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0227(토요일)
2) 산행코스 : 뾰루동 매점앞뾰루봉정상양지말갈림길소야곡갈림길655
                     →안골고개사거리화야산정상안부삼거리591봉 헬기장
                     →고동산정상사기막골입구
3) 산행시간 : 800~1420(6시간20), 산행거리: 13km 추정
4) 참 가 자  : 나 홀 로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3일 연휴 기간 동안 이틀 산에 오르기로 계획하였다. 오늘 밤 무박으로 통영 미륵산을 다녀오고 나서 근교산행을 하려고 했으나, 모레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이다. 다소 무리가 되지만 일정을 앞당겨 먼저 청평의 화야산(禾也山: 755m)을 다녀오고 나서 미륵산을 가기로 한다. 설 연휴기간(15)때 청계산(양평) 정상에서 친한 친구의 부음(訃音)소식을 문자로 받고, 많은 생각으로 힘들었던 한주였기에 홀로 산행하며 다시 추모하기로 한다.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등산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7:54, 들머리 뾰루봉 매점 >

  산행코스는 교통이 편리한 뽀루봉 매점을 들머리로 하여 화야산 정상을 밟은 후, 사기막골로 하산 하려고 한다. 잠실(1115,6:30)대성리 종점(7:25)설악행 버스(1330-5, 7:27)청평버스터미널 경유(7:35)등산로입구 매점(7:50)에 도착한다. 대성리 종점에서 우선 청평터미널까지 가서, 설악이나 유명산 가는 군내버스를 타려고 했으나 운 좋게 청량리에서 출발하여 들머리까지 직접 가는(설악행) 버스를 탄다.

                    < 7:57, 매점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 >

                       < 8:00, 등산로입구 산행시작 >

                      < 8:06, 작은 골짜기엔 물이 졸졸 >

  설악으로 직접 가지 않고 터미널에 들렸다가 간다. 터미널에서 왔던 길로 나와 신청평대교로 건넌다. 청평댐(수력발전소) 다음 정류장(터미널에서 4번째)에서 하차한다. 뾰루봉 식당은 보이지 않고 매점이 대신한다. 등산로 입구는 이른 아침이어서 인지 조용하고, 산객들은 아무도 없다. 한때는 화악산과 이름이 비슷해 착각하기도 했는데, 간단한 준비를 하고 오른다. 이른 아침으로 인적이 없는 작은 골짜기에는 겨울동안 얼었던 물이 졸졸 흐른다.

                       < 8:09, 처음 만나는 이정표 >

                          < 8:11, 이끼 낀 계곡 >

                          < 8:28, 벙커 시설물 >

  지난주 다녀 온 백두대간 환선봉 구간은 눈으로 산행을 제대로 못할 정도였다. 일주일동안 봄을 맞이하는 따뜻한 날씨로 계곡에는 물이 졸졸 흐르고, 등산로는 눈 대신 촉촉한 땅 밑으로 새싹이 곧 나올 것 같다. 첫 이정표는 10분 만에 반 이상을 올라 왔다고 하나, 이는 청평댐에서 출발한 거리표시인 듯하다. 이끼 낀 계곡은 사람의 발길을 많이 허용치 않은 등산로임을 말한다. 계곡에서 능선으로 힘겹게 오르니 벙커가 강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다.

                         < 8:29, 흰 자작나무 숲 >

                        < 8:30, 건너온 신청평대교 >

                         < 8:43, 구름속의 뾰루봉 >

  벙커 아래 능선은 청평 땜에서 올라오는 등산로로 보인다. 시야가 넓어지며 올라온 방향의 청평호 건너에는 호명산이 나뭇가지사이로 보인다. 왼편 계곡은 흰 자작나무의 자생지인 듯 숲을 이루고, 오른편은 건너온 신청평대교의 모습이 나뭇가지 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뾰루봉으로 착각할 정도의 높은 무명봉에 오르니 넓은 평지이다. 건너편 능선 오른편 구름에 덮인 산봉우리가 가고자 하는 뾰루봉 정상으로 보인다.

                       < 8:47, 뾰족한 바위능선 >

                         < 8:51, 송전 철탑 >

                    < 8:52, 아직도 1km 남은 뾰루봉 >

  처음 오는 산이기에 산객이 많은 연휴기간을 택했는데, 예상 밖으로 아무도 만나지 못하는 외로운 산행이다. 교통이 불편하여 많은 사람들이 찾지 않는 듯싶다. 뾰족한 바위능선을 넘어, 고압선 철탑 아래를 통과한다. 40여분 전에도 뾰루봉이 1.1km 이었는데, 지금도 1km가 남았다. 100m40여분 걸어 왔다고 하는 이정표를 믿을 수가 없다. 전에 보았던 이정표가 처음 이곳을 찾는 산객에게 힘을 실어 주기 위한 선의의 거짓말 이정표인 듯싶다.

                    < 8:58, 로프를 잡고 오르는 바위 >

                 < 9:17, 뾰루봉 정상 가까이 편안한 능선 >

                    < 9:26, 나무 가지에는 상고대가 >

  로프가 매어진 바위는 습기로 미끄럽고, 응달로 음산하기까지 하다. 인터넷에서 육산이란 정보를 얻고, 편안한 마음이었는데 긴장을 한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혼자의 산행으로 더 조심을 한다. 이후부터는 낙엽이 쌓인 편안한 능선 길이 계속된다. 우측으로는 북한강이 계속 따라오면서 홀로 산행의 외로움을 달래준다. 뾰루봉이 가까이 다가올수록, 올라오면서 본 운무 속으로 들어간다. 나뭇가지는 살짝 상고대를 이루어 봄 속의 겨울을 느끼게 한다.

                     < 9:32, 뾰루봉 정상 표시석 >

                   < 9:39, 바위 위에도 뾰루봉 표시를 >

                    < 9:47, 양지말 갈림길 이정표 >

  입구에 서있던 등산로 안내도에 표시된 예상 소요시간 1시간30분에 맞추어 뾰루봉(709.7m) 정상에 도착한다. 표시석이 작았는지 옆의 바위에도 명칭을 크게 페인트로 칠로 써 놓았다. 뾰루봉에는 아무런 이정표가 없어 화야산으로 가는 길을 몰라 한동안 망설인다. 우측에 산악회가 달아 놓은 리본과 바닥 표시를 보고, 방향을 잡아 출발한다. 얼마간을 내려왔을 때, 보이는 양지말 갈림길 이정표가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 9:51, 소야곡 갈림길 안내판 >

                    < 10:18, 앞에 보이는 655>

                      < 10:30, 안골고개 사거리 >

  이어서 반대편 방향 소야곡으로 가는 안내판도 지쳤는지 나무에 기대어 서있다. 짙은 구름속의 설산을 혼자 걷고 있자니, 대자연 속에 동화된 작은 존재에 불과한 내 자신을 느껴 본다. 긴 능선이다 보니, 몇 번이고 높고 낮은 봉우리를 오르고 내려간다. 그 때마다 정상이겠지 하고 기대해 보지만, 또 속았구나 하면서 다시 오른다. 앞에 우뚝 솟아있는 655봉을 오르고 내려가니, 안골고개 사거리(큰골, 삼회리안골, 생수공장)이다.

                      < 11:03, 낙엽 쌓인 능선 길 >

                  < 11:12, 정상으로 보이는 두 봉우리 >

                           < 11:15, 안부 사거리 >

  이어지는 낙엽 쌓인 능선 길은 청명한 날씨와 함께 늦가을 정취를 느낄 정도이다. 3시간이 지나서야, 반대편에서 오는 젊은이를 만날 수 있었으니 무척 반갑다. 보이는 두 개의 봉우리 중에서 왼편이 정상임을, 오른쪽 봉우리로 알바를 하고나서 야 알았다. 정상 전에 있는 안부 사거리(큰골, 삼회리약수골, 솔고개) 도착한다. 화야산만 오를 때는 이곳으로 올라 사기막골로 내려가는 코스가 좋을 것 같다. 정상에 오르기는 항상 어렵듯이 깔딱이다.

                  < 11:35, 화야산 정상 표시석(양평군) >

                  < 화야산 정상 표시석에서(가평군) >

                      < 11:59, 정상에 위치한 헬기장 >

  나뭇가지의 상고대가 녹아떨어지는 소리를 빗소리로 착각한다. 정상이 가평군과 양평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어 두 개의 표시석이 있다. 한글 표시석이 있는 자리는 양평군 땅이고, 반대편 표시석 자리는 양평군 지역으로 보인다. 헬기장을 겸하고 있어 정상은 넓기만 하다. 사기막골에서 청평행 버스가 하루 72시간간격(14:20 16:20 18:10)으로 운행된다고 한다. 1420분 버스를 타기로 하고, 정상석 옆에서 빵과 떡으로 간단히 해결하고 고동산으로 간다.

                        < 12:00, 정상에 위치한 이정표 >

                       < 12:03, 고동산으로 가는 능선 >

                          < 12:25, 경춘 고속도로 >

  옆에서 혼자 식사하던 등산객은 승용차를 사기막골에 두고 올라와, 고동산을 거쳐 하산한다고 한다. 가는 방향이 같다고 하며, 남양주시까지 태워다 주겠다고 한다. 고동산 가는 능선을 따라 함께 출발한다. 정상에서는 골프장이, 가는 능선 왼편으로 경춘 고속도로가 시야에 들어온다. 혼자보다는 둘이서 이야기를 나누며 가니, 힘도 안 들고 즐거운 산행이 된다. 오고가는 산객이 없는 화야산 정상까지 오면서 느꼈던 외로움도 차츰 풀어진다.

                        < 12:28, 안부 삼거리 이정표 >

                         < 12:55, 591봉 헬기장 >

                          < 12:55, 북한강 조망 >

  안부 삼거리 이정표를 보면 이곳에서도 사기막골로 가는 표시가 있는데, 정상에서 내려가는 계곡과 만나는 듯하다. 힘들게 590봉에 올라서니 넓은 헬기장이다. 오른쪽으로 계속 좇아오는 북한강 줄기는 더 넓게 더 푸르게 다가와 즐겁게 해준다. 능선에는 나무들이 많아 조망에 지장을 주지만, 낙엽을 밟고 가는 발걸음은 가볍다. 신록이 우거진 계절에 찾는다면, 계곡이나 능선에서는 하늘을 볼 수 없을 정도로 숲이 우거질 듯하다.

                      < 13:09, 낙엽이 등산로를 덮고 >

                      < 13:12, 고동산 정상 표시석 >

                            < 정상 표시석에서 >

  낙엽이 소복하게 쌓인 능선은 등산로를 구분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 곳 고동산이 화야산보다 나무가 더 많아 숲이 우거질 듯하다. 고동산 정상(591m) 표시석은 바위 위로 올라가 있다. 바위 위는 화야산 정상과는 달리 전망이 뛰어나, 북한강 일대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화야산만 가볍게 다녀오겠다고 나선 산행은 뾰루봉과 화야산 그리고 고동산까지 3산의 정상을 밟았으니 힘은 들었지만 가슴 뿌듯하다.

                    < 13:12, 북한강과 사기막골 계곡 >

                   < 13:16, 소나무 아래 북한강 풍경 >

                  < 13:23, 하산하며 올려다본 급경사 >

  하산할 능선 오른편에 있는 사기막골 계곡이 강과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바위 위에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는 소나무 아래로 보이는 서종면 마을과 강 건너 골프장(양주C.C로 보임)모습이 발길을 붙잡는다. 정상 뒤편 직벽 아래로 내려가는 하산 길이 심상치 않다. 일단 내려와 정상을 올려다보니 로프까지 매달려 있다. 수원 모 산악회 선발대장으로 보이는 산객이 빨리 앞서가며 화살표 방향의 안내지를 놓고 간 것이 큰 도움이 된다.

                   < 13:25, 계속되는 급경사 내리막 >

                 < 13:45, 사연이 많은 듯한 소나무 >

                     < 14:11, 깊은 산속 계곡 >

  몇 번 산봉우리의 허리를 감아 돌며 급경사 내리막은 계속된다. 사연(줄기)이 많은 소나무가 길을 막고 자신을 보고 가라고 한다. 물 흐르는 소리가 세차게 들려 옆을 보니, 나무 아래로 깊은 계곡에 물이 많이 흐른다. 농로로 보이는 풀밭 사이를 헤치고 내려가니, 북한강으로 흐르는 넓은 개울이다. 징검다리를 밟고 건너면서 오늘의 산행도 서서히 종료가 되어간다. 동행한 산우의 배려로 버스정류장이 있는 고동산 쉼터까지는 가지 않는다.

                        < 14:19, 넓은 계곡을 건너 >

                        < 14:19, 아담한 음식점 >

                   < 14:20, 사기막골 입구 다리를 건너 >

  개울을 건너니 아담한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고, 마을길로 조금 올라 다리를 지나니 승용차가 주차해 있다. 차에 오르자 명함을 건네주며, 직장으로 한번 놀러오라고 한다. 모 은행 지점장 덕분에 귀가 길은 편하게 일찍 귀가 할 수 있어 감사를 드립니다. 이 모두가 산을 좋아하는 넉넉한 마음이 아닐까 합니다. 시작은 외롭고 쓸쓸했지만, 중간 이후부터는 훈훈한 정을 느꼈던 산행이었다. 화야산을 적극 추천해 주었던 지인에게도 감사를 드립니다.






Posted by 프코20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