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09년  10월 11일 (일요일)
2) 산행코스 : 한계령→한계령탐방지원센터→서북능선 갈림길→끝청→중청

             →중청대피소→대청봉(정상)→제2쉼터→설악폭포→오색탐방지원센터

3) 산행시간 : 3시30분 ~ 16시10분(12시간40분),  산행거리:13.3km추정

4) 참 가 자 : 음악과 산사랑 산악회,  38명 

5) 날    씨 : 맑 음

6) 산 행 기

  권금성에 케이블카를 타고 수차례 오르면서도 등산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없었다. 늦게 산을 오르기 시작하면서 한번 꼭 산행하고 싶었던 산을 아내와 함께 오르기로 하고, 긴 시간동안 가슴 설레며 기다려 왔다. 옛 선인이 평가하기를 금강산은 수려하나 웅장하지 못하고, 지리산은 웅장하나 수려하지 못하지만, 설악산은 모두 갖추었다. 우리나라 최고의 명산인 설악산(雪嶽山: 1,708m)국립공원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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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산행코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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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산로 안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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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50~2:50, 내설악광장 휴게소 >

 

  시내 교통체증으로 예정시간보다 50분 늦게, 최종 모임장소인 복정역(23:40)에서 출발한다. 리딩 대장께서 등산코스에 대한 설명과 함께 안전산행을 부탁하며, 단풍시즌으로 정체가 될 경우 코스 변경이 불가피하다고 한다. 내리면서 직접 산을 오른다고, 이른 새벽에 내설악광장 휴게실에서 자체 준비한 국밥을 억지로 먹는다.  식사가 끝나고도 많은 버스들이 대기하고 있는 것은 입산시간을 맞추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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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30, 들머리 휴게소 계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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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42, 한계령 탐방지원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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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53, 이른 새벽 반달 >

 

   내설악 휴게소를 출발해 20여분 후 해발 1,004m에 위치한 한계령(03:10)에 도착한다. 무박산행으로는 거리가 짧고 중간에 식사마저 있어, 잠깐 졸기만 했을 뿐 잠을 못자 피곤하다. 산행을 염려하며 준비를 끝내고 휴게소 계단을 오르는데, 전광판 시계(3:30)가 출발시간을 알려준다. 예상처럼 많은 인파로 탐방지원센터까지 12분이나 걸린다. 안내판이 하절기에는 새벽 3시부터 입산을 허용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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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38,  첫 이정표를 늦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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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05, 돌계단 깔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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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18, 삼거리 이정표 >

 

  별이 쏟아지는 칠흑 같은 어둔 밤의 무박산행은 처음이다. 보름달이라면 랜턴이 필요 없겠지만, 반달로는 부족한지 불빛이 능선을 수놓는다. 첫 이정표까지 1시간이상 소요되는 극심한 정체다. 이후부터는 어려운 포인트만 정체를 이루고, 그 외는 무난하다. 돌계단으로 이어지는 깔딱 오르막과 함께 구조 신청 안내기둥도 보인다. 동이 트면서 주의하라던 삼거리, 귀때기청봉과 대청봉 가는 갈림길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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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8, 한계령 방향 풍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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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49, 귀떼기청봉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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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1, 건너편 봉우리에 해가 >

 

   남한에서 세 번째로 높은 이산의 유래는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눈이 일찍 와서 오래도록 남아 있고, 암석의 색깔이 눈같이 하얗다 하여 명명되었다. 또한 설(雪)은 신성하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오른쪽 한계령 방향의 산세와 운해, 일출로 붉어진 하늘이 장관을 이룬다. 왼쪽의 귀때기청봉 능선도 아름답다. 설악산의 일출 시간을 몰라 어느 능선에서 볼 수 있을까 기대했는데, 건너편 봉우리로 해가 솟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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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51, 극심한 정체의 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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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15, 강릉방향의 완만한 산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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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15, 험준한 암릉의 능선 >

 

  날은 밝았는데, 삼거리 이후의 사정은 더욱 악화상태다. 등산로는 하나인데, 세  줄로 변한 행렬은 정체를 이룬다.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며, 위험을 무릎 쓰고 가는 산객들이 많다. 거친 숨소리를 느끼면서 걸을 때가 머릿속은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어 제일 행복한 순간인데, 서 있으니 잡생각뿐이다. 질서는 찾을 수 없고, 앞서기와 끼워들기를 자주 반복한다. 강릉방향의 산세는 부드러우면서도 날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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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08, 용아장성 능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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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39, 귀떼기청봉 정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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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43, 한계령휴게소와 도로 >

 

  또한 일행을 찾는 외침, 먼 거리 일행과 나누는 고성은 신경을 거슬리게 한다. ‘어진 이는 산을 좋아하고, 지혜로운 이는 물을 좋아 한다’는 옛말이 무색하다. 상대방에게 몇 시에 출발했느냐 물으며, 자신은 늦게 떠났다며 자랑하는 이들을 이해하기 어렵다. 용의 어금니 같다는 용아장성, 왼편으로 보이는 귀때기청봉의 정상, 들머리 한계령 휴게소와 고개를 넘는 도로 등이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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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52, 능선의 단풍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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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03, 중청 봉우리를 바라보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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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11, 중청이 더 가까워진 이정표 >

 

  앞서 가던 아내와의 간격은 어느새 5명 정도가 끼어들어 벌어진다. 앞에서 크게 미끄러지는 것을 보았는데, 바로 갈수가 없다. 안타까운 순간이었으나, 큰 사고가 아니어 다행이다. 붉게 물든 단풍을 기대하면서 시즌에 맞혀 와, 고생을 하는데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중청대피소에서의 아침식사 계획은 중청봉우리를 멀리 바라보며 식사(09:05-09:50) 한다. 식사 후 만난 이정표는 중청이 가까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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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3, 고사목의 아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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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35, 여유와 완만해진 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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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8, 끝청 안내판 >

 

  전국에서 똑같은 마음으로 함께 이곳을 찾아 극심한 정체를 이루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풀린다. 고사목의 아치를 지나면서는 여러 포즈로 사진도 찍어 볼 수 있다. 삼거리까지는 경사가 가파르지만, 이후 능선은 완만하고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진다. 끝청(1,610m)에 힘들게 오르니, 용아장성, 공룡능선, 중청, 대청 등 외설악의 비경이 마음을 빼앗아 가며, 힘들게 올라온 기억도 날려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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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49, 경관 안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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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56, 구름속에 가린 설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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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2, 멀리 봉정암이(줌) >

 

  경관 안내도를 보고, 그 멋진 풍경을 가슴에 담기위하여 10여분 머문다. 그러나 동해 쪽에서 구름이 몰려오더니, 좀처럼 아름다운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조금씩 보여준다. 설악을 늦게 처음 찾은 이에게 쉽게 속살을 보여주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찰 중에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다는 봉정암 모습을 당겨서 찍고는 중청으로 간다. 이제는 넓은 평원지대를 가볍게 걷는, 편안한 길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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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09, 중청과 대청이 한눈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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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0, 말머리 형상의 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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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27, 멀리 정상에 오르는 행렬 >

 

  멀리 앞에 중청봉(왼쪽)과 대청봉(오른쪽)의 두 봉우리가 동시에 카메라에 잡힌다. 가는 길가에 서있는 고사목의 상단부분 한곳이 말의 머리 모습을 하고 있다. 기상 관측 시설로 보이는 시설물이 있는 중청은 오르지 않고 밑으로 지난다. 멀리중청 대피소에서 정상인 대청봉에 줄지어 오르고 있는 등산객들의 행렬이 보인다. 새벽에 들머리 진입로에서 겪었던 긴 행렬을 다시금 보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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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0, 갈림길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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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1, 중청 대피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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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1, 정상을 향하여 >

 

  끝청 갈림길 이정표는 대청봉에 오른 후, 내려와서 소청봉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한다. 이정표 방향으로 가다보면 우리가 가야할 천불동계곡(비선대)과 공룡능선 그리고 백담사 길로 나누어진다고 한다. 중청대피소에 도착하니, 베테랑급 선발대는 대청봉을 다녀와 식사까지 마치고 휴식을 취하고 있다. 늦게 도착한 것이 미안해서 허둥지둥 정상인 대청봉 먼저 다녀오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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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34, 눈잣나무 지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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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0, 하얀 관목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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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8, 공룡능선 안내도 >

 

  오르는 길 우측으로는 북방계식물이라고 하는 눈잣나무 지대가 펼쳐진다. 소나무 과에 속하는 식물로 꽃은 6-7월에 핀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설악산에만 있다는 희귀식물이다. 왼쪽에는 대조적으로 하얀 관목들의 줄기가 겨울채비에 들어 간 듯 옷을 갈아입고 있다. 정상 아래에 있는 경관 안내도를 보면서 하산할 천불동 계곡과 공룡능선을 찾아본다. 어렵다는 공룡능선을 타기 위해서라도 다시 찾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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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48, 운무속의 공룡능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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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52, 정상 표시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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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  상  에  서  >

 

  운무속의 공룡능선은 쉽게 제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며 다시 오라고 하는 듯하다.  능선이 거대한 공룡의 등뼈를 닮았다고 하여 부쳐진 이름이며, 소문처럼 험하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설악산하면 공룡능선 이야기를 해서 욕심을 내보지만, 더 많은 산행을 한 후에 도전해야 할 듯싶다. 정상에 오르니, 증명사진 찍기에 차례를 기다려야 한다. 오랜 시간 끝에 겨우겨우 증명사진을 찍는 것이 아쉽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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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2:58, 다시 오른 대청에서 중청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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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0, 정상의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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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02, 정상에서 하산을 >

 

  6시간이면 오른다는 대청봉을 8시간15분이나 걸렸다. 마지막 팀으로 대청을 다녀 온 죄송함에 배낭을 메고 하산할 준비를 한다. 그러나 다녀 온 사이에, 하산코스가 오색으로 변경되었다고 한다. 조금 전 애써 다녀 온 대청을 다시 올라야 한다고 하니, 온몸에 힘이 쭉 빠진다. 평생 처음 오는 대청봉을 본의 아니게 두 번 오르게 된다. 중청을 내려다보며 아쉬움을 남기고 이정표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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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7, 돌 포장 등산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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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49, 나무 계단 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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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09, 철제 계단 길 >

 

  어찌 설악을 처음 와서 많은 것을 보려하느냐 반문하며 마음을 다스린다. 이제는 천불동계곡, 공룡능선, 백담사 가는 길을 모두 익혀 놓았으니 몇 번 더 기회를 만들어야겠다. 최단거리 코스로 계단이 많다고 하더니, 소문대로 처음부터 계단의 연속이다. 큰 돌로 포장된 등산로에 이어서 돌계단과 나무계단 그리고 철제계단 등이 무릎에 충격을 가져오며 통증을 느낀다. 무릎보호대와 스틱에 의지를 많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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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23, 하산 길 이정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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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39, 다리 밑 계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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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48, 설악 폭포 위 >

 

  중간 중간에 무릎 통증으로 고생하며 내려오는 산우들이 많다. 특히 아파하는 등산객중 대부분은 여성들이다. 우리 일행도 처음 온 산우가 힘들어 하자 두 대장께서 부추겨 겨우겨우 내려온다. 2km를 내려왔는데도 이정표는 해발 1,110m라고 하니 높은 산이다. 다리 밑 계곡에서 간단히 족욕을 하니, 발이 한동안 편하고 무릎의 통증도 가신다. 설악폭포 위에 있는 계곡에서 붉게 물든 단풍들을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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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53, 화려한 단풍 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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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6, 계곡을 건너는 다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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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06, 탐방지원센터 전 계곡 >

 

  길옆으로 떨어지는 높이가 약 50m나 되는 설악폭포는 주위여건상 카메라에 잡기가 어렵다. 다른 코스에 비해 경사가 심하고 볼거리가 없다고는 하지만, 날머리가 가까워지며 단풍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능선에서 보지 못한 단풍을 마음껏 즐기면서 위로를 받는다. 탐방지원센터를 앞에 두고, 다리를 건너면서 보는 계곡의 멋진 설악풍경이 마지막 작별을 아쉬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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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0, 남설악 탐방지원센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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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6:11, 오색 삼거리 >

 

  남설악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하여 대장정의 산행을 종료한다. 오색그린야드 호텔로 가는 삼거리는 차량과 등산객들로 크게 혼잡을 이룬다. 입구에 있는 개념도를 보니, 오늘 산행한 코스는 광대한 설악산의 일부분(내설악)을 다녀 온 것이 된다. 힘들어 하던 처음 온 산우는 두 대장의 보살핌으로 무사히 도착하자, 기다리던 일행과 버스는 낙산 동해바다로 향(17:40)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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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8:13, 뒤풀이 함흥 회 센터 >

 

  예약이 되어 있기에 한계령을 다시 넘어 함흥 회 센터에서 뒤풀이를 한다. 매운탕과 함께 소주와 맥주로 하루의 피로를 풀어본다. 그리고 오늘의 힘든 산행을 무사히 마친 것을 모두가 자축한다. 식당을 출발(19:25)하여 생각보다는 일찍 복정역에 도착(22:30)한다. 가을 산행에 함께하여주신 모든 산우님들 수고 많으시었고, 좋은 추억으로 오래 간직하겠습니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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