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 일시: 2015718()

2) 산행 코스: 추성리탐방센터(주차장)고개마루정상교두지동두지교

                   →칠선교(출렁다리)옛칠성동마을터선녀탕옥녀탕비선담

                   →비선교(출렁다리)비선담지킴터원점회귀(주차장)

3) 산행 시간: 1110~1600(4시간50),       9km추정(왕복)

4) 산행 인원: 산수 산악회,        23명과 함께

5) 날 씨 : 맑 음

6) 산행 후기

  태풍찬홈낭카가 다행이 비켜간 후에 찾아온 무더위, 지리산 칠선계곡(智異山 七仙溪谷)으로 피서 산행을 떠난다. 10년간 자연휴식년제(1999~2008) 도입으로 출입이 금지되었다가 부분적으로 개방하고 있는, 때 묻지 않은 신비의 원시림 계곡으로 간다. 1회 월요일만 국립공원 직원과 함께 사전예약을 하고 천황봉까지 오를 수는 있지만, 오늘 가는 구간은 자유로이 누구나 오를 수 있는 비선담 통제소까지이다. 지하철 신사역 5번 출구에서 당일 일정으로 710분 출발한다.

                                             < 오늘의 산행코스 >

                               < 지리산 칠선계곡과 둘레길의 안내도 >

                              < 10:40, 아름다운 오도재 고개를 넘어 >

  전날에 통과한 태풍낭카의 진로 때문인지 신청인원이 적어 버스 좌석은 절반이나 비었다. 설악산의 천불동 계곡, 한라산의 탐라계곡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계곡이라 하여 가보고 싶었던 곳으로 아내와 함께 한다. 인삼랜드 휴게소(9:05~9:25)에서 쉬었다가 함양I.C(10:25)로 빠진다. 건설교통부가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함양 오도재(773m)를 곡선 차도 따라 오른다. 오르는 길에는 지리산 조망공원이 있고, 오도재 정상에는 큰지리산 제1관문이 차도 위에 세워져 있다.

                                   < 11:10, 추성리 마을 주차장 >

                           < 11:14, 포장길 따라 팔각정 쉼터도 지나고 >

                                 < 11:17, 마을의 칠선교를 지나 >

  경남 함양군 마천면 추성리에 11시가 넘어 도착하니, 넓은 주차장은 전국에서 온 대형버스들로 혼잡을 이룬다. 마을 이름을 따서 추성계곡으로도 불리는 지리산의 대표적인 계곡으로 험난한 산세와 수려한 경관을 간직하고 있다. 천왕봉 정상에서 마천면 의탄까지 장장 18km에 걸쳐 7개의 폭포와 33개의 소()가 펼쳐져 무더운 여름의 산행지로는 최적지라고 한다. 산행 마감시간 1620분에 맞추어 마을길을 올라 산행을 시작한다. 팔각정 쉼터와 마을 아래 계곡을 넘는 칠선교도 지난다.

                        < 11:24, 보도블록이 깔린 언덕을 힘겹게 올라 >

                       < 11:38, 고개 마루를 넘어 계곡이 시작되는 지점 >

                           < 11:44, 편안한 흙길에 있는 짧은 정상교 >

  주차장에서 마을 쪽으로 보이는 산 능선의 낮은 곳을 넘어야 하기에 계속되는 오르막이다. 두지동이 1km 남았다는 이정표부터는 경사도 급해지며, 바닥은 보도블록으로 깔리고, 그늘이 없어 뜨거운 햇볕을 그대로 받으니 모두 힘들다. 고개 마루(11:34)를 넘으니, 가야될 칠선계곡이 깊게 펼쳐진다. 시작 지점 인증 샷을 찍고는, 편안하고 시원한 흙길 따라 여유 있게 걷는다. 짧은 다리에도 정상교라는 이름이 붙어 있다. 같이 온 일행들은 대부분 앞질러 가고, 예외 없이 오늘도 후미신세다.

                                < 11:46, 아직도 선녀탕 까지는 2.2km >

                                    < 11:50, 두지동 두지산장 >

                            < 11:52, 백무동 가는 갈림길 안내판 >

  지리산의 주능선은 성삼재에서 천왕봉까지 이르는 27km이고, 그 능선 주위에는 20여개의 거봉들이 솟아 있다. 동북방향에 있는 제석봉과 중봉 사이로 흘러내리는 것이 칠선계곡이다. 이웃하고 있는 백무동 계곡(한신계곡)은 영신봉과 칠선봉 사이로 흘러내리는 계곡을 말한다. 마을 모양이 옛날 쌀이나 보리 등 곡식을 담아 두고 먹던 나무로 만든 뒤주 같다고 하여 붙여진 두지동 마을이다. 두지산장 외 다른 한곳에서도 음료수와 주류를 판매하는 휴게소가 있어, 산객들이 많이 쉬어간다.

                  < 11:53, 두지교 앞 이정표(추성 1.5km, 비선담 2.3km) >

                      < 11:56, 통제문 안으로 들어서면 대나무 숲 >

                         < 11:57, 긴 데크 아래는 계곡이 함께 >

  백무동으로 가는 갈림길 안내판을 보니, 오래전에 그 곳에서 지리산 천왕봉에 올랐던 기억이 새롭다. 백무동에서는 세석대피소나 장터목대피소로 올라 정상을 밟는다. 두지교 앞에 있는 이정표가 오늘의 산행거리를 설명해 준다. 주차장에서 온 거리가 1.2km에다 비선담까지 2.3km를 남기고 있으니, 전체거리는 3.8km이지만 통제소까지의 거리가 추가된다. 정상인 천왕봉은 남은 거리가 8.2km이니, 전체길이는 9.7km로 먼 거리이다. 옛날에는 이곳까지만 개방을 했었는지, 통제하는 문이 있다.

                      < 12:02, 칠선교 아래 계곡으로 잠깐 내려 왔다가 >

                           < 12:15, 바위에도 이끼가 껴 초록물결을 >

                           < 12:09, 계곡을 건너는 칠선교 출렁다리 >

  긴 데크를 걷다 보면 그동안 보고 들을 수 없었던 계곡의 정취를 느끼게 한다. 시원스런 물 흐르는 소리와 함께 암반 사이로 굽이쳐 흐르는 절경이 계속 이어진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계곡으로 내려가 아름다운 풍경에 한동안 넋이 나가기도 한다. 계곡을 벗어나면 햇볕이 들지 않는 울창한 숲속은 바위와 고목들마저 온통 이끼로 감싸 초록의 물결이다. 계곡을 건너는 칠선교 출렁다리는 2011년 태풍무이파로 유실되었다가, 3년 전에 복원한 새 다리로 재미있게 웃으면서 넘는다.

                          < 12:02, 계곡 위 산비탈을 오르내리면서 >

                                < 12:26, 옛 칠선동 마을 터 >

                       < 12:27, 높은 산비탈을 안전하게 가는 데크 >

  출렁다리를 건너고 부터는 본격적인 산행으로, 계곡 위 산비탈을 오르내리면서 고도를 올린다. 산악회는 초보뿐만 아니라 왕초보도 트레킹이 가능한 코스라고 공지해, 둘레길 정도의 편한 길로 예상했었는데 그게 아니다. 출렁다리까지 와서 계곡에서 쉬다가 돌아가면 맞지만, 그 이후는 거친 등산로이기에 초보도 어려운 코스로 보인다. 지금은 영업을 하다가 비어있는 것으로 보이는 칠선동 마을 터를 지난다. 등산로 우측은 계곡까지 낭떠러지 비탈로 위험해서 안전한 데크도 설치되어 있다.

                       < 12:35, 우측 낭떠러지 비탈 곳곳에 위험표시 >

                                < 12:45, 돌계단이 힘들게 하고 >

                        < 13:02, 선녀탕이정표.  다리를 건너 >

  「급경사 지형으로 안전사고 다발 구간으로 위험하니, 보폭은 좁게 천천히 산행 하세요란 위험 표시판을 난간 줄 곳곳에 매달아 놓았다. 식사하기 좋다는 선녀탕은 보이지 않고, 새벽부터 나와 시장기를 느끼니 더 피로가 가중된다. 시간은 자꾸 흐르는데, 충분하다고 한 5시간10(11:10~16:20)내에 원점회귀할지 불안하다. 아름다운 풍경의 선녀탕에 도착해서, 아침에 들었던 칠선계곡의 유래를 떠 올린다. 어느 날 곰이 목욕을 즐기던 일곱 선녀의 옷을 훔쳐서 바위틈 나뭇가지에 숨긴다.

                                  < 13:04, 다리 위에서 본 선녀탕 >

                      < 13:15~13:50, 선녀탕 위 돌멩이가 있는 바위에 앉아 식사 >

                               < 13:52, 선녀탕 바로 위가 옥녀탕 >

  숨긴 곳이 나뭇가지가 아닌 사향노루의 뿔에 걸어 놓아, 선녀가 옷을 찾아 헤매는 것을 본 노루는 자기 뿔에 걸려있던 옷을 선녀들에게 갖다 준다. 감사히 여긴 선녀는 사향노루를 칠선계곡에 살게 해주었고, 곰은 계곡에서 추방되었다는 전설이다. 작은 폭포가 떨어지는 선녀탕 위 바위에서 물소리를 들으며 식사를 한다. 앞으로 남은 옥녀탕과 비선담의 거리가 얼마 남았는지 개념도를 보아도 알 수가 없다. 불안하여 일찍 마치고 다시 오르기 시작하는데, 옥녀봉은 선녀봉 바로 위에 있다.

                            < 13:53, 계곡 옆으로 비선담을 향해 >

                           < 14:00, 너덜 길이 한동안 이어지고 >

                 < 14:03, 비선담(해발, 710m) 이정표(통제소까지 0.4km) >

  선녀탕 부터는 계곡과 비슷한 높이로 등산로가 있어 위험하지는 않으나, 너덜 길과 바위들이 돌출되어 있어 조심스럽다. 입구에서는 많은 인파가 줄지어 오르더니, 이제는 산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비선담을 알리는 이정표를 보니, 주차장에서 이곳까지는 3.9km, 여기서부터 통제소 0.4km, 칠선폭포 1.5km, 천왕봉 5.8km이다. 칠선계곡의 핵심은 칠선폭포라고 하는데, 통제소에서 약 1km밖에 안되는데 더 이상 갈 수 없어 아쉽다. 비선담 높이만 보더라도 만만하게 쉽게 볼 등산코스는 아니다.

                                   < 14:03, 출렁다리 비선교 >

                              < 14:04, 다리 위에서 본 비선담 >

                       < 14:04, 다리가 끝나는 왼편에 있는 지킴터 >

  비선교 출렁다리는 비선교보다 밑에가 보이는 사각형 철망으로 걸을 때마다 위 아래로 흔들려 더 겁나게 만들어 놓았다. 다리 위에서 내려다보는 비선담은 에메랄드 빛을 띄워 숲과 함께 아름답다. 다리가 끝나는 왼편의 비선담 지킴터는 국립공원 직원들이 상주하면서 통제하는 것 같은데, 오늘은 인기척이 없다. 지리산을 찾는 수많은 산객들이 칠선계곡(추성계곡)을 꼭 등반하고 싶어 하지만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그만큼 이 계곡은 날카롭고 험준하여 많은 생명이 희생되기도 했다고 한다.

                  < 14:05, 통제소로 오르며 뒤돌아본 비선교와 계곡 >

                     < 14:12, 계곡 곳곳에는 작은 폭포와 소()>

                         < 14:16, 통제 및 일부 예약 운영 안내문 >

  지킴터를 지나서도 10여분 이상 올라야 통제지점이고, 비선교 주위는 암반 위의 힘찬 물줄기와 소는 울창한 숲과 어우러지는 절경이 계속되어 잠시도 눈을 돌릴 수가 없다. 안내문에는 지정된 일자에 탐방예약 하면, 공원 가이드가 함께 한다고 한다. 1년 중에 4개월만 천왕봉은 평일인 월요일만 가능하고, 3층 폭포까지 갔다가 되돌아오는 것도 토요일만 되니, 보통사람들은 오르기가 힘든 실정이다. 그래서인지 펜스로 만든 잠겨 진 문을 넘어 폭포까지 다녀오는 젊은이들은 보기가 안 좋다.

                              < 14:16, 더 이상 오를 수 없는 계곡 >

                           < 14:17, U-턴 지점, 통제 안내문 앞에서 >

                        < 14:38, 하산하면서 보는 계곡은 다른 모습이 >

  이 계곡의 백미는 칠선폭포라 하는데, 통제 문이 1km 뒤에 있었으면 좋으련만 아쉽다. 칠선폭포 외에도 대륙폭포와 3층폭포가 있어 폭포수골이라 불린다. U-턴 지점인 통제문 앞에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인증 샷을 찍고는 하산을 서두른다. 이제 남은 시간은 2시간, 하산은 여유 있지만 발 담그고 쉴 시간이 없다. 내려오면서 보는 계곡은 다른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선녀탕 부근에 나이든 여성이 의식을 잃어 누웠고, 일행들은 119신고 한지 1시간이 되었다면서 간호에 최선을 다한다.

                          < 14:38, 날머리 근처의 밭에 핀 도라지 꽃 >

             < 14:58, 주차장이 바로 앞에(건너편 지붕 위로 보이는 서암정사) >

                          < 21:34, 집근처 양푼 김치찌개로 뒤풀이 >

  구조 소방대원 5~6명이 곧 올라오고, 그 뒤 헬기가 와서 환자를 싣고 내려간다. 우리세대가 겪어야 할 상황이 아닌가 생각하고, 환자가 무사하기를 기원하면서 하산한다. 공지에 시간이 되는 사람은 서암정사를 다녀오라 했는데, 건너편 산 중턱의 사찰로 추정되어 포기한다. 왕복 9km, 수직고도 440m 밖에 안 되는데, 무더운 날씨 속에 바람이 없어 힘들었다. 시간이 없어 피서는 못하고, 우리나라 3대 계곡중 하나인 칠선계곡을 아내와 함께 가 본 것으로 만족한 산행이었다. 늦은 귀가 길에 집근처의 식당에서 먹은, 뒤풀이 음식인 돼지고기가 듬뿍 들어 간 양푼 김치찌개가 맛있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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