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21219(수요일)

2) 산행코스 : 선어치 고개775봉 삼거리정상삼형제바위갈림길삼거리

              유명산정상북능바위능선자연휴양림2매표소주차장

3) 산행시간 : 950-1250(3시간), 산행거리 : 5.2km추정

4) 참가인원 : 산수 산악회, 41

5)     : 맑 음

6) 산 행 기

  제18대 대통령 선거일을 맞아 선거를 일찍 마친 후, 산에 가려고 미리 산악회에 신청을 한다. 당일 아침 올 들어 최고인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추위에 망설이게 된다. 대중교통이 불편해 못 갔던 가평 53산 중 하나인 소구니산(800m)을 이제서 간다. 산모양이 소쿠리를 닮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데, 세월이 가면서 소구니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선거를 마치고 산행하라고 출발시간이 7시에서 830분으로 변경되니 여유가 있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9:50, 가평군과 양평군과의 경계인 들머리 >

  신사역을 정시에 출발한 버스는 88도로미사리팔당대교양수대교양평농다치고개(429m)선어치고개(550m)에 도착한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소구니산 정상을 오른(3코스) , 건너편 유명산 정상으로 이동해서 그 곳에서 하산한다고 한다. 하산은 A코스의 경우 입구지 계곡(2코스)으로, B코스는 북능(1코스)으로 내려간다. 오늘의 산행대장은 코스 설명 시, 너덜 길인 계곡은 빙판이 많아 어려움이 예상되니 거리도 짧은 능선 길을 추천한다.

                    < 9:52, 간이매점에서 준비를 하고 >

                     < 9:53, 들머리의 설산 풍경 >

                     < 9:58, 눈과 빙판의 등산로 >

  하늘이 서너 치 밖에 안 보인다는 뜻의 선어치(서너치)고개는 소구니산(유명산)과 중미산을 잇는 능선을 넘는 고개에 있다. 신선이 남한강에서 고기를 낚아 이 고개를 넘던 중 고기가 살아나서(선어,鮮魚) 소구니산을 넘고 유명산 뒷산으로 날아가 내려앉았다는 전설이 전해져 오고 있다. 지금도 고기가 내려앉았다는 산을 어비산(魚飛山)이라 부르고 있다. 들머리에는 조그마한 음식점과 매점들이 몇 있지만, 동절기여서 그러한지 문이 닫혀 있다.

                      < 10:02, 작은 봉우리를 넘고 넘어 >

                    < 10:12, 올라온 도로 건너편 중미산 >

                          < 10:15, 첫 이정표 >

  들머리부터 지난번 내린 눈이 그대로 쌓여 있어, 아이젠을 처음부터 착용하고 오른다. 임시 공휴일 인데도 아침기온이 뚝 떨어진 엄동설한이기에, 이 산을 찾은 산객들은 우리 일행들뿐이다. 많은 높이까지 버스가 올라 왔기에 정상까지 오르는 것에는 무리가 없지만, 작은 봉우리들을 오르고 내려가기를 반복하며 능선을 간다. 뒤돌아보니 도로 건너편에 또 올라야 할 가평53산 중의 하나인 중미산(仲美山, 834m)이 우뚝 솟아 있다.

                    < 10:21, 주위에 떨어진 얼음 꽃 잔해 >

                     < 10:33, 햇빛을 안고 가는 능선 >

                     < 10:34, 얼음 꽃들이 나뭇가지에 >

  처음 보는 반가운 이정표는 들머리부터 소구니산 정상까지 1.7km를 표시하고 있다. 단숨에 달려 갈 수 있는 거리로 보이나, 능선 길은 눈 위를 얼음 꽃 잔해가 덮고 있어 아이젠을 했어도 상당히 미끄러워 속도를 낼 수가 없다. 마치 둥그런 고드름들이 길 위를 덮고 있는 상황이다. 북쪽에서 해를 안고 남쪽으로 계속 가야 하기에 사진 찍기도 역광으로 어렵다. 정상이 가까워지자 나뭇가지에 얼음 꽃이 활짝 피어 장관을 이루기 시작한다.

                  < 10:35,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얼음 꽃 >

                     < 10:35, 늘어진 가지에도 얼음 꽃 >

                  < 10:42, 두 번째 이정표가 정상이 앞에 >

  설산의 풍경 속에서 눈꽃인 상고대는 종종 보아 왔지만, 오늘과 같이 나무줄기부터 가지에 이르기까지 고드름 같은 얼음이 붙어 있는 얼음 꽃은 처음인 것 같다. 햇볕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는 것이 환상적이다. 늘어진 가지에도 어김없이 얼음 꽃은 피었다. 눈이 온 뒤 따뜻한 기온으로 녹다가 얼기를 반복하면서 거의 고드름 수준의 큰 얼음이 되어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정상이 눈앞에 있다는 표시석이 오늘따라 반갑다.

                     < 10:42, 푸른 창공 과 얼음 꽃 >

                     < 10:44, 정상에 위치한 이정표 >

                     < 10:45, 소구니산 정상 표시석 >

  정상에 위치한 이정표는 농다치 고개에서 올라오는 코스도 거리가 비슷함을 알려준다. 조선 중기 때 양평군에 사는 최씨가 가평군으로 외동딸을 시집보내는데, 딸이 태어날 때 심었던 오동나무로 농을 짜 혼수와 함께 하인을 시켜 지게로 져 보내었다. 가면서 좁은 길에 농이 길옆 바위에 부딪힐까 걱정되어농 다칠라한 말이 고개의 명칭이 되었다고 전해져 오고 있다. 미끄러운 눈길인데도 1시간이 안되어 정상을 밟았으니 가깝다.

                    < 10:45,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0:47, 건너편으로 보이는 유명산 정상 >

                < 10:51, 유명산으로 가는 급경사 내리막 >

  편하게 인증 샷을 찍어보지만, 역광이다 보니 흡족하지가 않다. 건너편으로 보이는 유명산 정상을 바라보니, 가까운 거리에 있어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하다. 잠시 정상에서 쉬었다가 유명산으로 향한다. 이어지는 능선은 급경사 내리막길로 로프가 설치되어 있지만, 미끄러워 엉금엉금 조심을 하며 내려간다. 젊은 사람들은 뚜벅뚜벅 잘도 가는데, 조심하게 되는 것을 보면 나이는 어쩔 수 없는 모양이다. 겨울 설산은 무리가 따른다.

                      < 11:03, 삼형제 바위 우회 >

                      < 11:15, 눈 쌓인 편안한 능선 >

                      < 11:24, 갈림길 쉼터 이정표 >

  능선에 커다란 삼형제 바위가 길을 막고 있다. 우측 양지바른 곳으로 나있는 우회로로 통과한다. 그 암릉 구간을 제외하고는 육산의 편안한 눈 쌓인 능선 길로 걷기에 좋다. 유명산 정상 밑에는 넓은 평지의 갈림길이자 쉼터가 자리하고 있다. 앞은 정상으로 가는 길이고, 우측은 패러글라이딩 활강장이 자리하고 있다. 이정표와 벤치가 있는 쉼터에는 철지난 억새가 아직도 제 모습을 갖추고 있다. 올라온 방향의 조망이 막힘없이 펼쳐진다.

                  < 11:25, 올라온 방향의 조망과 쉼터의 벤치 >

                    < 11:25, 유명산 정상에 오르는 길 >

                        < 11:30, 유명산 정상 표시석 >

  쉼터에서 정상까지는 가까운 오르막이기에 단숨에 오른다. 지금까지 두 번 유명산을 찾았지만, 설산의 유명산을 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름이 유명해서 유명해진 산답게 사시사철 어느 때와도 멋진 풍경을 보여준다. 우리 일행들이 인증 샷을 찍으며 하산할 코스를 놓고 의견들이 분분하다. 대부분이 산행이 짧아서인지 긴 계곡코스로 하산 하겠다고 한다. 두 산의 정상을 밟았는데도 정오가 안 되어 식사를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

                    < 11:31, 정상 표시석과 함께 >

                < 11:32, 계곡코스 하산 길과 멀리 용문산이 >

                 < 11:40, 북능 코스의 하산 로 >

  다시 가보고 싶은 용문산과 뾰족하게 솟아오른 삼각형의 백운봉이 건너편에서 한번 오라고 손짓을 한다. 정상에 있는 동안, 일행 중 3~4명이 무리를 지어 능선코스로 내려가는 것을 보고는 그 누구도 앞이나 뒤에서 볼 수 가 없다. 다만 소구니산과는 달리 유명산을 찾는 다른 산객들은 눈에 들어온다. 많은 사람들이 밟지 않은 눈길 따라 눈 밟는 뽀드득소리와 스틱을 짚으면서 나는 삐르륵소리로 장단을 맞추며 내려온다.

                  < 12:07, 바위능선이 끝나는 입구 >

                  < 12:13, 자연생태계 보호라인 >

                  < 12:28, 산책로 갈림길 이정표 >

  인적이 드문 눈길을 내려오면서, 두 번 이 코스로 올랐던 기억을 떠 올려본다. 한번은 3년 전 진달래가 피던 봄(4월말)에 아내와 함께 지인의 안내로, 두 번째는 올 여름(6월말)에 초딩 친구들과 산행하던 모습들을 생각하며 내려온다. 사계절 중에 가을이 빠졌으니, 내년 가을에는 이곳으로 해서 옆에 있는 어비산(829m)까지 연계 산행을 약속해 본다. 눈 속의 바위능선은 미끄러워 조심을 하게 되고, 곳곳에 설치된 자연생태계 보호라인 따라 하산한다.

                   < 12:28, 유명산 휴양림 안내도 >

                    < 12:31, 휴양림이 지척에 >

                < 12:37, 직각으로 돌아 내려오는 계곡 >

  산책로 이정표와 휴양림 안내도는 휴양림 안으로 들어 왔음을 알려준다. 조금 더 내려오니, 전에는 숲이 우거져 보지 못했던 휴양림 숙소 건물이 지척에 있다. 이제는 안전한 지점까지 무사히 내려 왔으니, 식사나 하자고 장소를 물색해 보아도 눈 속이라 마땅치가 않다. 휴양림 야영장 텐트 치는 데크를 생각하며 그 곳에 식사하기로 한다. 직각으로 돌아서 내려오는 작은 계곡에는 추운 날씨인데도 물이 얼지 않고 졸졸 흘러내린다.

                < 12:37, 휴양림 차도와 만나는 등산로 입구 >

                     < 12:44, 2매표소 방향으로 >

                  < 12:45~13:20, 취사장 안에서 점심을 >

   휴양림 차도와 만나는 등산로 입구까지 소요된 시간은 3시간이 체 걸리지 않는다. 차도를 따라 내려오며, 출발시간 15시까지 어떻게 보내느냐가 걱정이다. 버스 종점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여 일찍 집으로 돌아갈까 생각도 해본다. 2매표소 앞 주차장에서 버스가 대기한다고 하여, 그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니 야영장이다. 눈 덮인 데크는 썰렁하고 취사장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아무도 없는 취사장 안 양지바른 곳에서 식사를 한다.

                       < 13:24, 휴양림 입구 안내판 >

                           < 13:26, 2매표소 >

                       < 13:27~15:00, 주차장에서 >

  식사를 마치고 제2매표소로 내려오니, 창구는 일찍 마감을 했는지 닫혀 있다. 대중교통 버스 종점까지는 거리도 있고 하여, 1시간30분을 기다렸다가 15시 정각에 출발한다. 아들이 집에서 준비해 놓은 생선회와 함께 대통령 선거 투표마감 출구조사부터 당선이 확실시 되는 시점까지 중계방송을 보면서 최고의 편하고 즐거운 뒤풀이 시간을 갖는다. 매서운 추위로 가기를 망설였지만 다녀오니, 이렇게 몸이 가벼우니 이 멋에 다시 산을 오르는 가보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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