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0년 02월 07일 (일요일)

2) 산행코스 : 피재(삼수령)→건의령(한의령)→푯대봉→구부시령→덕항산

              →사거리쉼터→예수원→외나무골→사미분교          

3) 산행시간 : 11시10분-17시20분(6시간10분), 산행거리: 16.3km

4) 참 가 자 : 41명, 일산하나 산악회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지난번 백두대간 산행 팀에 합류하여 짧은 당일 코스로 소백산을 다녀온바 있다. 이번에도 당일코스로 100대 명산인 덕항산(德項山 1,071m)을 가는데, 팀을 둘(A팀, B팀)로 나누었다. A팀은 백두대간코스를 종주하며 덕항산을 들리고, B팀은 덕항산만 짧게 다녀오는 코스이다. 전날 광양의 백운산 무박산행이 있어, 당일 컨디션에 따라 코스를 정하기로 하고 신청한다. 신청자가 너무 많아 일찍 마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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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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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0, 삼수령(피재) 이정표 >   

 

  2호차 운행을 인원 부족으로 못해서, 대기자들이 많이 참여하지 못했다. 최종 탑승 장소인 잠실역(7:10)에서 4자리가 비자, 모두 안타까워한다. 중부고속도로→이천휴게소(조식)→영동,중앙고속도로→차량전용도로→강승월휴게소→삼수령(피재)에 도착한다. 도로를 두고 왼쪽 건너편에는 매봉산구간이고, 오른쪽은 덕항산구간이다. 태백에서 삼척으로 가는 35번국도 상에 있고, 행정상은 태백시에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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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2, 삼수령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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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5, 입구에 있는 소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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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5, 삼수령 조형물(해발935m) > 

 

  소공원 앞에 있는 삼수령 표시석이 일행들을 반겨준다. 삼수령 조형물과 삼수정 정자 사이로 B팀 6명을 제외한 35명이 준비를 마치고 오른다. 삼수령 탑 하단에 표시된 해발 935m란 표시가 마음을 가볍게 한다. 이곳에서 떨어지는 빗방울이 한강을 따라 황해로, 낙동강을 따라 남해로, 오십천을 따라 동해로 흘러가는 분수령이라 해서 삼수령(三水嶺)이라 불린다. 한편 이곳을 피재라 부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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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6, 백두대간 안내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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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6, 등산로 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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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0, 처음 만나는 이정표 > 

 

  그 유래는 옛날부터 황지지역은 도참설에 의해 "이상향" 으로 여겨져서 시절이 어수선하면 삼척지방 사람들이 난리를 피해 이 재를 넘어 피난을 왔다는 뜻에서 부른다. 등산로에 진입하기 전 안내문에는 백두대간의 시작과 끝 그리고 길이에 대한 설명이 있다. 해발 935m에서 시작하니 처음부터 능선길이다. 들머리에서 1차지점인 건의령(한의령)까지는 6.5km로, 낮은 산을 올라갔다 내려오는 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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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0, 이정표가 있는 임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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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3, 노 루 메 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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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4, 편안한 등산로 >                    

 

  지난번 소백산 산행을 대간 팀과 함께하여 지속적인 산우들의 모습이 낯설지가 않다. 최근에는 대간을 타는 인원이 적어, 긴급처방으로 당일코스로 전환한 것이 효과를 보는 듯하다. 만 차를 이루기는 하지만, 일찍 종주를 마칠 수 있는 대간 팀에게는 미안하기도 하다. 임도를 잠시 걸으면 노루메기가 나온다. 처음 등산로에 진입하던 모습과 같다. 편안한 등산로는 불안한 초보자의 마음을 진정시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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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9, 싸늘한 바람이부는 능선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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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3, 응달진 곳의 눈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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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8, 아늑한 숲속 길 >    

 

  대간 능선으로 부는 싸늘한 바람은 오르고 내리느라 흘리는 땀방울을 식혀준다. 응달진 곳은 아직도 눈이 그대로 있고, 수북하게 쌓여있는 낙엽 밑은 빙판이다.   경사가 급한 미끄러운 내리막은 긴장이 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옆에 있는 산우는 스키자세를 취해, 허리를 앞으로 숙이고 자세를 낮추라 조언을 한다. 어제 무박산행을 다녀 온 피로는 아늑한 숲속길이 있어 다소 위안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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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4, 우측 건너편의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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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22, 경위도 좌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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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44, 좌측 한반도 모양의 산자락 >

 

  가고 있는 능선의 우측(동쪽)은 또 하나의 정맥 줄기가 따라오면서 깊은 계곡을 보여 준다. 좌측(서쪽)은 완만한 경사의 야산과 마을들이 번갈아 가며 얼굴을 내민다. 아직은 보아도 잘 모르는 경위도 좌표 표시기둥이 눈길을 끈다. 왼편에 태백시 상사미동 마을로 내려온 산자락이 마치 우리나라의 한반도 모양을 하고 있다. 거의 같은 풍경의 능선길만 이어져 지루하다 싶었는데 상당한 볼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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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1, 한의령(건의령)이 보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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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3, 寒衣嶺(巾衣嶺)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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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8, 구부시령으로 가는 등산로 >

 

  구부시령이 보이는 곳 도로 옆 양지바른 곳에 앞서간 일행들이 점심식사 자리를 펴고 있다. 각자 준비하여 온 음식을 같이 나누며 간단한 식사(25분)를 마치고 출발한다. 이정표는 온 거리보다 더 가야 구부시령이 나온다. 태백과 삼척의 도계인 한의령을 건의령 이라고도 부른다. 고려말 공민왕이 살해되자, 충신들이 고개를 넘으며 고갯마루에 관모(巾)와 관복(의)을 걸어놓고 벼슬길에 오르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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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1, 푯대봉 삼거리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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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7, 푯대봉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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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2, 목장지대 옆 통과 >

 

  그리고 고개를 넘어 태백 산중으로 몸을 숨겼다는 전설에서 유래되었다. 짧은 식사가 끝나자마자 오르니, 숨이 일찍 차오르고 걸음이 더디기만 하다. 이정표가 있는 삼거리에 도착하해서, 푯대봉을 가기위해 대간 길을 100m정도 벗어난다. 표시석에서 돌아오는 길에 후미를 보는 운영위원이 식사도 못한 체 고생을 한다. 후미대장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듯하다. 목장지대로 보이는 평원지대를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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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3, 무명봉(1,162봉?) 봉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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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3, 바람에 쓰러진 나무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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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4, 무명봉 정상 >

 

  소나무 숲으로 이루어진 무명봉(1,162봉?)이 오늘 구간 중 제일 힘들었던 깔딱이다. 골짜기 바람이 얼마나 거세었는지, 나무들이 쓰러진 그대로 있어 원시림 같은 분위기이다. 경사 급한 오르막을 지그재그로 10여분 이상 오르기가 쉽지 않다. 봉우리에 오르니 많은 산악회 리본들이 수고했다고 반긴다. 능선으로 가면서 높고 낮은 봉우리를 수없이 오르내린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새삼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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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0,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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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27, 나뭇가지에 아픔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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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33, 겨우살이 모습 >

 

  대부분이 지쳐가는 단계인 듯, 어느 산악회에서 “997.4m봉, 힘내세요”라는 문구가 정겹다. 잠시 쉬다가 빙판길을 조심해 내려가는데, 선배께서 스틱을 지팡이 잡듯이 한다고 고쳐 준다. 스틱 줄에 손을 끼워 넣고, 줄에 의지하여 힘을 배분하여야 한다. 오늘도 고수한테 한 수 배운다. 높은 능선에서 자라는 나무들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듯하다. 약효에 좋다는 겨우살이도 깊은 산속으로 피신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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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40, 1,055봉 산악회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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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54, 구부시령(九夫侍嶺)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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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24, 더 깊어지고 있는 능선 >

 

  1,055봉을 지나 구부시령에 도착한다. 태백 하사미의 외나무골에서 삼척 도계읍 한내리로 넘어가는 고개이다. 옛날 고개 동쪽 한내리 땅에 기구한 팔자를 타고난 여인이 살았는데, 서방만 얻으면 죽고 또 죽고 하여 무려 아홉 서방을 모셨다는 전설이 유래되어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덕항산 구간으로 들어서자 능선 오른쪽(동쪽)은 낭떠러지이고, 따라오던 건너편 준령들도 골이 깊어져 비경을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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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26, 덕항산 정상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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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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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38, 동해바다와 시내 모습(줌) >

 

  무심코 가다가는 능선 길옆에 뻗어있는 잔가지들이 얼굴을 얄밉게 때리곤 한다. 덕항산 정상을 밟는 기분이 능선을 계속타고 와서 그러한지 실감이 나지 않는다. 힘들게 올라야 하는데, 지나가다가 우연히 나오는 정상 같다. 그래도 5시간 이상 산행 후 느끼는 기쁨은 평상시와는 다르다. 사진을 찍느라 처음으로 오랫동안 쉬어본다. 2시 방향에 동해 바다와 시내(삼척시 아니면 동해시)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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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40, 첩첩산중의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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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44, 환선굴 주차장 모습 >                         

 

  옛날 삼척 사람들이 이산을 넘어오면 화전(火田)을 할 수 있는 평평한 땅이 많아 덕메기 산이라고 했으나 한자로 표기 하면서 덕항산이 되었다고 한다. 대간 길에서만 느껴 볼 수 있는 계곡의 모습이 장관이다. 발 아래로 보이는 환선굴(幻仙窟) 주차장을 보니, 아들 군대 가기 전 가족여행 때 찾았던 기억이 되살아난다. 천연기념물 제178호로 지정된 동굴은 길이 6.9㎞, 천장높이 30m에 이르는 동양최대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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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48, 사거리 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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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52, 겨울에도 푸른 산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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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53, 예수원가는 하산 로 >

 

  동굴의 웅장함이나 종유석의 아름다움은 주변 동굴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동굴 내에 흐르는 물소리도 신비로움을 더해준다. 이 동굴 외에도 산전체가 석회암으로 되어 있어 산 아래에는 크고 작은 석회동굴이 있다. 무박으로 하면 다음 일정인 댓재로 하산해야 하는데, 당일 코스로 사거리 쉼터에서 하산한다. 겨울에도 푸른 산죽이 무사하게 마친 산행을 축하해주는 듯하다. 예수원이란 이름이 생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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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12, 예수원 정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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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20, 하천과 다리 >

 

  내려오면서 보는 이색적인 건물은 어느 외국에 온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외벽을 돌로 장식한 본 건물과 여러 부속 건물들의 건축 구조가 같다. 예수원(Jesus Abbey)은 미국 성공회 사제인 대천덕신부가 1965년에 설립한 성공회 특수선교 교회라 한다. 최종 목적지에 17시30분까지 도착하라 했는데, 겨우 시간을 맞추었다. 후미 팀과 중간에 탈출한 팀 그리고 덕항산만 오른 B팀이 아직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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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20, 하사미 1리 마을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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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7:20, 마을 정자 >

 

  백두대간 팀이 하루에 완주할 반 토막의 산행이었지만, 대간 길이기에 힘들었다. 수없이 작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리는 것이 우리의 삶과 같음을 다시 느껴본다. 때로는 꼭 완주해야 된다는 중압감에 종아리가 경직도 되었지만, 무사히 마칠 수 있어 운영진과 같이한 산우들께 감사하다. 또 하나의 경험으로 자신감도 생기지만, 오늘 산행거리의 두 배가 되는 무박 산행은 아직은 거리가 멀다. 1시간이내에 무사히 모두 도착하여 상경 길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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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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