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더위에 산을 오르는 것은 쉽지 않아, 대부분의 산객들은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을 많이 찾는다. 계곡 대신에 드넓은 한강의 두물머리에서 연꽃을 보면서 더위를 잊고자, 아내와 함께 양수리의 세미원(洗美苑)으로 간다, 여름에 연꽃을 보기위해 수차례 찾았지만, 만발한 꽃을 본 기억이 없어 기대하고 떠난다. 세미원만 가는 것은 단조로울 것 같아, 이 고장(양평군)의 인물인 여운형 선생의 생가(기념관)를 먼저 들리고, 일반인도 즐겨 찾는 부용산을 넘어 주 목적지로 가는 일정이다.

                        < 중앙선 신원역 1번 출입구 >

                  < 1번 출입구 우측에 여운형 생가 가는 길 >

                  < 어록 길(140m) 시작의 몽양 유객문(留客文) >

  중앙선 신원역 1번 출입구로 나오면, 우측에 여운형선생 생가(400m) 안내 표시가 있다. 신원역에서 생가 까지는 650m(도보: 7)로 가깝다. 굴다리 밑을 통과해 언덕을 오르면, 우측으로 폐도인 구 길에 몽양 유객문을 시작으로 어록 비 16기가 세워져 선생의 일생을 사전에 알고 오르라고 한다. 치마폭에 태양을 받는 태몽을 꾸어 몽양(夢陽)이란 호를 지닌 여운형(呂運亨,1886~1947)선생은 이곳에서 태어나서 1908년까지 거주했고, 해방전후인 1940년대까지 종종 내려와 지내셨다고 한다.

                        < 아래층, 몽양 기념관 >

                     < 기념관 입장, 입구의 포토 존 >

                    < 몽양 선생과의 기념사진 찍는 코너에서 >

  입장료는 성인기준 1,000(경로는 무료),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기념관은 민족의 독립과 통일을 위해 일생을 바친 민족지도자였던 선생의 삶을 올바로 알리고, 그 뜻을 널리 선양하고자 20111127일 개관하였다. 단층의 기념관은 선생의 쓰시던 가구, 서거 당시의 혈의 와 장례식 만장 등의 유물과 사진, 영상을 통해 선생의 삶과 사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입구의 포토 존 이후 사진촬영은 안되고, 마지막에 여러 화면에서 골라 선생과 함께 기념사진 찍는 코너가 있다.

                       < 기념관 위층, 생가 입구 대문 >

                         < 생가 안채의 모습 >

                      < 선생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 >

  상주하는 문화 해설사가 기념사진 찍는데 도움을 주고, 아직도 선생을 좌익으로 잘 못 인식하는 분들을 위해 자세한 설명까지 해준다. 박헌영이 이끄는 극좌도 아니고, 이승만의 한민당이 주도하는 극우도 아닌, 좌우합작운동으로 독립과 통일을 이루려 애쓰다가 1947년 서울 혜화동 사거리에서 극우파 19세 소년으로부터 2발의 권총사격을 받고 피살되었다. 생가는 6.25전쟁 중에 소실되었다가 20115월 복원하면서 기념관도 함께 지었다고 한다. 등산로와 연결되어 있어, 부용산을 오른다.

부용산 등산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부용산 정상(366m, 부인당, 삼각점) >

               < 부용산 정상 전망대에서 본 두물머리 풍경() >

  산이 푸르고 강물이 맑아 마치 연당(蓮堂)에서 얼굴을 마주 쳐다보는 것 같다고 하여 붙여진 양평의 부용산(芙蓉山, 366m)은 산이 육산이며, 높지 않고, 산행거리도 짧아,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많이 오르는 산이다. 산을 자주 찾는 산객들은 옆에 있는 청계산과 연계하여 국수역을 출발하여 양수역까지 온다. 3시간 정도면 충분한 부용산 등산이 연계산행하면 6시간정도로 늘어난다. 신원역에서 1시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고, 정상의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두물머리 풍경이 아름답다.

                          < 하계산 정상(326m) 표시석 >

                          < 중앙선 양수역 1번 출입구 >

               < 세미원 관광 안내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부용산 정상까지는 가파르게 오르지만, 이후는 울창한 숲속 능선을 삼림욕 하듯 오르락내리락하면서 편안히 간다. 중간에 약간의 오르막을 오르면 하계산 정상까지 밟을 수 있으니, 이는 덤이다. 위험한 곳이 없어 남녀노소 누구나 산책하듯 거닐만한 산으로 추천하고 싶다. 양수역 2번 출입구에 도착해 1번 출입구로 나와, 일정 중 하이라이트인 세미원으로 직진한다. 지금까지는 승용차로 세미원을 찾았지만, 오늘은 대중교통(전철)을 이용해서, 걸어도 거리가 짧아 (700m) 쉽게 도착한다.

                         < 세미원 입구의 연꽃 박물관 >

                            < 입장권 구입 매표소 >

                             < 불이문(不二門) >

  세미원 입구의 높은 건물인 박물관은 연꽃을 소재로 한 생활용품, 연 음식, 옛 문서 등 연꽃 문화를 관람할 수 있다는데 들어가 본적은 없다. 매표소 밖에 있어 언제라도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일까, 다음에는 꼭 들려야겠다. 입장 요금은 성인기준 5,000원이고, 학생이나 경로우대는 2,000원 할인되어 3,000원이다. 사람과 자연은 둘이 아니고 하나라는 우리 민족의 자연철학 사상을 담은 불이문으로 입장한다. 최근에 온 것이 초등학교 친구들과 3년 전에 왔는데, 우연히 날짜가 오늘로 같다.

                          < 한반도 모양의 국사원(國思園) >

                    < 들어가는 입구 양쪽으로 설치한 징검다리 >

                       < 항아리에서 물을 뿜는 장독대 분수 >

    한반도 모양의 연못에 백수련을 심고, 소나무와 무궁화를 둘러 심어 나라사랑의 마음을 키우도록 한 국사원이다. 제주도, 울릉도, 독도 등을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입구 양쪽에 시냇물이 흐르도록 하고, 가운데 징검다리를 놓아 시원하게 건넌다. 더 맑고 아름답고 풍요로운 한강과 국가와 가정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으로 장독대 분수를 만들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공기가 통하는 옹기로 만들어진 분수는 한강 물을 옹기를 통해 청정한 물로 만들겠다는 양평 군민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 장독대 분수를 배경으로 인증 샷 >

                 < 홍련지 와 백련지 사이 물고기 모양 이정표 >

                    < 우측 홍련지의 연꽃들이 많이 떨어져 >

  장독대 분수를 나오니, 삼거리 갈림길에서 이정표가 길을 안내한다. 우측은 홍련지, 좌측은 백련지로 구분한다. 최대 관심사는 연꽃의 개화 상태이었는데, 꽃이 다 떨어지고 피어있는 꽃마저 간밤에 내린 비로 꽃잎들이 밑으로 처져 있다. 지금까지 축제기간에 왔던 기억으로는 최악의 상태이다. 3년 전 같은 날에 친구들과 왔을 때는 만개하였는데, 아마도 금년은 5월부터 일찍 찾아온 무더운 날씨 때문에 미리 피었던 것 같다. 아직 축제는 이달 말까지 남았는데, 내년을 기약해야 할 듯하다.

                    < 찾아보기 힘든 만개한 홍련(紅蓮) >

               < 일심교(一心橋)로 백련지 연못 중앙을 가로질러 >

                  < 전통놀이 한마당 무대에선 작은 공연이 >

  다양한 주제로 만들어진 6개의 연못 중에서 백련 꽃만 피는 백련지는 중앙을 걸을 수 있게 외돌다리 일심교가 놓아져 있다. 중간 중간에 서로 교차하며 피할 수 있도록 좁은 다리를 겹쳐 놓아 양보와 배려의 마음을 배우게 했다. 청순가련(淸純可憐)한 모습의 백련은 홍련에 비해 보기 어렵다더니 전혀 볼 수가 없다. 연꽃하면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화려한 색깔의 홍련을 연상한다. 활쏘기, 제기차기, 투호, 윷놀이 등 다양한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한마당에선 작은 공연이 펼쳐진다.

               < 물을 보면서 마음을 씻으라는 세심로(洗心路) >

세심로 우측의 홍련지를 보면서 >

                  < 세심로 좌측의 부들을 보며 추억을 >

  빨래판 길 위를 걸으면서, 스치는 바람 말없는 물소리에 마음을 씻어 보라 한다. 물을 보며 마음을 씻는 관수세심(觀水洗心), 꽃을 보며 마음을 아름답게 하는 관화미심(觀花美心)이라는 뜻이 담긴 길이라고 한다. 세심로 우측으로 길게 이어지는 홍련지는 한강이 가까워서일까 연꽃이 입구보다는 많이 피어 있다. 아이들이 즐겨 먹는 핫도그를 연상시키는 부들은 개울가나 연못가에서 자생한다고 한다. 어린 시절 줄기를 꺾어 부드러운 방망이로 친구들을 때리면서 놀던 추억이 떠오른다.

                      < 사랑의 연못, 포토 존에서 >

                      < 사랑의 연못, 아치형 다리 >

                    < 사랑의 연못, 동전 던져 행운을 >

  사랑의 연못은 수련을 사랑한 화가 모네의 정원이라고 한다. 남한강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이루는 연못에는 노란 수련 꽃이 피어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연꽃과 수련을 구별하지 못하는데 차이점은, 넓은 잎에 물방울이 또르르 맺히는 연꽃에 비해, 수련은 잎이 작고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다. 연꽃(6월말~8월말)은 물위로 꽃대가 높이 올라와 흰색이나 분홍색의 꽃을 피는데 비하여, 수련(5월초~7월말)은 다양한 색깔의 꽃을 수면위에서 핀다. 밤에 조명이 들어와야 멋있을 포토 존에서 한 장...

                       < 수련 연못과 이웃하는 홍련지 >

                       < 배다리. 열수주교(洌水舟橋) >

                        < 44척 위에 다리를 놓아 >

  경기도가 많은 예산을 들여 국유지인 하천부지(양평군 양서면) 18의 면적에 조성한 수생식물 공원인 세미원이지만 그 중에서 제일 볼거리는 국내 최고라고 하는 연꽃 정원이다. 연꽃이 만개한 시기를 맞춰오지 못하면, 다른 볼거리 들은 흥미를 끌지 못한다. 정조 임금의 효와 정약용 선생의 지혜를 기리는 44개의 배로 연결된 배다리 열수주교를 절반정도만 건넌다. 양쪽 다리 끝에는 홍살문이 세워져 있고, 다리 건너편은 두물머리이다. 세심원 입장하는 제2의 매표소가 그 곳에 있다.

                   < 배다리에서 본 두물머리 남한강 변의 풍경 >

                       < 약속의 정원, 세한정(歲寒庭) >

                    < 세한정 안의 아름다운 사연이 있는 집 >

  배다리를 절반쯤 건너다가 남한강변에 자생하고 있는 연꽃들을 보고는 다시 돌아온다. 세미원만 찾는다면 매표소를 지나, 두물머리까지 돌아보는 것이 정해진 코스이다. 여운형생가와 부용산까지 트레킹 하느라 체력이 많이 소진되어 두물머리는 포기한다. 들어왔던 세미원 정문으로 향하면서 보지 못한 정원과 연못 등을 추가한다. 서로 아끼고 배려하자는 약속의 정원 세한정은 별도의 공간이다. 정원 안에 있는 건물 안에는 추사 김정희 선생과 제자 이상적의 아름다운 사연이 담겨져 있다.

                         < 소원을 들어주는 나무 >

                    < 도자기 분수의 작은 연못과 조각품들이 있는 정원 >

                       < 정겨운 물레방아 등이 있는 연못 >

  세한정에서 관람객들은 종이에 열심히 소원을 적더니, 담 밖의 소원의 나무에 걸어놓고 소원을 빈다. 출구 방향에는 조각품 등을 전시하는 작은 정원과 각종 소품들을 이용해 연못들을 아담하게 꾸며 놓았다. 마지막으로 빅토리아 연못에 있는 외래 품종 빅토리아 수련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아마존의 거친 환경에서 살아남고자 온몸을 가시로 무장한 수련의 거대한 잎이 신기롭다. 개화 시기는 7월부터 8월까지라 하는데 꽃은 보이지 않는다. 모든 일정을 끝내고 뒤풀이를 하러 집근처로 간다.

                       < 빅토리아 연못의 빅토리아 수련 >

                       < 옛 맛을 찾아 둔촌동 삼계탕 집으로 >

                        < 변함없는 삼계탕 식단(13,000) >

  오늘이 초복이니 보양식이나 하자고, 집 근처의 자주 다니던 고래 삼계탕을 찾는다. 복날 이라고 이른 저녁인데도 식당 안은 초만원으로 정신이 없다. 주인과 종업원들은 손님을 빨리 회전시키려고 삼계탕에 따라 나오는 작은 인삼주 한잔도 없다. 소주를 주문하면 오늘은 팔 수 없다고 하고서는, 손님을 보아 가면서 몰래 가져다주던가, 몰래 큰 컵에 따라 주는 등 얄팍한 상술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돈 많이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손님을 차별하고 손님을 돈으로 보는 상술은 고쳐져야겠다.

 

                                  ‘16. 7. 17() 여운형 생가와 세미원을 다녀와서...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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