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트레킹 일시: 2015731()

2) 트레킹 코스: 김유정역김유정문학촌실레이야기길(출발지점)마을길

                     →등산로갈림길동백숲길전망대등산로갈림길산신각

                     →등산로갈림길금병의숙마을안길김유정문학촌김유정역

3) 트레킹 시간: 1210~ 1520(3시간10, 식사시간 50분포함),     6.0km 추정

4) 트레킹 인원: 나 홀 로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전철화 되었을 때에서울특별시 춘천구가 되었다는 춘천의 택시기사가 한 말이 떠오른다. 춘천의 문화와 자연이 녹아 있는 호수와 산길 따라 걷는봄내길이 있음을 최근에 알았다.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사람의 이름을 역명으로 사용하는 김유정역에 도착하여, 봄내길 1코스인 실레이야기 길을 간다. 시원한 전철안의 휴식이 김유정 문학촌으로 가는 발길을 가볍게 한다. 금병산(金屛山, 652m)은 두 번 등산하면서, 문학촌 관람과 레일바이크까지 타 보았기에 주변풍경들이 낯이 익다.

             < 춘천 봄내길 전체코스(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춘천 봄내길 1코스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2:10, 춘천의 김유정역 >

  3년 전 김유정역에 처음 왔을 때는 문학촌 가는 거리는 썰렁하고 음식점도 시골장터 막국수 집밖에 없었다. 지금은 많은 상가 건물과 음식점들이 다양하게 들어서있어 많이 발전된 모습이다. 금병산에 둘러싸인 모습이 마치 떡시루 같다하여 이름 붙여진 실레(증리)는 마을 전체가 김유정 선생의 작품무대로서 점순이 등 소설 12편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실제로 있었던 이야기로 전해진다. 이를 바탕으로 만든 금병산 자락의 실레이야기 길은 문학기행 오는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높다고 한다.

                                < 12:13, 낭만누리 관광 안내소 >

                                < 12:23, 김유정 문학촌 정문 >

                                 < 12:24, 김유정 기념 전시관 >

  가는 길가 우측으로 보지 못한 낭만누리 관광안내소 건물이 있어 들어 가본다. 호수문화 관광권이라 하는 춘천시의 볼거리, 먹거리, 레포츠, 축제 등을 소개하는 작은 실내 안내소이다. 친절한 직원은 춘천 주위에 있는 양구, 홍천, 화천, 인제 관광 홍보 책자까지 한 아름 안겨준다. 문학촌의 기념전시관에 들어가 여유 있게 김유정(1908~1937)선생의 쓸쓸하고 짧았던 생애를 돌이켜 본다. 이곳 실레마을에서 8남매 중 일곱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몸이 허약하여 자주 횟배를 앓았다고 한다.

              < 12:27, 전시관내 마을 약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2:28, 봄 봄 소설 속의 데릴사위(머슴), 점순, 장인 >

                              < 12:29, 작은 연못 위의 정자 쉼터 >

  휘문고보 시절에는 말더듬이 심해 고쳤지만, 그 일로 늘 과묵했다. 연희전문 문과에 입학 했으나, 결석이 많아 제적당한다. 당대 명창인 박복주에게 열렬히 구애를 하지만, 뜻을 이루지 못하고 귀향하여 야학과 계몽운동을 벌린다. 1933년 다시 상경하여 고향의 이미지를 소설로 쓰기 시작한다. 악화된 지병(폐결핵, 치질)으로 29세의 짧은 생을 마감한다. 소설봄 봄에서 지주인 장인은 데릴사위로 삼겠다고 일을 힘들게 시켜 놓고, (점순)은 어려서 혼례를 시킬 수 없다는 장면이다.

                 < 12:32, 소설 동백꽃에서 점순 이가 닭싸움 시키는 장면 >

                           < 12:34, 실레이야기 길 출발지이자 종착지 >

                             < 12:34, 한 바퀴 돌아오는 이정표 표시 >

  연꽃이 아름답게 핀 정자에서 잠깐 쉬어가고도 싶지만, 혼자이다 보니 쉽지가 않다. 입구 마당에는 농촌마을에서 펼쳐지는 두 남녀의 소박하고 순수한 사랑이야기를 해학적으로 다룬 단편소설동백꽃에서 점순이가 그렇게 관심을 끌어보려고 귀한 감자도 가져다주고, 닭을 끌어다 싸움까지 시키건만 순박한 소설속의 주인공은 전혀 의식도 못하고 성질이 못된 계집으로만 착각한다는 내용이 떠오른다. 실레 이야기길이 시작되는 출발점에 도착하여, 좌측으로 시작해 한 바퀴 돌기로 한다.

                               < 12:41, 새로 지어진 책과 인쇄 박물관 >

                               < 12:42, 실례이야기 길에는 원두막도 >

                             < 12:50, 들병이들 넘어오던 눈 웃음길 >

  특이한 모습으로 지어진 책과 인쇄 박물관이 궁금하지만, 빨리 숲속으로 들어가 더위도 피하고 허기도 채워야 하기에 통과한다. 농사를 짓고 있는 밭 사이를 통과하는데도 그늘이 없어 힘들다. 직접 농사지은 농산물을 판매하던 원두막의 아줌마들도 더위는 어쩔 수 없는지 낮잠을 즐기고 있다. 소설 속에 자주 나오는 19살 들병이(병에다 술을 가지고 다니면서 파는 사람)들이 먹고 살기위해 남편과 함께 인제나 홍천에서 이 산길을 통해 마을에 들어 왔다는 지점부터 시원한 숲속이다.

                                    < 12:51, 울창한 잣나무 숲 >

                       < 12:53, 금병산 등산로와 실레이야기 길 삼거리 >

                      < 12:55~13:45, 원두막이 있는 쉼터에서 점심 >

  울창한 잣나무 숲을 지나서는 금병산 정상으로 올라가는 등산로와 실레이야기 길로 갈라지는 삼거리이다. 삼거리에는 체육시설과 원두막과 곳곳에 의자가 있는 쉼터가 숲속에 있다. 이곳에서 식사를 하면서 휴식을 하다 보니, 시원한 산들바람까지 불어와 무더운 날씨를 잊게 한다. 주위에 많은 잣나무는 소나무 과에 속하는 상록 교목으로 키는 30m에 이르며 줄기의 지름은 1m에 달한다. 울릉도와 제주도를 제외한 우리나라 전역에서 잘 자라고 있어 외국에서는Korean Pine이라고 부른다.

                                     < 13:48, 울창한 숲속 길 따라 >

                                < 13:50, 차도 다닐 정도의 넓은 임도 >

                             < 13:52, 편하게 삼림욕 할 수 있는 의자 >

  딱딱한 씨껍질을 벗겨낸 잣은 허약체질을 개선하거나 신경통, 현기증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식사를 하면서 보니, 날씨도 더운데 정상을 향해 오르는 등산객수가 더 많다. 갈림길까지는 정상을 오르면서 두 번 왔던 길이지만, 울창한 숲속으로 이어지는 실레이야기 길은 처음 걷게 된다. 차도 다닐 정도로 넓은 임도를 여유 있게 걷자니, 오전에 뜨거운 햇볕을 받으며 걸었던 자람섬과는 정반대로 더위를 모른다. 길 가 숲속에는 편안한 의자도 만들어 놓아 삼림욕도 즐겨 보라 한다.

                                  < 13:53, 산비탈을 돌아가는 길 >

                               < 13:57, 점순이가 를 꼬시던 동백숲길 >

                               < 14:02, 덕돌이가 장가가던 신바람 길 >

  이웃 동네로 마실 다닐 때 지나던 정겨운 산길들이 계속된다.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실제 있었던 이야기임을 입증하는 안내판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다. 두 번째 산을 찾을 때는 마을과 관련된 소설들을 읽었기에, 당시의 소설 속의 배경을 연상해 보며 간다.동백꽃에서 점순이가 관심을 끌어 보려고 애쓰던 동백 숲에서의 모습을 떠올려 본다.산골나그네에서 19살 산골 나그네가 병든 남편을 물레방앗간에 숨겨놓고 노총각 덕돌이와 위장 결혼했다가 도망간 이야기가 담긴 길이다.

                              < 14:07,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전망대 >

                              < 14:13,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하며 >

                              < 14:21, 산 정상으로 오르는 갈림길 >

  실레마을과 김유정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올라가 잠시 쉬었다 간다. 중간에도 정상으로 오르는 등산로가 있음을 알리는 이정표 옆에는 소설가을에서 복만이 소장수 황거풍한테 매매계약서 쓰고 아내 팔아먹은 뒤 덕냉이로 도망치던 고갯길 설명이 6번째로 있다. 가는 길가에는 열여섯 마당의 실레 이야기 길이 도란도란 펼쳐진다. 잠시 트레킹을 멈추고 이야기를 읽고 떠나는 재미도 있고, 다음은 어떤 작품의 무대가 펼쳐지며 어떤 주인공이 나올지도 기대된다.

                                        < 14:23, 한적한 오솔길 >

                              < 14:28, 높낮이가 있어 한참을 내려가고 >

                            < 14:30, 졸졸 흐르는 계곡에는 어느 산객이 >

  봄내길 1코스 실레이야기 길은 김유정 문학촌을 기점으로 한 바퀴 도는데 5.2km의 짧은 코스로, 2시간 정도면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걸을 수 있는 명품코스 인 듯싶다. 전망대가 있는 곳이 제일 높은 곳인지, 이후는 마냥 내려가더니 물이 졸졸 흐르는 계곡이 나온다. 그 곳에서 쉬고 있는 산객에게 인사를 했더니, 내려와서 발이라도 담갔다 가라고 한다. 귀가하는 길이 가깝다고 하면 발이라도 씻고 가고 싶지만, 멀리 강원도까지 왔다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급해지며 여유가 없다.

                                    < 14:31, 산신각길 진입 갈림길 >

                                    < 14:38, 코스 중 힘든 언덕 길 >

                                      < 14:41, 산신각(山神閣) >

  산신각으로 가는 산신령길이 실레이야기 길(2.39km) 코스이고, 김유정역(1.59km)으로 탈출하는 길은 가깝다고 표시하고 있다. 산신각으로 오르는 언덕이 오늘 코스 중 제일 어려운 구간인 듯싶다. 산신각은 금병산 산신을 모신 전각으로, 지금도 마을의 안녕을 비는 산신제를 이곳에서 1년에 한 번씩 지낸다고 한다. 제일(祭日)은 매년 3월중 길일을 택하고, 부정을 막기 위해 제수(祭需)도 제관(祭官)들이 산신각에서 마련하고, 제주(祭酒)는 진병산이 여신이라 하여 감주를 쓰고 있다고 한다.

                     < 14:47, 정상으로 가는 세 번째 등산로 입구 >

                         < 14:54, 마을 길 따라 김유정 문학촌으로 >

                      < 14:59, 김유정 문학촌 반대 방향의 등산 들머리 >

  임진왜란 당시에 강원도 군사들이 진을 쳤던 산이라 하여 처음에는 진병산(陳兵山)으로 불리었다. 다양한 수종의 숲이 울창하고, 흙이 많은 육산이면서 산이 높지 않고 완만하여 많은 등산객이 즐겨 찾는다. 그 중에서도 문학촌 방향의 들머리보다는 금병의숙 방향이 경사가 완만하여 두 번씩이나 올라 문학촌 방향으로 내려 왔다. 마을로 들어가지 않고, 차도 따라 곧장 내려가면 김유정역으로 원점회귀해도 되지만, 오늘은 실레이야기길 출발지인 문학촌으로 가서 코스에 충실하기로 한다.

                                    < 15:01, 금병의숙(마을회관) >

                                 < 15:04, 밭농사와 논농사를 짓는 마을 >

                                 < 15:05, 마을 위로 보이는 금병산 모습 >

  연희전문학교를 중퇴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금병의숙(현재는 마을회관과 경노당)을 연 뒤 야학을 통한 농촌계몽활동을 펼치는 한편 작가로서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마을길 안으로 들어가기는 세 번째 만에 처음이다. 소설속의 주인공들이 이집 저집에서 나올 듯한 조용한 동네를 거닐어, 문학촌 앞 출발지로 회귀한다. 높고 짙푸른 금병산이 마을을 감싸고 있어 아늑한 분위기이다. 김유정 문학관이라 하지 않고 문학촌이라 부르는 사유는 선생의 유품이 단 한 점도 없기 때문이라고 한다.

                                 < 15:07, 새로이 조성되는 관광단지 >

                                   < 15:10, 공연무대와 문학촌이 함께 >

                               < 15:20, 김유정역 레일바이크 타는 입구 >

병마와 싸우다 외롭게 숨을 거둘 때, 오랜 친구가 유품들을 보관했는데, 한국전쟁 때 모두 가지고 월북하여 전혀 없다고 한다. 출발지에서 다시 김유정역으로 가는데, 역 옆에 레일바이크 타는 곳이 있다. 친구들과 등산을 마치고 재미있게 탔던 추억을 떠올리며 춘천으로 간다. 1시간 이상을 서서 상봉역까지 갈 수 없어 종점인 춘천역(2개역)까지 간다. 올라오며 보니, 남춘천역에서 자리가 차고, 김유정역에서는 빈자리가 없다. 더운 날씨에 1, 2부 트레킹은 힘이 들었지만, 가보고 싶던 짧은 두 곳을 하루에 다 돌아 보람도 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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