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소매물도 가는 날로 마지막 일정이다. 통영은 젊은 시절 직장 야유회 때 아이들 데리고, 아들이 군 입영하기 전 가족과 함께, 산악회 따라 100대 명산을 간다고, 세 번이나 찾았다. 모두 오래전에 다녀오기는 했지만, 당시는 소매물도(小每勿島)가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은 여행사나 산악회에서 자주 다닐 정도로 유명하다. 등대섬을 다녀오려면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시간 맞추기가 어렵고, 대부분 무박 상품들이 많아 차일피일 미루어 오던 중 이었다.

           < 통영 여객선 항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통영 소매물도 탐방로 안내도 >

             < 6:41, 통영-거제간도로 유자 휴게소 식당(6:41~7:10) >

  한려수도의 대부분 섬들이 행정구역상 통영시로 되어 있지만, 소매물도는 통영항 보다는 거제의 저구항에서 가깝다. 소요되는 시간과 선박요금도 각각 차이가 나서, 통영항은 1시간20(편도 18,650)인데 비해 저구항은 40~50(편도 12,000)소요된다. 저구항에서 첫배(8:30)로 예약되어 있어, 새벽 5시에 기상하여 모든 짐을 챙겨가지고 635분 숙소를 출발한다. 새벽(6:00)부터 영업하는 유자휴게소 식당에서, 옛날 직장생활시 과음한 뒷날 해장으로 즐겨 먹던 라면을 주문한다.

                      < 8:08, 거제 저구항 여객터미널 >

                    < 8:12, 여객선 운항 시간표 및 요금표 >

                    < 8:14, 소매물도 까지 갈 정기 여객선 >

  숙소 인근의 식당에서 저구항까지는 어제 해금강처럼 거제 남쪽에 있어 1시간정도 소요된다. 숙소는 거제대교를 건너 있기에, 구역상으로는 거제이지만 통영이 가깝다. 숙소 옆에 통영 시내버스 100, 443번의 종점으로 중앙시장과 서호시장을 경유한다. 10시 이후에는 버스 운행이 중단되는 것이 단점이다. 연화도 갈 때는 카페리호 이었는데, 소매물도 가는 배는 차를 실을 수 없는 여객선이다. 늦게 자고 새벽에 일어나다 보니, 모두가 수면이 부족으로 온돌 룸에서 깊은 잠에 빠진다.

                 < 9:04, 1차 경유지 대매물도 당금마을 선착장 >

                 < 9:13, 2차 경유지 대매물도 대항마을 선착장 >

                    < 9:24, 최종목적지 소매물도 선착장 >

  14회 정기운항 하는 여객선은 ()매물도의 당금마을과 대항마을 두 선착장을 경유하여 1km 거리의 소매물도에 도착한다. 소매물도를 찾는 손님이 많을 때는 임시 여객선을 띄우는데 직행이라 한다. 매물도는 선착장을 출발해 섬을 한 바퀴 도는 해품길(5.2km, 3~4시간 소요)은 시선 가득 바다를 품으며 걷다보면 탄성을 자아내는 비경과 소매물도가 손에 잡힐 듯 가깝다. 전망이 좋은 정상 장군봉(210m)에 오르는 등산로도 있어 섬 트레킹과 등산을 즐기려는 산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 9:32, 선착장 위 소매물도 표시물 앞에서 >

                      < 9:38, 등산로 갈림길 이정표 >

                < 9:39, 선착장 방향의 바다 위 쌍둥이 섬 >

  또한 근해에는 광어, 참돔, 볼락 등 다양한 고급 어종들이 서식하고 있어 짜릿한 손맛을 즐기려는 낚시꾼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소매물도 항에 도착하자마자 등대섬에서 정상주로 마실 안주인 멍게와 해삼을 구입하다 보니 제일 늦게 산을 오른다. 선착장 위 등산로 입구에 있는 소매물도 표시물 앞에 인증 샷부터 찍고 출발한다. 등산로는 해안을 따라 돌아가는 코스와 바로 올라가는 코스가 있는데, 거리로는 1km 차이가 난다. 배를 타고 오면서도 보였던 바다 위 쌍둥이 섬이 멋지다.

               < 9:42, 탐방로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9:43, 좌측 해안 등산로 따라 >

                     < 9:44, 옆에는 1km 떨어진 ()매물도가 >

  일부 관광객이 직선 코스인 숲속 등산로로 오르지만, 대부분 멋진 바다 풍경을 보려고 해안 등산로를 택한다. 많은 사람들이 관광지로 알고서 가볍게 준비하고 와서는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하더니, 등산로 높낮이는 일반 산과 같다. 리딩대장께서 사전 공지하였듯이 등산화는 기본이고 스틱까지 준비해 짚고 오른다. 폭염 경보가 연일 계속되고, 해는 중천에 떠올랐는데 햇볕을 피할 숲이 없어 땀이 비 오듯 한다. 옆에 있는 매물도가 계속 따라온다.

                    < 9:49, 전설이 전해지는 남매바위 >

                   < 9:59, 오르막 내리막이 있는 등산로 >

             < 10:24, 각각 들머리 출발해, 갈림길이 만나는 이정표 >

  두 바위가 아래위로 나란히 있어, 쌍둥이 남매의 애틋한 사랑의 전설이 전해져 온다. 위에 있는 바위가 조금 크고 검다고 해서 숫바위, 아래 해변에 있는 바위를 암바위라고 부른다. 해변 코스는 일반 산의 등산로처럼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 가다 서기를 반복하며 간다. 조그만 그늘이라도 있으면 옹기종기 앉아서 휴식을 취한다. 나무들이 앞을 가리어 옆에 있는 매물도 섬만 보일 뿐 해안절경은 보이지 않는다. 두 코스가 다시 만나는 이정표이다.

                       < 10:25, 옛 소매물도 분교 자리 >

             < 10:26, 소매물도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선명함) >

                    < 10:27, 국립공원 복원사업 표시석 >

  잡풀들이 무성하여 흔적을 찾아보기 어려운 넓은 터는 옛 소매물도 분교가 있었던 자리이다. 1969429일 개교하여 졸업생 131명을 배출하고, 199631일 폐교 되었다고 한다. 갈림길 쉼터에 있는 소매물도 안내도에는 섬 안의 주요 관광 포인트 위치와 설명까지 자세하게 하고 있다. 과거 인위적 간섭에 의해 훼손되었던 소매물도를 본래의 자연 숲으로 되돌리기 위한 국립공원 복원사업(2009.7~ 2009.11)을 시행하고 나서 세운 표시석이라고 한다.

                       < 10:28, 매물도 관세 역사관 >

             < 10:35, 망태봉에서 바라본 등대섬(등대 좌측 병풍바위) >

                       < 10:43, 망태봉 전망대에서 >

  등대섬 가는 길의 이정표(10:28)는 직진 등대섬 600m, 우측 관세역사관 100m(등대섬: 700m)를 표시하고 있다19787월 남해안 지역의 해상밀수 근절을 위하여 소매물도 망태봉 정상(152m)에 레이더 감시서를 설치하여 관세청에서 운영하다가 19874월 폐쇄하였다. 2010년 관세청 개청 40주년 기념의 일환으로 복원되었다. 작은 역사관 실내를 둘러보고 옥상으로 올라가니, 아름다운 소매물도 풍경들이 펼쳐지기 시작하자 탄성이 터져 나온다.

                 < 11:04, 열목개(등대섬과 연결되는 바닷길) >

                     < 11:04, 열목개 자갈길 위에서 >

           < 11:06, 등대섬 방향 열목개에서 본 망태봉(좌측 정상) >

  망태봉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등대섬은 자연이 보여주는 최고의 절경이며, 좌측의 병풍을 펼쳐 놓은 듯한 병풍바위 역시 일품이다. 바다 길이 열리는 70m의 열목개 자갈길도 환상적이다. 하루 두 번씩 바닷길이 열려서 두 섬 사이를 오고 갈 수 있는데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한다. 해양성 기후의 영향으로 초지와 바람의 영향으로 관목들만이 섬 전체를 덮은 초원의 풍경과 높은 곳에 솟아 있는 하얀 등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한다.

                     < 11:00, 등대섬의 화장실과 안내도 >

                      < 11:11, 등대섬 오르는 데크 계단 >

           < 11:15, 등대섬에서 본 좌로부터 망태봉, 공룡바위 전경 >

  일자별로 바다(열목개)가 열리는 시각과 시간이 틀리기에 확인하고 등대섬을 다녀와야 한다. 오늘 열리는 시간은 4시간(10:18~14:42)이 넘는데도일찍 바닷물이 올라오지나 않을까 괜한 걱정을 한다. 폭염의 뜨거운 햇볕 아래 오랜 시간 노출되다 보니, 아내가 어지럽다고 한다. 무리가 되는 것 같아 등대섬 화장실 앞 그늘에서 쉬라고 하고서, 등대까지는 혼자 오르기로 하고 계단을 오른다. 뒤돌아보는 망태봉, 공룡바위, 매물도 풍경이 아름답다.

               < 11:17, 등대 우측으로 보이는 절경(촛대바위?) >

                      < 11:17, 하얀 등대가 눈앞에 >

          < 11:19, 등대에 올라 난간에서 본 소매물도와 등대섬 >

  하얀 등대 우측 깎아지른 해안 절벽에 촛대바위로 보이는 바위들 사이로 파도가 부딪혀 생기는 흰 포말이 절경이다. 이 외에도 암석들이 갈라지고 쪼개어진 수평, 수직 절리의 기하학적 경관과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형성된 해식애(절벽), 해식동굴 등이 있어 통영 8경중 하나이다. 등대 난간에 올라서, 소매물도와 등대섬이 한눈에 들어오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난간에서 내려다보니, 아래에서 휴식하는 줄 알았던 아내가 천천히 올라오고 있다.

              < 11:22, 등대 난간에서 소매물도를 배경으로 >

             < 11:23, 등대 난간 틀 사이로 공룡바위(중앙)>

             < 11:52, 망태봉 방향 계단을 올라 선착장으로 >

  신축공사 중인 등대 전망대에서 준비해간 자두를 먹으며 15분 정도 휴식한다. 정상주를 마신다고 안주(멍게, 해삼)와 술을 준비했는데, 누구도 먹자고 하는 산우가 없다. 불볕더위에 음주하고 원점회귀에 자신없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풍경을 여러 각도로 찍으면서 멋진 추억의 사진이 나오기를 기대해 본다. 왔던 길로 회귀하면서 열목개 자갈길을 건널 때, 한 산우는 바닷물에 퐁당 알탕을 한다. 내려 왔던 계단을 오르는데, 발걸음이 무거워 힘들다.

             < 12:15~12:40, 갈림길 삼거리에서 휴식하며 한잔 >

                 < 12:57, 13시 임시 여객선(소형)을 뛰어서 승선 >

                   < 13:31, 항로 옆에 있는 장사도 >

  간밤에 마트에서 챙이 넓고, 뒷목까지 가려지는 모자를 구입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선착장을 직선으로 500m 남겨둔 삼거리 이정표 옆 숲속에서 휴식과 정상주로 준비한 술과 안주를 먹는다. 점심은 소매물도에서 맛있는 멍게 비빔밥으로 계획했는데, 더위에 지쳐 식사 생각이 없. 식사는 가면서 하기로 하고 15시 배를 앞당길 수 있는지 매물도해운()에 전화한다. 그 중에 탑승권을 확인하니 13시로, 15분을 남기고 선착장으로 뛰기 시작한다.

                       < 13:45, 출발했던 저구항으로 회귀 >

                       < 14:04, 저구항 옆 명사 해수욕장 >

               < 14:09, 선착장 인근의 우정 숯불갈비에서 점심 >

  다행이 짧은 거리를 남겨두고 확인이 되어, 모두 무사히 배에 오를 수 있었다. 저구항에서 승선권으로 교체할 때, 임시 여객선인 13시로 바뀐 듯하다. 저구항 가까이 있는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는 해상공원 장사도를 멀리 보면서 귀항한다. 차를 산 중턱 그늘에 두었다가 넘어가니, 물이 맑고 모래가 고와 명명되었다는 명사해수욕장이 차창 너머로 보인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그것도 예정시간보다 2시간 일찍 도착하여 느긋하게 점심시간을 갖는다.

                 < 14:45, 동태찌개에 소주 한잔으로 피로를 >

              < 20:39, 34일의 여정 뒤풀이 사당동 맛집에서 >

               < 20:51, 맛있는 감자탕과 막걸리 한잔으로 대미를 장식 >

  더위로 지쳐 냉면이나 시원한 국수를 먹고 싶다고 하더니만, 대부분 동태찌개와 소고기 국밥으로 이열치열(以熱治熱) 한다. 일정을 마무리하며 피로한 몸을 한잔 술로 달래려는 듯하다. 삼복더위에는 매물도 관광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통영I.C(15:56)산청휴게소(16:50)신탄진휴게소(18:38) 경부고속도로 전용차선으로 신나게 달려 일찍 서울에 도착한다. 사당동 맛집인 이수골 감자탕(사당역 10번 출입구)에서 일정을 끝낸 뒤풀이 한다.

  일정동안 숙소제공과 함께 통영, 거제의 가이드를 해준 리딩대장께 감사드립니다. 번갈아 가며 안전 운전해준 회장과 리딩대장! 수고 많았습니다. 갹출된 적은 회비로 알뜰하게 살림 해준 총무, 전체적인 일정 조정과 실행에 신경 써준 총대장께서도 고생 많았습니다. 연장자라고 모든 산우께서 배려하고 신경 써줘 우리 부부는 여행하는 동안 즐겁고 편안했음에 감사드리며 좋은 추억으로 간직하겠습니다. 모든 산우님과 함께하는 동안 행복하였습니다.

 

                                           2016. 8. 15() 소매물도를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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