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0년 1월 30일 (토요일)

2) 산행코스 : 대공원역→(소)매봉→절고개→청계사→절고개능선(삼거리)
              →이수봉
→어둔골→옛골

3) 산행시간 : 10시00분-14시30분(4시간30분), 산행거리: 11km 추정

4) 참 가 자 : 나 홀 로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이번 주 산행은 산방에서 공지한 계획이 여의치 않아 꼬리를 못 잡았다. 내일 혼자 산행을 하려고 하였더니, 일기예보는 밤부터 내리는 비가 아침까지 계속된다고 한다. 가까우면서 산행코스가 무난하고 편안해 많은 시민들이 찾고 있는 청계산(淸溪山: 618m)을 가기로 한다. 지금까지 제일 많이 오른 산이면서, 지난여름에는 어렵다는 청백광 코스를 종주하여 자신감을 갖게 한 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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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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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0, 대공원역 2번 출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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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3, 서울대공원 입구 >

  산행코스는 많은 계단을 피하고, 산을 처음 열심히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 옛 직장 동료와 처음 올랐던(‘08년03월) 과천 대공원 코스로 한다. 당시는 평일이어서 대공원역이 한가했는데, 오늘은 토요일 휴무로 서울대공원을 찾는 인파와 많은 등산객들로 혼잡을 이룬다. 대공원 위로는 이산의 정상 망경대(望景臺: 618m)가 멀리보이고, 반대편에는 관악산 정상이 눈앞에서 아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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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07, 주차장 오른쪽 위 코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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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6, 등산로 나무 숲 사이 진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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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23, 서울대공원 울타리 철조망 >

  이른 시간으로 텅 빈 넓은 주차장을 대각선 방향으로 올라가면 등산로가 나온다. 차도 옆에 있는 첫 등산로는 앞서가던 등산객이 미끄럽다고 지나쳐 오른 뒤, 숲 속 길로 진입한다. 서울대공원 울타리가 나오면서 대공원의 모습도 시야에 들어온다. 청계산 이름이 처음 등장한 곳은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라고 한다. 그 전에는 청룡산(靑龍山)이라 불렀다는 것을 청계사 사적비 등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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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0, 삼거리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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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3, 작은 매봉 오르는 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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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1, 소나무 보호 오르막 등산로 >

  청룡산 유래는 과천관아의 진산을 관악산으로 볼 때, 좌측에 있는 산이 마치 풍수지리의 ‘좌청룡’형국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그래서 수리산은 관악산의 우측에 있어 백호산이라 불렀다고 한다. 삼거리 이정표에서 왼쪽은 약수터로 오르는 길이고, 오른쪽은 작은 매봉으로 간다. 지난번에는 계단이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많기도 하다. 등산로 중에 있는 소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가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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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6, 철탑이 보이는 작은 매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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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8, 작은 매봉 전 데크 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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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2, 작은 매봉 표시석 >

  철탑이 있는 산봉우리가 작은 매봉임을 알려오고, 전에 없었던 데크 계단이 설치되어 쉽게 오른다. 매봉 표시석(369.3m)이 새롭게 세워져 있고, 봉우리 전체 바닥를 데크 소재로 설치되어 있다. 넓은 공간에는 쉬어 가도록 벤치도 있고, 조망을 할 수 있는 전망대까지 갖추었다. 지도에는 응봉(鷹峰)으로 표기되어 있고, 과천매봉이라고도 부른다. 주봉인 큰 매봉(582.5m)과는 높이와 위치가 차이가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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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2, 과천시내와 관악산 조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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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1, 능선으로 내려가는 데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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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18, 숲속 오솔길 >

  표시석과 함께 사진을 찍으며 잠시 쉬어 간다. 지난 산행 시는 힘들게 올랐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쉽게 오른다. 그만큼 산에 적응해 가는 신체 리듬을 느낀다. 전망 위치에서 과천시내와 관악산 모습을 조망해 보지만 시야가 좋지 않다. 산 능선을 타고 넘어가는 고압선 철탑이 머리 위를 지나고 있으니, 오래 머물고 싶지 않다. 데크 계단으로 내려와서 가는 능선의 오솔길은 잔설이 아직 남아 미끄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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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5, 헬기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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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5, 청계사 가는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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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1, 청계사 측면 전경 >

  넓은 헬기장은 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알리듯, 언 땅이 녹아 질퍽거린다. 혼자 산행의 좋은 점은 가보고 싶은 곳은 갈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가는 도중 옆으로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 온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280m의 짧은 거리를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내려간다. 내려가고 올라오는 등산객들이 간혹 눈에 띈다. 청계사 전경이 눈에 들어오며, 사찰까지는 차도가 연결되어 많은 승용차들이 주차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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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5, 청계사 경내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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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5, 사찰로 오르는 차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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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10, 점심 절밥 >

  신라 말에 창건된 유서 깊은 사찰로 고려 충렬왕 10년(1284년)에 조인규 거사가 중창하여 사세가 오늘에 이른다. 경내를 한 바퀴 돌고는 간단하게 행동식을 쉼터에서 먹고 오르기로 한다. 앞에 보이는 식당은 정오가 되자 줄을 서기 시작하더니, 절밥을 나누어 주기 시작한다. 한참을 보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이 나이가 되도록 한 번도 먹어보지 못했는데! 맛은 있을까? 불교신자가 아닌데? 용기를 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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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37, 편안한 소나무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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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48, 절고개 암릉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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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 전망대에서 본 망경대, 큰매봉 >

  ‘지금 먹지 못하면 언제 맛 볼 수 있나’하며 줄을 선다. 비빔밥과 된장국이 전부다. 정갈스럽고 깊은 맛을 내어 맛있다. 식사가 끝나고는 먹은 밥그릇을 씻어야 한다. 생각지도 않다가 먹은 절밥은 오래도록 추억이 될 것이다. 배낭속의 식사는 그대로인데, 발걸음이 가볍다. 편안한 능선 길을 지나자, 코스 중에서 약간 힘든 암릉 길 두 곳을 넘는다. 전망대에서 본 망경대와 큰매봉의 바위가 위압감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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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4, 절고개 능선 삼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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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4, 이수봉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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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08년6월 산행시 이수봉에서 >

  석기봉을 거쳐 정상인 망경대로 가는 삼거리를 지나 이수봉으로 향한다. 안내판을 보니, 고려가 망하자 통곡하던 조견 선생이 개국 초 이태조가 벼슬을 내리자 사양하고 이산으로 은거하여 송도(개성)를 바라보며 슬퍼했다는 망경대이다. 연산군 때 유학자인 정여창 선생께서 무오사화를 예견하고, 이산에 은거하여 두 번이나 목숨을 건진 것을 기리기 위하여 이수봉(貳壽峰)으로 명명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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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4, 이수봉 삼거리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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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17, 군 시설보호구역 우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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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0, 왼쪽 하산 데크 길 >

  고려 말 이색 등이 망한 고려를 생각하고 그리워했던 봉우리라 해서 이름 지어진  국사봉 가는 길을 옆으로 하고, 옛골(금토동 능선)로 하산한다. 군 시설보호구역 앞에서는 우측 길만 있었는데, 좌측 길에 지름길이라는 표시가 있다. 처음 보는 길이고 지름길이라 하여 그 길을 택한다. 등산객이 늘어나자 데크로 길을 조성하여 새 등산로를 개발한 듯하다. 돌아가니, 전에 다니던 능선 길과 만나도록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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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2, 내려가는 로프 계단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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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27, 철쭉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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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0, 무수히 많은 계단 길 >

  처음가보는 길은 ‘청계산은 계단이 많다’는 것을 입증이나 해주는 듯하다. 많은 계단과 빙판길은 아이젠을 꺼내지 않고는 내려갈 수가 없다. 차라리 다니던 양지바른 능선 길을 택했어야 했는데, 계곡 길은 음지가 되어 얼음판이다. 잠시 철쭉능선을 지나서도 많은 계단은 오늘의 코스를 계단 없는 곳으로 정했다고 말할 수 없게 된다. 아이젠과 많은 계단은 무릎의 통증까지 가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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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33, 목배등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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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0, 지그재그 계단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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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9, 계곡과 함께 약수터가 > 

  아직까지 상황판단이 미숙함을 느끼면서, 봉오재 대신 목배등이란 이정표를 보게 된다. 이정표에서 예상과는 달리 우측으로, 경사 급한 계단을 지그재그로 내려온다. 내려오자 물이 흐르는 계곡과 함께 약수터가 있다. 이제야 오래전 직장생활 하던 시절에 금융기관 직원들과 산행 와서, 하산하면서 숲속 계곡에서 쉬었던 기억이 난다. 그 후 몇 번, 이 계곡을 찾으려 시도하다가 실패한 경험도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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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4, 눈이 그대로 있는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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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8, 숲속 동식물들의 사진이 있는 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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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9, 어둔골 > 

  여름철에는 울창한 숲과 맑은 물이 많이 흘러 시민들이 자주 찾는다는 이 계곡은 눈 이불을 쓰고 휴면 중에 있다. 이 숲속에서 자라고 있는 동식물들의 사진이 있는 쉼터가 있다. 이수봉 이정표는 옛골까지 능선으로 가면 40분이 소요된다고 표시되어 있다. 그러나 45분이 경과 되었는데도 마을은 보이지 않고 어둔골 이정표이다. 갈림길에서의 지름길 표시에 현혹된 것이 하산을 어렵게 한 원인중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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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59, 어둔골 앞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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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3, 계곡 따라 하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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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6, 음식점들의 거리 >

  어둔골 앞 계곡의 모습은 신록이 우거지는 계절에 온다면 상당히 아름다울 것 같다. 이제는 평탄한 등산로이기에 힘들게 껴오던 아이젠을 벗으니, 발걸음이 가볍다. 음식냄새와 함께 음식점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산행도 종료해 간다. 산행 후에 가지는 뒤풀이는 나 홀로 산행에서는 별의미가 없지만, 여럿이 함께하니 산골 마을은 축제의 분위기이다. 등산인구의 증가와 함께 불황이 없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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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19, 정토사 극락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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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4, 경부고속도로 아래 옛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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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0, 버스종점에서 줄서서 >

  등산로 입구에 있는 정토사를 잠깐 들려보고 나오는 여유를 끝까지 가진다. 네 개의 시(서울시, 성남시, 과천시, 의왕시)에 인접하여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는 산은 많은 시민들이 찾는 휴식공간이다. 오늘은 서에서 동으로 횡단하면서 생전처음 절밥도 먹어보고, 연세 드신 초행인 두 분에게 산행안내를 친절하게 하는 등 매우 의미 있는 즐거운 산행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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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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