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연휴 둘째 날 학창 시절의 추억을 찾아 1호선 전철의 종점인 인천(옛날 은 하인천)으로 간다. 옛날 청소년 시절의 고향에는 인천을 다니던 연락선이 있는 작은 포구가 있었다. 곡창지대인 평야에 살던 이웃들은 1년 농사지은 쌀을 선박에 실어 쌀 도매상으로 보내었다. 자식들도 유학을 대부분 인천으로 보내고, 백미 판매한 대금 중 일부가 유학비에 충당되었다. 지금은 삽교천의 개발로 없어졌지만, 서울과 인천으로 올 때는 똑딱선으로 인천항까지 바다를 건너오는 낭만도 있었다.

          < 인천 북성동 차이나타운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1:40, 인천역 앞 광장 >

               < 11:41, 역광장의 이정표와 인천시 중구 홍보 하트 >

  어제에 이어 오늘도 집에서 나와 인천역까지 2시간정도 소요되는 먼 거리다. 5호선을 타고 신길역에서 1호선 급행으로 환승하고, 동인천역에서 내려 한 정거장 완행으로 바꿔 탄다. 인천역에 내려 역사를 빠져 나오는데, 어린 시절 찾았던 내부 모습은 변함이 없다. 옛날과 변한 것은 광장에서 야외 노래방 축제가 열려 많은 인파와 함께 즐거운 분위기이다. 어르신들의 길게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을 보고는 식사시간이 벌써 다가 왔음을 느낀다. 중구! 사랑의 하트가 좋은 일을 펼치고 있다.

              < 11:42, 맞은편 길 건너 차이나타운 입구(패루) >

                  < 11:45, 주 통로는 벌써 많은 인파가 >

              < 11:46, 옆에 있는 북성동 주민 센터(동사무소) >

  학창 시절 인천항 부두에서 내리면, 서울 가는 기차를 타려고 하인천역으로 왔다. 여유 시간에 따라 짧게는 건너편 차이나타운에서 짜장면으로 식사를 하든가, 월미도로 나가 바다를 구경했던 추억이 떠오른다. 횡단보도를 건너 패루를 지나면 경사진 언덕을 오르기 시작한다. 오르는 중간 우측에 중국식 새 건물이 있어 자세하게 보니, 이곳 북성동 주민의 동사무소이다. 주차장 옆은 커다란 용과 중국을 대표하는 동물 팬더와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벤치까지 있는 포토 존이 있다.

                        < 11:48, 새로운 공화춘 음식점 >

< 11:49, 소문난 화덕만두집 >

                       < 11:50, 만두 굽고 있는 두개의 화덕 >

  300m 정도 오르면 길이 양쪽으로 뻗어 있는 원조 짜장면 거리의 중심인 삼거리를 맞는다. 주변 상가들은 온통 붉은 색 간판과 홍등을 내걸어 마치 중국에 온 느낌이다. 1883년 인천항이 개항되자 중국인들이 모여 살면서 중국의 독특한 문화가 형성되어, 지금은 개항기의 이국적인 문화를 접할 수 있는 인천의 중요한 문화와 관광자원이 되었다. 짜장면의 창시자이자 초대사장을 한 우희광의 공화춘은 없어지고, 다른 분이 운영하는 같은 상호의 음식점이 규모면이나 늘어선 줄이 놀라게 한다.

                    < 11:51, 줄서서 화덕 만두부터 사고 >

                   < 11:53, 길거리 계란빵과 비슷한 홍두병 >

                      < 11:54, 양꼬치 판매점에도 줄은... >

  점심식사 하기 전에 맛이 있다는 화덕만두부터 줄서서 기다렸다가 산다. 가게 안을 들여다보니, 커다란 둥근 화덕 안쪽에다 만두를 붙여 구어 낸다. 1개에 2,000원 하는 만두는 속에 무엇을 넣느냐에 따라, 단팥, 호박, 고구마, 고기의 4종류가 있어 선택케 한다. 음식점은 물론 길거리 가판대에서 판매하는 상품들은 중국 음식들이다. 계란빵 같은 홍두병, 양 꼬치, 공갈빵, 아이스크림튀김 등의 줄이 길다. 찾아오는 관광객들은 평일에는 적지만, 주말과 공휴일은 성시를 이뤄 혼잡하다.

                     < 11:55, 아이스크림 튀김 점포에도 줄이 >

                   < 12:03, 줄을 서지 않고 바로 들어가는 음식점 >

                < 12:04, 공화춘 음식점이 있던 자리엔 짜장면 박물관 >

  어디를 가야 될지 망설일 정도로 많은 중국음식점들 가운데 줄서서 기다리는 곳과 바로 들어가는 곳이 있다. 식사시간이 되었기에 줄을 서서 기다리려고, 얼마 전에 T.V프로수요 미식회에서 방영되었던 음식점 신승반점을 찾아 나선다. 출발 전부터 그 맛 집을 찾아유니 짜장면을 먹겠다고 주문메뉴까지 정하고 왔다. 약도까지 머릿속에 그리고 왔지만 초행길이라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1983년 폐업한 공화춘 건물을 시에서 매입해 짜장면 박물관(입장료: 1,000)을 만들어 공개한다.

                < 12:06, 신승반점에서 번호표를 뽑고는(1) >

                   < 12:26, 송월동 동화마을 입구 >

                  < 12:27, 동화마을 안내도와 함께 >

  공화춘(共和春)의 유래는 중국의 신해혁명으로 공화정을 표방한 중화민국이 탄생하자,공화국의 봄이 왔다는 뜻을 담아 1912년경 업소의 명칭을 바꾸어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차이나타운의 관문이었던 패루(牌樓)를 지나자마자 우측에 바로 있는 신승반점을 위쪽에서 찾아 헤맸다. 다른 곳은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이곳은 첨단 번호표가 적용된다. 4인이하와 5인이상으로 번호표가 구분된다. 4인이하의 번호표 100번를 뽑았는데, 대기번호는 36번이다. 동화마을 부터 구경하고 오기로 한다.

               < 12:28, 마을 골목마다 화려한 색깔의 그림들이 >

                   < 12:29, 노란 코기리 카페가 있는 골목 >

                 < 12:30,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화의 벽화 >

  중심지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보아둔 이정표 따라 송월동 동화마을로 이동한다. 입구부터 허름했던 담장들은 화사한 빛깔로 그려져 동화책 속의 주인공들이 이야기를 주고받자고 할 정도로 가까이에 있다. 아무도 찾지 않았던 골목에는 벽화가 그려진 후, 주말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국내외 관광객이 몰려들어 골목을 가득 채운다고 한다. 어린아이들과 함께 온 젊은 부부들이 다른 세상에 온 듯 신기해하는 아이들의 표정을 사진에 담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니, 손자 생각이 나게 한다.

           < 12:50, 중심 삼거리에서 우측에 있는 삼국지 벽화거리로 >

                   < 12:51, 삼국지 벽화거리 오르막 >

                     < 12:52, 적벽대전 대형 벽화 >

  식당 대기번호가 신경 쓰여, 동화마을을 대충 돌아보고 신승반점에 도착(12:44)한다. 그동안 20번 정도만 줄어들었을 뿐, 2시간 이후에나 가능하다고 카운터에서 말한다. 다른 식당에 비해 규모가 작어 테이블수가 1층에는 12(4인기준), 2층은 다인 원탁이 3개 정도가 전부다. 또한 손님이 입장해 주문하면 그때부터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기다리는 시간도 길어서라고 양해를 구한다. 간식으로 시작한 화덕만두와 홍두병을 계속 먹으면서 자유공원을 오르는데, 삼국지 벽화거리를 만난다.

                    < 12:57, 자유공원 벚꽃 길로 올라 >

                     < 13:02, 맥아더 장군 동상 앞에서 >

                         < 13:32, 인천항과 월미도 >

  정기 운항하던 연락선이 있었기에 어느 도시보다 고향친구들이 많이 올라와 지내던 인천이었다. 학창시절에 친구들을 만나러 오면, 항상 올랐던 추억의 자유공원이다. 아내와 함께 그 추억을 떠 올리며 맥아더 장군 동상 앞에서 인증 샷을 찍고는 쉼터에서 남은 화덕만두를 해결한다. 인천항 주변을 조망해 보면서, 앞에 보이는 월미도를 추가하여 바다릏 보며 생선회를 먹고 가기로 한다. 마지막 남은 거리인 역사문화의 거리를 찾아 간다. 삼국지 벽화거리 밑의 계단으로 내려간다.

                    < 13:42, 공자 동상 아래 계단으로 >

               < 13:45, 일본식 목조건물의 역사 문화의 거리 >

                < 13:51, 일제 강점기 시절의 조선은행 건물 >

  노나라(魯國) 출생인 공자의 이름은 구(), 자는 중니(仲尼)이며, 중국 춘추시대의 위대한 정치가이자 교육가이면서 유가(儒家)의 창시자라고 동상 아래에 설명하고 있다. 계단으로 내려가 왼쪽 방향으로 중구청까지 가면서 목제로 된 일본식 건물들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다시 계단 아래로 돌아와 반대의 우측 방향으로 가니, 일제 강점기 시절에 시용했던 조선은행 건물이 잘 보전되어 있다. 다시 신승반점으로 가는 길에 해안 천주교 성당이 위치하고 있어, 잠깐 들어가 본다.

                  < 13:59, 신승반점 옆 골목의 밴댕이회 거리 >

              < 15:12, 유니 짜장면(보통:8,000, 곱배기:9,000) >

                  < 15:25, 차이나 거리를 떠나 월미도로 >

  밤이 되면 약주를 좋아하는 어른들이 찾는다는 밴댕이회 거리가 옆에 있다. 차례가 궁금하면 전화하라고 명함을 받았지만, 더 이상 볼 것이 없어 오후 2시에 도착한다. 6팀 정도가 남아, 주위에서 45분여 보내다 입장한다. 음식을 주문하고도 20여분을 또 기다린다. 현 음식점은 짜장면의 창시자인 우희광(于希光, 1886~1949)의 외손녀가 운영하고 있으며, 당시 종사자들은 대만으로 모두 돌아갔다. 작게 썬 재료들을 잘 볶아 만든 유니 짜장면(보통 짜장면: 4,000)을 시켜 먹으니 맛있다.

             < 인천 중구 관광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5:51, 해안가 유원지 음식점 상가 >

                     < 15:59, 유람선 선착장과 바다 >

  자유공원 만큼 자주 갔던 월미도는 계획에 없었는데, 공원에서 바다를 조망해 보고는 추가한다. 인천역으로 내려가 시내버스에 오르니, 휴일 교통체증에 시달린 기사는 걸어도 10분 거리인데 뭘 타고 가려고 하느냐고 투정이다. 그러나 막상 이 더운 날씨에 걷는다면, 30분은 족히 걸릴 거리이다. 시원한 바닷바람과 갈매기 그리고 유람선과 푸른바다를 바라보니 가슴이 탁 트인다. 각종 이벤트성 공연이 공연장에서 펼쳐지고, 위락시설 놀이기구에서 들리는 비명과 함성이 즐거움을 전한다.

                  < 16:09, 월미산 등산로 및 산책로 입구 >

                        < 16:14, 성곽과 이정표 >

                          < 16:23, 갈림길 이정표 >

  해안선 따라 끝까지 들어가니 더 이상 갈 곳은 마땅치가 않고, 산으로 올라가는 들머리가 보인다. 아내와 서로 오르자는 말이 없었는데, 둘이는 데크 계단을 오르고 있다. 이정표는 월미산 정상까지는 1km 이고, 산책로는 월미 노을길과 산마루길이 있는데 각기 반대방향으로 간다. 육지 같은 섬을 여러 차례 왔었지만, 이렇게 산 이름까지 붙여진 뒷동산이 있는 줄은 몰랐다. 해발 108m의 낮은 산이지만, 쉬지 않고 단숨에 오르니 숨차기는 마찬가지다. 중간의 산성도 아름답게 복원해 놓았다.

                     < 16:28, 월미산(月尾山, 108m) 정상 >

                    < 16:31, 작약도와 영종대교 방향 조망 >

             < 16:37, 월미공원 물범카가 유원지부터 정상 아래까지 운행 >

  20여분 만에 월미산 정상을 밟으니, 인천 앞바다와 주위 섬들의 조망이 탁월하다. 원래 군사보호구역으로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다가 2001년 개방되어 시민의 품으로 돌아 왔다. 정상에 올랐으니 인증 샷은 필수로 한 장 남기고, 반대편 방향에 있는 전망대로 간다. 오르고 내리는 것이 불편한 관광객들을 위해 유원지부터 정상 아래까지 운행하는 물범카가 인상적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마스코트였던 물범을 사용한 물범카이다. 오후 530분이 막차이고, 1회 편도가 1,000원이다.

                     < 16:39, 월미 달빛마루(전망대) >

                  < 16:55, 전망 카페테리아에서 커피 한잔 >

                < 20:48, 집근처 식도원 일식집에서 뒤풀이 >

월미 달빛마루 전망대는 5층까지 있지만, 산 높이를 감안하면 인천항만이 모두 내려다보인다. 바다에서 항만으로 오고 가는 선박을 보면서, 아내와 커피를 마시며 나누는 이야기는 끝날 줄 모르고 길어져 간다. 산을 오르내리었으니, 월미도 횟집에서 회 한사라 먹게 될 줄 알았는데, 짜장면 곱배기가 이를 취소하게 한다. 인천역(18:40)에서 귀가 길에 올라 숙성된 회만 고집하는 집근처 식도원에서 뒤풀이 한다. 부드러운 회 맛이 바다에서 먹는 것보다 더 맛이 있다. 7시간에 걸친 학창시절의 추억 찾기도 막을 내린다.

 

                                                     2015. 5. 2(). 인천 차이나타운과 월미도를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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