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18년  10월  31()

2) 트레킹코스: 월정해변행원리입구행원포구광해군기착비(중간스탬프)

                      →해녀불턱숲속길좌가연대→한동리해안도로호국영웅고래문로

                      →평대리포구벵듸고운길구좌읍내세화민속5일장해녀박물관

3) 트레킹시간: 933~1230(3시간),    거리: 전체17.6km 중에서 약10.6km

               1,2부 전체소요 시간: 4시간40

4) 트레킹인원: 아내와 함께   (난이도: )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어제 20코스 1부 이어서 오늘은 2부를 시작하는데, 제주올레 전체 26코스의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날이라 가슴 벅차다. 새벽부터 일어나 첫 버스로 가서, 20코스 시작을 동이 트는 무렵부터 시작하려 했는데, 아내의 권유로 어제 오후 1시간40분을 추가해 걸은 것이 오늘 아침을 가볍게 한다. 평상시와 같이 일어나 짐을 챙겨 호텔 체크아웃부터 하고, 캐리어를 프런트에 맡겨 놓고는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택시를 이용해 간다. 101번 급행을 타고(8:30), 월정리 정류장에서 하차(9:22) 한다.

           < 제주올레 20코스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9:30, 올레길 해변 가는 길(어제 멈추었던 장소) >

                < 9:35, 월정해변(해수욕장)입구 월정포구 >

  어제 멈췄던 월정마을 안길에서 주택가 골목을 돌아 내려오니, 지난번 다녀갔던 월정해변 도로가 나온다. 한학자인 원봉(元峰) 장봉수가달 밝은 밤에 태우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마을을 바라보니 반달모양 같다월정(月汀)이라 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여 정해졌다고 한다. 월정해변의 옛 이름은한모살이라 했는데 이는크고 넓은 모래밭이란 뜻이다. 모래밭 덕분에 예부터 멸치잡이로 유명했다. 최근 관광객들이 모여들기 시작해, 해안도로는 카페거리가 되어 번화하다.

                          < 9:38, 월정해변(해수욕장) >

                        < 9:40, 월정해수욕장을 배경으로 >

                           < 9:42, 해안도로는 카페거리 >

  작년 이 거리를 찾았을 때는 신정 연휴기간이라 관광객들이 여름 성수기를 방불케 많았는데, 오늘은 평일이고 이른 아침이라 한가하다. 얼마나 손님이 많은가에 따라서 그 음식점이 유명하고 음식의 맛도 맛있게 느껴지듯이, 관광명소도 같은 원리가 적용되는 듯하다. 관광객들이 많이 찾아 왔던 그때의 월정해변과 오늘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그때 가족이 함께 카페 2층에서 커피를 마시었던 기억과 해변벤치에 앉아 바다를 바라보았던 추억 등을 떠올리면서 월정해변을 떠난다.

                          < 9:56, 행원리 마을 입구 >

                         < 10:00, 언덕 위 밭길을 돌아서 >

                      < 10:07, 밭길에서 내려와 해안도로 따라 >

  마을이름이 월정리에서 행원리로 바뀌면서 도로가에는 바뀐 마을 표시석이 반겨준다. 해안도로가 갑자기 우측 밭길 언덕으로 방향전환을 한다. 올레길을 걷기 시작해서 절반정도 지났을 때부터 그냥 가도 될 길을 왜 돌아가게 하는지를 알게 되었고, 오늘도 올레길을 만드신 관계자의 깊은 배려에 감사할 뿐이다. 마을의 밭에는 지금 한창 당근들이 파랗게 자라고 있어 초록빛 벌판이 싱그럽게 아침을 열어 준다. 마을을 지나 내려오니, 좀 전에 걸었던 해안도로와 연결되어 걷게 한다.

                      < 10:15, 광해군 기착비(중간스탬프)에서 >

                          < 10:18, 기착비 뒤는 행원포구 >

                              < 10:22, 해녀상과 불턱 >

  1623년 인조반정에서 폐위된 광해군은 처음 강화도 교동에 유배되었다가 1637년 유배소를 제주로 옮기면서 이곳에 도착하여 1박한 장소라고 기착비를 세웠다. 제주에서 164167세로 생을 마친 광해군은 연산군과 달리 성실하고 과단성 있게 정사를 펼쳤으나, 당쟁의 와중에 희생된 임금으로 평가받고 있다. 행원포구가 끝나는 바닷가에는 해녀상과 함께불턱이 있다. 해녀들이 옷을 갈아입고 바다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휴식도 하던 장소이다. 둥글게 돌담을 에워싼인공형 불턱,

                    < 10:24, 억새군락지에는 통행금지 경고판이 >

                   < 10:33, 도로로 나와 마을 진입(9.0km 지점 표시) >

                            < 10:36, 마을에서 밭길로 >

  자연지형을 이용한자연형 불턱이 있다. 제주도 해안에는 마을마다 3~4개씩불턱이 있었으며, 현재도 70여개가 남아 있다. 억새군락지로 보이는 아름다운 길을 걷는다 했더니,이곳은 개인사유지로서 무단침입 및 훼손을 삼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란 경고판이 세워져 있다. 도로로 나와 마을로 진입하여, 돌담 길 사이로 돌아가는데, 출발지점으로부터 9.0km지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한다. 다시 밭길로 들어서니, 수확을 이미 끝내고 다른 농작물을 파종한 밭들이 많이 보인다.

               < 10:42, 메마른 수로 다리를 건너며 바다를 조망 >

                        < 10:47, 차도로 나와 걷다가 >

                     < 10:52, 지나는 밭길에 풍력발전기가 >

  제주는 바람의 섬이라고 일컫는데, 이곳 20코스 지역에는 유독 바람의 많이 부는지 주위를 돌아보면 온통 풍력발전기들이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 바다로 흘러가는 메마른 수로의 다리를 지나는데, 푸른 바다가 멀리 보인다. 차도로 잠시 나왔다가 밭으로 다시 접어드니, 바로 앞에 풍력발전기가 있다. 멀리서 보았을 때는 발전기가 작아 보였는데, 실제로 밑에서 보면 웅대한 크기에 전기를 생산하는윙윙소리도 힘차게 난다. 바람이 제주만의 자연을 만들어 새로운 풍속도를 보여준다.

                     < 10:59, 울창한 숲속 길을 한동안 걸어 >

                  < 11:02, 좌가연대(佐可煙臺): 11.0km지점 >

< 11:10, 밭 사이 길을 걸어 >

  울창한 숲속 길이 끝나는 출발 11.0km 지점에 좌가 연대가 있다. 연대는 봉수대와 함께 통신을 담당했던 옛 군사시설이다. 봉수대는 산 정상에, 연대는 구릉지에 세웠다.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도는 바다를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점에 연대를 세웠다. 제주도에는 38개소의 연대가 있었다. 이들은 서로 낮에는 연기로, 밤에는 불빛으로 연락하였고,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는 경우에는 연대를 지키던 군인이 직접 달려가 급한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연대를 내려와 푸르른 밭 사이로 간다.

                      < 11:27, 해안도로로 나왔다가 >

                       < 11:28, 호국영웅 고래문로 >

              < 11:36, 한동리 주민이 자신의 집 돌담에 붙인 격려문 >

  해안도로로 나오니, 이 고장(한동리) 출신인 고태문 육군대위의 나라를 위해 희생한 공헌을 기리기 위한 기념비와 2.4km의 해안도로 구간을 고태문로로 지정한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1952년 고성군 351고지 전투에서 전사한 영웅으로 19954월 우리나라 호국인물 100인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영웅의 생가가 있는 마을의 어느 주택 담장에는 올레꾼을 위한 격려문을 부착해 놓았다. 20코스 전체 거리 중에 13.5km를 잘 걸어 왔으니, 남은 4.1km도 힘을 내어 무사히 완주하라는 문구이다.

                       < 11:40, 신형 주택단지 앞을 지나 >

                        < 11:49, 평대리 포구 풍경 >

               < 12:05, 바람에 날아 온 모래가 언덕을 이룬 사구 >

  구좌읍 읍내가 가까워서 일까? 새로운 주택단지를 조성하고, 예쁘게 지은 신형 주택들을 구경하면서 간다. 마을에서 다시 해안가로 나오니 포구가 나오는데, 이곳이 평대리 포구로 추정한다. 월정리 해안의 이면 도로에서 보았던 사구의 모습처럼, 이곳에도 모래 언덕을 이루는 사막화 현상이 일어나는 듯하다. 마지막 20코스를 끝내면 제주도 해안가를 한 바퀴 돌게 되지만, 이 구간이 바람이 강하게 부는 지역으로 다른 구간에서 볼 수 없었던 사구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 같다.

                   < 12:12, 벵듸 고운길 표시석과 구좌읍 >

                         < 12:13, 읍내 진입로 밭길 >

                     < 12:21, 읍내 거리 지나 해안도로로 >

  벵듸 고운길 표시석에는 20코스 안내표시도 같이 있는데, 아무리 보아도 잘 알 수 없게 안내 표시되어 있다. 언덕 아래로 구좌읍 읍내 시가지 모습들이 눈에 들어온다. 이번 일정 첫날 21코스의 출발점인 해녀박물관을 가기 위해서 걸어갔던 구좌 읍내이기에 더 반갑다. 이제 20코스의 종착지도 멀지 않았을 생각에 마음이 가볍다. 읍내로 내려가는 진입로 밭길을 지나 지난번 걸었던 읍내거리와 해안도로 따라 다시 걷는다. 그때는 시작점을 찾기 위해서 걸었지만, 지금은 20코스를 걷고 있다.

                           < 12:22, 세화민속 5일 장터 >

                          < 12:23, 구좌읍 해안도로 따라 >

                          < 12:27, 해안도로가의 음식점들 >

  구자읍은 한라산 북사면 저지대로 넓은 초지로 형성되어 당근·감자·양파·마늘 등이 재배되고, 귤은 일부 지역에서만 나온다. 해안선의 길이가 제주도내에서 가장 길어서인지, 해안도로 따라 걷지 않고 마을과 밭을 들락날락 한다. 행정구역은 동복리·김녕리·월정리·행원리·한동리·평대리·세화리·하도리·종달리·덕천리·송당리·상도리(12개리)가 있어, 20코스 전구간이 구좌읍에 해당된다. 장날이 아니어 텅 빈 세화민속 오일 장터와 해안도로 따라 해녀 박물관으로 간다.

                      < 12:27, 해녀박물관 입구 삼거리 >

              < 12:30, 20코스 종착지이자 21코스 출발지 표시석에서 >

                 < 12:31, 20코스 완주 스탬프를 패스포드에 찍고 >

  이번 일정의 첫날 짧은 21코스부터 먼저 간다고 왔던 해녀박물관을 두 번 찾게 된다. 제주해녀의 삶과 문화를 보여주는 박물관으로 제주 어촌과 해녀들의 일터인 바닷가 불 턱 등을 재현해 놓고, 해녀 옷, 테왁, 망사리 등 작업 도구도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매월 첫째 월요일은 휴관이고, 관람시간은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관람요금은 성인 1,100원이고 어린이는 무료 이다. 두 번 왔지만 갈 길이 바빠 관람하지 못하고, 정자에서 아내와 완주 축하 하이-파이브를 하고 잠시 쉬어 간다.

                       < 13:57, 동문시장내 광명식당 내부 >

                         < 13:59, 광명식당의 메뉴 >

                       < 14:02, 주문한 따로국밥의 식단 >

  해녀박물관의 주차장에는 버스종점도 같이 있어 제주행 간선 260번과 주변순환 지선 711-1번이 있다. 내려오니 바로 711-1번이 떠나려고 해서 탑승하여, 두정거장 뒤에 있는 세화환승정류장에서 하차한다. 101번 급행을 타려 했더니 25분정도 기다려야 해서, 대기 중인 201번 간선버스를 타고 동문시장입구에서 내린다. 어제 늦어서 맛보지 못한 광명식당을 찾아 순대국으로 점심을 한다. 수육을 시키기에는 점심이라 부담이 되어 따로국밥만 시켰는데, 맛 집답게 국물이 담백한 것이 맛있다.

                       < 14:31, 제주올레 간세라운지 >

                 < 14:37, 패스포트에 완주인증서 스티커 부착 >

                         < 14:38, 완주인증서 발급 >

  식사 마치고는 가까운 거리(15분정도)의 올레 간세라운지까지 걸어간다. 전 코스(26) 스탬프를 찍은 패스포트와 완주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더니, 담당직원은 친절하게 체크하여 보더니 스탬프를 빠짐없이 일목요연하게 잘 찍어 샘플로 하고 싶을 정도라고 칭찬까지 해준다. 패스포트 뒷장에 완주인증서 스티커를 부착해 다시주고, 완주인증서를 발행하여 준다. 부부가 함께 걸으면서 패스포트 하나만 찍어도 공동명의 발행이 가능하다는데, 힘들기는 해도 각각 받는 것도 의의가 있다.

                 < 14:39, 완주인증서를 들고 기념촬영까지 >

             < 14:55, 직원이 소개해준 맛 집은 다음에 들리기로 하고 >

            < 14:56, 맛집 옆에 있는 대중목욕탕(5,000원)에서 샤워하고 >

  친절한 관리 직원은 완주인증서를 들고 포토 존에서 기념촬영까지 해주고, 샤워할 목욕탕과 그 옆에 있는 맛 집인 칼국수 집까지 소개해줘, 다음에 찾을 올레꾼을 위해 소개한다. 16개월 만에 완주 증명서를 받으니, 걸으면서 있었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간다. 폭풍우속에 당산봉 오를 때, 폭염경보 사이렌 속에 마을 지날 때, 발가락의 물집으로 불편했던 걸음 거리, 정자에서 점심 후 한숨 자던 순간, 동네주민을 만나 이야기 하던, 정자에서 할머니가 먹으라고 건네주던 작은 옥수수,

  많은 오름, 곶자왈, 창공의 흰구름과 짙푸른 바다, 흰 포말의 파도, 맛 집의 음식들, 알바로 고생한 일 등 다 떠오르지 않는다. 아쉬운 것은 3코스와 15코스의 선택 길 중에서 쉬운 해변을 택한 것이다. 언제 제주에 와서 시간이 되면, 중산간 코스로 꼭 다녀오고 싶다. 캐리어를 맡겨 놓은 숙소로 돌아와 짐을 정리해 제주공항으로 간다. 수학여행과 관광시즌으로 제주공항은 초만원을 이뤄 혼잡하다. 김포행 KE1228(18:25)편으로 상경하여, 제주올레 대장정의 일정을 모두 마친다. 전 코스를 아내와 함께하여 더 기쁘고, 건강이 안 좋은데도 정신력으로 완주하느라 수고해주어 감사하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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