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일시: 2015627()

2) 산행 코스: 육십령고개북능선할미봉교육원사거리서봉정상영각재

                  →탐방지원센터영각사입구대형주차장

3) 산행 시간: 1030~ 1745(7시간15),            13.0km 추정

4) 산행 인원: 해누리 산악회, 40

5) 날     씨  : 흐리고 가끔 비

6) 산행 후기

  백두산의 여독이 채 풀리기도 전에 가보고 싶던 산이 다니는 산악회 공지로 올라왔다. 덕유산은 북쪽 끝에 정상인 향적봉(1,614m)이 있고, 능선 따라 15km 남쪽으로 내려와 있는 남덕유산(南德裕山: 1,507m)을 간다. 겨울 산행지로 각광받아 그 시기에 많이 가는 산이지만, 자신이 없어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 또한 덕유산 향적봉은 산림청이 발표한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지만, 반대편 남쪽 끝에 있는 남덕유산은 한국산하의 인기명산 100위에 포함된 산(산림청과 27개를 달리함)이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30, 해발 734m인 백두대간 육십령 고개 >

  힘들어도 이번기회가 아니면 오르기 힘들 것 같아 무리가 되는 줄 알면서도 신청한다. 종주가 아닌 남덕유산만 오르고, 국립공원이기에 험하지 않을 것으로 위안하면서 신사역을 710분에 출발한다. 전에 자주 쉬었다 간 인삼랜드 휴게소를 들렸다(9:10~9:35)가 장수I.C(10:12)로 고속도로를 빠져 나온다. 지그재그로 차도를 힘겹게 오른 육십령은 남북으로 지리산과 덕유산이, 동서로는 호남과 영남이 경계를 이루고 있으며, 옛날에는 백제와 신라가 국경을 이루었던 요충지였다고 한다.

                                  < 10:32, 들머리 계단을 올라 >

                            < 10:36, 계단을 오르면 갈림길 능선 >

                             < 10:37, 고개 너머는 경남 함양군 >

  육십령 휴게소와 매점이 있는 주차장은 고지에 넓게 자리하여 한가롭게 산객을 맞이한다. 들머리 계단으로 올라서니, 백두대간 능선으로 왼편은 남덕유산 방향, 오른편은 영취산과 장안산으로 간다. 오늘은 처음부터 능선산행으로, 남덕유산 정상을 찍고 하산 길의 영각재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휴게소 광장에서 보이던 고개 다리를 넘는데, 좌측은 올랐던 전북 장수군인데 비해 우측은 경남 함양군이다. 백두대간 종주팀 들에게는 정상인 향적봉이 백두대간에서 약간 비켜 나 있는데 비해,

                                   < 10:46, 편안한 육산의 능선이 >

                                 < 11:09, 중간지점 거리 표시 이정표 >

                                  < 11:17, 할미봉 옆에 있는 암봉() >

  남덕유산은 백두대간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어 오히려 향적봉 정상보다 남덕유산을 좋아 한다고 한다. 편안한 육산의 능선이 한동안 이어지고, 날씨마저 쾌청하여 기분 좋은 출발이 된다. 할미봉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정표는 바닥에 떨어져 있어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느라 애쓴다. 할미봉 옆에 있는 암봉의 바위가 문처럼 가운데가 뚫어져 있어 특이하다. 리딩대장께서 개념도 설명 시 할미봉 부근이 로프를 잡고 오르고 내리는 등 오늘의 코스 중에서 험한 구간이라 하여 긴장을 하게 된다.

                                  < 11:25, 할미봉 오르는 암릉 길 >

                    < 11:38, 할미봉에서 뒤돌아 본 풍경(오르며 본 옆 암봉) >

                                < 11:42, 할미봉(1,026m) 에서 >

  숨을 가쁘게 몰아쉬며 암릉을 오르니, 녹음이 우거져 보지 못한 조망이 열린다. 할미봉 조망 안내도를 보니, 지리산 천왕봉, 백운산, 영취산, 장안산이 표시되었는데, 운무 속에 가려 멋진 장관을 보지 못해 안타깝다. 원거리의 준령들은 구름 속에 있고, 근거리의 들머리 마을 풍경만 보일뿐이다. 문의 형태를 보이던 바위도 뒷면에서 보니, 또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지나는 백두대간을 한 눈에 바라보는 할미봉은 기암괴봉의 운치와 경관이 아름다워 산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고 한다.

                                             < 11:46, 갈림길 이정표 >

                                   < 11:46, 가야할 능선과 멀리 서봉이 >

                                  < 11:50, 급경사 암릉을 로프를 잡고 >

  갈림길에서 좌측 반송마을로 가는 길(430m)에 있다는 대포 바위는 짙어진 녹음으로 보이지 않지만 15분 이상 가니 마을과 함께 조망된다. 가야될 능선은 까마득하고 멀기만 한데, 할미봉에서 로프를 잡고 내려가는 험한 암릉이 나타난다. 대부분의 산우들은 베테랑답게 앞으로 로프를 잡고 뒤로 잘도 내려가는데, 몇몇 초보자가 옆으로 잡고 내려가느라 고생한다. 옆의 산우에게 어찌 국립공원이 이렇게 험하냐고 묻자, 어려운 구간에는 데크 계단이 설치되는데 자신도 이해가 안 간다고 한다.

                < 12:01, 반송마을과 대포바위가 조망(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2:02, 계속되는 내리막이 데크 계단까지 >

                       < 13:03, 교육원 삼거리 이정표와 시간제한 현수막 >

  한참 지나서 보이는 대포바위(일명 남근석)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들이 육십령 고개 마루에서 바위를 멀리서 보고 대포로 착각해 혼비백산 했다는 일화가 전해져 온다. 암릉에 이어 데크 계단으로 내려가는 길이 반갑지 않다. 해발 900m 정도까지 내려갔다가 1,492m인 서봉까지 깔딱으로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점심은 봉우리에서 산우들과 간단(12:20~12:50)히 한다. 교육원 삼거리까지 오니, 여기부터 덕유산국립공원이라는 현수막과 시간제한(같은 코스: 하절기 14, 동절기 12)을 알린다.

                           < 13:32, 서봉으로 오르는 깔딱은 시작되고 >

                             < 14:08, 운무속의 서봉은 높아만 보이고 >

                                < 14:17, 경사가 심한 바위길 오르막 >

  고도가 높아지면서 힘들게 오르는데, 내려오는 산객들이 우리가 하산할 지점인 영각사로 내려가는 길을 자주 묻는다. 처음에는 잘 몰라 대답을 못했는데, 일행이 덕유교육원은 영각사 옆에 있다고 알려준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남덕유산을 쉽게 오르는 방법은 영각사에 차를 두고 그 곳에서 올라 정상과 서봉을 밟고 삼거리로 하여 원점 회귀하는 방법도 좋을 듯싶다. 운무 속에 가려진 서봉과 남덕유산 봉우리가 더 높게만 보인다. 경사가 심한 곳은 로프도 있지만, 잡을 정도는 아니다.

                                < 14:59, 서봉의 안내목과 함께 >

                       < 15:03, 서봉에서의 조망은 사진으로 대신 >

                             < 15:04, 탐스럽게 핀 산수국 꽃 >

  교육원 삼거리에서 서봉까지 3.0km인데 깔딱이 심해 2시간이나 소요 된다. 구름이 한동안은 비로 변해 내리어 우비를 꺼내 입는 등 바쁘다. 힘들게 올랐건만 한치 앞도 안 보이기에, 조망 사진으로 나마 덕유산의 멋진 풍광을 대신한다. 북쪽 방향에 있는 정상 향적봉(1,614m), 무룡산(1,492m), 삿갓봉(1,410m), 월성재(1,250m)의 주능선과 바로 앞의 남덕유산(1,507m)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는데 아쉽기만 하다. 며칠 전, 백두산 천지에서도 이틀씩이나 날씨가 좋아 잘 보았는데...

                          < 15:07, 서봉에서 경사심한 내리막 철계단 >

                             < 15:38, 운무 속에 남덕유산 정상을 향해 >

                    < 15:45, 갈림길 이정표(남덕유산:0.1km, 삿갓재:4.2km) >

  남동쪽으로는 황석, 거망, 금원, 기백산의 풍광도 장관이라고 하는데 보이지 않는다. 서봉에서 내려가는 계단이 남덕유산 사진에서 나오는 철 계단인가 했더니 아니다. 짙은 구름을 헤치고, 남덕유산 정상을 향해 마지막 힘을 낸다. 이정표는 백두대간의 삿갓재 길과 정상은 바로 위에 있다고 알려준다. 북덕유인 향적봉에서 무룡산을 거쳐 남덕유에 이르는 주능선의 길이만도 20km가 넘는다고 한다. 동업령에서 향적봉까지는 겨울산행 한바가 있어, 이곳에서 동업령까지가 또 숙제로 남는다.

                                     < 15:49, 정상에 위치한 이정표 >

                                    < 15:51, 남덕유산 정상 표시석 >

                                < 15:52, 남덕유산 정상 표시석과 함께 >

  남덕유산 정상은 백두대간 길에서 100m 정도 벗어 나 있다. 여름에 날씨마저 좋지 않아서 인지, 정상 표시석은 한가해서 인증 샷 찍기에는 여유가 있다. 언제 구름이 걷힐지 기다릴 수 없어서 하산을 서두른다. 산악회에서 주어진 시간은 무더운 여름이라고 7시간30분을 주어 18시에 마감하는데, 정상에서 16시는 하산해야 여유가 있다고 한다. 중간에 별로 쉬지도 않았는데, 시간은 많이 흘러 여유 있게 주었다는 시간이 빠듯하다. 확실히 더운 날씨에 땀은 많이 나고 스피드가 나지 않는다.

                               < 16:09, 정상에서 서둘러 하산을 >

                  < 16:16, 계단을 내려오는데, 평일산행에서 만났던 산우가 >

                      < 16:17, 철 계단 아래도 긴 암릉이 이어져 >

  정상에서 하산을 하고 있는데, 평지의 데크 길이라, 사진에서 많이 본 풍경은 향적봉으로 가는 주능선에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얼마 후 암봉 절벽에 심한 경사의 내리막 철사다리가 길게 설치되어 있다. 계단 밑으로도 길게 뻗어 있는 암릉 역시 산객들이 좋아할 길이다. 겨울철에는 오고 내리는 인파로 항상 정체되는 구간으로 하산 시간을 예측할 수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는데, 인천 문학산 평일 산행 때 만났던 산우가 사진을 한 장 찍어주어 감사하다.

< 16:22, 자주 보던 풍경이 구름이 걷히며 >

< 16:22, 계단에서 구름사이로 보이는 장수군 장계면 마을 >

< 16:34, 영각재 갈림길에서 우측 >

  보고 싶어 하던 철계단의 위용은 안개가 걷히며, 장쾌한 남덕유산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산객은 자연관광을 해친다고 싫어하지만, 안전한 산행이 우선인 것 같다. 흰 구름 사이로 보이는 장계면 일대의 마을 풍경은 마치 비행기를 타고 내려 보는 듯하다. 이후에도 몇 개의 철계단과 급경사를 내려와야 영각재를 만난다. 들머리 육십령에서 시작한 능선산행이 영각재에서 끝나고 이제는 계곡 따라 내려간다. 이곳이 식사하기 좋은 장소로 산객들이 이용하는 식당이라고 대장은 알려준다.

                                   < 16:35, 영각재 아래 긴 데크 계단 >

                              < 16:40, 걷기 불편한 돌계단과 너덜길이 계속 >

                                < 17:33, 날머리 영각공원 탐방지원센터 >

  내려가는 계곡의 긴 데크는 무난한 하산길이라 예상 했는데, 끝나자마자 돌계단과 너덜에 경사가 심하여 착지와 무릎이 고생한 산행이었다. 비 까지 오락가락 내리니, 돌이 미끄러워 넘어질 위기를 여러 차례 가까스로 면한다. 흐린 날씨에 수림이 울창하여 햇볕이 잘 들어오지 않으니, 길은 헤드랜턴이라도 켜야 될 만큼 어두우니 최악의 조건인 듯싶다. 오랜 고생 끝에 영각공원 탐방지원센터에서 앞서간 대장과 여러 산우들이 기다리고 있다. 일행 중 아픈 사람이 생겨 기다린다고 한다.

                                     < 17:39, 영각사 입구 국립공원 표시 >

                                     < 17:41, 덕유 교육원 입구를 지나 >

                                 < 17:45, 대형버스 주차장에서 산행 종료 >

탐방지원센터에서 내려오니 포장도로가 나오며, 왼쪽에 영각사가 있고 오른쪽이 대형 주차장이다. 여유만 되면 영각사도 오르고 싶지만, 시간이 빠듯하다. 입구에 덕유산 국립공원이란 표시가 서 있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 교육원 삼거리나 정상을 직접 오르는 코스는 국립공원이 되어 안전할 것 같다. 식사를 하며 젊은 산우들이 같이 식사하자고 해서 기분은 좋았는데, 어르신이란 호칭에 마음이 언잖다. 형님! 이라는 칭호도 괜찮은데... 이제는 체력 때문에 높은 산은 지양해야 될 듯싶다. 정말 힘들었던 산행 이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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