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산행일시 : 2011624(금요일)
2) 산행코스 : 서파산문셔틀버스이동수비대(산행기점)1236계단
                    
5호경계비천지마천우청석봉고산화원안부백운봉
                    
녹명봉새우능선장백폭포옥벽폭포계란재북파산문
3) 산행시간 : 818~ 1628(8시간10), 산행거리:15km추정
4) 참 가 자  : 일산하나 산악회, 25
5) 날   씨    : 흐린 후 맑음
6) 산 행 기
  백두산 가는 길이 이렇게 멀고 힘들 줄 몰랐다. 식사시간 제외하고 첫날은 8시간10, 둘째 날은 5시간20분을 비좁은 좌석의 32인승 버스에 시달린다. 안전벨트도 없는 좌석은 낡아 엉덩이는 자꾸 미끄러지고, 포장길은 안 좋아 털털거린다. 불평을 하면 가이드는 중국이니까! 많이 들어본 소리로 답한다. 인천항에서 페리호를 타고 밤새(16시간)가기도 하지만, 비행기 편은 장춘, 심양, 대련보다 연길공항이 제일 가깝고(대련의 절반거리) 편리하다고 한다.

                     < 중국 지도와 백두산의 위치 >

   

 

 < 오늘의 산행코스(사진을 클릭하면 선명함) >

                         < 6:58, 서파 산문 도착 >

  그러나 연길 공항은 비행기가 북한 영공을 통과하지 못하기에 비행시간이 대련보다 30여분 더 소요된다고 한다. 여행사들은 제한된 항공편이나 항공요금 등으로 먼 거리의 공항을 택한다고 한다. 천지를 보는 데는 차량으로 가기에 어려움이 없으나, 종주 트래킹은 다소 힘들다는 것이 아는 정보의 전부였으니 고생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숙소에서 530분에 기상하여 바쁘게 산행준비를 하고, 10여분 거리의 서파산문(西坡山門:해발1,100m)에 도착한다.

                    < 6:58, 장백산 공원 안내도 >

                  < 장백산 입장권과 셔틀버스 탑승권 >

                 < 7:12, 승차장 까지 145m 표시 이정표 >

  서파라 하면 서쪽에 있는 언덕이라는 뜻으로 북파와 함께 중국에 있다. 북한 땅에는 동파와 남파가 된다. 현지 산행 전문가이드(팁별도)를 만나고, 수속 절차를 밟아 입장을 한다. 종주비용(U$150)과 입장료, 셔틀버스 비용하면 200,000원 정도이니 비싼 편이다. 이를 중국에 주고 우리의 백두산을 멀리서 보게 되다니 안타까울 뿐이다. 하루 트래킹 인원을 250명으로 제한하고, 우리 일행이 선두로 나선다. 셔틀버스 승차장까지 상쾌한 숲속(150m)을 걷는다.

                    < 7:15, 셔틀버스 승차장 >

                < 7:55, 차창으로 본 안개 낀 산 중턱 >

                < 7:59, 차창 밖으로 본 야생화 지대 >

  승차 대에서 셔틀버스에 오르니 우리 대중가요가 반갑게 일행을 맞아주고, 출발하면 녹음된 우리말 안내방송이 시작된다. 완만한 경사를 지그재그로 오르면서 활엽수침엽수관목야생화로 모습을 달리한다. 짙은 안개로 인하여 차창 밖 풍경을 볼 수 없어 유감이다. 얼마가지 않아 해발 1,600m라는 방송과 함께 차창 밖은 나무들이 별로 없다. 고산지대에 이르자 야생화들이 푸른 초원을 수놓고, 이후는 곳곳에 눈이 얼어있는 빙설을 본다.

                 < 8:03, 버스종점 광장(2,100m) 수비대 >

                < 8:12, 1,236계단 이정표와 올라야 할 계단 >

                   < 8:20, 계단 곳곳에 대기 중인 가마 >

  정상 가까이는 1년 중 8개월 이상이 눈에 덮여 희게 보여 백두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장백산(창바이 산)이라 하는 것을 서파산문 입간판에서 볼 수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자 짙은 안개는 이슬비로 바뀌어 모두 우비를 꺼내 입는다. 광장에는 수비대를 비롯하여 몇 개의 부속건물이 있다. 트래킹 준비를 완료하고 1,236계단을 오른다. 오르막은 나무계단, 내리막은 시멘트계단인 듯하다. 가마가 힘든 사람을 위해 상업적으로 대기한다.

                    < 8:27, 빙설이 양쪽에 그대로 >

                     < 8:49, 천지의 첫 모습 >

                   < 8:55, 천지(해발 2,373m) 에서 >

  계단의 숫자는 많지만 높이가 낮아, 사실상 올라가는 높이는 273m로 큰 부담이 없다. 그러나 첫 발을 대딛는 곳이 고지이기에 무리를 하지 않고 서서히 오른다. 오르면서 다행스럽게 이슬비는 그쳐 우의는 벗지만, 천지를 볼 수 있을지 걱정을 한다. 양쪽이 빙설인 계단에 이어서 한참을 오르니, 인솔 대장께서 천지가 보이니 빨리 올라오라고 한다. 허겁지겁 힘을 내어 오르니, 운무 속의 천지가 자신의 모습만 보여주는 것이 신비스럽다.

                     < 8:58, 중국 측에서 찍은 5호 경계비 >

                     < 9:00, 북한 측에서 찍은 5호 경계비 >

                  < 9:01,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 : 마천우) >

  어제 종일 비가 오고, 오늘 트래킹이 시작되면서도 비가 온다. 걱정을 하던 가이드의 말이 떠오른다. “백두산을 볼 수 있는 기간은 3~4개월, 그 중에 날씨가 좋은 날은 1개월 정도이니, 천지를 못 보아도 실망하면 안 된다.” 오늘 참가한 일행이 평소에 덕을 많이 쌓은 것 같다. 북한 땅을 오고가며 경계비 사진을 찍는다. 전에는 경비병들이 상주하면서 넘지 않도록 했다는데 지금은 없다. 천지의 면적은 9.17km², 둘레 14.4km, 최대수심 384m인 호수이다.

                   < 9:06, 마천우(2,459m) 아래 우회 눈길 >

                  < 9:41, 마천우를 지나 청석봉 오르는 길 >

                   < 10:06, 청석봉(2,662m)을 지나는 중 >

  운무가 천지를 다시 감싸기 시작할 때, 산악가이드를 따라 앞에 보이는 마천우를 우회하여 눈길을 걷는다. 많은 관광객(현지 중국인은 모두, 우리나라 사람 대부분)들은 천지만 보고 다시 계단으로 내려간다. 지금부터는 탈출로가 전혀 없으니 개인행동은 삼가하고, 단체로 행동을 같이 해야 한다고 한다. 마천우를 오른쪽에 두고 우회했더니, 옆에 보여야 할 천지는 짙은 운무로 보이지 않는다. 청석봉을 지나는데 두꺼운 겨울옷을 입어 땀을 많이 흘린다.

                        < 10:15, 급경사 내리막 >

                   < 10:26, 한허계곡, 우측은 백운봉 >

                        < 10:36, 계속된 평원 >

  백두산의 날씨가 초겨울의 날씨라 하여 겨울옷만 입고 왔다. 반팔을 입을 정도의 날씨에 두꺼운 옷이니, 땀은 비 오 듯하고 어찔어찔하다. 아내는 이미 동행하던 산우에게서 상하의를 모두 빌려 입었다. 울릉도에서 첫 인사를 나누었던 산우가 자신의 얇은 긴팔셔츠를 꺼내준다.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 한허계곡 평원지대를 걷는다. 우측으로 보이는 주봉인 백운봉(중국 측 최고봉)을 오르기 위해서다. 협곡에는 살며시 운무가 가라앉아 아름답다.

                        < 10:39, 야생화가 마음껏 피어 >

                         < 11:06, 계곡을 건너는 행렬 >

                      < 11:08, 일부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

  바지는 겨울이지만 상체가 시원하니, 이제는 정신이 든다. 이제는 힘들어 하는 아내의 배낭을 자신의 가벼운 것과 바꿔 맨다. 너무나 고마운 일들은 모두 산사람이기에 가능한 것으로, 두 산우께 감사를 드립니다. 비가 오고 바람까지 불면 정말 춥다는데 우리는 행운이다. 야생화들이 자꾸 발목을 잡는다. 계곡을 건너기 위해 내려가니, 눈 녹은 물이 내려오는데 상당히 차갑고 깨끗하다. 그러나 식수로는 적당치 않아 세수만 한다. 일부는 발의 피로도 푼다.

                         < 11:27, 우회하여 백운봉으로 >

                         < 11:41, 백운봉 급한 경사 길 >

                        < 12:09, 화산으로 인한 너덜 길 >

  천지 수면보다도 낮은 야생화 고원(2,150m)으로 1시간정도 내려 왔기에, 종주코스 중에서 제일 높은 백운봉(2,691m)까지 올라야 하는 최대의 난코스이다. 계곡을 건너 백운봉 아래 능선을 따라 500m 이상을 올라야 한다. 경사가 급한 곳이 있는가 하면, 화산석이 무더기로 있는 너덜 길들이 에너지를 모두 빼앗아 간다. 천지 주변에는 2,500m 이상의 봉우리가 16개나 된다. 이 중에 6개 봉우리는 북한에 있고, 그 중에 최고봉은 장군봉(2,750m)이다.

                       < 12:18, 눈 덮인 산비탈 >

                       < 12:27, 초원의 산비탈 >

                      < 13:03, 백운봉 아래 천지 >

  중국은 7개 봉우리가 있는데, 종주 코스 중 최고봉은 백운봉이고, 3개의 봉우리는 국경에 걸쳐 있다고 한다. 눈 덮인 산비탈은 눈이 녹고 있어 아이젠까지는 필요하지 않으나, 미끄러져 어렵다. 산비탈 초원에서 아내의 종아리에 쥐가 난다. 미리 예방약 아스피린을 먹었으나 소용이 없다. 주위에 있는 남 산우들이 수지침으로 피를 뽑아주어, 놀란 가슴을 쓸어내린다. 수고한 여러 산우께 감사드립니다. 운무 속에 감춰졌던 천지가 속살을 보여준다.

                  < 13:03, 천지를 내려다보며 중식 >

              < 13:05~13:25, 산악가이드가 제공한 도시락 >

                 < 13:32, 천지를 옆에 두고 보면서 >

  백운봉에 오르지 않고, 아래에서 천지를 바라보며 점심식사를 한다. 점심은 준비한 고추장이 있어, 밥만 비벼서 겨우 먹는다. 지금까지의 산행은 정상 봉우리 표시석과 함께 인증 샷이 대미를 장식했다. 그러나 이번 산행은 봉우리 정상을 가지 않고 바라만 보고 지나간다. 이번 산행의 타이틀이 백두산 트래킹(tracking)이라고 하는 의미를 이제 알만하다. 식사 후 부터는 한번 보기도 어렵다는 천지를 원 없이 내려다보며 걷는다.

                   < 14:00, 천지 주변의 둘레 길 >

                   < 14:08, 또 다른 천지의 모습 >

                   < 14:11, 천지 반대편의 대평원 >

  멀리 까마득하게 보이는 하얀 건물이 있어 그곳 까지 가느냐고 물으니 기상대라 한다. 우리는 얼마 후 하산을 시작하는데, 그 곳은 우리가 내려가는 북파에서 별도로 천지를 관광하기 위해 6인승 찦차로 오르는 코스라고 한다. 보는 각도에 따라 천지의 모습은 다양하게 다가오기에 많은 사진을 찍지만 다 올릴 수가 없다. 시간이 지날수록 청명한 날씨가 되면서 천지 반대편의 대평원과 운무 그리고 파란 하늘이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 14:23, 천지의 마지막 내리막 길 >

                       < 14:40, 천지와 백운봉 >

                      < 14:40, 천지를 가슴에 담고 >

  백운봉까지 오르기가 어려웠지 식사 후의 천지 둘레 길은 편안하고 환상적인 코스로 전혀 피로를 느낄 여유를 주지 않았다. 마지막 내리 막 길을 가면서는 가슴 벅차게 다가왔던 감동과 탄성 그리고 환희와 전율을 정리하며 서서히 발길을 옮겨본다. 천지와 고별을 해야 할 녹명봉 앞 평원에서는 일행 모두가 발길이 떨어지지 않아 아쉬워한다. 천지와 백운봉 그리고 녹명봉을 가슴에 담고는 그래도 아쉬워 사진을 찍느라 많은 시간이 흐른다.

                     < 14:54, 하산 길 대평원 >

                   < 15:10, 야생화가 핀 천지언덕 >

                  < 15:23, 멀리 온천장과 주차장이 >

  천지와 함께했던 많은 시간들을 뒤로하고 끝없이 펼쳐진 대평원을 따라서 하산을 시작한다. 8개월 이상을 눈 속에 있던 이름 모를 수많은 야생화들이 아름다운 색깔로 초원을 장식한다. 야생화가 핀 천지언덕과 하산기점의 온천장이 보이는 풍경들은 우리나라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대자연의 모습이다. 영화나 화보에서 보아오던 알프스의 초원을 보는 것 같은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시간이 허락한다면 한동안 앉아 쉬어가고 싶다.

                  < 15:33, 웅장한 장백폭포를 배경으로 >

                     < 15:43, 반대편 옥벽폭포 >

                    < 16:15, 험난한 급경사를 내려와 >

  장백폭포가 쏟아내는 장쾌한 물줄기를 멀리서 보고 있자니, 폭포수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천지의 물은 북한은 장군봉 아래 백두폭포로 흐르고, 중국은 장백폭포로 흘러 송화강을 이룬다고 한다. 반대편 방향의 소규모가 옥벽폭포인 듯싶다. 바로 아래 온천장을 향해 급경사 내리막 하산(15:47)을 한다. 북파에서는 이곳이 천지로 오르는 주 코스가 아닌지, 하산길이 지그재그로 험난하다. 무릎의 통증을 느끼며 30여분 고생 끝에 안도의 한숨을 쉰다.

                   < 16:16, 뜨거운 온천수에 발을 >

                    < 16:28, 관광지 입구 이정표 >

                   < 16:35, 주차장에서 본 온천장 >

  흐르는 냇가는 온천수가 흐른다. 높은 곳을 향하여 오르려고만 하는 인간의 욕심 때문에 고생한 발을 풀어준다. 관광지 입구의 이정표에는 신천지, 장백폭포, 찦차로 오르는 북파코스 등 다양한 코스를 제시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종주 코스의 소요시간은 8시간~10시간이라고 하는데, 우리 일행은 8시간 정도에 주파했으니 대단한 실력들이다. 일찍 내려왔으니 장백폭포를 가까이서 보았으면 하는 생각을 접고 셔틀버스로 북파산문을 향해 이동한다.

                    < 17:02, 북파 산문을 떠나며 >

                      < 17:44, 이도백하 음식점(저녁)  >

                    < 19:49, 란강 대주점 호텔 >

  멋진 백두산의 천지와 풍경에 넋을 빼앗겼는지, 셔틀버스 안에서 한 산우가 원점회귀로 착각하여 한바탕 웃는다. 잠시 후 내 자신도 아침에 올라왔던 곳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북파산문을 통과해 일반주차장까지 와서 전용버스로 식당에 도착한다. 가이드는 얼마나 날씨 때문에 걱정을 했는지, 저녁식사 하며 마시는 술은 모두 쏘겠다고 한다. 과일을 사려고 잠시 시장을 들린 후 숙소로 돌아온다. 천지를 본 기쁨을 함께 하려고 한방으로 모두 모여 축배를 밤늦도록 들고 또 마신다.

 트래킹 중 우리 부부를 위하여 옷을 빌려준 산우, 배낭을 짊어진 산우, 쥐가 났을 때 조치를 해준 산우, 후미에서 고생한 후미대장과 리딩한 인솔대장께 감사를 드립니다. 끝까지 같이하며 걱정해준 많은 산우님! 감사하고 즐거웠습니다. 쥐가 나 불편한데도 끝까지 완주한 아내도 수고했고 고맙다. 중국 보다는 북한쪽 코스가 더 아름답다고 하던데, 남북관계가 원만해져 기회가 온다면 다시 가보고 싶다. 당분간 일반 산행은 자제하며, 백두산의 추억을 오래도록 마음에 담아두고 싶다.

 

 

Posted by 프코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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