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가까운 지인께서 성의 본()이 전주인데,아직도 전주를 돌아보지 않았느냐?고 한다. 직장 생활할 당시에 회사일로 두 번 잠깐 다녀왔을 뿐, 전주에 대해 이야기할 만한 것이 없다. 늦은 여름휴가라고 생각하며 아내와 함께 한국적인 전통문화가 살아있는 도시이자, 요즘 관광단지로 급부상하고 있는 한옥마을이 있는 전주로 멋과 맛을 찾아 12일 여행을 떠난다. 전주를 많이 다녀온 가까운 이웃들이 주는 정보와 딸이 검색해 계획한 주요코스와 맛 볼 먹거리의 숙제도 가져간다.

                         < 전주 시내 관광지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35, 전주 고속버스 터미널 >

                                      < 10:54, 전주 한옥마을 도착 >

  부담 없는 가까운 거리의 전주이기에, 그곳에서 오전 관광부터 시작하려고 새벽부터 서둘러 집을 나선다.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우등버스(편도 18,700)로 출발(7:50)해 천안.논산간 고속도로의 정안 휴게소에서 15분간(9:08~9:23) 쉬어간다. 2시간40분만에 전주 고속버스터미널에 도착(10:30)한다. 숙소인 한옥마을 까지는 시내버스(5-1, 79)도 있지만, 가까운 거리로 택시(5,000)를 이용해 10여분 만에 도착한다. 한옥마을 안에 있는 숙소를 찾아 가방을 맡기고 구경 길에 나선다.

                                   < 11:01, 최명희 길, 은행나무 정자 >

                              < 11:06, 경기전(慶基殿) 동문 매표소 >

                                < 11:08, 조경묘(肇慶廟) 입구 홍살문 >

  한옥마을 내 숙소를 정하다 보니, 밖에 있는 즐비한 한옥들은 주로 숙박업소나 음식점 등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 최명희 길로 은행나무 정자를 지나, 전주의 핵심 명소인 경기전(慶基殿)부터 동문으로 입장한다. 조선 태조의 영정(影幀)을 봉안한 전각으로 어용전(御容殿)이라 부르다, 1442(세종 24)에 경기전으로 개칭한 문화재이다. 입장료는 성인 3,000원이고, 경로 우대는 무료이다. 전주 이 씨의 시조인 이한(李翰)과 그 부인의 위패를 모신 사당인 조경문은 닫혀 있어 출입 통제다.

                                              < 11:09, 어진 박물관 >

                                       < 11:49, 별관 건물들과 담 >

                                  < 11:51, 정전(正殿)입구 홍살문 >

  조선을 세운 이성계는 이한의 21대 후손이다. 어진박물관은 태조 어진을 영구 보존하고, 경기전의 역사를 알리기 위해 2010년에 개관한 왕의 초상 전문박물관이다. 어진실(1)에는 평상시 집무복인 익선관과 청룡포 차림의 전신상의 어진과 뒤로 펼쳐져 있던 일월오봉도 등을 전시하고 있다. 어진실(지하)에는 현존하는 영조, 철종의 어진과 사진 및 표준영정으로 제작된 역대 왕들의 어진이 모셔져 있다. 별관 건물 들을 보면서 정문 방향으로 이동해, 홍살문을 통과해 정전으로 들어간다.

                       < 11:52, 정전(正殿), 지붕 앞면은 거북이, 신도 양 옆은 드므 >

                                         < 11:54, 정전(正殿) 앞에서 >

                               < 12:02, 경기전 정문과 하마비(下馬碑) >

  홍살문이 세워진 정전은 정면 3, 측면 3칸의 일자집으로 어칸 전면에 1칸의 각()을 덧대어 지은 정자각과 같은 형태이다. 어진을 모신 정전 정자각 돌출부 지붕에는 화재막이용 암수 두 마리의 거북이가 새겨져 있다. 정전 앞 신도 양 옆으로 5개의 드므가 있는데 이도 화재발생시 사용할 물을 넣어 두었던 것으로, 겨울에는 얼지 말라고 소금을 넣었다고 한다. 정문 앞에 놓여 진 하마비는 그 앞을 지날 때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새긴 비석이다. 암수 두 마리의 동물이 비를 받치고 있다.

                                < 12:07, 전동성당(殿洞聖堂) 전면 >

                                        < 12:10, 성당 내부의 모습 >

                                    < 12:21, 측면에서 본 전동성당 >

  전주여행을 하면 꼭 들려야 한다는 전동성당(殿洞聖堂)은 경기전 정문 바로 옆에 있다. 조선시대 천주교도의 순교터에 세운 성당으로 이곳에서 정조 15년에 최초의 순교자였던 윤지충과 권상연, 순조 원년에 호남의 첫 사도 유항검과 윤지현 등이 박해를 받고 처형되었다. 어머니 품처럼 포근하면서도 웅장하고 화려하며, 회색과 적색의 이형 벽돌을 사용한 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이다. 건축물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영화의 촬영지나 결혼식 장소로 자주 사용된다. 사적 제288호로 지정 되었다.

                                     < 12:29, 한국집(전통비빔밥) >

               < 12:36, 위 놋그릇 비빔밥, 아래 육회 비빔밥과 모주 >

               < 13:25, 풍년제과(전주시 완산구 팔달로의 본점) >

  한옥과 한복의 전통체험과 함께 먹거리도 즐길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딸이 준 미션 리스트의 첫 번째 먹거리 전통 전주비빔밥을 찾아 한국집에서 점심 식사를 한다. 육회 비빔밥(13,000)과 익힌 소고기에 고명을 시용한 놋그릇 비빔밥(11,000)에 모주(12,000)는 오랫동안 기대했던 만큼 맛이 있었다. 인근에는 전통 비빔밥을 하는 음식점이 2곳 있었지만, 손님이 제일 많다. 서울에도 분점이 3, 한옥마을에도 여러 분점이 있는 풍년 제과의 본점은 두 번째 미션이다.

                           < 13:26, 매장 안의 각종 제품들 >

                < 13:29, 낱개 와 선물용 까지 구입한 초코파이 >

           < 13:58, 덕진공원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매장 안은 먹음직한 빵들이 많이 있었지만, 소문 난 최고 인기 상품은 초코파이이다. 진한 초콜릿, 크림, 딸기쨈, 호두가 절묘한 조화를 이뤄 맛있다고 한다. 오리지널 초코파이(낱개 1,600)와 화이트 초코파이(낱개 2,000) 두 종류가 있다. 맛볼 낱개와 아이들한테 가져다 줄 선물용 세트(18,000, 초콜릿 5+화이트 5)를 구입한다. 기존 제과 업체의 시판 초코파이에 길 들여져 그렇게 맛있는 줄은 모르겠다. 택시를 타고 덕진구(한옥마을 완산구)의 덕진공원으로 연꽃을 보러간다.

                               < 13:59, 덕진공원 정문(연지문) >

                                < 14:01, 덕진공원 3층 석탑 >

                          < 14:07, 연화교(현수교)를 건너기 전에 >

  전주는 산으로 둘러싸여 분지를 이루고 있으나, 북방만이 공허하여 지기(地氣)가 얕다는 이유로 가련산과 견지산 사이를 제방으로 막아 지맥이 흐르지 않도록 저수한 것으로, 농사용이 아닌 풍수지리설에 의해 축조되었다. 3층 석탑은 익산군 왕궁에 있었으나, 풍패지관을 거쳐 이곳 공원까지 옮겨 왔다고 한다. 높이는 227내외이며 탑신과 옥개석은 원형 그대로이다. 99,174(3만평) 규모의 연못은 연화교를 중심으로 왼쪽은 오리 배를 타는 유원지이고, 우측 42,975만 연꽃이 있다.

                       < 14:27, 반대편 방향에 있는 연지교(蓮池橋) >

                         < 14:29, 아직도 연꽃 들이 아름다움을 >

                                < 14:37, 취향정(醉香亭) >

  흔들리는 다리를 지나, 팔각정(연화정)앞 숲속 쉼터에서 연꽃들을 바라보며 간식과 함께 쉬어간다. 반대편으로 나와, 연꽃들의 정 중앙을 통과하게 만든 데크(연지교)따라 한가운데를 걷는다. 축제기간(7.11~8.16)은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늦게 찾는 이들을 위해 몇 송이가 아름답게 피어있다. 진흙 속에 자라면서도 청결하고 고귀하게 예쁜 꽃을 펴, 친근감을 주는 식물이다. 연꽃 향에 취한다는 취향정은 친일파의 한사람이 자신의 회갑연을 위해 세웠으나, 해방이후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 15:21, 한옥 스테이, 이택구 사랑채 1호에서 >

                  < 15:26, 수선화방(다실별도, 다락방도)에 여장을 풀고 >

                   < 15:27, 침실 앞에 다도 체험도 할 수 있는 다실 >

  전주 시내는 넓지 않아, 이동 수단은 모두 택시를 이용하기로 한다. 이동거리가 멀어도 6,000원을 넘지 않는다. 아침에 여행가방을 맡겨 두었던 숙소인 이택구 사랑채 1호점 수선화 방에 입실한다. 옛 한옥을 매입하여 숙소로 만들면서 전통의 멋을 그대로 살린 한옥 스테이 집이다. 주인이 그림을 그리는 작가이다 보니, 세심한 곳까지 배려한 옛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였다. 이러한 숙소가 처음이어 다소 답답한 면도 있지만, 전통 한옥체험이라 생각하며 하루 이틀 머물기에는 괜찮은 듯싶다.

                            < 15:28, 숙소의 앞마당 작은 정원 >

                        < 15:45, 숙소 옆 한복 외 잡화 청춘시장 >

                              < 15:48, 한복 대여점 코너에는 >

  숙소의 규모가 작아 1호점의 경우는 방이 5실 정도밖에 안되고, 동일 규모의 숙소가 3호점까지 있다. 오전에 경기전에 들어가 처음으로 놀란 것이 한복을 입은 젊은 아가씨들이 많은 것이었다. 가정에서 흔히 보는 일반적인 한복이 아닌, 영화에서나 보던 옛 기녀들이 즐겨 입던 화사한 빛깔에 어우동 모자까지 쓴 모습들이 한옥과 매치되어 모두가 예뻐 보인다. 한참을 돌아 다니다보니, 곳곳에 한복을 대여하는 장소가 많이 있다. 대여료는 1시간30분에 5,000, 4시간에 10,000원이다.

                          < 15:55, 태조로에 있는 꼬치 집들은 줄서서 >

                              < 16:00, 문어 꼬치와 떡갈비 꼬치 >

                          < 16:43, 오목대 오르는 길의 전망 포인트 >

  대부분 여성들이 한복을 빌려 입고 다니지만, 간혹 남자들도 함께 입고 다니는 모습이 보기 좋다. 젊은이들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전통 한복을 빌려 입고 다니지만, 우리의 것을 잊지 않고 찾으려는 현상은 고무적이다. 길거리 음식 중에서 제일 줄을 많이 서는 곳은 꼬치구이 집이다. 미션수행 세 번째 먹거리인 문어꼬치와 떡갈비꼬치를 맛있게 먹는다. 태조로 위쪽에 있는 오목대를 가기 위해 작은 동산을 오른다. 상단부에 한옥마을 전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 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 16:48, 지방 기념물 제16, 오목대(梧木臺) >

                       < 16:56, 지방 기념물 제16, 이목대(梨木臺) >

              < 16:59, 벽화마을 자만 달동네 위치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오목대는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가 고려 말(우왕 6, 1380) 황산에서 왜구를 정벌하고 승전고를 올리며 개경으로 돌아갈 때대풍가를 부르며 야연을 베푼 곳이다. 차도 위를 건너는 오목교를 지나니, 이목대와 자만 달동네 벽화마을이 함께 있다. 이목대는 태조 이성계의 4대조인 목조대왕 이안사(李安社)가 태어나 살았던 곳이라 한다. 이성계의 전주 이 씨들은 이안사 때까지 줄 곳 이곳에 살다가 함경도로 이사했다고 한다. 주위에 여기저기 그림을 그려 놓은 벽화마을을 둘러본다.

                             < 17:05, 벽화마을 전체를 한 바퀴 돌고 >

                                 < 17:51, 한옥마을 피순대 집 >

                                   < 17:57,  피순대(, 10,000) >

  벽화마을은 전국 어디서나 볼 수 있는 벽화수준을 넘지 못하는 보통이다. 한옥마을로 돌아오면서 좋아하는 순대를 먹으려고, 조점례 피순대 국밥집을 찾는데 보이지 않는다. 같은 37년 전통이라는 한옥마을 피순대 집에 들어가 작은 사이즈로 주문한다. 시원한 맥주와 함께 처음 먹는 피 순대는 비린 맛이 강해 전혀 먹지를 못한다. 네 번째 먹거리 선택은 실패로 끝나고, 석식을 어떻게 할까 고민을 한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반찬이 많다는 한정식에서, 삼천동 막걸리 골목으로 변경한다.

                         < 18:55, 삼천동 용진집 막걸리만 줄이 서있고 >

                        < 19:34,  2만원 상당의 술에 나오는 기본안주 >

                        < 20:54, 삼천동 막걸리 골목을 떠나며 >

  한정식은 많이 먹었지만, 삼천동 막걸리 골목은 처음이라 택시를 이용해 이동한다. 막걸리 골목 안으로 올라가니 다른 집은 손님이 없는데, 찾아간 용진집만 줄서서 기다린다.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은 대각선에 있는 남도 막걸리를 주로 찾아 간다. 한 주전자를 더 추가하면 어떤 안주가 나올지 궁금한데, 둘이서는 해결되지 않는다. 뒤에서 기다리는 부부도 수도권에서 왔다고 하여 의견일치로 합석키로 한다. 2만원 상당 술(막걸리 1주전자, 소주 2, 맥주 3)을 시키면 한상차려 나온다.

  번데기도 나오는 기본 상차림은 사진을 찍은 후에도 꽁치구이 등 몇 가지 더 나온다. 큰 주전자는 일반 막걸리이고, 작은 주전자는 위에만 떠있는 것을 모은 맑은 술이다. 맑은 술은 70년 전통의 기술로 빚어 냄새나 트림이 안 나고, 다음날 숙취가 없다고 한다. 맑은 술 한 주전자에 나온 기본상을 빨리 비워야, 추가할 때 다른 상으로 교체 되는 줄 알았다. 술이 떨어져도 안주만 먹었는데, 추가 할 때는 같은 상에 몇까지만 더 나오는 것도 모르고, 촌극만 펼치었다. 남은 일정은 2부에서...

 

                                                                  ‘15. 8.27~28. 전주 한옥마을 다녀와서 ...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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