는 듯, 대이리 협곡의 풍광은 지난번 보다 설경을 이루어 더 멋지다. 힘들게 오르고, 어렵게 가는 산행인 만큼 자연은 아름다움으로 보답한다. 오른쪽 절벽 위와 바다 쪽 설경에 감탄사가 여기저기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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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1, 지각산(환선봉)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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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8, 소복하게 쌓인 등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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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4, 건너편에 보이는 고랭지 채소 밭 >

 

  능선을 타면서 첫 번째 봉우리가 지각산 정상인줄 알았는데, 아직도 500m나 남아있다. 소복하게 쌓인 눈이 발길을 더디게 하고, 시간만 흘러간다. 쉼터에서 900m 오는데 32분이나 소요되었으니, 정상적인 산행이 불가하다. 예정된 구간을 완주하지 못하고, 중간에 탈출해야 된다는 말이 오고간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광동 댐 이주단지 고랭지 채소밭 모습이 보인다. 아주 멀게 느껴지기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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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4, 정상으로 오르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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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2, 지각산(환선봉) 정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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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지각(地角)이란 멀리 구석지게 떨어져 있는 곳이란 뜻과 같이 삼척시 하장면에 있는 오지의 산이다. ‘찌걱산’이라고도 하며, 광동 댐이 건설되기 전에는 수려한 계곡이었다고 한다. 경치도 경치지만 개울가로 난 길을 따라서 걷다가, 남녀가 우연히 마주치면 그냥 가지 못하고 꼭 일이 생겼다고 할 정도로 빼어났다고 한다. 많은 인원이 정상에 함께 도착하니, 각자 증명사진 찍느라 많은 시간이 또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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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0, 정상에서의 내리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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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4, 하산 평지 숲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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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1, 무릎이상이 빠지는 눈길 >

 

  1990년대에 환선굴(幻仙窟)이 관광명소로 개발되면서, 굴 위에 높게 솟구친 봉우리를 삼척시에서 임의로 환선봉이란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정상아래 안부에서, 점심식사(13:55 - 14:25)를 간단하게 서서 한다. 식사하면서 중간 탈출이 불가피함을 결정한다. 환선굴로 내려가 구경하고 가자는 의견도 있지만, 고랭지 채소밭까지 가기로 한다. 무릎 이상이 빠지는 눈 속에서는 아이젠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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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4, 헬 기 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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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6, 헬기장서 오르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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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6, 무명봉 봉우리 >

 

  앞사람의 발자국을 딛고 가다 착지가 불안해도 넘어지지 않는다. 깊은 눈구덩이가 버팀목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헬기장은 높은 봉우리에 있었는데, 이곳은 나무가 없는 넓은 안부에 자리하고 있다. 헬기장 평지를 지나 다시 무명봉 봉우리로 오른다. 날씨가 청명하고 바람이 없어, 봄날같이 따뜻한 날씨가 다행스럽기만 하다. 그러나 가지고 다니던 스패츠를 빼놓고 와서 양말이 축축하게 젖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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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12, 자 암 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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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13, 환선굴에서 오르는 등산 안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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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32, 줄지어 산행하는 모습 >

 

 무명 봉을 넘어오니 자암재 이정표가 눈길에 고생한다고 반갑게 맞이한다. 옆에는 환선굴을 기점으로 오르고 내려가는 등산로가 잘 표시된 안내도가 있다. 그러나  환선굴 등산로나 대간 길에서 다른 산객을 찾아 볼 수가 없다. 사전 정보 부재의 탓보다는 우리산방 대간 팀의 열정이 대단한 것으로 보인다. 눈이 많지 않은 곳에서는 대열이 잠시 흐트러졌다가도 러셀이 필요한 구간에서는 일열 종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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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45, 큰 재까지 2.7km를 알리는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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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7, 이주단지 마을과 채소 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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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3, 바람이 만든 눈 자국 >

 

  이정표를 보면 큰 재까지 욕심도 나지만, 산속에서의 어둠은 일찍 찾아오기에 다음을 기약해야한다. 이정표를 지나니 멀리서 보던 것과는 달리, 광활한 채소밭이 계곡 경사면에 형성되어 있다. 설경속의 풍경이 그림에서나 보던 마을과 같다. 수확이 끝난 밭이기에 눈 위에서 동심이 되어 여러 포즈로 사진 찍기도 가능하다. 한편으로는 이주한 농민들의 땀방울이 바람에 의해 눈으로 변해 파도를 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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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3, 채소밭 위 1059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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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9, 동해바다 쪽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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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9, 1059봉에 오르는 일부 일행 >

 

  맨땅을 드러낸 곳은 자갈들이 많아, 계속해 일손을 필요로 하고 있다. 상단의  밭 일부에는 가시오가피 나무(?)등이 조림되어 있다. 제일 높은 1059 봉우리도 대간 길로 올라야 한다고 하는데, 일부는 지친 듯 다음으로 미루고 직접 마을로 내려간다. 봉우리로 가는 일행들을 따라가다, 동해바다 쪽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는 몇 사람과 함께 마을로 하산한다. 푸른 동해바다가 운무로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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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29, 귀네미 마을로 내려오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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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35, 이주단지 마을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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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4, 버스가 기다리는 도로 >

 

  밭에서 마을로 내려오는 길에는 차량 통제용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다. 이주단지 에서 버스가 기다리는 큰길로 나오면서 보니, 마을에는 인기척이 없다. 비어 있는 집도 몇 채 보이고, 차량은 주차되어 있지만 주민들을 볼 수가 없다. 농사철만 와서 상주하는 것인지 활성화된 마을로 보이진 않는다. 포장된 마을길로 내려오는데, 40분이나 걸리는 먼 거리다. 이동 중 어떤 운전기사에게 확인까지 해 볼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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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5, 귀네미 마을 입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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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5, 귀네미 산책로 가는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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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5, 대중교통 버스 정류장 >

 

  산행거리와 시간은 당초예상과 비슷하지만, 목표는 절반정도에 그쳤다. 1구간이라도 두 번에 걸쳐 완주하려 했지만,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음에 남은 구간을 별도로 공지한다고 하니, 세 번에 걸쳐 꼭 이루겠다고 다짐도 해본다. 그러나 남은 구간은 산행경험을 쌓은 후, 새롭게 출발하는 대간 팀이 이루어지면 그때 고려해 봐야겠다. 고생은 되었지만 많은 눈 속의 산행은 오랜 추억이 될 것이다. 수고하신 운영진과 함께한 산우들께 감사함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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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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