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 시 : 2020년 10월 25일 (日)
2) 트레킹코스: 솔밭공원(북한산둘레길 1구간)→이용문장군묘소→손병희선생묘소→우이령입구(20구간)
→연산군묘→정의공주묘(19구간)→바가지약수터→쌍둥이전망대→무수골(18구간)
→도봉사→도봉탐방지원센터→도봉산역→서울창포원(서울둘레길 시점이자 종점)
3) 트레킹시간:10시33분~15시40분(점심시간 55분포함,5시간7분), 34.5km중 10.9km
4) 트레킹인원: 작은 손자, 아내와 함께, 난이도: 중(中)
5) 날 씨 : 맑 음
6) 트레킹 후기
지난 5월31일 손자와 아내랑 함께 걷기 시작한 서울둘레길 전 코스를 5개월 만에 완주하는 날이다. 서울둘레길 완공(2009년~2013년)무렵에 아내와 처음 완주하고, 이어서 초등학교 동창들과 두 번째 완주를 했다. 이번은 어린 손자와 세 번째 완주여서 그 의의가 크지만, 한편으로는 초창기에 없었던 스탬프 날인에 의한 완주증 발급에 기대가 크다. 오늘은 1구간(소나무숲길, 3.1km), 20구간(왕실묘역길, 1.6km), 19구간(방학동길, 3.1km), 18구간(도봉옛길, 3.1km)을 합해 총 10.9km를 간다. 지난주와 거리는 비슷하나, 난이도는 낮은 편이다.
< 서울둘레길 제8 북한산 코스 개념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 10:33, 솔밭 근린공원 입구 진입(1구간 역방향 시작지점) >
< 10:40, 솔밭공원 대각선 방향 출구로 나와 >
오늘은 종착지인 창포원 둘레길안내센터 근무시간(9시~18시)전에 도착하여 완주증을 발급 받아야 하기에 일찍 서두른다. 지하철 5호선을 타고 청구역에서 6호선으로 환승하여 보문역에서 내려 우이~신설 경전철을 이용한다. 무인 시스템으로 2량만 운행되는 미니 지하철로, 손자는 지난주에 이어 처음 타기에 맨 뒤 창에서 터널 속을 달리는 모습을 보며 신기해 한다. 지난번에는 솔밭공원역이 멀어, 한 정거장 전인 4.19묘지역에서 내리니 가깝다. 1번 출구로 나와 길 건너 솔밭공원으로 진입해, 대각선 방향의 출구로 나와 주택가로 간다.
< 10:41, 주택가 골목길로 >
< 10:50~10:56, 이용문 장군 묘소 입구에 있는 중간대문에서 준비 >
< 11:01, 산 능선을 올라 우이동으로 >
솔밭공원에서 방향을 잘 선택해야 둘레길 코스를 찾는데 어려움이 없다. 공원이 넓기 때문에 7년 전에 두 번씩이나 길을 못 찾아 애를 먹어서, 오늘은 집중해 이정표나 리본을 잘 보고 가니 쉽다. 산 아래 주택가 골목 따라 올라가니, 이용문 장군 묘소 입구에 1코스 소나무숲길 중간대문이 있다. 대문 왼쪽은 막다른 길로 장군묘소가 위치한다. 장군은 6.25당시 최후까지 수도 서울을 사수하고, 적 치하에서 9.28 수복까지 3개월 동안 남산에서 게릴라전을 지휘하며 암약했다. 중간대문에서 산행 준비를 마치고 숲속 능선을 넘어 우이동으로 향한다.
< 11:05, 1구간 포토 존 소나무 쉼터 >
< 11:18, 마을 주택가 옆으로 내려와 >
< 11:24, 마을 고개를 넘어 손병희 선생 묘역으로 >
능선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오니, 1구간 포토 존이라 안내하는 소나무 쉼터가 있다. 넓은 공간에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과 주민들이 산책 나와 휴식을 취하고 있다. 둘레길 탐방객수를 조사하는 기기를 통과하여 마을로 내려오니, 우측 한가운데에 우이 제일교회(11:19)가 있다. 7년 전 서울둘레길을 걸을 때에 길을 못 찾아 알바하면서, 주민들에게 교회 위치를 물어 제 코스를 걸었던 옛 추억들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둘레길 조성시기로 주민들은 둘레길을 몰라 교회 위치를 물었다. 마을을 벗어나는 고개를 넘어 손병희 선생 묘역으로 간다.
< 11:26, 손병희 선생 묘역(닫힌 창살 사이로 사진 찍음) >
< 11:28, 북한산(도선사) 오르는 주 도로 >
< 11:32, 북한산 전망 사진 찍는 곳에서 줌으로 >
손병희 선생은 3.1만세 운동을 주도한 분으로 민족대표 33인 중의 한 분이다. 3.1운동의 산실이라고 하는 봉황각은 잘 보이지 않아 그대로 지난다. 북한산과 도선사를 오르는 주 도로와 만나 길을 건넌다. 북한산 전망 사진 찍는 곳에서 아직 백운대를 오르지 못한 손자에게 세봉우리를 가리키며 설명한다. 지금도 가끔 백운대를 가자고 조르는 손자에게, 화강암 바위 오르기가 위험해 커서 올라야 된다고 알려준다. 어디서 보아도 우뚝 솟아있는 3개의 봉우리, 만경대(799.5m), 백운대(836.5m), 인수봉(810.5m)의 바위들이 멋지게 다가온다.
< 11:38, 주 도로 왼쪽 개천(우이천) 따라 내려와 >
< 11:41, 1구간 종료 우이령 입구 이정표 >
< 11:42, 경전철 북한산우이역(도선사입구) 1번 출구를 돌아서 >
북한산은 백두산, 지리산, 금강산, 묘향산과 함께 대한민국 오악(五嶽)에 포함되는 명산이다. 서울 근교의 산 중에서 가장 높고 산세가 웅장하여 예로부터 서울의 진산으로 불렸다. 북한산을 조망하고는 주택가를 지나, 좌측에 있는 개천을 따라 우이령 입구까지 내려온다. 1구간이 끝나는 지점으로, 우측 20구간 방학동길 대문을 찾아 우측 북한산우이역 1번 출구 사거리까지 이동한다. 얼마 전 까지만 하여도 4호선 지하철을 타고 버스로 환승해 북한산을 올랐는데 편리해졌다. 사거리 대각선 방향 건널목을 건너, 차도와 함께 고개를 오른다.
< 11:44, 강북구에서 도봉구 경계로 오르는 고개 >
< 11:50, 서울둘레길 8코스 5번째 스탬프 함(20구간 왕실묘역길 대문)에서 >
< 11:59, 20구간 왕실묘역길에서 높은 능선 산마루에서 좌측 하산 >
고개 능선을 기준으로 강북구와 도봉구가 경계를 이루는 듯하다. 고개 상단에 있는 순복음 진흥교회 건물 뒤편으로 서울둘레길 5번째 스탬프 함이 있고, 바로 옆에 북한산둘레길 20구간 왕실묘역길 시작대문이 있다. 스탬프 함과 함께 인증 샷과 스탬프를 찍고서 데크 계단을 통해 숲속으로 오른다. 북한산 둘레길은 우이령을 기준으로 북한산 주변을 먼저 개방하고, 도봉산 주변은 후에 조성하였다. 왕실묘역 길에서 제일 높은 능선인 산마루까지 올랐다가 급경사로 내려간다. 마을이 나오면서 연산군 묘의 재실을 지나 원당샘공원을 만난다.
< 12:01, 연산군 묘를 향해 내려가는 급경사 숲속 길 >
< 12:10, 원당샘공원에 있는 서울시 기념물 방학동 은행나무 >
< 12:13, 조선 10대 임금 연산군과 부인 신씨 묘 >
원당샘공원에 노랗게 단풍든 방학동 은행나무(서울시 기념물 제33호) 모습이 아름답다. 나무 높이는 25m, 둘레는 10.7m, 수령은 약 550살로 추정한다. 마을 주민들이 신성시 하는 나무로 매년 정월 대보름에 제사를 지낼 정도로 사랑받는 나무로 여러 일화가 전해진다. 경복궁 증축 당시 징목 대상이었으나 주민들이 흥선대원군에게 간청하여 제외 되었다고 대감나무라 불리기도 한다. 공원 위에 있는 연산군(1476~1506)묘는 두 번의 사화를 일으키는 등 폭정을 일삼다 중종반정으로 쫓겨나 교동도에서 31세로 세상을 떠난 조선 10대 임금이다.
< 12:17, 세종대왕의 딸인 정의공주의 묘 >
< 12:20, 북한산 둘레길 19구간 방학동길 시작대문 >
< 12:25, 멧돼지 마을 접근을 막는 울타리와 철문 >
7년 뒤 부인 신씨가 요청하여 이곳으로 무덤을 옮겼다. 묘역 맨 아래는 딸과 사위의 무덤이다. 묘에서 차도를 건너면, 이번구간의 포토 존인 정의공주 묘이다. 공주는 세종과 소현왕후 심씨의 둘째 딸로 양효공(良孝公) 안맹당과 혼인하였다. 공주는 세종이 훈민정음 만들 때 큰 도움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죽산 안씨 대동보에 전해 온다.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구간인데, 거리가 짧아 아쉽다. 공주 묘 앞에서 20구간이 끝나고, 19구간 방학동길이 시작된다. 다시 숲속 길로 오르니, 멧돼지가 마을로 내려오지 말라는 긴 철책의 철문을 통과한다.
< 12:38, 무수골로 향하는 아늑한 숲길 >
< 12:44~13:39, 바가지약수 쉼터에서 점심식사 >
< 13:56, 방학능선을 넘어 >
낮은 고개를 넘어 무수골로 향하는 아늑한 숲속에 햇살이 비치니 마냥 걷고 싶은 길이다. 산허리를 돌아가니 작은 계곡에 바가지 약수터가 있고, 주민들이 물을 마시면서 마시고 가라고 권유한다. 약수터 위로 넓은 쉼터가 있는데, 산객들이 많이 쉬고 있다. 오늘은 걷는 거리(10.9km)의 중간이 되는 방학동길 대문을 지나 식사하기로 했는데, 마땅한 자리가 없어 늦어지었다. 다른 날 같으면 수차례 쉬었다 가자고 졸랐을 손자인데, 오늘은 끝나는 종착지 창포원 둘레길 안내센터에서 완주증을 발급받아야 한다하니 잘 따라 주어 고맙기도 하다.
< 14:07, 쌍둥이 전망대 >
< 14:10, 전망대에 올라 도봉산 주봉을 배경으로 >
< 14:17, 전망대에서 본 파노라마 사진(사진을 클릭하면 확대 선명함) >
식사를 마치고 도봉산으로 오르는 등산로인 방학능선을 넘는다. 두 개의 기둥 위에 조성하여 놓은 19구간의 포토 존인 쌍둥이 전망대에 오른다. 좌측은 북한산의 주봉인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이, 우측에는 도봉산의 주요 봉우리인 우이암, 병풍바위, 주봉, 뜀바위, 일반이 오를 수 있는 최고봉인 신선봉과 선인봉, 만장봉, 자운봉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그리고 반대편의 동남쪽 방향에는 수락산, 불암산, 롯데 월드타워까지 한눈에 조망되는 멋진 전망대이다. 둘레 길의 단점이기도 한 조망을 즐길 수 없다는 것을 인위적으로 조성하여 놓았다.
< 14:36, 18구간 도봉옛길 시작대문 >
< 14:37, 무수천을 건너는 세일교를 지나 좌측으로 >
< 14:49, 일정의 마지막 능선을 오르는 숲길 >
무수천이 흐르는 계곡으로 나오니, 서울둘레길 북한산 8코스의 마지막 구간인 도봉 옛길이 시작된다. 세일교를 건너다보니, 7년 전 두 번째 완주할 여름철에 초등학교 친구들과 이곳 개울에서 식사하며 계곡물에 풍덩 들어가 알탕을 했던 추억도 떠오른다. 세종이 재위 당시 찾았다가 물 좋고 풍광이 좋아 아무런 근심이 없는 곳이라 해서 이름 지어진 무수골이라 전해진다. 방학동의 유래도 곡식을 찧는 기구인 방아에서 비롯되었다. 우리말 방아골을 한자로 기록하는 과정에서 음이 비슷한 방학리가 되고, 오늘날 방학동이 되었다고 한다.
< 14:57, 일정의 마지막 고개를 넘어 >
< 15:00, 내리막길에 붉게 물든 단풍 >
< 15:01, 보문능선 오르는 등산로에도 단풍이 아름답게 >
오늘 서울 둘레길 전체 코스의 마지막 능선이라고 손자에게 알려주니 힘차게 오른다. 고개만 넘으면 내리막 보문 능선 등산로인 넓은 임도로 도봉탐방지원센터까지 가고, 이후는 도봉산역(창포원)가는 일반도로라 무난하다. 탐방객수를 조사하는 기기가 있는 언덕을 넘으니 갈림길이 머뭇거리게 한다. 도봉산 정상을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를 우회하여 가는 길과 짧은 일반 길로 나눠진다. 일반 길은 내리막 데크 길부터 보문능선 등산로까지 붉게 물든 단풍이 아름답다. 코로나로 인해 단풍구경도 여의치 않은데, 올해는 이곳에서 단풍을 본다.
< 15:02, 굳게 닫힌 도봉사 입구 정문 >
< 15:08, 능원사 지붕 위로 본 도봉산의 정상 봉우리들(줌) >
< 15:10, 보문능선으로 오르는 등산로 임도 >
도봉산 정상을 제일 쉽게 우이암을 우회하여 오를 수 있다는 보문능선을 만난다. 도봉사(道峰寺) 입구는 지난번에는 개방을 하였는데, 코로나 19 때문인지 정문의 문은 굳게 닫혀 있다. 이 절은 고려시대인 968년(광종 19)에 혜거국사(惠居國師)가 창건하였다는 천년 고찰이다. 도봉사와 대조적으로 최근에 지었다는 황금 색깔의 화려한 능원사(能園寺)의 지붕 위로 도봉산 정상의 주요 봉우리들이 가깝게 조망된다. 쌍둥이 전망대에서는 멀리 느껴지었는데,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이 가깝다. 일요일을 맞아 보문능선을 이용하는 산객들이 많다.
< 15:15, 도봉탐방지원센터 위 도봉산 주 등산로 입구 >
< 15:18, 서울둘레길 8코스 6번째 스탬프 함에서(탐방지원센터 아래) >
< 15:19, 8코스의 6개 스탬프를 모두 찍은 스탬프 북(사진을 클릭하면 확대선명함) >
탐방지원센터 위 주 등산로 입구에 있는 북한산 국립공원 표시판 앞에 인증 샷을 찍으려는 산객들이 줄지어 있다. 차례를 기다렸다, 언제 커서 다시 찾을지 모르는 손자에게 기념사진을 남겨준다. 도봉산을 오르기 위한 산객들이 주로 만나는 만남의 장소인 도봉탐방지원센터 아래에 있는 서울둘레길 마지막 스탬프 함에서 인증 샷과 스탬프를 찍는다. 북한산 18구간 둘레길은 포토 존이 있는 국립공원생태탐방연수원을 지나 다락원 까지다. 서울둘레길은 시점인 도봉산역 옆 창포원으로, 다락원과 창포원까지의 각각 거리(약 1km)는 비슷하다.
< 15:40, 서울둘레길 시점이었던 창포원에 도착 >
< 15:50, 서울둘레길 안내센터에서 발급한 완주증(사진을 클릭하면 확대선명함) >
< 15:54, 완주증을 들고 서울둘레길 157km 완주! 포토 존에서 >
완주증을 오늘 받지 못하면, 다른 날 시간 내어 와야 함으로 신경을 썼더니 일찍 도착한다. 손자는 창포원 둘레길 안내센터 앞에서 드디어 해냈다고 덩실덩실 춤을 춘다. 그렇게 기뻐하는 손자를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마음도 대견스럽고 자랑스럽다. 안내센터에 각 코스마다 놓인 28개의 스탬프를 찍은 스탬프 북에 각자의 인적사항을 적어 안내센터에 제출하였더니, 몇 가지 기념품과 함께 완주증을 바로 발급하여 준다. 밖에 설치된 완주 기념 포토 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수고했다고 서로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둘레길 완주를 마친다.
< 18:04, 뒤풀이는 집 인근 오발탄 음식점에서 >
< 18:10, 음식점 오발탄의 주요 메뉴 >
< 18:35, 주문한 양, 대창, 등심 등의 숯불구이 상차림 >
창포원에서 도봉산역으로 이동하여, 7호선을 타고 군자역에서 5호선으로 환승해 귀가한다. 의미 있는 날이기에 인근에 있는 오발탄을 찾아, 맛있는 음식인 양, 대창, 등심 등을 석쇠에 구워 먹는다. 오랜만에 먹는 양과 대창은 맛이 있어, 다이어트를 신경 쓰지 않고 많이 먹게 된다. 아무쪼록 손자가 16일(기간: 5개월)동안 자연속에서 함께 걸으면서 어려웠던 과정을 스스로 이겨내는 힘과,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서울 외곽의 지리와 둘러싸고 있는 크고 작은 산 등이, 앞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좋은 교육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께한 아내와 손자! 그동안 수고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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