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의 여행 마지막 일정은 이웃하는 경북의 문경과 예천지역을 돌아보고 상경키로 한다. 문경시하면 떠오르는 곳은 유명한 문경새재로 야유회나 주흘산을 등산하면서 많이 찾았던 곳이다. 그렇지만 옆에 있는 예천군은 가볼만한 주요 관광지가 떠오르지 않는다. 두 곳 모두 내륙 깊숙이 들어 와 있는 산골로 탄광이 많았던 곳으로 기억된다. 문경은 어제 늦어 입장하지 못한 에코랄라 석탄박물관을 구경하고, 예천은 아내가 전에 관광 왔다가, 타고 온 버스가 길이 좁아 오르지 못하였던 회령포를 추천해 간다.

                                < 6:45, 숙소 리조트 현관을 나와 산책길로 >

                       < 6:48, 산책로 입구 계단을 올라(왕복 3km 안내판) >

                              < 6:50, 계단을 오르면 능선 산책로가 >

- 수안보 한화리조트 산책로 -

   어제 아침에 산책했던 캠핑월드의 산책로에 대해 실망이 컸지만, 오늘은 기업이 운영하는 리조트이기에 기대를 걸고 산책로를 찾아 간다. 1층 현관을 나와 주차장 아래 좌측으로 산책로 입구 표시가 되어있다. 다소 높아 보이는 계단을 서서히 오르면, 소나무와 활엽수들이 싱그러운 숲속 오솔길이 열리면서 본격적인 산책로가 시작된다. 평일이어 투숙객들이 많지 않아서인지 산책 나온 사람들이 없어 한적한 분위기이다. 주위 숲속에서 들려오는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청량하게 하루를 열고 있다.

                          < 6:51, 경사가 급하거나 낭떠러지에는 로프 난간을 >

                             < 6:57, 풀들이 무성한 얕은 골짜기도 건너 >

                        < 7:01, 반환점을 돌아 내려오는 유일하게 만난 투숙객 >

   산책로는 등산로와 흡사하여, 오르막과 낭떠러지에는 로프 난간이 설치되어 있어 안전하다. 얕은 계곡을 건널 때는 많은 잡풀들이 무성하게 자라 길을 덮어, 잘 보이지 않는 곳도 있다. 반대편에서 내려오는 투숙객 여성과 마주쳤는데, 전에 같으면 통상적인 아침인사라도 나누련만 그냥 지나친다. 언제코로나19가 종식되려는지, 모든 생활의 리듬을 변형 시키고 있다. 오히려 최근에는 확진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에다, 설상가상으로 감염 경로가 밝혀지지 않는 깜깜이 환자가 많다고 하니 불안하다.

                                 < 7:01, 중간에 있는 산책로 표시 >

                           < 7:03, 반환점 표시 안내판(출발 1.5km 지점) >

                                  < 7:17, 출발지점 주차장으로 회귀 >

   중간 중간에 산책로라는 표시가 있어, 처음 걷는 사람도 안심할 수 있게 하였다. 거리가 짧다(편도, 1.5km)보니, 어느새 반환점이라는 산마루 공터에 도착한다. 계속 이어지는 능선 길은 보이나, 더 이상 갈 수는 없다. 되돌아서서 왔던 길로 내려오려니 아쉽기도 하다. 내려오며 좌우능선을 살펴보아도 옆으로 길을 낼 공간이 없다. 양쪽 다 낭떠러지로 한쪽은 리조트 단지이고, 한쪽은 도로가 지나고 있다. 왕복 3km로 소요시간은 30분 정도 걸린다. 어제의 캠핑월드 산책로 보다는 월등하게 차이를 보여 흡족한 수준이다.

                                < 9:45, 문경에코랄라(문경석탄박물관) >

                                       < 9:46, 매 표 소 입 구 >

                         < 9:47, 에코랄라 안내지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문경에코랄라(문경석탄박물관) -

   수안보 리조트를 일찍 체크아웃하고 도착한 문경에코랄라(ECORALA)는 기존의 석탄박물관에 가은오픈세트장을 포함하고, 에코타운과 야외체험시설 등의 새로운 시설을 추가해 중부권 최대 규모의 테마파크가 되었다. 매표소에서 입장요금을 보니, 성인 14,000, 어린이 10,000원으로 비싸다. 석탄박물관인데 왜 그렇게 비쌀까 망설이었는데, 입장하여 여기저기 구경하고 다녀보면 충분히 그이상의 가치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선 안내도를 보고서 관람동선을 정한 뒤에, 먼저 이곳이 석탄광산이었기에 석탄박물관부터 찾는다.

                                     < 9:49, 문경석탄 박물관 전경 >

                              < 9:54, 탄광갱도로 들어가는 광부들의 모습 >

                                       < 9:55, 2층 광물화석 전경 >

   일제 강점기에서 해방되며 은성탄광으로 바뀌고, 그 자리에 조성된 석탄박물관이다. 석탄의 역할과 그 역사적 사실들을 전시, 보전하여 역사적 교육의 장으로 재탄생 시키었다. 총부지 50,136의 공간에 약 6,895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다. 석탄전시관을 비롯해 직접 갱도 내를 체험해 볼 수 있는 갱도체험관, 야외전시장, 갱도전시장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박물관 2층 광물화석관으로 올라가 석탄의 기원과 종류 등을 보고, 3층에서 채탄굴진 모습도 전시를 통해 과정도 공부한다. 옛 추억을 불러오는 석탄난로와 구공탄도 전시되어 있다.

                            < 10:00, 갱도체험관(스파이더 다크라이드) 입구 >

                                    < 10:01, 거미열차를 타고 갱도로 >

                                         < 10:02, 타임 터널을 지나 >

   갱도체험관은 거미열차를 타고, 옛 갱도였던 동굴 내를 이동하면서 총 10개의 테마로 구성된 전시관을 체험하는 동굴이다. 1)거미열차 탑승 대합실, 2)타임터널, 3)고생대 습지, 4)지질운동, 5)석탄의발견과 이동, 6)굴진, 채탄작업, 7)붕락사고, 8)석탄운반, 9)현대문명 석탄, 10)다시 태양의 미래로 구성되어 있다. 아이들은 어두운 동굴을 지나면서 테마 별로 모습이 바퀴니 무섭다고 한다. 무인 자동으로 움직이는 거미 열차는 어느 곳에서는 관람하기 좋도록, 앉아 있는 좌석이 종렬에서 횡렬로 바뀌기도 한다.

                                          < 10:06, 고생대 습지를 지나 >

                                       < 10:08, 지질운동에서 화산의 폭발 >

                                        < 10:21, 실제 사용된 은성갱도 입구 >

   10개 테마 중에 제일 인상 깊었던 장면은 화산이 폭발해서 용암이 흘러내리는 장면이었다. 편하게 열차에 앉아 시원한 동굴에서 15분정도 체험을 마치고는 실제 석탄을 캐었던 은성갱도 안으로 들어간다. 갱도 일부에 마네킹 등을 이용해 실제 석탄을 캐는 모습을 단계별로 재현해 놓은 전시공간이다. 걷게 되는 갱도는 1963년에 뚫어 1994년 은성광업소가 문을 닫을 때까지 사용하였다. 광부들은 이 갱도를 하루 3(갑방, 을방, 병방) 번갈아 드나들면서 석탄을 캐내었고, 지하갱도에서 캐낸 석탄을 선탄장(選炭場)으로 운반하였다.

                                           < 10:23, 갱도 내부의 모습 >

                                           < 10:28, 탄광 사택촌 입구 >

                                    < 10:32, 거인의 숲(GIANT FOREST) 광장 >

   갱도의 깊이는 약800m이고, 석탄을 캐내기 위해 파 들어간 갱도의 전체 길이는 무려 400km나 되며, 광산이 문을 닫을 때까지 일한 사람은 4,300명이나 된다. 은성갱은 불연속 탄층(고구마 탄층)으로 많은 양의 석탄을 캐내기는 어려웠으나, 질이 좋은 높은 열량의 석탄을 해마다 30만 톤 이상을 생산하였다고 한다. 탄광사택촌은 은성광업소 시절 건축되었던 실제 사택촌을 모델로 하였으며, 광부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 옛날의 추억을 불러오게 만들어 놓은 이발소, 목욕탕, 식육점, 구판장 등이 인상적이다.

                                            < 10:34, 숲 마을 동물 친구들 >

                            < 10:38, 거인의 언덕을 올라 미끄럼틀로 내려오기 >

                                                < 10:42, 험난한 길 체험 >

   거인의 숲(GIANT FOREST)는 두 어린이(경이와 문이)가 술래잡기 하다가 길을 잃어 거인이 살고 있는 마을에 들어가고, 그곳에서 동물 친구들과 함께 문이를 찾으면서 체험하는 놀이동산으로 조성되었는데 아이들이 제일 좋아한다. 뜨거운 태양이 내려쬐어도 아랑곳 하지 않고 이것저것 체험하느라 분주하다. 입구 광장에는 대형 알파벳으로 자이언트 포레스트라는 조형물을 세워 놓았다. 거인의 언덕을 열심히 올라 숟가락과 나이프 모양의 미끄럼틀로 내려온다. 땅속에서 거인의 손이 솟아 올라온 험난한 길 체험도 무서워하지 않는다.

                                              < 10:51, 종이배 연못 >

                                   < 10:57, 모노레일을 타고 가은세트장으로 >

                           < 11:00, 모노레일 타고 오르면서 조망한 거인의 숲 전경 >

   종이배 연못은 알록달록한 빨대에서 물안개가 나오고, 연못은 수심이 깊지 않아 누구나 물속을 걸어 가운데 커다란 종이배에 올라타 선장이 되도록 조성해 놓았다. 시간이 없어 종이배는 체험하지 않고 바라만 보고, 옆에 있는 에코타운마저 패스하고는 산중턱에 있는 가은 오픈세트장으로 향한다. 모노레일을 타고 오르는데, 승차요금을 별도로 어른 2,000, 어린이 1,000원을 받는다. 산중턱이라 시원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모노레일 카에 탑승해 오른다. 오르면서 내려다보니, 문경 에코랄라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 11:05, 가은 오픈 세트장, 고구려 궁 외 >

                                < 11:21, 평양성 성곽 망루에서 인증 샷 >

                   < 11:24, 성곽 밖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안시성과 요동성 세트장이 >

   모노레일 정류장에서 내리자마자 있는 제1촬영장은 평양성, 고구려궁, 신라마을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현존하는 고구려성의 답사와 수개월 간의 자료조사를 거쳐 충분한 고증을 바탕으로 고건축 복원공법을 통해 정교하게 재현, 전시해 놓은 사극 촬영장이다.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볼 수 있는 화려한 색채감을 도입하여 고구려의 진취적인 기상을 표현하였다. 마을세트장을 돌아보면서 평양성 성곽에 올라 인증 샷을 찍는다. 성곽 밖 초가 전망대를 가니, 아래로 제2촬영장 안시성과 제3촬영장 요동성 세트장이 보이는데 더위로 생략한다.

                                    < 11:44, 구 가은역(舊 加恩驛) >

                               < 11:44, 역사 안은 카페로 차 한 잔하고 >

                              < 예천 회룡포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구 가은역(舊 加恩驛) -

   많은 시간을 에코랄라에서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보내고 나와, 주차장 옆에 있는 구 가은역을 찾는다. 가은역은 은성광업소에서 생산한 석탄을 실어 나르려고 설치된 역이었으나 지금은 폐광이 되어 역사 자체가 카페로 바뀌어 있다. 역사 안은 그때 당시의 소품과 역무원 의상들이 그대로 걸려 있어 옛 추억을 불러 온다. 밖의 철로 역시 지금은 레일바이크(철로 자전거)로 사용하고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고 한다. 냉방이 잘된 시원한 카페(역사 안)에서 시원한 차를 마시면서 한동안 쉬었다가 예천 회룡포로 향한다.

                               < 12:50, 비룡산 장안사(飛龍山 長安寺) 대웅전 >

                                  < 12:51, 경사 급한 행운의 계단을 올라 >

                                    < 12:56, 사랑의 자물쇠 거치대 >

- 예천 회룡포(回龍浦) -

   문경시 옆에 위치한 예천군 용궁면 대은리에 있는 아내가 추천한 회룡포(回龍浦)를 간다. 회룡포 전망대를 오르기 위해서는 장안사를 거쳐 가야 하는데, 사찰 가는 길이 경사가 급한 좁은 길이다. 버스는 입구 대형주차장에 주차하고 걸어야 하지만, 승용차는 사찰 아래 소형주차장까지 오를 수 있다. 장안사는 산봉우리들이 굽이치는 모습이 마치 용이 날아가는 모습을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비룡산에 있다. 신라가 삼국을 통일한 뒤 백성들의 평안을 염원하여 전국 3개의 산(부산 기장 대운산, 북한 금강산: 소실)에 장안사를 지었다.

                                    < 12:57, 회룡포 전망대의 정자 >

                        < 13:00, 육지 안에 있는 아름다운 섬마을, 회룡포 >

                             < 13:03, 회룡포 전망대에서 손자와 함께 >

   장안사 경내를 둘러보고, 경사 급한 행운의 계단을 올라서면 사랑의 자물쇠 거치대가 있다. 건너편 산 중앙에 있는 숫봉우리()와 암봉우리() 사이에 하트 산이 있다. 바라보면서 사랑을 약속하고, 그 징표로 자물쇠를 채운다. 명승 제16호인 회룡포 전망대에 오르면 곱디고운 금빛 모래사장과 눈이 부시도록 맑은 은빛 내성천을 한 눈에 볼 수 있는데, 그 풍경이 너무 아름다워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여서 가슴에 담는다. 내려가 뽕뽕다리를 건너 9가구가 살고 있다는 마을도 돌아보고(1시간 정도) 싶지만 상경으로 아쉽다.

                                        < 13:29, 용궁순대 회룡포 식당 >

                                            < 13:31, 회룡포 순대 메뉴 >

                           < 13:41, 주문한 순대국밥, 오징어석쇠구이, 영탁막걸리 >

   두툼하고 쫄깃한 돼지 막창을 순대피로 사용해 전국의 미식가들에게 사랑받는 용궁 순대식당들이 밀집되어 있는 거리가 있다. 이 중에서 용궁순대 회룡포 식당을 찾았는데, 온통 벽에 유명인들이 다녀 간 흔적들이 맛 집임을 말하여 준다. 순대 국밥에다 이곳에서만 맛 볼 수 있다는 특별한 맛이라는 오징어석쇠구이와 요즘 광고가 한창인 이 고장 예천양조에서 만든 영탁막걸리를 주문한다. 주인아줌마의 친절함과 순대국밥과 오징어석쇠구이 모두 맛있다. 톡 쏘는 청량감이 있는 막걸리 맛도 일품이다.

                          < 17:20, 귀가 전, 이웃한 민물장어 장수천에서 뒤풀이 >

                                 < 17:24, 장수천 한방 민물장어 메뉴 >

                               < 17:48, 주문한 한방 민물장어의 식단 >

   예천에서 바로 자동차전용도로와 고속도로를 타고 상경한다. 올라오는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 일부 구간에서 정체를 빚어 다소 늦게 도착한다. 귀가 전에 집근처의 민물장어 장수천에서 뒤풀이 한다. 23일의 짧은 여행이었지만, 딸이 민첩성 있게 구석구석 운전하고 찾아다녀 가고 싶은 곳을 모두 들리었다. 옛 추억의 장소와 처음 가보는 명소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곳까지 두루 돌아보았다. 또한 해당 지역의 맛 집들을 찾아가 맛있는 음식도 먹는 즐거운 여행이었다. 여행기간 계속하여 운전하느라 수고한 딸에게 감사하다.

 

 

                                                                 2020. 8. 21() 문경, 예천, 셋째날 여행을 마치고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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